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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러버 님의 서재입니다.

욕망에 눈을 뜬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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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러버
작품등록일 :
2022.10.26 14:28
최근연재일 :
2022.11.11 11:40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594
추천수 :
65
글자수 :
72,475

작성
22.11.02 12:20
조회
56
추천
3
글자
13쪽

실력 입증 (1)

DUMMY

하진이 확신하며 발을 떼는 순간 묵직한 무언가가 날아왔다.


퍽-!


“이건 뭐야.”


무신경하면서도 살기 넘치는 음성이 묵직한 주먹과 함께 하진의 관자놀이를 강타했다.

하진은 어질한 정신과 함께 강한 충격으로 인해 온몸이 굳은 채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이런, 말도 안되는-’


그대로 필름이 끊겨버렸다.



*



“크윽-”


털썩!


하진은 몸에 힘을 주며 일어서려 했지만, 자연스레 힘이 풀리며 바닥에 부딪쳤다.


[욕망이 해소되었습니다.]

[활성화된 마법이 비활성화 상태로 돌아갑니다.]


썩 기분 좋지 않은 음성이 들렸다.

얼굴이 바닥에 닿은 상태로 주변을 살피자 수많은 발들이 보였다.


‘마지막 기억이 뭐였지?’


쾌속 마법으로 빠르게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서 적의 인원을 파악했다.

틈을 발견하고 탈출하려는 순간.

무언가 머리를 가격하더니 그대로 기절했다.

그 결과, 아직 확실하지는 않지만 붙잡혀 버렸다.


‘이런, 망할. 뭐가 문제였지······.’


지끈거리는 머리를 굴려보니 쉽게 답이 나왔다.

바로 자만심이었다.


문밖으로 나가서 확인한 인원은 총 6명이었다.

예상보다 많은 수였지만 1명 더 많았기에 그리 당황하지 않았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이 정도는 충분히 빠져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레닷을 상대해서 생각이 너무 안일해졌어.’


레닷은 회장 직속 경호팀 실장이다.

하진은 그런 그를 상대로 도망쳤기에 자신감이 차오른 상태였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는 지금과 다른 점이 있었다.

충성심이 최고인 레닷은 회장의 죽음으로 이성을 잃었다.


‘마법사에게 분별력이란 목숨과도 같은 요소지.’


거기다 레닷은 이제 막 각성한 하진의 모습을 눈앞에서 봤다.

아무리 발버둥 쳐봤자 독 안에 든 쥐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레닷 입장에서는 문성을 죽였든 말든, 똑같은 벌레라고 생각했을 테니까.

그런 상대에게서 겨우 도망치고 자만한 꼴이라니 어이가 없었다.


스스로의 행동을 자책하던 그때.

갑자기 몸이 위로 들어올려졌다.

동시에 양 겨드랑이에 강한 악력이 느껴졌다.


“끄아악!”


하진은 눈을 크게 뜨며 주변을 살폈다.

정장을 입은 거구의 두 사람이 양팔을 붙잡고 있었다.


“이, 이건 뭐야.”


놀란 하진은 입을 떡 벌렸다.

잡고 있는 사람 때문이 아니었다.

하진을 중심으로 수십 명의 사람이 돔 형태의 내부에 가득 차 있었다.

위쪽은 반원의 불투명한 유리창으로 감싸져 있었다.


"왜 이렇게 늦게 일어나? 생각보다 능력치가 낮은가 보네."


천장 중앙의 스피커에서 변조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스피커의 말대로라면 생각보다 오랜 시간 기절해 있었다.

그렇다면 죽일 기회가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원하는 게 있으니까 살려뒀을 거야, 뭘 원하는지 확실히 알아내면 살아남을 수 있어.’


하진이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에 스피커에서 다시 소리가 들렸다.


“많이 실망했지만, 일단 확인은 해봐야겠지? 최대한 능력을 보여봐. 시작해!”


그러자 양팔을 잡고 있던 거구의 사람은 남은 한쪽 손으로 하진의 심장을 강타했다.


퍼억-!


“크악!”


하진의 입에서 자연스레 비명이 새어 나왔다.

