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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좀 써!(나님한테 하는 말)

영지를 만드는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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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스모커
작품등록일 :
2021.05.20 08:29
최근연재일 :
2021.05.31 10:15
연재수 :
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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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3
추천수 :
255
글자수 :
78,976

작성
21.05.30 10:15
조회
162
추천
14
글자
13쪽

14. 계략

DUMMY

*

“형님이 말씀하시던 곳이 여깁니까?”

“와~ 자네 말대로 어마어마하구만!”

“...”


로이와 아르칸은 목책을 올려다보며 매버릭에게 말을 건넸다.

둘 다 어안이 벙벙한 표정.

하지만 더 어안이 벙벙한 사람은 매버릭이었다.

매버릭은 입이 크게 벌어져 눈만 껌벅인다.

급히 고개를 돌려 티링을 바라보았다.


“이, 이게 머선일이죠!?”

“...”


하지만 티링도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눈만 껌벅껌벅.

2주 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성문 옆에 단단한 벽돌로 지어진 2개의 망대.

또한, 목책 아래엔 암벽 같은 성벽이 5큐빗(220Cm)가량 올라와 있었다.

거기다 성문도 기존의 성문과 달리 더 크고 두꺼워졌다.


“누구냐, 소속을 밝혀라!”


그때 망대에서 한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사내와 눈이 마주친 티링과 매버릭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저 사람은 누구죠?”

“글쎄요. 거주민이 늘었나?”


마치 산적처럼 가죽 외투만 걸쳐 입은 사내.

사피엔종 치고는 유별나게 몸집도 크고 얼굴도 무척이나 험상궂다.

티링은 고개를 갸웃거리다, 위를 올려다보며 답했다.


“오늘 거래하러 온 펠트 상단의 티링이라고 합니다!”


그때 또 다른 사내가 나타났다.

역시 똑같은 외투에 얼굴은 더 험상궂게 생겼다.

사내는 씩씩거리며 망루로 올라와, 말하던 사내의 뒤통수를 거세게 때리며 입을 열었다.


빡!

“야이 새끼야! 군주님께서 오늘 손님 온다고 했잖아!”

“아아, 아픕니다요, 그냥 한번 해보고 싶어서. 경비대장은 이런 느낌일까? 하고···.”

“아후! 도마, 이새끼! 넌 빨리 내려가!”

“네~”


그리고 사내는 이쪽을 보며 꾸벅 인사해왔다.


“죄송합니다. 조금만 기다리시죠.”


곧 우당탕 내려가는 소리가 들려왔고 곧이어 성문이 열렸다.

티링과 매버릭은 또다시 서로를 바라보았다.


“군주?”

“글쎄요. 아마··· 라이님께서 사람을 고용하셨나 봅니다.”


성문이 열리자, 4명의 사내가 후다닥 뛰어나왔다.

그중 한 사내가 조금 긴장한 표정으로 앞에 서서 인사해온다.


“흠흠! 반갑소. 왓슨이라고 하오. 군주께 이야기 많이 들었소.”

“군주라 하시면···.”

“라이 마칸.”

"아~"


그제야 티링과 매버릭은 안심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왓슨에게 손을 내밀며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펠트 상단의 티링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매버릭 용병대의 매버릭이라고 합니다.”


옆에 있던 아르칸도 인사를 건넨다.


“난 아르칸 용병대 대장, 아르칸이오. 근데 당신이 여기 경비대장이오?”


왓슨은 얼굴이 상기되어 머리를 벅벅 긁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아, 아니오. 하하, 저도 이런 건 처음이라.”


티링은 그 모습을 보며 피식 웃었다.

다들 험상궂게 생겼는데 행동은 무척이나 순박하다.

산적이라 오해한 게 미안할 정도.

그러고 보니 라이도 색깔만 다르지 하얀색 모피코트만 입고 다녔다.

이들에겐 산적 복장이 아니라 경비 복장이었나 보다.


“옷을 보니, 라이님 부하가 맞으신 것 같네요.”

“하하, 잡은 게 혼 랫빗 뿐이라···. 아무튼, 안으로 드시죠.”


티링 일행은 왓슨의 안내를 받으며 성문 안으로 들어갔다.



*

“저쪽이 마구간입니다. 우선은 저기에 짐을 푸시죠.”


임부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왓슨의 안내를 받아 짐을 풀기 시작했다.

하지만 티링과 매버릭은 또다시 입이 쩍-하고 벌어져 있었다.


“도대체 이게···?”

“저, 저기에···. 원래 모닥불이 있던 자리 아닙니까?”

“아~ 모닥불 아시는구나! 혹시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옆에서 따라 걷던 경비병 한 명이 아는 척을 해왔다.

마구간이야 그렇다 쳐도 모닥불이 있던 곳에 광장이 하나 생겨 있었다.

또한, 다 쓰러져가는 움집은 벽돌집으로 변해 있었고 꽤 많은 간이용 유르트도 군데군데 놓여있다.

게다가 마구간 옆에는 아주 큰 막으로 가려진 무언가가 있었는데 크기를 보아, 못해도 3층 높이는 되어 보이는 아주 큰 건물이었다.


