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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큐 님의 서재입니다.

왜놈 때려잡는 조선각성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타큐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3.07.23 14:41
최근연재일 :
2023.09.27 10:00
연재수 :
63 회
조회수 :
80,232
추천수 :
1,727
글자수 :
338,928

작성
23.07.25 18:00
조회
2,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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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글자
13쪽

범 잡는 백정(1)

DUMMY

백정 마을 일에 지장을 주지 않고, 범을 쫓을 방법은 이들 뿐이다.

그렇다고 이 놈들에게 직접 범 사냥을 맡기진 않을거다.


“흔적만 쫓아라, 네 놈들은 직접 사냥할 필요따위 없다.”

“알겠습니다.”


신조선이란 과거로 돌아온 나보다.

항상 이 곳 산을 뛰어다니며 약탈하던 산적 놈들이 범의 흔적을 훨씬 잘 알아볼 것이다.


“북한산에 가본 적이 있나?”

“저희가 그 곳에서 왔습니다.”

“그래?”

“예, 안그래도 범이 너무 많아서 피해다니느라 그 놈들 동선은 꿰고 있습니다.”


일이 술술 풀렸다.

북한산에서 온 놈들이라면 적어도 그곳 지리에 훤할 것이다.


“일주일만 고생하면 당분간 너희들 먹고 자는데는 전혀 문제 없게 해주마.”

“옙! 형님만 믿고 따르겠습니다.”


백헌관댁에서 여노비에게 따졌던게 민망해졌다.

산적들 중에는 나보다 나이가 월등히 많은 어른들도 있는데..

적응이 안된단 말이지.


그렇게 일주일간 산적 열한놈과 백정 막내만을 데리고 범 사냥에 나섰다.


“낮과 밤 두개조로 나누어 활동할 것이다.”

“예.”

“낮엔 활동하지 않는 범들의 소굴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나 찾으면 한번에 씨를 말릴 기회이니 섣불리 움직이지말고 보고하도록 해라.”

“예!”

“밤에 범을 마주치면 사냥하되, 마리당 세명 이상의 인원이 붙도록 해라.”


산적들에게 임무를 부여하던 중, 덩치가 큰 산적이 나를 빤히 올려다봤다.


“그럼 낮엔 범을 잡지 않는 겁니까?”

“범들이 뭉쳐있는 곳에선 내가 사냥한다.”


막내를 제외한 모든 산적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했다.

이 녀석들이 나를 상대해본 적은 있지만, 인간이 범을 상대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니까.


“형님은 누구랑 함께 사냥하실겁니까..?”

“나 혼자 간다.”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는거예요?”

“입 안 다물어? 우리 형님이 하신다면 하는거다!”


조용히 지켜보던 막내가 흥분해서는 앞에 나섰다.

완전한 신뢰의 눈빛이었다.


“특별히 크고 빠른 범 한마리가 있다고 한다, 그 놈을 마주치면 죽을 힘을 다해서 도망쳐라.”

“그 놈은 잡지 않는 겁니까?”

“그 범도 내가 직접 잡는다.”


산적들의 낯빛이 좋지 않았다.

자신들보다 어린 백정의 객기라고 생각하겠지.


“가자!”


산적들은 저마다 나무 몽둥이나 낫과 같은 무기가 될 만한 것들을 챙겨 범의 흔적을 쫓았다.


범을 잡아다 바치고 백두용의 호감을 얻는다 해도 백정의 한계는 명확하다.


“알게 뭐야. 일단 저 놈부터 잡는다.”


이틀간 범을 쫓았고 그 사이 산적들이 범들이 모여있는 굴 하나를 발견했다.


“이 안에 범이 몇마리나 있지?”

“함부로 들어갈 수 없어 정확하진 않지만, 세마리 이상이었습니다.”

“잘했다, 그럼 너희는 이곳에서 대기해라.”

“예? 같이 들어가지 않구요?”


굳이 이 놈들을 데리고 호랑이굴에 들어갈 필요는 없다.

걸리적 거릴 뿐.


“혹시라도 도망쳐 나오는 범이 있거든, 마을로 향하지 못하게 막아라.”

“아니, 형님..! 몇마리가 있는지도 모르는데 어찌 혼자.. 저라도 함께 가겠습니다.”


생각지 못한 지시에 대부분 겁에 질려있던 산적들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백정 막내만은 유일하게 굴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했다.


“여기 있어라, 저 놈들에게 범 사냥을 맡길 순 없어. 도망쳐 나온 범이 있거든 네가 잡아라.”

