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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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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3.03.23 17:15
조회
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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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1쪽

195.

DUMMY

저 옆에 소림사와 화산파, 제갈세가, 사천당문 문도들과 무막이 치열한 격전을 펼치고 있다. 이번이 일곱 번째다.


위진성은 이들을 마지막으로 지나쳐 마침내 월하장인들을 찾을 수 있었다.


그들은 아까 그대로 원진대사, 악정진과 함께 또 다른 무막과 싸우고 있었다. 이들은 후방에서 지원 업무를 하던 참이라 인원수가 얼마 안 됐다.


풍운대 백오십에 소림사 삼십, 악가 사십 명. 얼핏봐도 숫적으로 차이가 나서 일행들은 등을 맞대고 저들을 상대했다.


한편 빙둘러 포위한 대막인들은 자신감 있고 여유롭게 공격하고 있다. 얼추 사, 오백에 달하는 그들 중에는 막주 천풍탈백검 테르하와 그의 수족같은 간부들도 보였다.


허나 막 도착한 위진성의 시선을 잡아끄는 이는 따로 있었다.


그 자는 조금 떨어진 곳에 앉아 있었다. 그 주위에는 이십여 명의 노인들이 그를 중심으로 둘러서 있는데 한결같이 장대한 체구들이었다.


나이에 걸맞지 않는 강인한 기세들을 보니 하나같이 범상치 않다. 저런 기세는 억지로 만든다고 되는 게 아니다. 평생을 싸움터에서 버텨온 자들이 자연스럽게 몸에 체득되는 그런 종류의 것이었다.


이런 백전노장들의 호위를 받으며 독야청청 앉아 있는 이. 그리고 이런 그림이 너무도 당연하고 지극히 어울리는 자는 팔십 세 정도로 보이는 노인이었다.


거친 회색빛 장발을 묶어 등뒤로 넘기고 둥근 눈에 매부리코, 툭 튀어나온 광대뼈. 두툼한 입술을 사각형 턱이 받치고 있다.


앉아 있지만 마른 체형의 장신이란 걸 어림 짐작할 수 있는 이 자가 누구란 말인가?



바로 대막의 제왕, 광군이라 불리는 테진이 바로 그다.



무막을 세워 대막을 일통하고 지금은 은퇴해서 여생을 보낼 그가 왜 중원 한복판에 있을까? 그건 저 자 때문이리라.


오백여 전대의 전사들을 지휘하면서 천풍검을 휘두르는 현 무막주 테르하 말이다.


그가 벌게진 얼굴로 포위된 자들을 연신 몰아쳤다. 노련한 무막의 노병들은 테르하의 공격에 맞춰 유기적으로 움직였다. 오랜 시간 쉬었다 하지만 두터운 경험이 어디 가겠는가?


그래서 안에 갖힌 월하장이나 소림, 악가는 포위를 벗어날 엄두도 못 냈다. 한 수, 한 수 막기에 급급했다.


“태상, 저희가 나설까요?”


얼굴에 자상이 가득한 노인이 테진을 향해 말했다.


“···.”


가타부타 말이 없는 테진은 목석같은 눈으로 전장을 주시할 뿐이다. 평생을 지근 거리에서 같이 한 늙은 간부는 광군의 심기가 불편하다는 걸 알고 더 말하지 않았다.


“머저리 같은 놈.”


한마디 툭 튀어나온 자신의 말에 스스로 더 열받는지 테진이 고함을 질렀다.


“이노옴~. 이 못난 놈아! 저것들 한테도 쩔쩔 매면서 어찌 중원에 진출했더냐?”


그의 대갈일성이 수만 근 화약이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


그렇지 않아도 얼굴이 벌겋던 테르하의 손발이 어지러워졌다. 자신이 공격하는 저 월하장이란 놈들이 생각보다 고강해 고전하던 그다.


특히나 저 신선같은 자의 무공은 한, 두 단계 위였다. 그러던 차에 아비의 분노를 듣자 심적으로 쫓기게 됐다.


“뭣들해? 몰아치란 말이다. 목숨을 걸어~”


이런 심리를 부정하듯 또는 털어내기 위해 그도 고성을 질러댔다. 그러나 그것에 반응하는 건 자신의 측근들뿐.


광군을 따르던 삼백여 전사들은 꿈쩍을 안 했다. 그저 톱니바퀴 돌듯 착착 맞물려 움직일 뿐이다.


“쯧쯧쯧”


눈쌀을 찌푸린 테진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를 봤다. 테진은 그를 보고 두 번 놀랐다. 우선, 그의 경지를 보고 놀랐고 뒤이어 젊음에 경악했다.


