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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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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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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7,322

작성
23.03.0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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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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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78.

DUMMY

위진성은 한계에 다다랗다. 체내에 있는 공력은 남김없이 끌어올렸다. 풍백기를 대정검에 주입하고 검끝의 티끌만한 한점으로 한없이 압축해 어검술을 펼쳤다.


그가 이처럼 전력을 다하는 건 소수마녀 이후 두 번째


허나 상대의 마력도강은 견고하기 그지 없었다. 지독한 마기 만큼이나 끈적하고 독하다. 그리고 끊임없이 체내로 침범하려 한다. 그때마다 소천심공에 막히지만 줄기차게 스며든다.


‘이게 다인가?’


문득 위진성에게 든 생각이었다.


정녕 이게 다인가? 내가, 나의 소천심공은 이게 끝인가? 여기까지란 말인가?


‘아니야’


자신의 내부에서 부정하는 소리가 들렸다. 고작 이런 힘에, 지옥의 힘을 빌려쓰는 마력이란 것에 바닥을 보인다면,


‘나는 내가 아니다, 풍백’


알 수 없는 외침이 귓가에 맴돈다. 체내에 침범한 한 줄기 마력에 반응해 잠들어 있던 잠력이 폭발했다.


툭!

우르릉


내부에서 끊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잠재해 있던 마지막 환신단의 약효가 마력에 반응해 깨어났다.


환신단은 지옥에서 올라온 마기에 강하게 반응했다. 대적자를 보듯 강렬하게 밀어내던 약효는 힘이 부족하자 소천심공과 하나가 돼 갔다.


마침내 소천심공이란 그릇 안에서 완성된 환신단이 그의 전신에 서늘하고 청명한 기의 폭풍을 일으켰다.


쏴아아아-----


위진성은 내부에서 씻겨내리는 듯한 시원한 소리를 들었다. 신체 외부로는 검누른 탁기가 배출되는 게 보였다. 몸 구석구석을 치달리며 벌모세수한 소천심공이 일제히 위로 솟구쳤다.


단전에서 가슴을 지나치자 그의 오감이 활짝 개방됐다. 목을 거쳐 미간을 통과하니 눈이 밝아졌다. 그리고 소천심공이 뇌리에 가득찼다.


신비스런 힘이 머릿속을 깨끗하게 하고 백회혈을 부드럽게 어루만지자.. 열렸다.


그렇게 되니 위진성의 몸이 눈부신 빛에 휩싸였다. 밝고 온유한 빛이 주변의 독한 마기를 중화시켜 갔다.


'사형...!'


진소군은 싸움 중에 밝게 빛나는 사형을 보고 그에게 이적이 벌어지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보라, 사형의 온몸에서 발출되는 눈부신 광휘를...! 검누른 탁기를 태우고 주변을 온화하게 감싸는 강렬한 빛을!


이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에도 밝고 온화한 빛이 담겨갔다.



그녀가 보는대로, 위진성은 신체 안팎에서 큰 변화를 겪고 있었다.


그의 백회혈이 신령스런 힘에 씻기고 열리자, 양눈 사이에 제 삼의 눈도 열렸다. 그 제 삼의 눈으로 영상이 나타났다.


그건 광휘로운 빛에 휩싸인 한 존재였다. 선한 얼굴에 한쪽에 빛나는 검을 차고 있는 신장! 위진성은 본능적으로 알았다.



고대 위대한 신족의 장군


풍백


그 존재다.



《아들아, 맞다. 내가 풍백이다.》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울렸다.


《스스로에 대해서 묻고 싶은 게 많겠지? 넌 내 아들이다. 내가 인간 여인과 사랑을 해서 낳은 존재가 너란다.》


‘내가··· 신장 풍백의 아들?? 아버지가 있는데 무슨 말인가?’


그에겐 위사영이란 부친이 있다. 헌데?


《우리의 사랑으로 잉태된 네가 하늘의 안배로 위사영이란 부부에게 보내진 것이다.》


위진성은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하고 싶어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내가 널 위해 안배한 세 가지는 잘 취했구나! 훌륭하다.》


‘세 가지요?’


《그렇다. 환신단, 금적보문검결, 산경화보. 이렇게 말이다. 아들아, 넌 지옥 마종의 전인을 상대하기 위해 인간 세상으로 보내졌단다.

이번에 마종의 전인이 지상을 지배하게 되면 만물의 저울추가 그들에게 기울어지게 되고 모든 곳에서 대혼란이 발생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 신들은 때마침 네가 잉태되자 널 선택한 것이다.》


‘마종의 전인을 막기 위해서 말입니까?’


《그렇다. 이번엔 다른 때와 달리 천지간 기의 운행이 더 불규칙하고 심상치 않아 나 풍백의 아들인 네가 선택됐다.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몰라 나를 포함한 여러 신들도 주시하고 있단다.》


‘직접 처리하면 안 되는 겁니까?’


《그렇다. 고대에 있었던 신마대전 이후, 세상은 존재별로 나눠져 서로 경계를 넘나들 수가 없게 됐다. 그래서 마족이나 우리나 후인들을 보내는 것이다.》


‘후인들? 나와···?’