“여기가··· 우리가 있던 그곳이 맞습니까?”

“모르겠어요. 엄청, 변했네요···”


그때 아르칸과 로이가 짐을 풀고 다가왔다.


“마수의 숲에서 어떻게 사나 했더니··· 보기보단 괜찮구려.”

“형님! 헤어지고 걱정 많이 했었는데, 이런 곳에서 꿀 빨고 지내셨습니까?”


매버릭은 로이를 보며 고개를 흔들었다.


“넌 말해도 이해 못 할 거다. 그때는···. 어? 저 소녀는?”


매버릭은 로이와 이야기를 하다 한 소녀를 가리켰다.

티링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라본이네요.”


솔트 염방에서 라이가 사간 노예.

잘 지내고 있는지 밝은 표정으로 쫄래쫄래 걸어오고 있었다.

한 손에는 한 여성의 손을 잡고 있었는데 티링은 그 여성을 보자 고개를 갸웃거렸다.


“닮았는데···”

“뭐가요?”


매버릭의 고개가 티링에게 기울어졌다.

티링은 여성을 가리키며 속삭이듯 답했다.


“저 여성분이요. 마이어 가문의 영애님이랑 닮았네요.”

“죽었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그렇긴 한데··· ”


티링은 여성에 대해 생각하다 고개를 흔들었다.

초상화만 본 터라, 확실하지 않다.

또한, 기억도 가물가물.

결정적으로 머리카락 색이 다르다.

어느새 라본과 여성은 티링에게 다가왔다.

티링은 허리를 낮추며 라본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 잘 지냈니?”

“네~ 언니도 잘 지냈어요.”


라본은 꾸벅 인사를 하고, 여성 뒤로 숨어 빼꼼 고개만 내밀었다.

티링은 허리를 펴, 여성을 바라보았다.

여성이 인사를 해온다.


“안녕하세요. 라냐라고 합니다.”

“펠트 상단의 티링입니다. 못 보던 분들이 많으시네요.”

“네. 어쩌다 보니 다들 라이님께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라이님은 안 보이시고?”


라냐라고 소개한 여성은 쓴웃음을 지으며 대화를 이어갔다.


“그게 라이님께서 오늘 새벽에 들어오셔서. 지금 주무고 계십니다.”


티링은 눈을 질끔 감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하···. 라이님답네요. 오늘이 약속한 날인데 자고 계시다니···.”

“요즘 좀 바쁘셔서요. 아무튼, 상행길이 힘드셨을 텐데 우선 식사라도 하시죠.”

“식사요?”

“네. 라이님께서 준비해두셨답니다.”

“그래도 눈치는 있네요. 하하.”


사람들은 하나, 둘 광장으로 움직였다.



*

왁자지껄 여기저기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인부들과 용병들은 오랜만에 만찬을 즐긴다.

티링 일행도 한쪽에 자릴 잡고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많이 변했다지만, 그래도 고기 맛은 똑같네요.”

“네. 안 그래도 배가 아주 고팠는데.”

“형님. 이런 걸 매일 먹었습니까? 누구는 도망친다고 그 고생을···.”

“그만해라. 좀···!”

“그나저나 꽤 많이 준비했나 보네요.”


먹을 거라곤 고기밖에 없지만, 여럿이 먹을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져 있었다.

또한, 유르트, 벤치, 나무 정자 등, 쉴 곳도 많다.

마치 이 정도 규모는 올 거라고 예상한 듯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근데 저 사람들은 뭘 하는 거요?”


그때 주위를 둘러보던 아르칸이 광장 중앙을 가리켰다.

티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글쎄요···. 무슨 행사가 있나 보네요.”


식사하는 동안 이곳 사람들은 계속해서 광장으로 무언가를 옮기고 있었다.

광장 중앙에 단을 올리는가 하면 뭉뚝한 의자를 앞에 놓는다.

무언가 행사를 앞두는 모양.

그리고 그때쯤 처음으로 라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방금 잠에서 깨어났는지 부스스한 머리를 긁적이며 터벅터벅.

티링 일행을 보자, ‘여어~’ 하며 손을 흔든다.

매버릭은 피식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여전하시네요. 인사하러 갑시다.”

“응.”

“같이 가세.”


티링 일행은 라이에게 다가갔다.

라이는 아무렇지 않게 우물가로 다가가 샤워하듯 물을 뿌리고 얼굴을 씻는다.

먼저 도착한 티링과 매버릭이 인사를 건넸다.


“오랜만입니다!”

“오랜만이에요! 손님 앞에서 그렇게 웃통 벗고 씻는 사람이 어딨어요?”

“어. 시원하다.”


그때쯤 멀리서 쓴웃음을 지으며 라냐가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손에는 수건과 라이 특유의 외투가 쥐어져 있었다.


“라이님, 여기 수건.”

“어. 고맙다. 그래, 준비는?”

“준비는 다 되었어요. 귀빈들만 모시면 됩니다.”

“수고했다.”


라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외투를 껴입으며 두 손으로 머리를 말아 올렸다.

어느새 다가온 아르칸과 로이가 인사를 건넸고 한 차례 더 통성명이 오갔다.