극심한 고통을 예상한 머리와는 달리 아무런 피해도 없었다.

시선을 아래로 천천히 내리자 두터운 손에는 포션이 들려있었다.


“이걸 왜···?”


구하려고 해도 구하기 힘든 귀중한 포션의 등장에 당황했다.

포션은 심장을 통해 하진의 신체 곳곳에 퍼졌고,

부상 당했던 몸은 순식간에 원래대로 돌아왔다.


【마나】 90/90


하진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붙잡고 있던 사람들의 얼굴을 보려고 했지만,

그들은 이미 사라진 후였다.

이제 남은 건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수십 명의 사람들 뿐이었다.

무리 속에서 하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포션 주입이 끝났다. 모두 공격 준비!”

“네!”


기껏 비싼 돈 주고 회복시키고 다시 공격을 한다고?

지금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가만히 있을 여유 따윈 없었다.

스피커의 말을 추측해보면, 살아남으려면 능력을 보여줘야 했다.


“무기 꺼내들어!!”


앞의 무리들은 동시에 몽둥이나 쇠파이프 같은 둔기류 무기를 꺼내 들었다.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저들은 마법사가 아닌 일반인이다.

마법만 제대로 발동되면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다.


“제발 이번에는 제대로 떠라.”


무리들의 둔탁한 발소리와 거친 함성이 합쳐지며 하진을 압박해왔다.

하진은 극심한 공포를 느끼며 살아남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때, 원하던 음성이 들렸다.


[기준치 이상의 욕망이 감지됐습니다.]

[보유한 마나가 충분하기에 마법이 발동됩니다.]

[욕망 해소에 필요한 마법을 머릿속에서 탐색합니다.]


하진은 미소를 지으며 다음 단계를 기다렸다.


[활성화 마법 : 순간이동(A)]

[효율적인 마법사용을 위해 신체 능력이 일시적으로 조정됩니다.]


드디어 원하던 마법이 발동됐다.

바로 도망치고 싶었지만 그 방법은 좋지 못했다.

지금 갈 수 있는 곳은 집뿐이었고, 그럼 다시 잡힐 게 뻔했다.

그때는 지금처럼 기회조차 주지 않고 바로 죽일 것이다.


‘거기다 이번에는 대놓고 잡았으니 이 건물 전체에 추적 마법을 쫙 깔아뒀을 거야.’


그럼에도 전투 마법이 아닌 순간이동 마법을 바란 이유가 있었다.

바로 쾌속 마법을 사용했을 때가 떠올라서였다.

그 당시에는 너무 자만해서 안일한 상태였다.


쾌속 마법의 핵심은 스피드가 아니었다.

보조 마법으로 자주 쓰이는 쾌속은 멀티태스킹이 중요했다.

머리 회전을 유지한 상태로 빠르게 움직이며 파괴력 있는 마법을 난사하는 것.

그게 키포인트인 마법이었다.


‘그런 마법을 무식하게 빨리 움직이는 데에만 썼으니 탈출할 수 있었을 리가 없지.'


순간이동은 공간 지각과 일정 범위를 투시하는 능력이 중요했다.

그래야 적재적소로 알맞은 장소에 위치를 설정하고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진은 주변의 사람들이 가까이 다가오는 와중에도 고개를 위쪽으로 움직였다.

핵심은 눈앞의 사람들이 아니라 명령을 내리는 사람을 찾는 거였다.


‘찾기만 한다면 어중이떠중이 몇 명 잡는 것보다 훨씬 더 좋게 보겠지.’


순간이동을 사용하기에 최고의 효율로 변한 신체는 주변에 흩뿌려진 마나를 세밀하게 살폈다.

여러 계열의 다양한 마나가 공중에 가득 깔려있었다.

마치 다양한 철실을 엮어서 하나의 마법망으로 만든 느낌이었다.


‘공통점이 있다면 한곳으로 모여든다는 정도네.’


그렇다면 목적지는 정해졌다.

마나가 모이는 곳으로 눈을 집중시키며 투시하려 했다.

방해 마법 때문에 제대로 된 확인은 어려웠지만, 대략적으로는 보였다.

