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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좀 써!(나님한테 하는 말)

영지를 만드는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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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스모커
작품등록일 :
2021.05.20 08:29
최근연재일 :
2021.05.31 10:15
연재수 :
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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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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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8,976

작성
21.05.2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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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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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글자
12쪽

12. 계략

DUMMY

*

“영애님께서 왜 여기에···?”

“혹시 아버님 소식을 아시나요?”

“죄송합니다. 저희도 추격대를 피해 달아나다 보니···.”

“...”


숲에서 만난 패잔병 4명.

따라오라고 말했더니 무서워하면서도 졸졸 따라왔다.

그리고 영지에 들어와, 로라를 대면시켜주자 조금 안심한 표정이 되었다.

곧바로 음식을 제공하니 녀석들은 허겁지겁 고기를 입에 넣으며 술술 말해온다.


“우물우물, 저희는 노예병입니다요.”

“갑자기 영지전이 터져서······.”


이들은 정예병이 아닌 농노출신의 병사였다.

영지전이 터지자 강제로 동원되었고 전투에서 패하자 추격대를 피해 이스트 아버로 도망쳤다고 한다.

로라는 남작의 생사를 알기 원했지만 난 다른데 더 관심이 있었다.


“이스트 아버로 도망친 농노가 많다?”

“네. 많이 죽기도 했지만, 여기로는 추격대가 안 쫓아왔습니다요.”

“아마 라스턴 지역 사람들은 이쪽으로 다 도망쳤을 겁니다.”

“네. 안쪽이 위험하지, 바깥쪽은 다들 나무하러 한 번씩은 가본 경험이 있어서···.”

“...”


꽤 많은 패잔병과 난민이 이스트 아버 외곽에 몰려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은 식량이 떨어지자 토끼라도 잡아 볼 심산으로 안쪽으로 들어왔다고 하였다.

그래서 그런지 많이도 먹는다.


‘난민이라···.’


나는 아래턱을 긁적이며 생각에 잠겼다.

물론 난 이들을 영주민으로 삼기 위해 데려왔다.

로라를 대면시킨 이유도, 음식을 대접한 이유도, 영주민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나에게 영주민은 곧 에테르다.

내가 사냥을 나가서 에테르를 얻는 것처럼 영주민을 통해서도 획득할 수가 있다.

하지만 마냥 영주민을 모은다고 해서 좋은 것만은 아니다.

에테르에 너무 치중하다가는 식량과 일거리 문제가 대두되어 실업자만 늘어나 영지가 파산할 수도 있다.

그래서 생산 시설이 중요하고 사들이는 노예의 직업군이 중요하다.

‘군주’에서는 이 밸런스를 무척 중요시했다.

그래서 난민이란 이야기를 들었을 때 무척 탐이 나는 한편, 얼마만큼 수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계산기를 뚜드리고 있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아드라스···.’


영지의 노예는 영주가 소유권을 가진다.

그러니 아드라스가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당연히 반발할 것이고 숫자가 많다면 영지전까지 발발할 수가 있다.

특히 로라가 이곳에 있다는 걸 알게 된다면 아드라스는 무조건 이곳을 친다.

그래서 난민에 대해서 더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흠, 리스크가···”

“저기··· 용사님! 저희를 거두어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네. 제발 저희를 좀 거두어 주십시오!”

“먹을 거만 주시면 시키는 건 다 하겠습니다요!”

“안되면 며칠만이라도 여기서 좀···”

“...”


식사가 끝나자, 녀석들은 슬그머니 무릎을 꿇으며 말해왔다.

조금 오해가 있었나 보다.

내가 고민하는 이유는 난민들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 때문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저도 부탁드릴게요. 안 될까요?”

“영애님···!”

“...”


보기가 딱했는지 로라까지 아련한 눈빛으로 부탁해온다.

난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어요’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난 용사가 아니다.”


행동과 입은 전혀 다르게 반응한다.

진짜 돌아버리겠다.


“그럼, 안 되는 겁니까···?”

“큭!”


로라는 아랫입술을 깨물면 또다시 눈물이 그렁그렁.

패잔병들도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였다.

나는 고개를 흔들며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모피코트를 휙~ 휘날리며 그들을 뒤로한다.


“난 이곳의 영주다!”

“네?!”

“갑자기 영주라시면···?”

“너흰 병사이니, 이제부터 날, 군주라고 불러라.”


말이 끝나는 순간 난 눈을 질끔 감았다.

기존 인격의 영향인지 폼이란 폼은 다 잡고 있었다.


“그렇다면···?!"

"아이고! 군주님이이 감사합니다요!”

“충성을 다하겠습니닷!”

“이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요!”

“...”


나는 크게 한숨을 쉬며 뚜벅뚜벅 뒤뜰로 발걸음을 옮겼다.


‘으아아!’



*

“다들 줄! 흠흠! 제가 첫 번째 영주민으로서 설명할게요. 잘 들으셔야 해요!”

“꼬맹이, 아니 첫 번째 영주민님 여기 이렇게 서면 됩니까?”

“응!”

“이게 뭔 일이래···”

“글쎄다. 주민등록인가 뭔가를 해야 한다네.”