그 뒤 티링이 거래에 관해 이야기를 꺼냈다.


“....그래서 거래할 준비는 되었죠?”

“물론. 근데 오늘 출범식이 있다.”

“출범식?”

“어. 출범식을 진행하면서 거래에 관해 이야기할 테니. 너희들도 모두 참석해라.”

“뭐··· 시간은 많으니까요. 알겠어요.”


티링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얼마 후 다들 뭉뚝한 원목 의자에 앉아 출범식을 지켜보게 되었다.

라이가 단에 올라서서 입을 열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여줘서 고맙다.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 우리 영지의 시작으로 기록될 바로 ‘세이프 플레이스’가 출범하는 날이다.”


라이의 말이 끝나자, 경비병들은 덮였던 천막을 걷었다.

마치 막이 열리듯 천막이 떨어져 내렸다.

그리고 3층짜리 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역시나 천막이 가리고 있던 건 큰 건물이었다.

그리고 ‘세이프 플레이스’는 다름 아닌 여관의 이름이었다.

매버릭이 속삭이듯 티링에게 물었다.


“음···. 그러니까 다음부터는 저기서 묶어야 한다는 말이군요?”

“뭐, 체류비는 줄 텐데··· 근데 손님이 걱정이네요.”

“그러게 말입니다.”


다들 고개를 갸웃거리며 회의적인 분위기였다.

아무리 이곳이 안전한 곳이라 해도 이곳에 올 사람은 한정적이다.

상단이라고 해봐야 펠트 상단밖에 없다.

또한, 사냥꾼들도 마수의 숲은 위험해서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도 응원하는 마음으로 티링 일행은 박수를 보냈다.

그 후 가격과 식사, 어떻게 예약하는지에 대한 세세한 설명이 있었다.

그리고 출범식이 끝났고 마지막 행사가 시작되었다.

라이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럼 이제부터 하객들을 위한 이벤트다.”


그리고 라이는 가슴에서 두루마리 하나를 꺼냈다.

주황빛으로 빛나는 가죽.

황금색의 권축(卷軸)

그리고 가죽에 찍혀 있는 붉은색 인장.

그 순간 티링과 매버릭 그리고 아르칸이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섰다.

다들 눈이 동그랗게 커져 놀란 표정으로 두루마리를 가리켰다.


“그, 그건···!!”

“이게 왜 여기에···!?”

“진품···”


라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잘 아는구나. 맞다. 이건 ‘신기’의 위치가 적힌 지도다.”


그 순간 용병대 전원이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섰다.


“지금 뭐라고 했습니까?!”

“신기?!”

“저게 신기가 적힌 지도라고?!”


웅성웅성, 다들 심각한 표정으로 급변했다.

라이는 단을 강하게 발로 굴렀다.


쿵!

“조용.”


라이의 차가운 음성에 사람들은 빠르게 입을 다물었다.

다들 긴장한 표정으로 라이를 주시한다.

하지만 라이는 씨익-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티링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난 이걸 팔 생각이다.”

“컥!”


티링은 압박감에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었다.

곧바로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는다.


‘이건 스케일이 너무 크다고요!’


티링은 마음속으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감당하기 힘든 거래 제안이다.

신기는 일반적인 무구가 아니다.

타국에서 전쟁 명분으로 삼을 정도로 그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라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턱을 들어 올렸다.


“그래서 얼마에 사겠나?”

“그, 그게··· 너무 고가품이라 경매로···”


그때 라이는 다시 부스럭거리며 파피루스로 만든 두루마리를 꺼냈다.


“이건 똑같이 만든 지도다. 이 지도의 가치는?”

“똑같이 그렸다고요?”

“어. 난 인쇄술을 발견했거든.”

“그, 글쎄요··· 아무래도 중요한 건 위치니깐. 분명 가치는 있을 겁니다.”

“그러면 이게 10개면.”

“당연히 10개면 희소성이 10개로 나누어진다고 보시면···.”

“그러면 이게 1000개면.”

“당연히·········.”


티링은 답변을 채 마치지 못하고 눈과 입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라이의 아공간 창고에서 계속해서 두루마리가 쏟아져 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 하, 하···”

“미, 미쳤다.”


지켜보던 사람들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아르칸은 얼이 나간 표정으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게 뿌려진다면··· 여긴 곧 전쟁터가 되겠군.”


티링은 천천히 고개를 흔들었다.


“용병들에겐 전쟁터지만 상인들에겐···.”


그리고 티링의 시선은 빠르게 여관으로 향했다.


‘미친···! 여관을 만든 이유가 이거였어···!!’


식사 공간, 쉼터, 그리고 여관.

이곳에 있는 모든 퍼즐은 한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라이는 무신경하게 떨어져 내리는 지도 위로 원본 지도를 던졌다.


“영주는 가볍게 움직이지 않는다. 단지 조용히 부를 뿐이지.”


그리고 씨익-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대화를 이어갔다.


“그럼, 거래를 시작하지.”


작가의말

- 영주는 가볍게 움직이지 않는다. 단지 부를 뿐이다.

by. 라이 마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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