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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밤 님의 서재입니다.

굿밤고양이 : 약속해 미안할 일 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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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밤
그림/삽화
good밤
작품등록일 :
2021.01.17 09:43
최근연재일 :
2021.08.20 00:30
연재수 :
71 회
조회수 :
2,007
추천수 :
0
글자수 :
434,292

작성
21.01.2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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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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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7화 늙고 병들면 그래도 됩니까? (2)

DUMMY

아동들의 진술로, 추악한 베스의 악행이 수 십 차례였다는 게 밝혀졌다. 베스는 감돌고기누나가 임신된 걸 알자, 감돌고기를 만지려고 했고 감돌고기가 매번 도망을 갔다고 한다. 그 자리에는 신생아인 감돌고기 동생도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더 경악하고 분노하게 한 내용이 있었다. 베스가 감돌고기누나를 처음 만지려고 했을 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느그 엄마가 자꾸 도망을 가니까... 이건 엄마 책임이야! 그래서 너한테 온거야! ㅋ”


그 말을 들었을 때, 굿밤고양이는 입사 이후 처음으로 살생충동을 느꼈다. 발톱은 바짝 올랐고 털도 쭈삣쭈삣, 송곳이가 삐죽삐죽 나왔다. 옆에 있던 로봇 같던 코뿔소샘은 콧김을 내뿜으며 뿔로 받아버리겠다고 흥분했다.


예상대로, 베스가족은 베스가 구속된 후에, 동네에 감돌고기누나가 꽃뱀이라는 소문을 퍼트렸고, 합의를 하기 위해서 감돌고기가족을 찾아다녔다. 심지어 감돌고기가 다니는 낮은학교 앞에 나타났다가 학교보안관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상부기사단조사를 끝내고 귀족기사단조사를 받고, 아직도 재판이 남아있다. 긴 여정에서 감돌고기 가족은 지쳐간다. 하지만, 햇볕좋아기관과 굿밤고양이가 자주 만나서 지지하고 지치지 않도록 같이 대응해 주었다.


* 특별법 이후에는 기관에서 구치소나 교도소 접견까지 가는 경우가 별로 없어짐. 행위자 조사를 못했다면 경찰조사로 대체하는 경우가 발생함. 기관의 조사권한이 신고 된 장소로만 축소되면서 오히려 탐문도 크게 하기 어려워짐. 과거에는 법이 부실했지만 적용범위가 넓었음.


다시... 일주일 후... 기사단 감옥


베스는 기관 신분증을 보고도, 사회복지기관이라는 부분에서 본인을 도우러 왔다고 생각하고 물어보지도 않은 부분까지 계속 말하고 있다.


베스: 내가~ 먹을 것도 사줘! 엄마라는 게 애들만 두고 나가~ 그러니까 내가 봐주러 간 거지. 그런데, 뭐 한번 하고, 애도 괜찮다고 했어. 돈도 줬어! 물론 그래! 어린 애... 알어! 잘못했어! 근대 다 컸잖아! 나 많이 안했어~ 10번? 더 적을 걸... 나 좀 나가게 해줘. 아픈데도 많아.


굿밤고양이는 힘이 빠졌다. 존재자체가 구더기보다 쓸모없는, 생태파괴종을 넘어서 다른 생명의 인생을 파괴한 최악의 생명체였다. 면회를 끝내고 나오는 길이다.


코뿔소샘: 같은 동물로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는데, 외계인보다도 말이 안 통하는 생선이네요.


굿밤고양이: 세금으로 저런 생물을 먹이고 재워야 할까요? 태우고, 재도 갈아서 태양에 던져버려야 할 정도로 필요 없는 존재도 동물권리가 있는 건지...


하지만... 재판장에서 여러 번 굿밤고양이는 분노하게 된다. 법이라는 건 정의가 아닌 것 같았다. 그저 왕국권력유지수단 정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리왕국동물재판장 피해자 쪽에 귀족기사가 그리고, 행위자 쪽에 용병기사가 서 있다. 가운데,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며 판사동물이 재판을 시작한다.

방청석에는 피해자 측에 감돌고기어머니와 이모, 굿밤고양이와 햇볕좋아기관 담당동물이 같이 있었다. 행위자 측에서 배스가족이 감돌고기어머니를 쏘아보고 있었다. 다행히 아동들은 재판장에 출석시키지 않았다.


