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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쉼터

헌터스 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전탁
작품등록일 :
2016.08.04 05:40
최근연재일 :
2016.11.06 17:40
연재수 :
4 회
조회수 :
3,299
추천수 :
3
글자수 :
15,907

작성
16.08.05 14:09
조회
327
추천
1
글자
6쪽

#1 영몽(零夢)

가볍게 즐겨주세요.




DUMMY

과학이 발전한 이래, 오컬트라는 것은 점점 사장되어가고 있었다. 새로이 발견된 수많은 과학이론이 오컬트적 요소들을 반박하기 시작했고, 대게는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


딸랑.


“어서오세요~”


그런 의미에서 대구 외곽의 한적한 자리에 위치한 카페 ‘하로에리스’는 시대에 맞지 않는 가게라 할 수 있었다. 세계 각지의 오컬트 물품과 그와 상반되는 현대 서적들이 즐비한 가게는 과연 장사가 될지 의문이 들었으나 의외로 수입은 적당히 들어오는 편이었다. 그것은 이곳이 한국에서 흔치 않은 오컬트 카페임과 동시에, 세심한 관리로 유명한 북 카페였기 때문이었다. 결정적으로 가게의 오너가 붙임성 좋은 미녀라는 점도 수입에 한 몫을 차지했다. 지금도 그녀는 가게로 들어서는 손님을 향해 부드러운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조금 일찍 왔네요?”

“아, 그렇습니까? 그럼 기다리지요.”


그녀의 인사를 받으며 자리에 앉는 이는 말 그대로 ‘거칠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한 남성이었다. 누가 봐도 위압적으로 생긴 그는 마치 영화 속의 람보처럼 울룩불룩한 몸매를 자랑했는데 얼굴에 나있는 칼자국은 그런 그를 더 험악한 인상으로 만들고 있었다. 그러나 가게의 오너인 여성은 위축되긴 커녕 오히려 여유로운 모습으로 커피를 내린 후 그에게 건네며 말했다.


“곧 올 거예요. 그녀의 시간 약속은 정확하니까.”

“고맙습니다.”


커피를 받은 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정중한 태도로 감사를 전했고 오너인 여인은 슬쩍 미소를 지으며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 동시에, 가게의 문이 거칠게 열리며 헌팅캡을 눌러쓴 여인 하나가 들어섰다. 그 모습에 막 카운터에 다시 자리 잡은 여인의 눈썹이 살짝 찌푸려졌다.


“비연, 당신이 그렇게 해버리면 멀쩡한 문도 고장나버린다고요?”

“미안.”


불평이 섞인 듯한 말에 짧게 대꾸한 여인은 거침없이 우락부락한 남자의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 그리곤 웬 어울리지 않게 커피냐는 표정을 지으며 남자를 쳐다보았고 남자는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커피도 마실 줄 알았나?”

“하하.. 공짜 커피는 거절하지 않는 편입니다.”


가게에 들어섰을 때보다 더 공손해진 남자의 모습에 여인, 비연은 갖잖다는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래서, 정보를 주겠다고?”


윤기가 흐르는 흑발과 미끈한 몸, 그리고 동양계라곤 믿기지 않는 큰 눈을 지닌 그녀의 모습은 아름답다고 밖에 할 수 없었다. 그러나 남자는 겉모습만으로 그녀를 판단해선 안 됨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이미 남자가 살아가는 세계에서는 신화와 동급인 존재였으니까.


“그게.. 정확히는 콜로니 로드 쪽이 아니라 스포어(spore) 쪽입니다만...”

“날 농락할 생각이었다면 만점을 주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꺼져. 죽여 버리기 전에.”


낮게 으르렁거리는 듯한 여인의 목소리에 남자는 식은땀을 흘렸다. 그녀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남자 또한 평범하다고 볼 수 있는 인간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그는 마른 침을 삼키면서도 간신히 하고자 하는 말을 모두 내뱉을 수 있었다.


“하..하지만 확실히 정보가 있을 겁니다! 스포어(spore)는 녀석의 피를 이어받은 녀석들이니까요!”


말이 끝남과 동시에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던 여인이 일어서며 말했다.


“...안내해.”

“그러죠.”


그렇게 남성을 뒤에 달고 가게를 나서던 여인은 문득 걸음을 멈추곤 카운터를 향해 말했다.


“다연, 일전에 주문했던 건?”


그녀의 물음에 카운터에서 컵을 닦고 있던 가게의 오너이자, 유일한 직원인 여인은 누가 봐도 영업용과는 거리가 먼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물론이죠. 이 나라는 처음에 들여올 때만 주의하면 그 후론 딱히 검사하지 않으니까 금방 끝났어요.”


그리고 그녀의 대답에 비연이라 불린 여인은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열쇠는?”

“꽂혀있어요.”

“....?”


둘의 대화에 남자는 이해를 하기 힘들다는 얼굴이었지만 가게를 나서고 나서 비연이라 불린 여인이 주차장에 있는 무언가를 향해 다가섰고 그것을 확인한 남자는 아연한 표정을 지었다. 그곳에 있는 건 바이크, 한국에선 흔히 오토바이라고 부르는 물건이었다. 더군다나 바이크라고는 평생 사본 적 없는 남자가 보기에도 명품임을 알 수 있는 물건이었다.


“딱 봐도 비싸 보이는 군요..”

“그렇군. 한화로 치면 3억 쯤 들었으니까.”

“컥.. 3억...?”


그리고 여인의 대답에 남자는 헛숨을 들이켰다. 어지간한 외제차도 2억 안이면 산다. 흔히 말하는 람보르기니네 뭐네 하는 슈퍼카들은 가뿐히 수십억쯤은 하지만 바이크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애초에 바이크가 억대를 호가하는 것부터 이미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뭔 놈의 오토바이가 3억씩이나...”


그런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여인은 분명 그럴 자격이 있었지만, 이륜차를 기본적으로 제대로 된 교통수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살아온 남자에겐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었다.


“흠.....”


남자가 벙 짠 사이에 어느새 헬맷까지 착용한 여인이 시동을 걸자 조용하지만 힘 있는 엔진음이 바이크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잠시 살피듯 바이크의 엔진음을 울리게 만들던 여인은 남자에게 고개를 향하며 말했다.


“너.”

“네?”

“이미 한 번 가봤을 테니 없어도 갈 수 있겠지?”

“그렇죠. 여긴 제 앞마당이니 말입니다.”

“그럼 네 휴대전화로 네비게이션 좀 찍어.”

“왜 하필 제 걸로...”

“내건 네비게이션이 지원되지 않아.”

“.....”


슈퍼바이크와 대비되는 너무나도 일반적인 요구에 잠시 멍한 표정을 짓던 남자는 이윽고 포기한 얼굴로 자신의 휴대전화 네비게이션을 키기 시작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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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22 흠칫
    작성일
    16.08.06 05:23
    No. 1

    허허허허.... 이거 완전 재미 있습니다.
    습작을 열심히 쓰신 이유가 이 글 때문이었군요.
    일단은 선작 해두고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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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1 영몽(零夢) - (3) 16.08.10 300 0 9쪽
3 #1 영몽(零夢) - (2) 16.08.07 240 0 9쪽
» #1 영몽(零夢) +1 16.08.05 327 1 6쪽
1 프롤로그 - 악몽 +2 16.08.04 543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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