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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삭빵 님의 서재입니다.

스턴 방패의 잘못된 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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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캐삭빵
작품등록일 :
2024.01.06 23:18
최근연재일 :
2024.04.16 18:30
연재수 :
8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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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04,424

작성
24.01.0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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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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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던전에선 무슨 일이 있었을까?

DUMMY

 화려한 빛의 구멍엔 심상치 않은 마력이 발산되어 나오고 있었다.

사실 저 빛의 구멍은 대한민국의 각성자들이 활약을 해야하는 몬스터들이 들끓는 던전으로 향하는 통로였다.

 이미 던전 레이드가 끝났을 시간이었지만 각성자들은 단 한명도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길거리에 모인 기자들과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빛의 구멍은 여전히 빛을 머금고 있었다.

마치 안에 들어갔던 각성자들을 조롱하는 듯한 움직임.

 대한민국에서만 존재하는 던전.

각성자는 전 세계적으로 나왔지만 던전이란 것은 어쩐 일인지 대한민국에만 존재했고, 해외에서도 던전을 경험하기 위해 온갖 각성자가 몰려 왔었다.

 지금도 외국인들이 다른 던전들에 들어가기 위해 대한민국에 통행료를 주고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리고 지금 앞에서 빛을 내뿜고 있는 D급 던전은 희귀한 형태였으며, 공략 각성자들이 나온다면 데이터가 더욱 쌓일 것이었다.


 던전이 완료된다면 빛의 일렁임이 사라지고 사람들이 나올 터였다.


 "왜 D급 던전이 이렇게 오래걸리지?"


 이번 D급 던전이 주목받는 이유는 간단했다.

유명 연예인 최우영의 각성이 이루어지며 그를 보호하기 위해 D급 던전에 A급 각성자가 2명이 같이 투입 되었기 때문이었다.

 누구라도 알 수 있었다.


 D급은 누구도 죽지 않는 최약체격의 던전이었다.

최우영은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연예인이었기에 꼭 살려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 고로 많게는 3시간, 정말 빠르다면 1시간도 채 안되어서 나오는 경우도 다분한 D급 던전이 5시간이 지나는 지금 공략도 불분명하다는 것이었다.

 그때였다.


 "어! 저기 누가 나온다!"


 빛의 구멍 속에서 한명의 남자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어..."


 사람들의 눈은 멍해져있었다.

이미 5시간 전에 누가 들어갔는지 대한민국의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유명인들 뿐이었다.

 그 중엔 단 한명의 젊은 D급 일반 각성자 하나가 섞여 있었을 뿐.

더욱이 기억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그 D급 각성자는 젊은 남성이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 나온 인물은 이미 40은 넘어보일 법한 중년 남성이었다.


 누구도 입을 열지 않고 있었다.

그 시끄러운 기자들 역시 그의 정체가 무엇인 지, 왜 이 공략되지도 않는 던전에서 당당하게 나타날 수 있던 것인지.

 알 수 없었기에 생각할 겨를이 없던 것이었다.

 그때 한 기자가 용기를 내서 앞으로 달려 나왔다.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이 던전에 들어간 나머지 분들은 어떻게 되셨나요! 안의 공략은 잘 이루어지고 있나요?"


 기자의 질문에 다른 기자들이 맹렬하게 달려와 질문 세례를 이어나갔다.

남자는 잠시 숨을 들이쉬더니 주위를 둘러봤다.


 "여긴... 왜 아직... 30년 전인거지...?"

 "네...?"


 그의 조용하고도 쓸쓸해보이는 말투에 다시 이 넓은 도로는 아무도 없는 것 처럼 정적을 일구고 있었다.

이윽고 남자의 눈에선 의미모를 눈물이 툭하고 떨어져내렸다.


 “나는 30년 전 이 던전에 들어갔던 D급 헌터... 성진이다.”

 “성...진이...”

 “성...진... 외자다···.”


 가장 먼저 달려온 기자의 중얼거림에 그는 정정해주면서도 도시의 매케한 공기를 흡입하듯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있었다.


 “바로... 이 매케한 공기다...”


그는 이를 악물고 지나간 세월을 돌이키고 있었다.


*****


 30년 전.

 아니, 대한민국의 시간으로 5시간이라 칭할 수 있겠다.

성진은 D급 헌터로서 그저 E급에서 D급 사이의 던전을 주로 파티로 하는 최약체 탱커였다.

 던전이란 것은 아무리 D급이라도 적어도 한건 해결한다면 200만원이 수중으로 들어온다.

그렇기에 각성한 자들은 파티를 모아 던전으로 들어가는 것이 주된 일이 되는 것이었다.

위험한 만큼 위험수당이 많았기에 목숨을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돈이 필요하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지에 불과했다.

 이 전의 세상에선 도박이 그런 느낌이었다면

 던전이 생긴 이례 도박 중독자들이 최저를 기록하며 새로운 목숨을 건 도박으로 한탕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진 실정이었다.

 아마 도박보다 더 많이 벌 수 있었기에 별간 사람이 모두 모여 던전 안은 가장 위험하며 인생을 탈바꿈할 수 있는 꿈의 직장으로 불리우고 있었다.