《누가 마족의 전인인지 이곳에서도 알 순 없다. 그건 저쪽도 마찬가지다. 눈 앞의 자는 마종의 전인이 맞구나! 허나 이번에 전인은 하나가 아니란다. 우리 신들에서도 후예를 하나 더 보냈으니.

아들아, 궁금한 것이 많겠지만 이 이상 너에게 나툴 수가 없구나. 지금까지 훌륭히 해왔으니 넌 앞으로도 잘 헤쳐갈 것이다.》


‘이렇게 가면-’


《마지막으로, 내가 인간들을 위해 남긴 풍백비검에 널 위한 금적보문검결을 결합하거라. 그리하면 능히 마의 무리를 막을 수 있으리라!》


끝말은 아득히 먼 곳에서 들려오는 것 같았다. 그리고 위진성의 눈앞에 검을 쥔 풍백이 생성됐다.


풍백은 풍백비천과 검왕검로를 조화시켜 검을 펼쳐냈다. 검을 펼치는 풍백의 내부에 황금색 빛의 흐름이 선명히 보인다.


한 번뿐이었지만 그 검로는 그대로 위진성의 뇌리에 새겨졌다.




위진성은 멍하니 풍백이 있던 곳을 쳐다봤다.


이렇게 가 버리면 어떻하나? 묻고 싶은 게 한, 두 가지가 아닌데···


어머니는? 다른 신의 후예는?


‘그래서··· 결론은 내가 풍백의 아들이고 또 마종의 전인을 막아야 한다는 거군’


그리고 지금 당장 대치 중인 마력도강을 막아야 한다.


위진성이 일련의 이적을 체험한 시간은 한 찰나에 불과했다. 손가락 튕기는 시간도 안 되는 그 짧은 순간에 몸에서 광휘를 발하는 풍백을 만났던 것이다.


‘일단, 급한 것부터-’


위진성이 체내에서 더 공력을 일으켰다. 새로이 얻게 된 공력이 맹렬한 기세로 검에 주입됐다.


그렇지 않아도 팽팽하던 마력도강인데 더해진 풍백기가 검의 한 점으로 응축되자, 그 파괴력은 이루 말할 수 없게 됐다.


또한 소천심공 안에서 완성된 힘은 미완성일 때완 많이 달랐다. 한 뼘 낮은 십 장여 높이의 탑에 돌을 하나 더 올린 것이지만, 닿기 전과는 천양지차였다.


경지란 그런 것이다. 비록 한 끝 차이지만, 경지에 오른 것과 그렇지 못한 것 사이에는 이렇게 큰 차이가 존재하기 마련.



콰아아아-----


풍백비천이 거칠게 뚫고 나아간다. 순간적으로 위진성과 하후영의 눈이 딱 마주쳤다. 하후영의 마름모꼴 눈에 여러 감정들이 떠올랐다.


놀람, 변화를 눈치 챔, 당황, 갈등 등등.


그리고 하후영은 재빠르게 뒤로 신형을 날렸다.


팟!

촤아악


“윽~!”


비쾌한 풍백비천이 하후영을 지나쳤다. 그는 최대한의 속도로 신형을 젖혔으나 어검술의 빠르기를 피할 순 없었다.


하후영의 왼팔이 어깨죽지부터 사라졌다. 왼팔은 핏물을 흩뿌리며 땅으로 떨어지고 있다.


그대로 위진성이 나아가며 장력을 떨치면 하후영의 숨통을 끊을 수 있는 상황.


헌데 그는 그러지 않았다. 유성추혼과 북두멸성권 때문이었다. 여기서 더 전진하면 위진성은 저 두 절기를 받아내야 하기에 급히 신형을 멈춰 세웠다.


그런 그의 눈에 지나치는 북두멸성권과 직각으로 꺾여 쏘아지는 유성추혼이 보인다.


그 너머 하후영이 급히 신형을 틀어 밑으로 꺼지는 게 잡혔다. 그는 위진성이 주춤하는 한순간을 놓치지 않고 쾌속하게 피했다.


그 뒤를 쫓는 검 두 개.


풍백비천과 유성추혼이 방향을 밑으로 틀었다. 그때, 하후영이 한 손으로 수인을 맺었다.


“디멘션 게이트”


영창이 끝나자 그 앞 공간에 사각형 금이 갔다. 하후영은 과도한 마력 사용으로 몸이 휘청거렸지만 서둘러 문고리를 잡아 당겼다.


그러자 아무 것도 없던 허공에 사각형 문이 열렸다.


그 안은 텅 빈 암흑의 공간


하후영은 안으로 몸을 내던졌다. 곧바로 문이 닫히고 동시에 풍백비천과 유성추혼이 지나쳐 갔다.


쾅!

쾅---


두 검은 애꿋은 대지에 화풀이를 했다.


방금까지 있던 하후영이 허공에 문을 만들어 열고 사라졌다? ··· 장난 같은 말이지만 최영은 믿지 않을 수도 없었다. 자신이 직접 봤으니까.