수십 명의 마법사로 구성된 경호원들, 그리고 그 중심에 앉아 있는 한 명의 사람.


“저기다.”


하진은 수많은 둔기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와중에도 집중을 멈추지 않았다.

최후의 순간까지 불투명한 유리 내부를 투시하려 애썼다.

조금이라도 많은 정보를 획득하기 위해서.


“지금이야.”


여러 마법망 사이로 약간의 틈을 발견했다.

유리창 전체를 감싸고 있는 것처럼 보이던 촘촘한 방해 마법에도 작은 구멍은 존재했다.

비록, 목표와는 거리가 있었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하진은 가슴에 박힌 포션 유리 조각을 주머니에 넣으며 마법을 사용했다.


슉-


하진을 향해 달려들던 사람들은 확신했다.

손쉽게 돈을 벌었다고.


콰직!


하지만 무기들은 사람의 신체가 아니라 맨바닥을 내리찍었을 뿐이었다.

그들은 놀란 눈으로 주변을 살폈고, 그건 위쪽의 사람들도 다르지 않았다.

앉아 있던 목표물은 놀라워하며 벌떡 일어섰다.


순간이동에 성공한 하진`은 빠르게 감각을 활성화시켰다.

뛰어난 공간 지각 능력 덕분에 눈앞에 보이는 곳부터 투시로 확인된 곳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그와 동시에 연결된 공간 사이에 얽히고설킨 마법망을 확인했다.


‘밖에서 봤을 때보다는 널널하네. 설마 외부에서 들어올 거라고 생각을 못한 건가.’


마법망 사이로 틈이 여러 군데 보였다.

경호원들은 갑자기 나타난 하진을 보고 놀랐지만, 바로 공격 준비를 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인데도 완벽한 대처였다.

일반적인 마법사가 상대였다면 말이다.

하진은 허점을 노리며 이동을 반복했다.


“조금만 더.”


목표물과의 거리가 점점 좁혀졌다.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쉽게 보이던 허점들은 빠르게 보완되어 갔다.

이제 2번만 이동하면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목표물 주변에 있는 경호원들은 급이 달랐다.


“이사님을 주변으로 방어막을 치고, 나머지는 저놈한테 화력 집중해!”

“네! 강팀장님.”


익숙한 목소리였다.

하진을 한 방에 기절시킨 사람.

그가 냉철하고 침착하게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이사?’


하진은 긴박한 상황이었지만 정확히 들었다.

진성 그룹에서 이사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몇 없었다.

바로 회장의 아들과 딸 뿐이었다.

그렇다면 하진을 납치한 사람들은 회장의 자식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럼 왜 고문이나 보복을 하지 않고, 이런 귀찮은 테스트를 하는 거지?’


잠깐 의문이 들었지만 지금은 생각할 틈이 없었다.

눈앞에 무수히 많은 마법들이 날아왔다.

순간이동을 적절히 사용하며 공격을 피했지만, 그 사이 마법망은 점점 촘촘해져 갔다.


하진은 어떻게든 해결할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주변을 살폈다.

그러다 시선이 창밖으로 향했다.

안에서는 밖이 아주 잘 보였다.


‘내부가 견고해질수록 외부는 허술해지고 있어.’


마법은 점점 살벌하게 연계되어 왔고,

이 이상 공격을 피하려면 뒤로 물러서야 했다.

지금 뒤로 물러서면 다시는 앞으로 발을 내딛을 수 없게 된다.

앞에 보이는 경호원들은 하진보다 훨씬 더 경험이 많은 존재들이니까.


“이거 말고는 방법이 없겠네.”


하진은 망설임 없이 마법을 사용했다.

몸이 분해되고 유리벽에 생긴 빈틈으로 이동했다.

팀장은 빠른 속도로 마법망을 좁혔지만, 간발의 차이로 이동에 성공했다.

일반적인 마법사였다면 이동 중에 몸이 두 동강 났을 정도로 엄청난 반응 속도였다.


“후, 살벌하네.”


강팀장은 눈썹을 움찔하며 하진을 노려봤다.

