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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천재 음유시인은 이세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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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파크주
작품등록일 :
2022.07.31 23:59
최근연재일 :
2022.08.07 21:00
연재수 :
8 회
조회수 :
571
추천수 :
59
글자수 :
41,477

작성
22.08.07 21:00
조회
27
추천
5
글자
12쪽

결사대 #1

DUMMY

-나는 괜찮으니, 아이야, 울지 말아라. 이 산의 안개가 걷히지 않는 한 나는 죽지 않는다.


정령 데미르는 긴 잠을 앞두고 있었다. 그는 악령과의 싸움에서 너무 많은 힘을 소비했으며, 또한 너무 큰 상처를 입었다.


“...정령님. 이제 정령님께선 어떻게 되시는 거예요?”


오필리아 코미어는 쓰러진 정령을 돌보고 있었다. 그녀는 작은 소녀처럼 훌쩍거리며 정령의 상처를 살폈으나 애초에 정령은 피와 살로 이루어진 존재가 아니었다.


-...오랜 잠에 빠지겠지. 아이야, 네 손녀가 네 나이가 될 즈음이면 나는 다시 깨어나 이 산을 지키게 될 테다.


거대한 늑대의 눈이 점점 감기기 시작했다. 그는 마지막 힘을 다해 이야기하는 듯 목소리에서 힘이 점점 빠지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대, 음유시인이여. 인간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알 수 없으나 진정한 신들의 이름이 잊히고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의 신을 숭배한다니 아마도 은밀하고도 거대한 음모가 이뤄졌으리라.


세빌이 급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렇게 말씀하셔도 저는 잘 모릅니다.”


-다른 그 누가 모르더라도 그대는 알아야 한다. 나는 느낄 수 있도다. 달의 여신 사르나는 분명 그대의 노래에 답했으니, 이 천지에 신과 소통할 수 있는 자라고 하면 오직 그대뿐이라.


가만히 옆에서 듣고 있던 길리언이 한 마디를 보탰다.


“교회에 붙잡혀 화형당하기 딱 좋겠군.”


그러자 오필리아가 뾰족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삼촌! 그게 무슨 말이세요?”


길리언은 머쓱한 듯 시선을 돌렸다. 사실 그의 말은 그리 틀리지 않았다.


칼라브리아 사람들에게 종교는 삶의 일부나 다름없었고, 누군가 그 신앙에 의문을 제기한다면 그는 아마도 이단자로 몰릴 터였다.


포용과 설득보다는 색출과 배척이 제도적으로도 훨씬 쉬웠으니.


-아즈나 숲....지혜로운 드래곤이라면 그대의 운명을 알 터...본래 인세는 신들의 헌신으로 유지되었나니...그들이 사라졌다면 이미 지옥이 되었으리라...먼 과거, 하늘이 열리는 그 때...드아룬이라는 이름의 신은 없었으니...


데미르는 커다란 아가리를 쩍 벌리고 하품했다. 그 거대한 늑대는 텅 빈 눈을 감고 잠에 빠져들었다.


마치 죽음을 맞이하는 노인처럼 깊고도 편안한 숨을 깊게 내쉰 그의 몸이 안개로 변해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는 아마도 수백 년이 지나고서야 다시 눈을 뜨게 될 것이었다.


세빌은 오필리아의 상태를 살폈다.


“괜찮으십니까?”


“네. 저는...그러니까.”


그녀는 치미는 울음을 참는 듯 어깨를 들썩였다. 세빌은 그녀가 단지 슬픔만으로 저러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세빌은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에 올리려다 순간적으로 그녀와 자신 사이에 존재하는 신분의 격차를 떠올렸다.


‘와 씨, 큰일 날 뻔했네.’


그는 자신의 반응속도에 감탄하며 급히 손을 빼었다. 분위기에 휩쓸려 하마터면 큰 실수를 저지를 뻔한 셈이었다.


“....”


오필리아 코미어는 새침한 표정으로 세빌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세빌이 어깨에 손을 올리면 모르는 척 그에게 안길 작정이었다.


그녀의 감수성은 자신을 위해 목숨을 두 번이나 건 소년에게 호감이 생기지 않을 만큼 무디지 않았다.


“저기, 세빌 님.”


“예?”


세빌은 오필리아가 자신을 부르자 긴장했다.


“혹시, 지금 몇 살이세요?”


“저 말씀입니까? 올해로 열여섯일 겁니다. 갑자기 그건 왜...”


“잠시 실례.”


오필리아는 갑자기 손을 뻗어 세빌의 팔과 다리를 주물렀다. 세빌은 깜짝 놀라 움찔했으나 그녀의 손은 아주 잠깐만 그의 몸에 머물렀을 뿐이었다.


“...몸이 아주 잘 단련되어 있으시네요? 이 정도면 1년 안에 기사 작위를 받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검술을 제대로 배우셔야겠지만요.”


세빌은 그녀의 말을 듣고 나서 자신의 두 귀를 의심했다.