 그렇기에 성진 또한 자신의 불치병을 고치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했다.

마력 결핍 현상.

 그가 겪고 있는 병의 이름이었다.

매우 희귀하게 나타나는 병이며 세상에 딱 20명만이 걸렸다는 희귀병이었다.

 마력 고갈 현상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며 마력 포션을 마시지 못하면 몸의 마력이 모두 사라져 죽음에 이르게 되는 전형적인 불치병이었다.

 그렇다고 마력 포션이 싼 것도 아니었다.

 한 병에 백만원.

 즉, 진이 D급 던전을 한번 돌면 한병사고 생활비로 까먹으면 이미 돈은 증발해버린다.

 그렇기에 던전을 끊임없이 돌아야 하는 그의 입장으로선 어쩔 수 없는 선택지이기도 한 부분이란 소리였다.


 오늘도 그렇게 던전에 진입하게 됐었다.

오늘만큼은 꽤 든든한 아군들이 있었다.

 바로 유명 연예인 최우영을 보호하려 A급 각성자가 2명이 투입되었기에 금방 끝내고 수익을 벌어 마력 포션을 살 수 있기에 기회로 보고 있던 차였다.


 ‘A급 남자 하나와 여자 하나...’


 어차피 진은 최약체에 해당했고 최약체로 유명한 그는 최우영의 이미지 세탁을 위한 좋은 소재였기에 그를 파티로 들인 것이었다.

 보수는 자리를 채워주는 대신 3배의 가격을 준다기에 놓치지 않고 참여를 했지만 이곳이 이렇게 위험한 곳인 줄은 상상도 못했던 터였다.

 D급으로 판정되었던 던전은 마력량이 모두 흘러나오지 않아 D급으로 책정된 것이었다.

한번 들어오면 나가지 못하는 던전 특성상 그들은 갇힌 것이나 다름 없었다.


 들어와서 본 그들의 눈엔 지옥이 펼쳐지고 있었다.

 S급 던전에서도 유명한 드라고노트도 존재했다.

 드래곤의 외형과 같았지만 크기는 인간에 가까웠고, 거대한 2개의 날개가 무기인 녀석이었다.

그 뿐만 아니라 A급에서도 최상의 난이도를 자랑해서 S급이 몇이나 투입되었던 몬스터들도 즐비해 있었다.

 결코 D급이 아니란 것이었다.

 아니, D급은 고사하고 S급 이상의 전력이 이곳에 숨어 있던 것이었다.

 분명 이게 터져 나간다면 대한민국은 고사하고 지구에 인간이 사는 세상은 옛말이 될 것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나갈 방법도 없었다.

 결국 이것으로 밖의 세상도 던전 브레이크로 인해 모두 학살 당할 것이었다.


 “젠장... 이게 무슨 일이야...! 주, 죽기 싫어...!”


 A급 각성자 하나가 자리를 이탈하며 생긴 소음으로 인해 모든 최상 A급 이상의 몬스터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더이상 희망을 갖지 말라는 듯 녀석들은 천천히 압박해왔다.

 진의 다리는 공포로 인해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뭐야... 이거...’


 떨리는 다리를 부여잡으며 모여드는 S급 몬스터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희망은 더욱 멀어지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꿈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꿈을 안고 들어와 꿈이길 바라고 있던 자신이 너무나도 싫었다.


 ‘이럴 줄 알았다면 들어오지 않았을 거야...!’

 “뭐해요? 뛰어!”


 A급 호위 중 단발의 젊은 여자가 진의 허리를 잡고 날아 오르기 시작했다.


 “다, 당신은...”


 꽤 유명한 여자.

A급이라고 위장한 여자의 정체는 성유진.

 S급 중에서도 뛰어나다 싶은 근접 계열 스킬을 가진 여자였다.


 “설명은 나중에 할 테니까, 살아 나가면 비밀로 해줘요. 세이버 길드에서 알면 난리 나거든요.”


 그녀는 꽤 침착했다.

다른 A급이 갈려나갈 때에 그녀는 진을 들고 공격당하는 최우영을 구해 최대한 달리고 있었다.

 물론 몬스터들 역시 놓칠새라 달려오고 있었지만 그녀의 빠르기는 지구에서 가장 빠르다 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스킬로 인해 순식간에 멀어진 몬스터들을 피해 작은 굴로 들어가 몸을 피신 시킨 그들이었다.


 “하아... 하아...”


 숨을 몰아쉬던 그녀가 쓰고있던 검은 모자를 벗으며 옷을 펄럭였다.

 그녀의 땀냄새가 그녀의 비누향과 섞여 코를 자극하고 있었다.


 “성유진...! 돌아가면 보수를 확실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할게...! 나갈 수 있게 도와줘.”


 최우영의 다급한 말에 그녀는 가만히 그를 바라보다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궜다.


 “이건 인간의 멸망을 뜻해요.”

 “뭐...? 웃기지마! 나가면 각성 군인도 있고 체계적으로 몬스터들을 상대할 수 있잖아!”

 “던전 특성을 모르시는 건 아니잖아요. 한번 들어오면 브레이크가 일어나기 전엔 절대 나가지 못해요.”