“하.. 알겠어요 형님. 위험하면 당장 뛰쳐나오세요. 제가 돕겠습니다.”

“알았으니 여기 대기하고 있어라.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야.”


그렇게 굴 안으로 들어가자 크고 작은 범 세마리가 어둠 속에서 노란 눈을 빛냈다.


“너희도 전투력이 있구나.”


범들의 전투력은 138-240 수준이었다.


“두마리 더 찾으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어.”


기왕이면 사냥꾼들이 잡지 못한 큰 놈까지 잡고싶었다.

일반적인 범 세마리를 사냥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가장 큰 놈이 달려들자 기운을 담을 필요도 없이 맨 주먹으로 콧잔등을 쳐버렸다.

범은 주먹 한 방에 굴 끝까지 날아가 나뒹굴었고, 나머지 두마리를 정리하는 것도 순식간이었다.


“사체는 백정 마을로 옮기고 가죽은 따로 챙겨둬라.”

“···예? 사냥을 끝내셨단겁니까?”


굴에 들어간지 10분도 되지 않았다.

비각성자들에겐 믿기지 않을만도 하지.


잠시 당황했던 산적들은 무기를 챙겨들고 호랑이굴 안쪽으로 들어갔다.

떨리는 마음으로 조심스레 굴 끝 쪽에 다다르자 죽은 범 세마리가 나란히 누워있었다.


“미..미친..”

“저건 사람이 아니다.. 아무리 소 잡는 백정이라 한들 어찌 혼자..”


그렇게 세마리를 처리한 이튿날.

북한산 자락 한쪽에서 사냥꾼들을 찢어놓았던 거대 범을 포함한 세마리 범을 마주했다.


“모두 뒤로 물러서라.”

“뭐.. 저런 괴물 같은 범이..”

“형님 다같이 덤벼들어도 될까말까 한 괴물 놈 입니다.. 제발 객기 부리지마시고.”


산적 놈 중 이틀간 범 사냥을 주도했던 놈이 걱정스레 다가왔다.


“물러나라 하지 않았나.”

“형님···”

“모두 데리고 물러나라. 방해만 될 뿐이야.”

“예.. 제발 조심하세요. 위험하면 언제든 돕겠습니다.”


엄청난 위용을 자랑하는 범의 자태를 보니 막내도 조금 걱정이 된 모양이다.


세마리 범을 마주하고 온 몸에 마력을 피어올렸다.


“끼잉..낑..”


비교적 작은 두마리 범이 마력에 주눅이 들어 귀를 접고 몸을 숙였다.

하지만, 우두머리 범은 꿈쩍도 않고 노려볼 뿐이었다.


다른 두 놈의 전투력은 200초반 수준.

하지만 우두머리 놈의 전투력은 541.

보통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수치가 아니다.

범 사냥꾼들이 살아돌아온 게 기적이다.


“제법이네.”


두 범이 겁먹은 걸 느꼈는지 우두머리 범이 엄청난 소리로 울어댔다.

산적들과 막내가 귀를 틀어막았지만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울음소리만으로도 산 전체를 호령하는 산중호걸이었다.


놈의 울음소리에 나머지 범들도 정신을 차렸는지 위풍당당한 자세로 돌아왔다.


“시간 끌 것 없지, 간다.”


우두머리 범을 향해 뛰었고, 동시에 뒤에 있던 범 두마리가 먼저 달려들었다.


가운데 우두머리를 세워두고 양쪽에서 달려든 범들은 각기 내 오른쪽 허벅지와 왼쪽에서는 목을 노렸다.


퍼헉-!


상대가 몬스터나 헌터는 아니었지만, 꽤나 자신있어 보이는 놈과의 전투에 가슴이 뛰었다.


“쉽게 죽지마라.”

“크하앙-!”


허벅지를 노리고 달려든 놈 뺨을 사커킥으로 후려갈겼다.

동시에 왼쪽에서 목을 물려던 녀석의 모가지를 낚아채 바닥에 메다 꽂았다.


콰앙-!


발에 차인 녀석은 한참을 날아가 커다란 나무에 등을 부딪히며 쓰러졌고, 다른 녀석은 머리가 땅에 꽂히며 죽음을 맞이했다.


“너만 남았다.”


다른 범들의 죽음을 지켜보면서도 우두머리 범은 침착했다.


“발길질 한 번에 저 무거운 범이 날아간다고?”

“그게 문제야? 한손으로 잡아선 땅에 메다 꽂았다고.”

