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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천재 음유시인은 이세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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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주
작품등록일 :
2022.07.31 23:59
최근연재일 :
2022.08.07 21:00
연재수 :
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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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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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글자수 :
41,477

작성
22.08.0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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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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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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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여정의 시작

DUMMY

세빌은 검과 마법의 세상에 다시 태어나 고아로서 16년을 살았고 톰슨 마을의 촌장에게 거둬져 마을의 잡부로 일해야 했다.


그에게는 특별한 재주가 있었으나 아쉽게도 그가 살아갈 땅은 그 재주를 펼치기엔 영 적합하지 않은 곳이었다.


노래를 잘한다는 건 어느 정도 생존권이 보장된 사회적 지위에 해당하지 않는 한 매우 쓸모없는 재능이었다.


검과 마법의 땅, 칼라브리아에는 아쉽게도 가수라는 직업은 없었다.


저 강성한 동방 제국이나 부유하기로 이름 높은 프르뉴 왕국에는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세빌이 태어난 이 땅, 기사 왕국 브리티안 왕국엔 기껏해야 떠돌이 음유시인들이 왕국의 문화 수준을 떠맡고 있을 뿐이었다.


물론 세빌에겐 거주 이전의 자유가 없었으니 떠돌이 음유시인 노릇도 그림의 떡일 뿐이었고, 천운이 따라 마을을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하더라도 아직 몸이 다 자라지 않은 터라 노상강도나 산적들의 먹잇감이 될 뿐일 터였다.


그 점을 염려한 세빌은 제대로 뛸 수 있게 된 시점부터 남몰래 근육과 전투 기술을 단련했다. 전생의 기억과 지식이 그대로 남아 있던 덕에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그 결과 세빌은 꽤 어린 나이에 제법 단련된 몸을 가지게 되었고, 열여섯에 징집을 당해 전쟁에 끌려가게 되었다.



****



“....하아.”


세빌은 전방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꽤 큰 키와 탁월한 근력을 지녔다는 이유로 중장보병이 되어야 했다.


그는 그래도 같이 징집된 농노들 중에선 가장 사정이 나은 편이었다.


중장보병은 나름대로 고급 병종이었기 때문에 죽을 자리에 끌려나가기보단 이미 이기고 있는 전투에서 승기를 굳히기 위해 내보내는 편이었으니까.


물론 재수가 없으면 죽는 건 매한가지였다.


눈먼 화살이 운 없게 갑옷 틈에 꽂히거나 저 높은 성벽 위에서 던진 돌 따위에 머리를 맞아도 사망.


전장에서 마나를 다루는 기사를 만나도 사망, 명령이 떨어지기 전에 후퇴하면 사형, 뭐 하나 까딱 잘못하면 바로 죽음으로 이어지는 전쟁에서 세빌이 지금껏 살아남은 건 기적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그 행운도 오늘까지인 듯했다.





세빌은 비밀 작전에 차출되어 한밤중에 숲을 행군하고 있었다. 기사 셋과 병사 서른만이 차출된 극비 중의 극비 작전이었다.


물론 세빌은 작전의 내용을 몰랐다. 그와 같은 말단 병사는 그저 시키는 대로 할 뿐이었다. 다행히 그는 기사들과 제법 가까운 거리에서 걷고 있어 그들이 나누는 대화로 사정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 빌어먹을 계집이 협곡으로 오는 게 확실한가?”


“오십 명이나 되는 사람이 지나갈 만한 길이 그곳밖에 없습니다.”


“아무래도 불안하단 말이지. 그 음침한 마법사 양반이 일을 제대로 하는 걸 본 적이 없는데.”


“그자도 자기 어깨 위에 달린 물건이 아깝다면 헛소리를 하진 않았을 겁니다. 제아무리 그가 아일한드 백작님의 신뢰를 얻고 있다고 해도 이 작전에 실패했다간 목을 내놔야 할 테니까요.”


아무래도 누군가를 잡으러 가는 모양이었다.


‘...대체 누굴 잡으러 가는 거지?’


세빌은 고민했다.


그는 브리티안 왕국에서 ‘남부의 패자’라 불리는 아일한드 백작의 진영에 속해 있었다.