“네? 기사요?”


당황한 세빌을 보며 오필리아는 입을 가리고 웃었다. 그 모습이 꽤 천진난만했기 때문에 세빌은 충격이 조금 가시는 걸 느꼈다.


“지금 절 귀족으로 만들어주시겠다는 말씀입니까?”


“그것뿐이게요? 제가 가진 땅이 조금 있으니 봉토도 내어 드릴게요. 코미어 가문은 결코 구두쇠 가문이 아니에요. 그리고 당신이 기사 작위를 얻어 귀족이 된다면.”


‘된다면?’


세빌은 조용히 그녀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우린 좀 더 가까운 관계가 될 수도 있을 거예요.”


그녀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세빌의 팔을 잡아당겼다. 세빌은 어색하게 웃으며 그녀가 이끄는 대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아주 제 삼촌은 이제 보이지도 않는군.”


그 모습을 지켜보던 길리언이 혀를 차며 그들을 뒤따랐다. 희미해진 안개 사이를 뚫고 세 사람은 금세 산을 벗어날 수 있었다.






“데미르, 내 친구가 오랜 잠에 빠졌구나.”


다시 만난 필리아는 세빌과 길리언, 오필리아를 반갑게 맞이했다. 그녀는 오필리아를 끌어안고 뺨에 입을 맞추었으며 세빌과는 가볍게 포옹했다.


다만 길리언은 절대 그녀에게 안기지 않겠다는 듯 조금 떨어진 곳에서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네. 대모님. 그분께선 너무 큰 상처를 입으셨어요.”


오필리아는 어머니처럼 따르는 엘프를 만나자 마치 어린아이처럼 그녀에게 칭얼거렸다.


“착한 아가. 그렇게 슬프니?”


필리아의 질문에 오필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살아 있는 동안에 그분을 다시 만날 수는 없겠죠?”


엘프 필리아는 시선을 돌려 세빌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부드럽게 웃으며 손가락으로 오필리아의 눈에 맺힌 눈물을 훔쳐내었다.


“어쩌면 우리는 그를 생각보다 훨씬 더 빨리 만날 수도 있을 것 같구나. 아즈나 숲에 도착하거든 현명한 드래곤께 그의 이야기를 해 보렴. 어쩌면 그분께서 해답을 주실 수도 있으니까.”


“네. 대모님.”


오필리아는 그제야 필리아의 품에서 벗어났다.


“...사실 당신께 묻고 싶은 게 많지만. 언젠가 준비가 되었을 때 당신께서 먼저 이야기를 해 주실 거라 믿습니다.”


길리언이 말했다. 그의 말대로 그녀에겐 들을 이야기가 있었다. 적어도 그녀는 모든 칼라브리아 땅을 아우르는 창조주, 드아룬이 유일한 신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길리언. 넌 항상 어른스러운 아이였지. 네 배려심이 내 마음의 짐을 덜어내는구나.”


필리아는 많은 감정이 담긴 눈으로 길리언을 바라보더니 곧 부드럽게 웃었다.


“아, 칭찬은 됐으니 이제 출발합시다. 이제 산을 벗어났으니 앞으로 이틀이면 숲에 다다를 테고, 그런 이후에는 내 형제를 도우러 전장으로 향해야 합니다.”


출발 준비는 이미 되어 있었다. 엘프 무리는 이미 로브를 입고 손에 가벼운 짐을 든 채 일행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이틀? 왜 이틀입니까? 아즈나 숲은 저 먼 수림에 있지 않습니까?”


세빌이 묻자 길리언이 혀를 찼다.


“이런 촌놈 같으니, 하긴, 네가 전이문을 어떻게 알겠느냐? 대충 마법을 이용해서 빨리 간다고 생각해라.”


‘그게 뭔데 이 십...’


아무튼 빨리 갈 수 있다면 다행이었기에 세빌은 별 불만 없이 일행을 따라 걸었다. 그는 습관처럼 하인들이 든 짐을 나눠 들기 위해 그들에게 다가갔다.


“지금부터는 그런 짓은 하지 마라. 네놈은 곧 코미어 후작가의 기사가 될 몸인데, 지금부터라도 높은 신분에 익숙해져야지. 귀족은 그런 일을 하지 않는다. 그런 일을 할 자를 고용할 뿐.”


길리언이 진지한 표정으로 세빌을 만류했다. 그의 말을 들은 하인들이 질투에 범벅이 된 눈으로 세빌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러나 그들 중 미래의 귀족에게 뭐라고 불만을 뱉을 만큼 용감한 이는 없었다.


“가서 마차에 타라. 너는 누가 뭐래도 이번 일의 일등공신이니 그럴 자격이 있다.”


길리언은 마차를 가리키며 지시했고 세빌은 조금 눈치를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피곤해 죽을 지경이었다.


마차에 올라탄 세빌은 짐 사이에 엉덩이를 끼우곤 류트를 들어 현을 몇 번 튕겼다. 아직 이른 아침이었으니 잠들기엔 시간이 애매했다.