“저..저게 인간일리 없어...”


오히려 당황한건 인간쪽이었다.

범 사냥을 지켜보던 산적들과 막내까지도 경악을 금치못했다.


“크허어어엉!!”


그때 범이 온 힘을 다해 포효했고..


픽.쿵.


끔찍하도록 우렁찬 포효에 놀란 산적 몇 놈이 그대로 기절했다.


“보통 범의 기운은 아니구나, 그냥 죽이기엔 아깝단 말이지.”


띠링-


[ 우두머리 범을 제압하면 백두용의 호감이 올라갑니다. ]


이번에도 시스템은 범을 제압하라 하고있다.

놈을 죽이지 않을 이유가 생겨버렸다.


“운이 좋구나.”


범은 흔들림없이 나를 노려보았다.

범을 제압하기 위한 마력을 더 뿜어낼 수도 있지만..

놈의 힘을 직접 느껴보고 싶었다.


“와라.”


집채만한 범이 내게 달려들었다.

오히려 저멀리 뒤에서 지켜보던 인간들이 뒷걸음질 칠 정도의 위압감이다.

하지만..


“각성자가 범 따위를 무서워해서 쓰나.”


범과의 거리가 1미터 남짓했을 시점.


탓!


발 끝에 힘을 주고 가볍게 뛰어올랐다.


“으허!”


기절하지 않은 동생들이 내 점프력에 기함할 듯 놀랐다.

꽤나 높이 튀어올랐지만, 범의 머리를 겨우 넘긴 정도였다.


“크긴 크구나.”


다리의 탄력을 조절하긴 했지만, 범은 확실히 거대했다.

범이 머리 위로 튀어오른 인간을 찾지 못한 사이.

놈의 목덜미 위로 올라타 양팔로 감싸쥐었다.


“젠장, 다 감기질 않는구만.”


죽이기엔 아까운 범이었기에 목을 졸라 기절시키려했다.

이후엔 놈을 길들여볼까 했는데..

놈의 목은 인간의 팔로 도저히 다 감기지 않았다.


“크하아앙-!”

“파리쫓듯 털어낼 수 있는 이석준이 아니란 말이다!”


목덜미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에 화가 난 범이 몸을 털어내려 애썼다.

목을 감쌀 순 없지만, 마치 길고 두꺼운 밧줄 같은 범의 털을 양 손에 가득 쥐었다.


어색한 묵직함이 몸에서 떨어지지 않자 범의 화는 주위의 산적들을 향했다.


“멈춰라!”


길들여보려했지만, 미래의 힘이 되어줄 동료들을 해치게 둘 순 없다.

양 손에 쥔 놈의 털을 강하게 잡아당겼다.


찌이익-!

찌익-!


“크허어어엉-!”


범의 튼튼한 털들이 살가죽과 함께 벗겨졌고, 인간을 집어삼키려던 범이 고통에 몸부림쳤다.


확실히 보통 범과는 다른 놈이다.

살가죽이 떨어질 정도의 고통이라면 당장에 기절을 해도 이상하지 않을 고통일텐데..


잠시간의 고통을 견뎌내고 또 다시 산적들을 향했다.


“어쩔 수 없구나.”


사람을 해치기 전에 제압해야 했다.

양 손에 마력을 담아 놈의 양쪽 목에 가져다 댔고, 순간적으로 강한 마력을 방출했다.


찌릿-!

쿵.


산적에게 달려들던 범은 다리에 힘이 풀린 듯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으학!”


뒷걸음질 치다 넘어진 산적 위로 거대 범이 덮쳐오자 산적은 그대로 기절했다.


“이걸 버틴다고? 대단한 놈이네.”


쓰러지긴 했지만, 거대 범은 죽지 않았다.

각성자가 아니라면 아무리 튼튼한 인간이라도 버틸 수 없는 마력이다.

일반인은 상대도 못할 범이지만 이걸 버틸 줄은 몰랐다.


띠링-


[ 우두머리 범 제압에 성공했습니다. ]


“가져 온 모든 밧줄을 다 써서 주둥이와 다리를 묶어라.”

“예..예.”


맨 손으로 범의 살가죽을 뜯어버리고 단숨에 기절시키는 모습에 산적들과 막내의 어안이 벙벙해 보였다.


두꺼운 밧줄을 전부 사용해 기절한 범을 묶어 수레에 싣었다.


파사삭-!


“혀..형님.. 수레가 박살이 났습니다.”

“뭐?”