그가 보기에도 저 젊은 검수의 무공은 실로 굉장해 보였다. 자신도 정확한 무공의 높이를 측정할 수 없을 만큼.


이미 자신의 검을 완성한 자에게서 뿜어지는 일대종사의 기운. 자신만의 우주를 갖춰 깨달음으로 측정되는 무공의 경지. 그걸 저렇게 이른 나이에 달성하다니 믿기 힘들었다.


테진은 먼 거리를 격하고 위진성과 눈을 맞췄다. 의지 견정한 눈은 바다같은 힘을 품고 고요히 흐른다.


“허어~!”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그 옆에 있는 흑의 여인도 못지 않으니 테진은 순수한 마음으로 경탄하게 됐다.


“저들이 누군가?”


뒤에서 정보에 밝은 수하가 주군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이들을 보고 말을 받았다.


“근자에 중원 무림에서 가장 위명을 떨치는 자들입니다. 다의비검 위진성, 성류은검 진소군이고 그들은 비천입니다.”

“비천? 과연, 과연- 비천이로다!”


테진은 고개까지 끄덕이며 경탄을 이어갔다. 비천이라면··· 뒤이어 입맛이 쓰게 올라왔다.


“모지리 같은 놈. 지피지기라 했거늘 어느 하나도 안 된 놈이 어찌 남의 걸 넘본단 말인가···.!”


테진은 천풍검을 정신없이 휘두르는 테르하를 봤다.


대막을 얻은 그이지만 자식만큼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엄하게 키웠거늘.. 그 결과는 저렇게 벌겋게 달궈진 얼굴로 미친듯이 검을 날리는 모습이었다.


“쯥!”

“태상, 너무 심려치 마십시요. 막주는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니 이걸 기회로 더 단단해질 겁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제놈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시행착오라니? 쯧쯧쯧··· 다 내 잘못이다. 비인부전이라 했거늘 그릇이 아닌 걸 알면서도 부정에 끌린 내 실수야!”




‘광군 테진이겠지? 과연! 경각주님이 그리 말씀한 이유가 있구나!’


마주한 광군의 눈은 드넓은 대지를 보는 듯 했다. 하늘이 무너져도 거뜬히 받아낼 광활한 대지 말이다.


“사형, 먼저 포위부터 푸는 게 어때요?”

“그러자, 사매.”


말 끝나기 무섭게 진소군이 은하천강주보로 쏜살같이 신형을 날렸다.


‘일관인가?’


위진성이 풍운대에 맹공을 가하는 테르하의 수하를 노리고 독수리처럼 날았다.




한광은 자신이 속한 풍운대가 군림맹에 이어 무막을 치는 일에 나서게 되자 흡족해 했었다. 왜냐고 묻는다면 ‘내 나이 열일곱이요’ 라 답할 한광이다.


한참 꿈 꾸고 익힌 무공을 실전에서 펼쳐보이고 싶을 나이 아닌가?


헌데 지금은 그런 생각이 싹 사라졌다. 자신들을 둘러싼 저 이방인들은 조직적으로 움직였고 무엇보다 노련하고 무공이 높았다.


포위한 전체한테서 뿜어지는 압박감이 굉장했고 이게 자신을 움츠러들게 했다. 그 영향으로 한광은 오늘 여기서 벗어날 것 같지 않다는 부정적인 생각만 이어졌다.


그것이 그를 위축시키고 더 소극적으로 움직이게 만든다. 그러니 적의 눈에 유달리 띄었을 것이다.


대막인들 중 유독 무공이 고강한 자가 짧고 두꺼운 도를 휘둘러 전위의 풍운대원 둘을 물러서게 했다.


그 자는 연속동작으로 한광에게 덮쳐갔다. 머릿속이 새하애진 한광은 풍운대에서 익히는 윤슬정검 대신 익숙한 명두팔로검으로 맞서 갔다.


‘이런!’


스스로도 알겠다. 자신이 펼친 검법이 저 자의 거친 도를 못 막을 거라는 걸.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한광은 그녀가 떠올랐다.


저 높은 하늘의 별같은 그녀가, 진소군이 서늘한 봉목으로 자신을 빤히 바라보던 그 순간을.


그래서 아이들의 무공지도를 하겠다 자처하지 않았던가? 그녀가 자신을 볼 것이고 기억할 테니까.


‘그녀를 한번이라도 더 볼 수 있을까?’


죽음 앞에 두려움 보단 안타까움이 더 크게 자리했다.