 “그건 알아! 그때 나가면 되잖아!”


 우영의 불안한 외침에 유진은 숨을 내쉬며 답답하다는 듯 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저긴 S급 몬스터도 수두룩하고 최상 A를 자랑하던 녀석들도 한둘이 아니었어요. 저게 터져 나간다면 저 또한 버티기 힘들텐데 어떻게 감당하시려구요? 어차피 다 죽어요···.”


 그녀는 이미 자포자기한 목소리로 무릎을 모아 얼굴을 묻었다.


 “그렇게 살려고 노력했는데···.”


 떨리는 진의 말 소리가 들려오자, 우영과 유진이 멍하게 그를 바라봤다.


 “하... 시발... 맞아... 네 자리만 아니었어도...!”


 우영은 최약체라 불리는 D급인 성진을 원망하듯 쏘아봤다.

하나라도 더 강한 녀석이 있었다면 더 살기 용이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인 것 같았다.

 진은 그저 C급인 그의 분노에 죽을 수도 있었다.

 그런게 바로 D급인 그였기에.


 “그만하시죠. 그쪽 회사에서도 당신이 불안하다 징징거려서 제가 길드 몰래 따로 계약해서 들어온 거니까. 인원수 맞추려고 일부러 성진씨를 싼값에 데려온 거 모를 줄 알아요?”


 유진의 팩트에 우영은 당황한 듯 그녀를 바라보다 이내 휘두르려는 주먹을 내리며 인상을 구긴 채 고개를 돌렸다.


 ‘싼값···. 이라니···.’


 오히려 그녀의 말에 상처를 받은 듯한 진은 입을 다물어버렸다.

자신이 목숨을 걸고 벌려 했던 값이 이들에겐 겨우 싼값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기에 힘이 풀리는 모양이었다.


그 모습을 보던 유진이 어쩔 줄 몰라하며 손을 허둥대고 있었다.


 “저, 저기... 그게 아니라... 아... 미안해요···.”


 유진의 모습에 살짝 퀭한 눈으로 바라본 진은 다시 고개를 떨궜다.


 “정말 미안해요···.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어요···.”


 정말 미안한 듯 고개까지 숙이는 그녀를 살짝 올려다본 진은 다시 고개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


 “괜찮아요···. 최우영씨가 말한 것 하나도 틀린 것도 없었고···. 성유진씨가 말씀하신 것도 그럴 의도가 없었단 것은 알고 있으니까요···.”

 “정말 미안해요···.”

 “이제···. 우린 어떻게 되는 거죠...?”

 “아마 죽···.”


 진의 물음에 그녀는 좌절하는 듯한 표정을 잠시 지었지만 이내 이들만이라도 살려야하겠다는 사명감이 올라온 듯 보였다.


 “조금만 버텨봐요. 최우영씨 말대로 밖에 나가면 어떻게든 될 수 있으니까요.”

 “S급이라면서···. 아니 S급에서도 레이드로 한마리 나올까 말까한 녀석들이 수두룩한데 우리가 빠져 나가봤자···.”

 “맞아요.”


 우영의 자포자기한 말과 함께 그녀는 모자를 눌러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 죽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인간은 그렇게 나약하지 않을 지도 몰라요. 새로운 각성자가 저 보다 더 강한 힘을 가지고 이 사태를 해결해 줄지도 모르고요.”

 “그게 말이 안되잖아! 무슨 로또 사는 거야? 로또 산다고 다 맞아!?”

 “확률이란 게 존재하니까 그 작은 희망에서도 사람들은 복권을 사던 거···. 각성자가 됐다고 벌써 잊은 건 아니죠? 최우영씨.”


 그녀의 물음에 우영은 이를 악물며 고개를 숙였다.

아마 만감이 교차하고 있을 것이었다.


 “그렇다고 브레이크까지 우리가 살 수 있을까...?”

 “어차피 죽을 거라면 살려고 발버둥은 쳐봐야 하잖아요.”


 그들의 희망에도 진우는 입술을 꽉 물었다.


 ‘젠장... 마나가 고갈됐어... 이제 결핍이 시작될 것 같네...’


 마나 결핍은 시작됐을 때, 꽤 고통스러웠다.

이미 오늘치는 마시고 들어와서 마나 포션이 다 떨어진 상황이었다.

 이제 저들의 희망은 곧 진의 희망은 아니었다.


 “커헉...!”


 바닥에 피가 흥건하게 토해지자, 당황한 유진과 우영.


 “성진씨! 정신 차려봐요! 성진씨!”


 그의 눈이 서서히 고통 속에서 움직일 힘도 없이 감겨가고 있었다.


 ‘아···. 썩을...’


 이내 그는 입으로 내뱉지도 못하고 완전히 눈이 감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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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너의 세계 24.03.21 50 1 12쪽
62 너의 세계 24.03.20 49 1 12쪽
61 너의 세계 24.03.19 53 1 11쪽
60 너의 세계 24.03.18 51 1 12쪽
59 너의 세계 24.03.16 51 1 14쪽
58 아름다운 소리를 내지 못하는 자 24.03.15 53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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