소고기를 한가득 싣고 움직여도 버티던 수레가 범 한마리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파괴되었다.


“됐다, 내가 이고 가마.”


거대 범의 몸통을 어깨에 짊어지고 앞,뒷다리를 손에 쥐었다.


다리 간의 간격이 꽤나 멀었지만, 내 월등한 신체조건이 가능케 했다.


“역시 형님..”

“저 형님은 범 잡는 모습도 범상치 않아..”

“백정이 되기 전에 대체 어떠한 삶을 살아온 걸까..”


거대 범을 제하고 북한산 범들의 씨를 말렸다.

생포해 온 거대 범을 내려놓자, 온 동네 백정들이 몰려와 구경하느라 바빴고.


“제대로 묶어놔라.”


마을 밖 한켠에 기절한 범을 묶어놓은 뒤.

도축 된 송아지 반마리를 가져다 놈의 앞에 두었다.


“킁킁.”


비릿한 육향을 맡은 거대 범은 얼마지나지 않아 눈을 떴고.


“크흐으으”


포효하려 했지만, 주둥이마저 묶여있었다.


“지금 이 줄들을 풀어줄 것이야. 하지만 사람을 해하려 들거든, 네 너를 그 자리에서 죽일 것이다.”


거대 범의 눈을 똑바로 보자, 녀석은 이해했다는 듯 눈을 끔뻑였다.


“범이 얌전해졌습니다.”

“우..우와..”

“저 커다란게 범이 맞기는 한거요?”


온 마을이 난리가 났고, 나에 대한 소문은 더욱 과장되어 퍼져나갈 것이다.


*


“오늘이 며칠째더냐.”

“사흘째 되는 날입니다. 어르신.”


안방 상석에 앉은 백두용이 문 앞에 늙은 노비에게 물은 것은 백정들이 범을 잡겠다고 약속한 날로부터 지난 기간이었다.


“사나흘 안에는 연통이 있겠구나.”

“어찌 그런 천한 것들에게 명을 내리신 건지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현재 관군은 그런 일들을 처리 할 여유가 없다.”

“관군이 아니고서야 사냥꾼들도 실패한 것을 그것들이 가능하겠습니까?”

“무리겠지..”


늙은 노비와 관계가 오래된 탓도 있지만, 백두용은 신분의 고저를 막론하고 대화가 가능한 인물이었다.


“아이고..!”

“으아아아악!!”


그 때 대문쪽이 소란스러워졌다.


“무슨 일인지 알아보고 오겠습니다 어르신.”

“아니다, 함께 가자꾸나.”


쿵.

쿠웅.

쿠웅.


묵직한 것이 땅에 부딪히는 소리와 울림이 느껴졌다.

늙은 노비와 백헌관이 마당으로 나가기 직전.


“도망쳐!!”

“버..범이다!!”


범이 나타났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또 마을까지 나타난겐가.”

“어르신께서는 침소에 드시지요, 제가 안전을 확인한 후에..”

“어르신..!”


그때 어린 노비 하나가 급히 뛰어와 백두용의 앞에 무릎을 꿇고 숨을 헐떡였다.


“숨 좀 고르고 이야기 해보거라. 무슨 일이냐. 범이 나타난게지?”

“예..헌데..”

“범이 몇마리나 나타났기에 이 소란이더냐.”

“하..한마리입니다. 살면서 저렇게 커다란 짐승은 처음 봅니다요.”


어린 노비가 범을 봤어도 얼마나 봤을까.

모든 범이 거대해 보였으리라..


“됐다, 내가 나가보마.”

“그게..! 범이 혼자 나타난 것이 아닙니다.”


답답함을 견디지 못한 백두용은 두 노비를 뿌리치고 마당으로 향했고.


“어르신, 범을 잡아왔습니다.”


백두용에게 범 사냥을 약속했던 백정이었다.

그는 지체높은 백헌관댁 담벼락보다 높은 키를 가진 범의 등에 타고 위풍당당하게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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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관군을 상대하라(1) 23.07.28 2,558 53 12쪽
6 관군을 상대하라. +1 23.07.27 2,709 52 14쪽
5 백정식 퍼스널 트레이닝 +2 23.07.26 2,881 59 13쪽
» 범 잡는 백정(1) +5 23.07.25 2,989 67 13쪽
3 범 잡는 백정 +10 23.07.24 3,271 61 12쪽
2 산적잡는 백정 +5 23.07.24 3,761 70 14쪽
1 '신조선' 유일 각성자 +10 23.07.24 4,735 8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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