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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902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3.03.24 17:15
조회
250
추천
4
글자
11쪽

196.

DUMMY

테진이 움직이자 수하들이 뒤에 늘어섰다.


그러자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테진의 앞이 파도처럼 갈라졌다. 싸우던 무막인들이 광군을 의식하고 뒤로 물러섰고 월하장 등도 더 손을 쓰지 않았다.


그리되자 사람들로 경계 지은 일직선 길이 생겨났다. 그 길의 끝엔 위진성과 테르하가 있었다.


일의 순서가 테르하가 걸어가던 순간에 테진이 일어섰고, 테르하가 위진성과 마주할 쯤에 길이 만들어졌다.


저벅 저벅저벅


중인들의 집중을 받으며 무심한 듯 테진이 걸었다. 뒤에 포진한 자들도 보조를 맞춰 따르니 존재감 하나는 끝내줬다.


수십 년 동안 대막의 패자로 군림하던 분위기가 중원에 있다고 어디 가겠는가?



테르하는 입을 닫은 채 위진성과 다가오는 광군을 번갈아 쳐다봤다.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아버님.”

“막주란 놈이 공사를 구분할 줄도 모르느냐?”

“죄송합니다, 태상. 말씀 드렸다시피 제가 벌인 일은 제가 마무리 짓겠습니다.”

“물론 그래야겠지. 무막의 율법이니. 허나 네가 일개 무인이더냐? 막주란 녀석이 그리 분별이 없어서야 되겠냔 말이다~.”


도중에 분노를 참지 못하고 테진이 일성을 내질렀다. 테르하는 잔뜩 굳은 얼굴로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


“태상, 진정하시지요.”


테진이 몇 차례 심호흡 후, 한결 차분해진 투로 물었다.


“막주, 정녕 저 검객과 싸울 생각인가?”

“··· 그렇습니다.”

“승산이 있다 보는가?”

“그건 싸워 봐야지요.”

“쯧쯧, 상대도 자신도 이리 몰라서야 어찌 무막을 이끈단 말인가?!”

“무막을 이끌기 위해 이러는 겁니다.”

“뭐~라? 이끌기 위해서라니?”

“태상은 마음에 들지 않으셨지만 막주로서 본막을 위해 중원에 진출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필요한 걸 얻기 위해서 싸워야했습니다. 해서 막주로써 적의 핵심 인물을 상대하려 한 것이 뭐가 잘못됐단 말입니까?”

“이런, 어리석은··· 네가 상대할 자가 아니란 말이다아----!”


결국 참지 못 하고 테진이 또 폭발했다. 잡아 먹을 듯이 쏘아보는 그의 서슬에 테르하는 시선을 피하고 아무 말도 못 했다.


“태상, 고정하십시요. 여기서 이러는 건 본막에 득될 게 하나도 없습니다.”

“에잉~~. 이리 부족해서야···”


테진은 테르하를 지나쳐 상대를 마주 했다. 수행하던 자들은 막주 앞에서 멈춰섰다.


“자네가 다의비검 위진성인가?”

“그렇습니다, 테노선배님. 제가 위모입니다.”

“하나 물어보지. 비천은 마교 대신 본막을 상대하기로 결정한 건가?”

“그럴리가··· 아닙니다.”

“그럼 왜 본막의 행사를 가로 막는 건가?”

“그건 테노선배님의 말에 어폐가 있습니다. 여긴 대막이 아닌데 무막이 중원의 문파들을 굴복시키고 접수하고 다니는데 어찌 가만 있겠습니까?”

“허면 우리가 대막으로 돌아간다하면 싸울 필욘 없단 말인가?”

“난 무림맹주도 아니고 월하장주도 아닙니다. 단지 중원 무림인으로 무막의 군림행에 제동을 거는 거 뿐입니다, 테노선배님.”

“하하하. 과연 중원 무림엔 용, 봉같은 인재들이 많구나! 탐낼만 해.”


테진은 한편으론 아들이 이해가 됐다. 만약 무막이 이런 중원 무림의 일부분이라도 접수하게 된다면 무막은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을 테니까.


예전의 그도 같은 생각을 했었는데 왜 테르하를 이해 못 하겠는가?


단지 차이라면 자신은 현실을 냉정하게 인식한 것이고 아들놈은 주제를 모르고 본인과 수하들을 사지에 내몬 것이다.


지혜가 부족하면 용기도 부족할 것이지 무식한데 용감하다! 가히 지도자로서는 최악 중 하나다.


이런 인식에도 불구하고 테진은 여기서 그냥 물러설 순 없었다. 모든 건 적절할 때가 있는데 이쯤에서 선언하고 대막으로 돌아서 갈 순 없다.