그는 보통 남는 시간에 노래를 연습하거나 작곡하는 편이었는데, 이번에는 노래를 하나 작곡할 생각이었다.


“크흠흠, 아, 아.”


목을 푼 그는 생각나는 대로 가사를 읆조렸다.



안개가 머무는 산 쿠란에 커다란 늑대가 살았네

상냥하지만 강력한 정령, 그의 이름은 데미르

길잃은 자들을 인도하고 순진한 소녀를 좋아하지



그는 안개 정령 데미르를 주인공으로 한 노래를 만들 생각이었다. 그는 그렇게 점심 식사 시간까지 류트를 튕기며 노래를 흥얼거렸다.





**************************





여정은 꽤나 순조로웠다. 중간에 몇 번 산적을 만나거나 굶주린 늑대 떼를 만나긴 했으나 일행에게 그리 위협이 되지 않는 수준이었다.


산적은 머릿수에 눌려 물러났으며 늑대 떼는 하인들이 쏜 불화살에 놀라 한 시간 정도 그들을 뒤따르다 산으로 돌아갔다.


일행 또한 비탈이 심한 산길을 걸었다. 체력이 약하고 험지에서의 행군이 서툰 사람은 실족하여 굴러떨어지기 딱 좋은 길이었다.


“저기 통나무집이 보이냐?”


길리언이 세빌에게 산 중턱을 가리켰다. 세빌은 그가 가리키는 곳에 정말로 나무로 된 집이 있는 것을 보았다.


“저긴 우리 은색 형제단의 비밀 안가인데, 우리는 저곳에서 밤을 보내고 내일 아침 일찍 전이문을 통해 아즈나 숲 근처에 도달할 것이다.”


“그런데 전이문이 뭡니까?”


세빌이 벼르고 있던 질문을 내뱉었다.


“한쪽으로 들어가면 다른 한쪽으로 나올 수 있는 통로다.”


길리언은 조금 당황하며 그렇게 설명했고, 그는 아마 거기까지밖에 모르는 듯했다. 대충 마법의 문 같은 것이라 이해한 세빌이 감탄사를 뱉었다.


“오...”


“그리고 너는 안가에 도착하는 대로 내게 검 다루는 법을 좀 배워야겠다.”


“...예?”


세빌이 멍청한 표정으로 되묻자 길리언이 피식 웃었다.


“왜, 싫으냐?”


“싫을 리가 있겠습니까? 길리언 님은 검술의 달인이신데...감히 저 같은 게 배울 자격이 있을 것 같지 않아서...”


“어차피 며칠 가르치지도 못한다. 돌아가는 시간까지 해서 나흘 정도 가르치겠지. 그리고 네놈이 왜 배울 자격을 따지느냐?”


‘내가 가르칠 자격이 있는지도 모르겠는데.’


길리언은 뒷말을 삼키며 세빌을 격려했다.


“너는 코미어 후작 휘하의 귀족이 될 몸이다. 그리고 너라면 또래 친구가 없는 오필리아에게 좋은 친구가 될 수 있겠지. 뭐 더 깊은 관계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네게 달려 있는 일이고. 저 애는 내 하나뿐인 조카이니 내가 널 가르친다고 해서 이상할 건 없잖느냐?”


“...그렇군요?”


세빌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촌구석 출신인 그는 검술의 달인이며 ‘은색 형제단’의 마스터가 얼마만한 무력을 지니고 있는지도 몰랐고, 그들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도 몰랐다.


“게다가 네놈은 음유시인이 되겠다고 했으니 온 대륙을 돌아다닐 터. 내가 가르쳐 줄 수법 몇 개는 괴물과 싸우기에 적합할 거다. 은색 형제단의 검술은 괴물을 상대로 할 때 훨씬 강력해지니까.”


“아, 넵! 감사합니다!”


세빌은 환하게 웃으며 즐거워했다. 드디어 편을 잘 고른 대가를 수령 할 시간이었다. 그는 장장 십육 년 동안이나 시골 마을에서 굶주림과 추위, 혹은 더위에 시달렸다.


귀족이 된다면 이젠 더는 딱딱한 빵을 먹을 필요가 없었다. 빵 사이에 고기와 버터를 끼워 먹을 만큼 사치스러운 생활이 그를 기다리고 있을 터였다.


그는 머릿속으로는 작곡하고 있던 노래를 생각하며 몸으로는 주변을 경계했다. 시간을 절약했다지만 혹시 백작의 추격대나 백작이 고용한 용병대가 주변을 정찰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으니.


작가의말

오늘도 제 글을 읽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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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호감을 얻는 법 +1 22.08.04 68 9 13쪽
3 투자는 직감이다 +2 22.08.02 79 9 13쪽
2 여정의 시작 +3 22.08.01 111 9 14쪽
1 프롤로그 +2 22.08.01 122 10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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