남부에서 잘 지내던 백작은 4개월 전 난데없이 한 귀족 가문에게 선전포고한 뒤 군사를 일으켰는데, 그 상대는 근 이백 년 동안 그 어떤 가문과도 마찰이 없었던 코미어 후작 가문이었다.


왜 전쟁을 일으켰는지 물론 세빌로선 알 수 없었다. 그는 징집된 농노였고, 그는 본래라면 싸우라는 곳에서 싸우다가 죽을 운명이었으니까.


다만 그는 오래 살고 싶었기에 이 전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있어야 했다. 그래야 결정적인 순간에 살아남는 선택을 할 수 있을 테니까.


‘가만히 있는 가문을 건드렸다는 건 뭐 그 가문에서 뜯어낼 게 있다는 거겠지. 요 몇 달 동안 양측 진영은 무의미한 소모전을 반복했고.’


아일한드 백작과 코미어 후작은 한 평원을 사이에 두고 주둔하며 수십 번이나 붙고 또 물러났다. 사상자를 고작 수십 명밖에 남기지 않는 소규모 국지전이었다.


병력의 수는 백작 측이 우월했으나 문제는 코미어 후작가의 기사단이었다. 기사단끼리 맞붙으면 열 번에 아홉 번은 백작의 기사단이 졌다.


아무래도 이 답답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백작 측에서 도박을 건 게 아닐까 싶었다.


‘...계집이라고 하는 걸 보니 무슨 여자를 쫓는 것 같은데.’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가 없었다. 상황을 파악하기엔 정보가 너무 적었다. 다만 이 작전을 지휘하는 기사가 악랄하기로 유명한 티어니 경이라는 사실이 마음에 걸렸다.


그는 소문이 영 좋지 않은 사람이었다. 전투에서도 앞에 나가 적을 죽이기보다 도망치는 아군의 목을 베는 데 열중하는 기사이기도 했다.


‘이거 잘못하다간 여기서 죽겠는데.’


세빌은 정신을 바짝 차릴 필요성을 느꼈다. 지금까지 운이 좋아 살아남았는데 여기서 죽으면 억울해서 눈도 감지 못할 것 같았다.


“저기 협곡이 보입니다.”


“그래. 보이는군. 병사를 배치하도록. 자네가 병사 스물과 함께 저 아래 협로에서 길을 막고 있도록. 적당한 때에 신호하면 불화살을 쏘도록 하지.”


지휘관 티어니 경이 지시하자 부관인 하록 경이 고개를 끄덕였다.


중장보병인 세빌은 활을 쏠 줄 몰랐다. 그는 자연히 협곡을 내려가 다른 병사들과 함께 길을 막게 되었다.


마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만큼 좁은 길만 있을 뿐이었으니 협곡 위에서 아래를 향해 공격한다면 아래에 있는 이들은 변변찮은 대응도 하지 못하고 무너질 것처럼 보였다.


이곳을 점령한 쪽은 이 길을 지나는 병력이 몇 배나 되더라도 승리할 수 있을 것이었다.


“자, 준비하도록. 임무는 다들 알고 있겠지. 하록 경?”


“예. 준비시켰습니다. 세빌. 준비하도록.”


“아, 예.”


정말 하기 싫었으나 세빌에겐 특별한 임무가 하나 더 있었다. 그는 급히 갑주와 투구를 벗고 한껏 맵시를 낸 녹색 튜닉으로 갈아입었다.


“네가 잘 해낼 거라 믿는다. 세빌.”


부관 하록 경이 세빌을 응원하며 뭔가를 내밀었다. 세빌은 억지로 웃으며 대답했다.


“예. 믿어 주십시오.”


그것은 역사가 가장 오래된 현악기인 류트였다. 녹색 튜닉과 각진 모자를 쓴 세빌은 누가 봐도 유랑하는 음유시인처럼 보였다.


그는 음유시인으로 위장해 적과 조우한 뒤 그들의 긴장을 풀어 놓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하, 나서지 말았어야 했었는데.’


노래를 잘 하는 병사를 찾는다는 말에 혹시나 좀 안전한 일을 맡게 되지 않을까 싶어 냅다 손을 든 게 패착이었다.