“그래? 뭔가 복잡하구먼!”


다음 날 아침.

다들 성문에 모여 주민등록을 준비하고 있었다.

라본은 허리에 손을 얹은 채 당당하게 거드름을 피운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내 옆에 서 있는 로라.

왜 계속 나에게 기대려는지 모르겠다.


“다리가 아파서···”

“...근데 괜찮나?”

“뭐가요?”

“이곳에서 영주민을 등록하면 넌 이제 내 영주민이 된다.”


로라는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요. 전 영주의 딸이었을 뿐인데요. 뭐···. 그리고 지금은 아버님의 영지도 없고요···.”

“...”


물론 로라의 귀족이란 신분엔 큰 변화는 없다.

또한, 이곳을 내 영지라고 인정받지도 못했다.

로라 또한 잠시 머무는 동안 필요하다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게임과 현실이 다르듯 이곳은 나만의 체계가 구축되어있다.

여기서 지내려면 일을 해야 한다.

그것도 뼈 빠지게!


“그리고 라본과 친하게 지내려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로라는 배시시 웃으며 날 바라보았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라본은 다 계획이 있구나.

그때쯤 라본이 로라를 가리켰다.


“그러면 등록 시작하겠습니다! 영애님부터!”

“네.”


로라는 쩔뚝거리며 라본에게 다가갔다.

라본은 마치 성녀라도 된 듯 성문을 보며 손을 펼친다.


“그럼, 상태창님! 나와 주세욧!”

“...”


정적이 흐른다.

나는 씁슬한 표정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당연히 거기에 상태창이 반응할 리 없다.

라본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응? 왜 반응이 없으시지? 싫으신가? 그러면 안 되는데··· 주인님! 어떻게 좀 해봐요!”

“...”


라본이 날 보며 입술을 삐쭉 내밀어왔다.

도대체 이게 뭐 하는 짓인지···.

하지만 난 한숨을 쉬면서도 라본의 장단에 맞춰주고 있었다.

난 영주민 등록창을 활성화했다.


[귀족 LV.4 세라딘종(여)을 영주민으로 등록하시겠습니까?]


고개를 끄덕이자 또다시 성문이 빛나기 시작했다.


“오신다! 상태창님이 오신닷!”


라본은 방방 뛰며 좋아한다.

그리고 다른 이들은 놀란 표정으로 내려오는 두루마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로라도 무척 당황한 모양이다.

깜짝 놀라 엉덩방아까지 찍는다.

역시나 네, 아니요, 고개를 끄덕끄덕, 고개를 흔들기도.

라본이 했던 것처럼 혼잣말하기 시작했다.

난 그 모습을 보며 머리를 긁적였다.


‘영주민을 받을 때마다 이러면 곤란하겠는데···.’


그러자 상태창이 반응했다.


[동영상을 스킵 하시겠습니까?]


그러고 보니 미친 듯이 공략한다고 동영상을 다 스킵했던 기억이다.

이 세팅을 내가 안 했나 보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두루마리가 벽보 형태로 펼쳐지는 것까지 똑같았는데 목책에 붙어 사라지지 않았다.


‘뭐야!? 진짜 동영상 기능만 사라진 거야?’


로라는 목책에 붙은 두루마리에 다가가 손을 올린다.

그러자 이름이 새겨졌다.

라본이 허리에 손을 얹은 채 콧바람을 크게 일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언니도 이제 영주민이 되었네요!”

“응... 고마워...”

“그럼 다음 분!”

“저, 접니다! 아까부터 계속 들리고 있습니다요!”

“...”


그리고 다들 예, 아니오, 혼잣말을 뱉으며 두루마리에 손을 올리기 시작했다.

로라는 당황한 표정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라이님은 도대체···.”

“잠시.”


그리고 난, 상태창을 열어 로라와 새로 온 병사들의 스탯을 확인하고 있었다.


*

“정말 괜찮은 겁니까?! 군주님.”

“군주님. 정말 저희만으로 될까요?”

“군주님!”

“처음이 어려운 법이다.”


병사들은 긴장한 표정으로 두리번두리번.

손에는 창과 방패를 꽉 움켜쥔 채 불안한 표정으로 날 따라온다.

난 병사들과 함께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난 씨즐 미궁까지 길을 닦을 생각이었고 이들은 가는 길에 훈련 시킬 생각이다.

물론 농노라 스탯은 좋지 않았다.

무력이 대부분 10 중반으로 마수를 상대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스탯.

하지만 군주 능력으로 인해 보정치를 받았기에 D급 마수까지는 충분히 해볼 만하다.

난 걸어가며 입을 열었다.


“왓슨, 폴. 너희 둘은 방패병이다. 전방에서 방어를 담당한다.”

“네, 넷!”

“충!”


왓슨과 폴은 긴장한 표정으로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그나마 이들 중에 무력이 높고 통솔이 높은 녀석들이다.

그리고 난 다른 2명의 병사를 보며 입을 열었다.


“도마, 론! 너희는 공격조다. 창병으로 공격을 담당한다.”

“넵!”

“넷!”