본인은 광군이다.

대막의 절대자!


“비천이라··· 어느 정돈지 궁금했는데 잘 됐군.”


테진은 변화 없이 그대론데 말하기 전과는 달라졌다. 전신에서 무시무시한 무형지기가 뿜어졌다. 주변에 있던 자들은 일제히 십 장여 뒤로 물러났다.


파츠츠츠---


위진성과 테진의 가운데 허공에서 정전기 틔 듯 파지직 거린다.


파파파팍


땅바닥의 돌과 흙덩이들도 소용돌이쳤다. 둘의 싸움은 벌써 시작됐다. 둘 사이 공간에는 폭풍과 벽력들이 회오리쳤다.


콰아아아아아------


어디서 나는지 알기 힘든 낮은 진동음이 귀를 먹먹하게 한다.



꿀꺽


떨어진 곳에서도 이 모든 걸 느끼는 한광이 침을 모아 삼켰다. 몇 차례 하자 먹먹하던 귀가 뚫려 깨끗한 감각이 살아났다.


한광은 하나라도 놓칠까봐 눈도 깜박이지 않고 두 절대 초고수 간의 대결을 눈에 담았다.



번쩍

후우웅


동시에 한줄기 빛과 기음이 있고 두 고수들이 눈앞에서 사라졌다. 이어지는 두 고수 간의 격돌을 제대로 알아보는 이들은 좌중에 많지 않았다.


그러나 경천동지할 격투가 벌어지고 있다는 건 모두가 알 수 있었다. 하늘이 개벽하는 듯한 굉음과 땅거죽이 뒤집히는 충격파로 짐작할 수 있었으니까.



위진성은 점점 더 싸움에 몰입해 갔다. 그가 언제 이런 수준의 고수와 싸웠었는가? 철마수 장리천? 명옥대공 도진? 혈수마존? 지옥마도?


광군 테진의 무공은 그들보다 높다. 소수마녀에 못지 않다. 위진성 본인이 그 전에 비해서 무공의 진경이 있었다.


그런데도 지금 테진의 풍혼쇄검식은 충분히 그에게 위협을 주고 있다.


허나 위협할 뿐이다.


콰아아앙----


검과 함께 위진성의 신형이 갈기갈기 찢긴다. 그러나 테진은 숨 돌리는 대신 번개처럼 신형을 틀어 좌측에 풍혼검을 날렸다.


쾅~!


폭음이 울리고 위진성이 재차 직단천월을 펼쳤다. 차가운 반달 검기가 테진을 비스듬히 갈라갔다. 테진은 풍혼쇄검식의 강맹한 초식으로 반달은 물론 그 뒤의 검수까지 날려버릴 심산이었다.


그런데 상대 검기가 어찌된 일인지 풍혼검을 타고 넘는다. 전혀 거스르지 않고 물결처럼 유연하게 반달 검기가 천돌혈을 노리고 쏟아져 내린다.


꾸욱!


검을 힘주어 잡은 테진이 공력을 집중해 풍혼쇄검식의 절대초식, 종횡천하를 펼쳤다. 그가 빠르게 검을 가로 세로로 긋자 그것이 그대로 돌풍이 되었다.


파파파파-------


돌풍은 물같은 검기를 가두고 돌면서 주변으로 흩뿌렸다. 부드러운 태유결 검기도 대막의 돌풍은 넘을 수가 없었다.


테진은 손을 멈추지 않았다. 미풍으로 변해가는 회오리에 검을 집어넣고 빠르게 쳐냈다. 그러자 다시 살아난 돌풍이 위진성을 덮쳐온다.


꿈틀꿈틀 하는 게 꼭 생명체 같다.



‘또 바람인가?’


위진성은 회오리를 보면서 금강대도 포설이 생각났다.


허나 딴 생각 중에도 손은 전방에 십자를 내리 그었다. 뚜렷한 열십자 검기가 돌풍의 가운데를 찢고 파고든다. 강력해 보이는 돌풍도 파석결이 담긴 십자탄두를 온전히 막아내진 못 했다.


그러나 찢긴 바람은 풍혼검 한번에 금새 회복되었다. 안으로 파고든 십자탄두도 장강에 던져진 조약돌처럼 허무하게 스러지고.


타앗!


위진성은 크게 도약해 뒤로 신형을 날렸다. 그렇게 거리를 만든 그는 공중에서 몸을 회전시켰다. 희끄무레하게 보일 정도로 빠르게 도는 그에게서 십여 개의 검기들이 전방으로 폭사됐다.