기껏해야 노래를 불러 아군의 사기를 올리거나 적의 수장을 모욕하는 노래를 하게 될 거라 여겼건만 그가 맡은 일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위험하고 또 중요한 일이었다.


“하록 경, 정찰병으로부터의 보고입니다. 저 멀리 오필리아 코미어와 그 무리가 모습을 드러냈다고 합니다.”


정찰병의 보고에 지휘관 하록 경이 고개를 끄덕였다. 세빌은 몸을 돌려 걸음을 옮겼다. 협곡 아래로 내려가기 위해서였다.


‘오필리아 코미어? 그거 코미어 후작의 딸 이름 아닌가? 설마 딸을 잡아 인질로 삼을 셈인가? 그럴 리가 없는데.’


기사 왕국인 브리티안에서 그런 짓을 했다간 공공의 적이 될 터였다. 기사도와 명예로운 결투에 미친 이 나라 사람들은 불명예스러운 싸움을 대량 학살보다 더 나쁘게 쳤다.


협곡 아래로 내려가자 저 멀리 짐을 실은 마차 한 대와 한 무리의 사람들이 걸어오는 게 보였다. 세빌은 급히 류트를 연주하며 노래를 불렀다.



염치를 모르는 늑대 무리가 용의 보물을 탐내니

기사도를 저버리고 명예도 모르는 이들에겐

마땅히 신의 벌이 내리리라


늑대의 피와 절규가 드룬 평원을 물들이면

용의 힘찬 날갯짓이 뒤따르리니

오, 거룩한 신이시여

정의로운 자의 편에 함께하시길



그저 아일한드 백작을 비난하면서 코미어 후작가를 치켜세우는 내용의 노래였다. 아일한드 가문의 상징은 늑대였고 코미어 후작의 상징은 용이었다.


딱히 수준이 높은 노래도 아니었고 멜로디 또한 무난했으나 세빌의 목소리는 협곡을 울리며 멀리 퍼져나갔다.


조금이라도 어색하게 불렀다간 저쪽에서 오는 사람들이 의심하고 냅다 화살을 날릴 수도 있었으니 세빌은 진심으로 열창할 수밖에 없었다.


곧 마차와 일행이 세빌을 근처까지 이르렀다. 세빌은 선두에서 말을 몰고 있는 한 기사를 발견했다.


그녀는 아직 어린 티가 나는 여기사였는데, 길게 기른 머리카락을 한 갈래로 묶고 은색 갑주를 입었다.


“오, 명예로운 기사님! 이런 곳에서 기사님 같은 분을 만나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세빌은 호들갑을 떨며 일행을 살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무장한 사람은 여기사와 그의 옆에서 말을 모는 가죽 갑옷 차림의 사내뿐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로브를 눌러쓰고 얌전히 그 뒤를 따르고 있었다.


몇몇은 덩치가 특히 작은 게 아예 어린아이인 듯했다.


‘...어?’


세빌은 급히 상황을 파악하려 애썼다. 사실 어려울 것도 없었다. 이 작전이 우회하는 적군을 기습하는 게 아니라 무장하지 않은 사람들을 습격하는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드러나 있었다.


“네놈은 누구냐?”


여기사의 옆에 서 있던 사내가 물었다. 세빌은 그 수염이 덥수룩한 사내에게서 강자의 여유를 느꼈다. 몸에 찬 방어구라곤 가슴을 가리는 흉갑 뿐이었고 허리에는 허름한 장검을 한 자루 찼다.


세빌은 자신의 직감이 경고하는 목소리를 들은 것만 같았다. 여기서 선택을 잘못했다간 까딱없이 죽을 거라는 예감이 관자놀이를 찌르는 기분이었다.


“저 말이십니까? 저로 말할 것 같으면 역사에 남을 위대한 노래를 짓기 위해 전쟁터를 떠돌아다니는 음유시인....”


본능적으로 말을 잇던 세빌은 목을 타고 식은땀이 흐르는 걸 느꼈다.


이성적으로는 당연히 계속 연기하는 게 맞았다. 이곳에 무장한 이라곤 두 명뿐이고, 이백 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무장한 아군이 서른 명도 넘게 있었다.