* 굿밤 정보

모든 아동학대는 가급적 진술녹화를 하고 그 영상을 틀어서 재판을 진행함. 재판장에 아동들이 오는 것은 정신적으로 큰 2차 피해를 줄 수 있음. 하지만, 연령이 높은 청소년은 판사가 출석을 요구할 때도 있음.


귀족기사: 행위자인 베스는 상상하지 못할 만행으로 한 동물의 삶을 망친 것을 넘어 한 동물가족에게 평생의 상처를 주었습니다. 당시에는 미성년이었던 첫째 피해자를 수십 차례 성적으로 폭력을 행사하였고 결국 임신까지 시켰습니다.

더 용서 할 수 없는 것은 그 동생까지 손을 대려고 했다는 겁니다. 협박쪽지까지 어린아이에게 주었으며 스토커처럼 쫓아 다녔습니다. 그리고 그 현장에는 세 번째 피해자가 될 수 있었던, 아주 어린 아기도 있었습니다.

현재 베스는 혐의를 축소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담당 귀족기사로서 15년의 실형을 구형해주시기를 요청 드립니다.


* 굿밤 정보

당시의 아동복지법에는 처벌조항이 빈약하였고, 현실에서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처벌되는 경우는 없었음. 신체학대는 형법의 폭행이나 상해죄, 성학대는 성폭력특별법이나 아동청소년성보호 법률로 처벌되었음. 2014년 9월 아동학대처벌법 시행 이후에 아동학대로 처벌하는 사건들이 나온 것임.


판사동물: 용병기사는 행위자 변론하세요.


베스가족에게 돈을 많이 받은 용병기사의 목표는 무죄가 아니다. 이미 증거가 넘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베스가족과 이야기해서 베스에게 최대한 반성하고 선처를 요청하도록 할 것을 전달했다. 용병기사는 형량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게 목적이었다.


용병기사: 판사님! 베스는 진정으로 죄를 인정하고 뉘우치고 있습니다. 직접 사죄하는 걸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판사동물은 베스를 불렀다. 밧줄에 꽁꽁 묶인 베스가 동물재판장으로 들어온다.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얼굴이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유난히 꾸부정하게 숙이고 걷고 있다.


베스: 말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정말, 저는 죽어도 할 말이 없을 생선입니다. 솔직히 죽어야 합니다. 저 같은 놈에게는 사형을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정말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베스는 쥐어짜낸 눈물을 보이며, 자리에 앉는다. 굿밤고양이는 감옥에서 만났던 태도와 너무 다른 모습에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이가 갈렸다.


용병기사: 판사님, 베스가 죽을죄를 지었다고 합니다. 베스는 고령에 살날도 얼마 없습니다. 그리고 병들었습니다. 허리, 다리, 팔... 어느 하나 멀쩡한 곳이 없습니다. 실제로 피해자 가족에게 물질적인 지원도 해준 것이 사실입니다. 처음부터 악의를 가진 동물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합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피해자들의 미래를 위해서도 경제적인 도움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판사님~ 이와 같은 상황들을 모두 포함해서 판결에 반영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귀족기사와 용병기사가 말싸움을 하는 동안, 굿밤고양이는 햇볕좋아기관동물과 조용히 대화 중이다.


굿밤고양이: 베스영감이 연기를 하는데, 저렇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되나요? 용병기사들은 양심도 없나요? 최악이네요.


햇볕좋아기관동물: 그래도 귀족기사가 15년이면 엄청 높게 불러준 거예요. 왕국법이 형량이 너무 장난이에요...ㅠㅠ 용병기사들이야 돈 받고 목적달성하면 끝이니까요.


굿밤고양이: 여기에 감돌고기들이 안와서 너무 다행이에요. 이 더러운 꼴을 보여주면 절대로 안될 것 같아요... ㅠ,ㅠ


재판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귀족기사는 15년을 밀었고, 용병기사는 조금이라도 더 깎으려고 안달이었다. 판사동물은 두 기사를 불러서 조정하려고 하였고 결국 휴정하였다.


다시, 감옥으로 돌아가는 베스의 허리는 조금 펴져있었고, 가족들을 바라보며 웃고 손을 흔드는 모습도 보였다. 판사동물은 그런 모습을 보지 못했다.