“이게.. 그 마법이란 건가?”

“그렇습니다.”


위진성, 진소군, 최영.


삼인이 하후영이 문 안으로 사라진 그곳에 둘러섰다.


그가 흘린 핏자국이 공중에서 이어지다 허공 한 지점에서 끊겨 있다. 그리고 그제서야 공중의 핏줄기들이 땅으로 떨어졌다. 그 정도로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이거 어쩌지?”


최영이 난감한 표정으로 둘을 봤다. 평소 활력 넘치고 자신감 충만한 그가 이런 표정을 짓는 것도 이례적이다.


“마력을 써서 다른 곳의 문을 연 모양인데 그리 멀리 가진 못 했을 겁니다.”

“뭘 아느냐?”

“그렇진 않습니다. 단순한 추측이지만 사라지기 전에 보니 암흑 말곤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그러니 숨어 있을지도요.”

“저도 사형과 같은 걸 봤습니다.”

“흠~. 그렇다해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지 않느냐?”

“그렇네요. 말씀대로 여기서 계속 있는 것도 어렵고···”


진소군이 섬세한 아미를 찌푸리며 동감을 표했다. 그런 그녀의 눈에 골똘히 생각에 잠긴 그가 보였다.


“사형, 방법이 있을까요?”

“··· 잠깐만, 사매.”




그가 손을 뻗자 땅속으로 사라졌던 대정검이 손에 쥐어졌다.


‘사형의 풍백비검 경지도 달라졌구나!’


그녀는 위진성의 안팎 변화를 곧바로 감지했다. 잠깐 사이에 사형은 다른 사람이 된 듯했다. 역시··· 믿음직하다. 진소군은 아직 맴도는 온화한 눈빛으로 사형을 지켜보았다.



그녀의 깊은 신뢰까지 더해서 위진성은 대정검을 가슴 앞에 세우고 유쾌중파의 공력들을 검에 끌어 담았다.


그의 망망대해 같은, 완성된 공력이 이질적인 힘들로 검에서 한데 뭉쳐지자 기이한 현상이 생겨났다.


검 주위에 아지랑이가 피어난다. 자세히 보려하자 이번엔 검이 일렁인다. 잘못 봤나 몇 차례 감았다 뜨는 최영의 눈에 검의 한 조각이 떨어져 나오는 게 보였다.


‘응? 이게 무슨 조화지?’


떨어져 나간 검신의 그 부분은 텅 빈 암흑의 공간


허나 이내 다른 부위의 조각이 그곳을 메운다. 곳곳에서 박리된 공간의 작은 조각들이 다시 재조합되었다.


최영은 놀라는 건 멈추고 그저 지켜 보았다.



위진성이 검을 들어 올렸다 내리긋는다. 그러자 허공에 금이 갔다. 대정검이 금 사이로 들어가 틈을 벌리자 살짝 안을 볼 수 있게 됐다.


그렇게 보인 안쪽은 온통 눈처럼 하얀 백색의 공간이었다. 그가 검을 거두자 틈이 닫히고 금이 흐릿해지며 사라져 간다.


심호흡을 크게 한 그가 하후영이 사라진 곳을 눈대중 하고 검을 찔러 넣었다.


끄르륵 끄륵


이번에는 부드럽게 안 된다. 힘에 부치는지 위진성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사형, 힘 내요!’


모르긴 해도 지금 사형은 어마어마한 내공을 소모하고 있으리라.


그가 중간에 걸린 대정검에 웅혼한 공력을 불어 넣자 공간이 쩍- 하고 갈라졌다. 그 틈새로 보이는 광경은 반은 흑색, 나머지 반은 백색의 공간이었다.


아무 것도 없고 오로지 검고 하얀 색만 뒤섞여 있는 곳


스윽


검을 물리자 역시 공간이 빠르게 닫힌다.


“후우우~~욱, 후-욱!”

“사형, 그만해도 돼요.”


“아니.. 한 번만 더.”


남은 환신단의 힘을 모두 흡수해 이갑자에 달하는, 완성된 공력을 갖춘 그에게도 이건 버거운 일인가? 단 두 번으로 힘에 겨워하다니.


사실 방금 그가 펼친 검왕검로는 일반적인(?) 그 검초가 아니었다. 유쾌중파의 네 가지 공력을 최대한으로 일으켜 풍백기로 운기해서 검신의 상단 한 곳에 응축해 펼친 것이었다.


그러니까 풍백비천의 이기어검술 묘리와 검왕검로의 신묘함이 합해졌다 할 수 있겠다. 아직 많이 어설프지만···


풍백이 알려준 걸 참오하고 한 번 펼쳐본 것이 지금의 결과였다. 그 결과는 스스로도 놀랄 정도였으니...


자신도 안 믿기는데 최영은 오죽하겠는가? 그는 말 없이 위진성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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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 195. 23.03.23 247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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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 182. 23.03.10 333 4 11쪽
181 181. 23.03.09 345 6 12쪽
180 180. 23.03.08 369 6 12쪽
179 179. 23.03.07 340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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