그런데 왜인지 사실대로 밝혀야만 할 것 같았다. 근거는 빈약하고 터무니없었으나 이대로 갔다간 정말이지 죽을 것만 같았다.


세빌은 이번 한 번만 이성을 무시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은 아니고, 사실 여러분을 습격하기 위해 파견된 별동대의 일원입니다. 제가 먼저 음유시인인 척 접근해 여러분을 안심시킨 뒤 이 길을 쭉 따라가면 나오는 협곡에서 여러분을 기습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사내와 여기사가 황당하다는 듯 서로를 마주 보았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우리에게 왜 그런 사실을 밝히는 거냐? 예정대로 기습했으면 될 것을?”


사내가 물었다. 그에게는 세빌이 적군이라는 것보다 세빌의 행동에 대한 의문이 더 중요한 듯했다.


세빌은 망설임 없이 로브로 얼굴과 몸을 가린 행렬을 가리켰다.


“저들은 무장하지 않았잖습니까? 저는 지휘관에게 무장하지 않은 민간인을 기습한단 이야기를 듣지 못했습니다.”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거짓말을 한 세빌이 사내의 눈치를 살폈다. 사내의 입술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는 걸 확인하자 세빌은 안도의 한숨이 치밀어 오르는 걸 느꼈다.


“저 굶주린 늑대 무리 사이에도 제법 정의로운 친구가 하나 있었군. 제기랄, 저놈이 어찌나 노래를 잘 부르는지 깜빡 속을 뻔했잖은가. 엄마 배 속에서부터 노래했다고 해도 믿을 실력이더군.”


‘뭐라고?’


그대로 거짓말을 했어도 속았을 거라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세빌은 곧 자신의 선택에 만족하게 되었다.


“그냥 갔다간 큰일이 날 뻔했군. 오필리아, 내 사랑스러운 조카. 여기서 잠시만 기다리거라. 저 늑대 새끼들은 감히 내 핏줄을 해치려 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네. 삼촌. 부탁드려요.”


여기사는 허리를 숙여 사내의 왼쪽 볼에 입을 맞추었다. 사내는 그 자리에서 검을 뽑더니 앞으로 뛰쳐나갔다. 그 속도가 전투마의 최고 속도보다 두 배는 더 빨랐기에 세빌은 기겁하며 옆으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으아악!”


세빌은 저렇게 움직이는 사람을 처음 보았다. 아일한드 백작 소속의 그 어떤 기사도 저 사내처럼 움직이지는 못했다.


트롤이나 거인 같은 괴물들과 싸워 이겼다는 대륙적으로 유명한 전사들이나 저렇게 초인적인 신체 능력을 지닐 터였다.


“이리로 오세요. 음유시인 님. 저분께선 검의 달인이시자 ‘은빛 형제단’의 마스터이시니 적이 몇 명이 매복했든 금방 처리하고 돌아오실 거에요.”


여기사가 방긋 웃었으며 손짓했다. 세빌은 멍한 표정으로 그녀의 곁으로 걸었다.


“당신의 선택에 감사드립니다. 만일 매복에 당했더라면 저희는 몰라도 이 불쌍한 사람들은 몇 명이나 다치고 죽었을 거예요. 오필리아 코미어가 후작 가문의 이름으로 당신에게 보답하겠습니다.”


이 여기사는 후작 가문의 딸이 맞았다. 그러나 세빌에겐 그런 사실보다 방금 뛰쳐나간 사내가 검의 달인이자 ‘은빛 형제단’의 마스터라는 게 더 중요했다.


저 말이 사실이라면 사내는 인간을 초월한 괴물일 터였다. 세빌은 자신이 요단강에 발을 잠시 담갔다가 빼었다는 걸 인지하곤 하마터면 다리에 힘이 풀릴 뻔했다.


‘...뒈질 뻔했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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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신을 찬양하라 #2 +2 22.08.06 53 6 11쪽
5 신을 찬양하라 #1 +1 22.08.04 68 8 12쪽
4 호감을 얻는 법 +1 22.08.04 68 9 13쪽
3 투자는 직감이다 +2 22.08.02 80 9 13쪽
» 여정의 시작 +3 22.08.01 112 9 14쪽
1 프롤로그 +2 22.08.01 124 10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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