굿밤고양이는 베스를 노려보면서, 발톱을 세웠고 감돌고기어머니 옆에 감옥으로 찾아왔던 복지사가 있는 것을 본 베스는 그때가 돼서 굿밤고양이가 자신의 편이 아님을 알았다. 그 큰 입을 쩍 벌리고 끌려갔다.


이 날, 굿밤고양이는 깨달았다.

복지사라도 이 일을 하려면, 법을 잘 알아야 한다는 걸!

적어도 형법과 판례 정도는 알아야 제대로 도울 수 있다는 걸!

복지법만 알아서는 소용이 없다는 걸!


공직시험 공부를 했던 부분이 있어서 법체계 이해는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판례는 놀라웠다. 아동범죄에 대한 판례는 너무나도 절망적이었다.


최종판결 날...


판사동물은 판결을 읽어나간다...


“행위자 베스는 피해자 감돌고기 첫째, 둘째에 대해서 절대로 용서받기 어려운 범죄를 저질렀다. 하나의 삶을 망쳤으며! 그 가족들까지 상처받게 했다. 하지만, 고령이고 건강이 나빠 오래 살지 못하는 점과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 점, 그리고 피해자 가족을 위해서 공탁금을 올린 부분도 있으므로 징역 8년형에 처한다.”


*굿밤 정보

합의가 성사되지 않아도, 죄를 뉘우치는 의미로 법원에 공탁금을 낼 수 있음. 재판이 끝난 후 피해자가 합의 없이 수령 가능함. 공탁금을 내면 감형사유가 될 수 있음.


굿밤고양이는 어이가 없었다. 베스는 누가 봐도 악어의 눈물을 흘렸고, 전혀 반성하지 않았다. 퇴장할 때 웃으면서 가족에게 손까지 흔들었다. 그런데, 그게 반성이고 그게 감형이라니...

그 가족들은 감돌고기를 동네에 이상하게 소문내고 전혀 사과하지 않았다.


그렇게 재판은 끝났고, 멍한 굿밤고양이는 감돌고기어머니와 이모를 먼저 내보낸 뒤에 멍한 표정으로 중얼거리고 있다.


굿밤고양이: 이게 재판이야! 늙고 병들면! 그러면 누구나 그래도 되는 거야?


굿밤고양이 옆으로 햇볕좋아기관동물이 왔다.


햇볕좋아기관동물: 처음이라서 많이 화가 나지요? 지금, 상당히 높게 나온 거예요. 술 먹어서 감형시켜, 늙어서 감형시켜, 병들어서 감형시켜... 그러니까 돈 많은 귀족들은 병원입원부터 하는 거예요. 그나마 베스영감이 귀족급은 아니니까 이 정도 인거에요! 힘내요! 굿밤샘 덕분에 감돌고기는 지켰으니까요...


전화가 울린다. 기관이다.


모기두목: 굿밤샘~ 재판 끝났어? 직접 가볼 곳은 아니야 거기~ 자기 발로 재판까지 쫓아다닌 직원은 정말 첨이네. 남들은 출석요청와도 가기 싫어하는데 적당히 하고 끝났으면 복귀해요. 신고 또 들어왔어.


굿밤고양이는 그렇게 다른 현장으로 이동한다.

이후에도, 감돌고기 가족은 이모와 같이 살았다. 감돌고기 이모는 그 가족을 끝까지 지키겠다고 한다. 나중에 치료사에게 들었지만, 감돌고기 누나는 다행히 회복속도가 늦지 않다고 한다. 감돌고기는 이모 집 근처로 전학을 갔다.

힘없는 사람들을 지켜야 하는 게 법이다. 법이 빈약하면, 행위자들은 반복될 것이다.


7화 끝 8화에 계속...


작가의말

우리나라 법은 미니어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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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5화 우리 집은 정상인데! 21.01.25 18 0 15쪽
7 4화 선생님! 이젠 잘생겨 보여요^^ (2) 21.01.22 30 0 12쪽
6 4화 선생님! 이젠 잘생겨 보여요^^ (1) 21.01.21 25 0 13쪽
5 3화 아뵤~ 너 내가 누군지 알아? 21.01.20 25 0 22쪽
4 2화 우린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2) 21.01.19 32 0 15쪽
3 2화 우린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1) 21.01.18 32 0 17쪽
2 1화 이게! 기관이야? 21.01.17 73 0 16쪽
1 프롤로그 21.01.17 160 0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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