그러고는 무전기에 대고 소리쳤다.


“아래에 있는 인원, 목표물이 떨어지면 즉시 반 죽여놔.”


지시와 동시에 아래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들렷다.


“네! 알겠습니다.”


하지만 하진의 시선은 떨어지는 아래가 아니라, 이사 근처에 있던 유리벽에 향해 있었다.

강팀장은 그런 시선을 보고는 놀라며 주변 경호원들에게 지시했다.


“내부에 집중시켰던 마법망 유리벽 쪽으로 옮겨! 빨리!!”


하진은 그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행동하고 있었다.

가장 구멍이 크고 경호원들도 쉽사리 눈치채지 못하는 사각.

그곳을 정확하게 찾아내서 마법을 사용했다.

지금까지 보여줬던 모습과는 차원이 다른 속도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모든 힘을 다 쏟아부어야 해.’


실제로도 마지막 기회였다.

여기서 어중간하게 했다가는 마법망이 좁혀서 신체가 절단되거나,

경호원에게 잡혀서 죽기 직전까지 구타당할 확률이 높았다.


남아 있는 모든 에너지를 끌어모아서 한 번에 방출시켰다.

분해된 하진의 입자가 구멍을 빠르게 통과하고 있었다.

그때, 강팀장의 매서운 눈이 그 모습을 정확히 포착했다.


“어딜!”


다른 경호원들과는 급이 다른 속도였다.

일반적이라면 이 정도까지 통과했으면 아무리 빨라도 방해가 불가능했다.

하지만 강팀장의 마법 운용 능력은 남달랐다.


‘이런 말도 안 되는!’


하진은 자신의 종아리에 위협적인 분쇄기가 닿는 기분이 들었다.

섬찟함과 동시에 생존 욕구가 미친 듯이 날뛰었다.

발목에 서늘한 톱니가 닿기 직전, 눈을 먼저 이동시켰다.

방어막 사이를 정확히 비집고 들어가는 신기(神技)였다.

빠르게 주변을 살피며 위치를 파악했다.


“지금이야!”


순간이동은 장소에 대한 정보가 많을수록 빠르고 디테일하게 사용 가능한 마법이다.

눈을 통해 이전보다 훨씬 많은 정보가 입력됐다.

덕분에 마법망이 발목을 자르기 직전에 한발 앞서서 이동에 성공했다.


일반적인 마법사라면 눈을 먼저 이동시키는 비현실적인 활용은 시도도 안 했을 거다.

하지만 하진이 가진 사기적인 능력은 비현실을 현실로 만들어주었다.

비록, 신발 뒤꿈치가 뜯겼지만 이 정도면 값싼 대가였다.


‘멈춰있을 시간이 없어.’


하진은 몸을 가누기도 전에 눈으로 봤던 목표를 향해 포션 유리 조각을 들이밀었다.

눈을 먼저 이동시킨 탓에 시야가 조금 흐릿했다.

그럼에도 유리 조각은 정확히 목표물의 목을 향해 다가갔다.

하진의 눈에 자신을 납치해 온 사람이 보였다.


‘설마 정체가 이 사람이었을 줄이야.’


처음 봤을 때는 긴가민가했지만,

조금씩 정상적으로 돌아오는 시야를 통해 점점 확신이 들었다.

그의 정체는 진성 그룹의 넷째 아들.

이진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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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계획 실행 (1) 22.11.10 14 0 12쪽
11 심층부 (2) 22.11.09 18 0 13쪽
10 심층부 (1) 22.11.08 20 1 14쪽
9 갑작스러운 등장 (3) 22.11.07 24 1 13쪽
8 갑작스러운 등장 (2) 22.11.06 29 2 12쪽
7 갑작스러운 등장 (1) 22.11.05 31 1 12쪽
6 사전 준비 22.11.04 35 2 12쪽
5 실력 입증 (2) 22.11.03 45 3 12쪽
» 실력 입증 (1) 22.11.02 57 3 13쪽
3 나의 욕망은? (2) 22.11.01 83 14 13쪽
2 나의 욕망은? (1) 22.11.01 101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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