그걸 보는 테진의 눈동자에 진한 회색 기운이 맺혔다. 풍혼검이 크게크게 종횡으로 휘둘러지고 회색빛 검기들이 검첨에서 줄기줄기 뽑아져 나온다.


그 모습이 꼭 누에고치에서 비단실이 뽑혀나오는 것 같았다. 생성되는 회오리 바람에 서로 얽혀 회색선들이 번지고 종래에는 회색 돌풍이 만들어졌다.


휘류류류------

팍! 팍!


선풍일검의 검기들이 먼저 생성된 돌풍에 박혀 들었다. 서너 개의 검기에 격타될 때까진 빠르게 돌던 돌풍이 그 이상의 검기들이 박히자 모양새가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파바팍-


마침내 일곱 번째 검기가 파고들자 돌풍이 사방팔방으로 비산해 소멸돼 갔다. 남은 검기 세 개가 흩어지는 바람 사이를 지나 날카롭게 나아갔다.


그 앞에 있는 건 회색빛 회오리였다.


왠지 보는 이로 하여금 큰 동종을 연상케 하는 돌풍은 테진이 풍혼검을 전방으로 튕기자 앞으로 쏘아졌다.


쿠쿠쿠쿠우우--------


처음엔 사람만하던 돌풍이 수차례 풍혼검이 휘둘러지자 정말 큰 대종만 해졌다.


따당~ 따다따앙~~~~


회색 돌풍과 충돌한 검기들이 금속성을 발하며 튕겨졌다. 관전자들에겐 안 보이겠지만 엄청난 반탄력이 위진성에게 되돌아 갔다.


‘뭔 반탄력이 이렇게나···!’


그의 팔이 저려올 정도로 강했다. 허나 이는 그를 위축시키기는 커녕 되려 투지를 일으키게 만들었다.


검결지의 움직임에 따라 대정검이 앞으로 폭사되어 날아갔다. 모르는 이가 보면 회오리 바람의 영향을 받은 대정검도 돌면서 나아간다 생각할 것이다.


그렇지만 검 자체도 돌아가고 또 검첨으로 원을 그리며 이중으로 회전하는 검에선 엄청난 힘이 느껴진다. 물러섬 없이 나아가던 두 검공이 정면으로 맞부딪혔다.


쩌엉~~ 쩌쩌쩡------


천지를 금속성으로 채우며 여러 차례 굉음이 터져나왔다.



한껏 부릅 뜬 눈으로 주시하던 한광은 점차 회색 돌풍에 금이 가는 걸 볼 수 있었다. 버티는 거 같던 회색 돌풍이 계속되는 풍백괴공에 곳곳에 잔금들이 생기고 깨지려 한다.



“···.!”


이를 보는 테진의 눈에 불신의 빛이 역력했다.


처음엔 견고한 동종 같은 회색 돌풍에 검이 마주쳐 가니 당랑거철로 보여졌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회색 돌풍이 거대한 수레가 맞을지라도 대정검은 사마귀가 아니었다.


귓청을 찢는 첫 격돌 후, 두 무공은 끝이 아니었다. 풍백괴공은 나선형으로 회전하면서 꿰뚫으려 했고 회색 돌풍은 작은 검을 바스려 뜨릴 듯 몰아쳤다.


콰-콰-콰콰콰아---

파츠츠—파츠츠츠----!


허공에 거대 불똥이 쉴새없이 튄다. 개중에 하나는 꽤 멀리까지 튀어 잡목에 불을 붙였다.


입술을 굳게 다문 위진성의 어금니에 힘이 들어가는 게 보이고 대정검에 막대한 풍백기가 주입됐다.


그러자 고속으로 회전하는 돌풍이 고통을 느끼는 것처럼 이리저리 뒤틀었다. 그와 동시에 테진의 이목구비도 일그러지기 시작했고.



‘이, 이럴수가···?’


그가 불신의 눈으로 회색 돌풍 넘어 검과 상대를 쳐다봤다. 테진으로선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평생에 걸쳐 그가 이룩했던 것들은 지금 펼치는 검진천하와 또 다른 절초 용권천하 때문에 가능했었다.


이 초식들이 오늘의 패왕에 이르게 했다해도 결코 과언이 아닐진데 그게 지금 깨지려 한다. 검강을 실처럼 가늘고 길게 뽑아 종횡천하에 접목시킨 절대의 무공, 검진천하.


몇십 년 전, 종횡천하가 중원의 무림인들에게 연패한 후, 절치부심 중에 우연히 찾아낸 고대의 무공을 접목해 탄생시킨 검진천하, 용권천하.


그는 이후 한 번도 패하지 않았고 절대자가 되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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