쾅~!


한광의 눈앞 정경이 갑자기 바꼈다.


알 수 없는 거대한 힘이 저 무지막지한 도를 휘두르는 고수를 쓸어갔다. 한광은 도를 똑똑히 보고 있었기에 그 자의 허리가 팍 꺾이면서 날아가는 걸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하늘에서 흑의 검수가 뚝 떨어진다. 돌아보는 그 자의 시원스런 눈매가 자신을 바라본다.


“한광, 그렇게 맥 놓고 있으면 어떻하나?”

“예, 예? 아~! 공자님. 여긴 어떻게···?”

“한광. 여긴 전쟁터다. 정신 차려야지?”




그가 검집 끝으로 자신의 머리에 꿀밤을 날렸다. 아팠지만 덕분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공자님, 감사합니다. 구명의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후후


위진성은 평소의 한광으로 돌아온 그에게 만족스런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는 머뭇거리지 않고 바로 신형을 띄웠다. 그의 검에서 작은 불꽃 수십 개가 피어났다.


한광은 움츠러 들었던 마음이 위진성을 보자 사라진 걸 알았다. 그러자 평소의 신중하고 호기심 많은 그로 돌아왔다. 한광도 검끝에서 은빛 검기를 피워냈다. 윤슬정검이다.



위진성은 유풍만화를 뿌리고 결과를 지켜봤다. 무막의 노전사들은 느닷없이 하늘에서 불의 꽃들이 내리자 처음엔 당황한 듯 보였다.


그러나 노장들의 손발은 생각보다 빨랐다. 그들은 몸에 밴 움직임으로 뒤로 물리며 각각의 무공으로 대응했다. 누구는 권장으로, 혹은 도검 그리고 창으로···


퍼버버버펑-----


무막을 노리고 떨어져 내리는 불꽃들이 폭죽처럼 산화했다. 대응들이 다른 만큼 결과들도 다양했다.


어떤 이는 불꽃에 쓰러졌고 다른 자는 충격에 삼 장여를 밀려나 동료와 충돌하기도 했다. 개중엔 제자리에서 비껴내거나 막아내는 자들도 있었다.


‘무사들 간에 무공의 차이가 꽤 있구나’


위진성은 전장을 살펴보고 그를 찾았다. 저쪽에선 한발 앞서 뛰어든 진소군의 주위로 노병들이 몰려들었다. 그러자 한순간, 은빛이 확 퍼졌다.


은하성검이 일대를 은빛으로 신비롭게 물들였다. 그녀의 신위에 호응해 월하장과 소림사, 악가의 무사들도 거세게 반격에 나섰다.


그러자 전세에 변화가 일어났다. 여유 있던 무막측은 강력해진 반발과 진소군과 위진성의 등장으로 결코 만만치 않은 싸움을 맞이해야 했다.


이처럼 규모 있는 싸움에서도 절대고수의 유무가 큰 변수가 되곤 한다. 그래서 분쟁시 각 문파들이 그렇게나 고수를 초빙하려 애쓰는 것이다.


무림은 결국 무공이다.



위진성의 눈에 찾던 그가 보였다. 큰 싸움에서는 먼저 적의 수장을 꺾는 게 효과적이다. 밀리는 상황에서는 더 그렇고. 한번에 분위기 반전을 일으킬 수 있으니 말이다.



테르하는 아비, 광군의 시선에 쫓겨 정신없이 월하장을 두들겨 댔다. 헌데 한순간 구면인 젊은 여인의 난입으로 상황이 이상하게 돌변했다.


진소군을 보던 테르하는 다른 쪽에서 나는 소요를 듣고 그리로 향했다. 공중에서 불꽃이 터지고 광군의 수하들이 비틀 거린다.


그리고 허공에 그 자가 있었다.


일전에 악양 고장원에서 무시무시한 무위를 펼치던 다의비검 위진성이란 자.


소문에 비천이라고? 누구를 찾는 것 같더니 자신에게서 눈이 딱 멎는다.


“흥!”


테르하는 천풍검을 고쳐쥐고 걸어갔다.



“저런 머저리 같은 놈이···!”


테진은 양미간에 내천 자를 그렸다.


“태상, 제가 가보겠습니다.”

“··· 아니, 내 가지.”


딱딱한 표정으로 테진이 일어섰다.


칠척에 가까운 장신이 일어나서 그런가? 그는 순식간에 굉장한 존재감으로 좌중을 휘어 잡았다. 둘러선 이십여 명의 전사들이 눈에 안 들어올 정도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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