도마와 론은 무력이 약하지만, 지력이 조금 괜찮은 편이다.

생각할 시간을 주면 위험할 때 해결책을 찾을지도 모른다.

난 이미 기본적인 포지션과 역할에 대해 가르쳐 주었다.

사냥터가 가까워져 한 번 더 확인하는 것뿐.

우리는 얼마 가지 않아 뿔 토끼 한 마리를 볼 수 있었다.

나는 신호를 보내며 풀숲에 숨었다.

병사들도 황급히 날 따라 숨는다.


“목표는 저기 보이는 혼 래빗.”

“후우···. 정말 하는 겁니까?”

“막상 하려니 겁이 나서···.”


난 그들은 말을 끊으며 턱으로 신호를 보냈다.


“도마, 론. 나가라.”

“네?!”

“넷?! 지금요?”


녀석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면 당황한 표정으로 날 쳐다본다.

난 비릿하게 미소지으며 다시 턱으로 신호를 보냈다.


“지금 당장 나가라, 안 그러면.”

“아, 알겠습니다요! 갑니다요!”

“으아아아!”


곧 도마와 론이 풀숲을 뛰쳐나갔다.

그리고 어정쩡한 자세로 뿔 토끼를 향해 투창을 던졌다.

당연히 투창은 뿔 토끼를 맞추지도 못하고 앞에 떨어진다.

그리고 뿔 토끼는 살기를 뿌리며 그들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이, 씨!! 안 맞았잖아!”

“우린 이제 죽었다!”


그들은 공황상태에 빠졌다.

도망가려 했다, 창을 들었다, 어쩔 줄 몰라 한다.

나는 조금 큰 소리로 지시를 내렸다.


“도마, 론! 정신 차려라! 공격 준비!”

“아, 공격준비!”

“후···. 후우···! 준비했습니다!”

“자세를 잡아!”

“네!”


도마와 론은 새파랗게 질려 자세를 낮췄다.


“왓슨, 폴! 동료가 위험에 빠졌다. 뭘 해야 하나?”

“지금 나갑니다요!”

“갑니다아아아!”


왓슨과 폴이 방패를 들고 풀숲에서 뛰쳐나갔다.

이내 뿔 토끼와 왓슨의 방패과 격돌했다.


쿵!

“자세를 낮추고 허리에 힘을 줘! 방패를 더 들어 올려!”

“하고 있다고요오오!!”

“으으아아!!”


그들은 쭈욱- 뒤로 밀려 나갔다.

하지만 계속해서 버티자 조금씩 힘의 균형이 맞추어졌다.

방패병이 자세를 잡고 버티기 시작하자 창병들도 자리를 잡는다.

도마와 론이 방패 사이로 창을 찌르기 시작했다.


“으어어! 죽어어!”

“왜 이렇게 단단한 거야? 으으!!”

깡! 깡! 깡!


어색하지만 어느 정도 호흡이 맞아간다.

‘군주’에서 사용하는 기본 진이다.

어떻게 보면 팔랑크스 대형의 축소판이고 어떻게 보면 황건적 농민의 확장판이다.

2명은 방패병으로 전방에서 방어하고 3명은 창병으로 후방에서 찌르는 역할을 담당한다.

현재 한 명이 부족하지만, 기초가 없는 노예병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진.


“더는 못 버티겠습니다아! 하, 하···.”

“힘듭니다요! 하아···. 핫.”


왓슨과 폴의 얼굴이 시뻘겋게 변해 급하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뒤에서 공격하던 도마와 론도 얼굴이 시뻘게졌다.

나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들어 올렸다.


“산개준비!”

“준비이이이!”

“하나, 둘, 산개!”

“살려주세요! 모로스님!”


방패를 걷으면 4명은 동시에 좌우로 굴렀다.

이상하게 도망갈 땐 호흡이 척척 잘 맞는다.

난 고개를 끄덕이며 소리쳤다.


“다시 모여서 방진 준비!”

“방진 준비!”

“준비! 하···. 하아···.”

“하아··· 하···. 씨발!”


병사들의 눈동자가 조금씩, 조금씩, 악에 받치기 시작했다.

나는 씨익-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상태창을 열어 에테르를 확인했다.


‘역시 뭐니 뭐니해도 공짜가 제일 좋지! 힘내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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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 계략 +1 21.05.30 162 14 13쪽
13 13. 계략 21.05.29 171 15 10쪽
» 12. 계략 +1 21.05.28 188 16 12쪽
11 11. 계략 21.05.27 188 18 13쪽
10 10. 분기점 +4 21.05.26 208 17 13쪽
9 9. 분기점 21.05.25 208 18 10쪽
8 8. 영주민 21.05.24 213 19 14쪽
7 7. 영주민 +1 21.05.23 214 17 11쪽
6 6. 영주민 21.05.22 230 15 10쪽
5 5. 방문 21.05.21 239 16 12쪽
4 4. 방문 +2 21.05.20 247 18 11쪽
3 3. 방문 +1 21.05.20 274 16 14쪽
2 2. 정착지 21.05.20 338 21 11쪽
1 1. 빌어먹을 운빨 게임. 21.05.20 468 2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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