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씨러버 님의 서재입니다.

욕망에 눈을 뜬 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씨러버
작품등록일 :
2022.10.26 14:28
최근연재일 :
2022.11.11 11:40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599
추천수 :
65
글자수 :
72,475

작성
22.11.01 12:40
조회
83
추천
14
글자
13쪽

나의 욕망은? (2)

DUMMY

“여긴 내 집이잖아?”


어리둥절했지만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순간이동은 명확한 좌표를 설정하지 않으면 무의식이 가장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는 마법이다.

하진은 교류하는 연고나 은신처로 정해둔 곳이 마땅히 없었다.

그렇기에 유일하게 떠오른 장소는 자신의 집이었다.


“순간이동 마법은 배우기 까다로운 마법인데 방금 막 각성한 내가 어떻-”


당혹스러움에 중얼거리던 중에 이제는 조금 익숙해진 음성이 들렸다.


[욕망이 해소되었습니다.]

[활성화된 마법이 비활성화 상태로 돌아갑니다.]


“활성화는 뭐고, 비활성화는 뭐야.”


마법사를 동경하던 하진은 각성에 관한 여러 정보를 꿰고 있었다.

각성 후에 여러 계열의 마법사들을 봐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욕망에 따라 마법이 활성화 되고 해소되면 비활성화가 된다니······.’


이런 의문을 조금이라도 풀려면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바로 상태창.

각성한 마법사는 생각만으로도 자신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름】 박하진

【레벨】 1

【마나】 10/90

【특성】 욕망의 마법사(SSS)

【고유 특성】 욕망 해소(SSS), 신체 재구성(SS), 뛰어난 습득력(S)

【습득 마법】 N/A


하진은 너무 놀라서 입이 떡 벌어졌다.

등급이 말도 안 되게 높았다.


“S등급이 하나만 있어도 상위 등급 마법사가 될 수 있는데 이건 몇 개야.”


각성 등급은 최하인 F등급부터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SSS등급이 최고였다.

자세한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고유 특성을 살폈다.


【욕망 해소(SSS)】

-기준치 이상의 욕망이 감지되면 해소하기 위해 머릿속에서 마법을 탐색합니다. 선택된 마법은 활성화 상태가 되며 해소가 되면 비활성화 상태로 변합니다.


엄청난 능력이었다.

보통 각성한 마법사는 특성에 따라 속도는 다르지만, 시간을 들이며 배움을 통해 마법을 추가한다.

하지만 욕망 해소는 그런 과정 없이 마법을 인지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사용 가능하게 된다.


어떤 식으로 욕망을 감지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전의 상황을 떠올렸을 때는 확실히 유용했다.


“음, 그런 말도 안 되는 위기 상황에서 살아남게 해줬으니 등급 값은 충분히 하네.”


아직 제대로 된 활용법은 모르겠지만 그건 차차 알아가면 될 일이다.

다음 특성은 어떻게 하진의 몸이 고등급의 마법들을 버티며 고효율로 사용했는지 알려줬다.


【신체 재구성(SS)】

-욕망 해소와 뛰어난 습득력을 최고의 효율로 사용하기 위해 신체를 재구성합니다. 사용하기 적합한 신체와 능력을 강제적으로 부여합니다.


강제라는 말이 거슬렸지만, 어쨌든 욕망 해소와 찰떡궁합인 특성이었다.

어쩐지 말도 안 되는 효율로 마법을 사용하더라.


마지막 특성은 가장 심플했다.


【뛰어난 습득력(S)】

-배움이나 습득을 빠른 속도로 해냅니다.


“이건 뭐야, 쓸모는 있겠는데 이 정도 등급의 특성은 아닌 거 같은데.”


의문이 들었지만 없는 것보다는 좋으니 그러려니 했다.

파격적인 각성에 입꼬리가 씩 올라가던 하진은 하나의 능력치를 보고 멈칫했다.


【마나】 10/90


“마나가 10밖에 안 남았잖아.”


하진은 집에 오기 전에 벌어진 생사를 건 상황들을 떠올렸다.

두 번의 마법이 발동됐다.

그렇다면 한 번에 40의 마나가 사용됐다는 뜻이었다.


“이건 좀 아깝네. 그럼 하루에 두 번 밖에 못 쓴다는 건가?”


마법사에게 마나란 생명과도 같다.

마나는 레벨 업을 하거나 포션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일반적으로는 하루가 지나야 다시 채워진다.

포션은 가격이 천문학적으로 비싸고 수효도 많기에 현재로서는 불가능했다.

그렇다면 레벨 업밖에 답이 없었다.


“후, 일단 이건 나중에 생각하자. 지금은 더 중요한 게 있으니까.”


지금은 대략적인 정보 확인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자신이 벌인 짓의 스케일이 너무나 컸다.

진성 그룹의 회장이 하진에 의해 죽어버렸다.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행동이었지만, 진성 그룹에서 가만있지 않을 게 분명했다.


하진의 인생에서 자신 같은 밑바닥 인생을 배려하고 이해해주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늘 그랬던 것처럼 자신이 헤쳐 나가야 했다.


“일단 이곳에서 나가야-”


집은 위치가 노출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서 빠르게 짐을 챙기려는 순간.

머리가 핑하고 도는 느낌이 들며 온몸에 힘이 풀렸다.

다리가 자연스럽게 접히고 머리가 바닥을 향해 기울어졌다.


턱-


간신히 양팔로 머리를 보호했지만, 정신은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아른거리는 시야를 겨우 부여잡으며 조금 전에 봤던 특성에 대한 설명을 떠올렸다.


-사용하기 적합한 신체와 능력을 강제적으로 부여합니다.


역시 큰 힘에는 그만한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

능력을 무리하게 연속적으로 사용했으니 멀쩡할 리가 없었다.

이제 막 각성해서 적응하지 못 한 것도 한몫한 듯했다.


‘이렇게 쓰러지면 안-’


겨우 잡고 있던 정신이 끊어졌다.



*



“크헉!”


하진은 어지러운 정신을 부여잡으며 빠르게 고개를 들었다.

자신도 모르게 기절을 해버렸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빨리 확인해야 했다.


째깍- 째깍-

시계는 오전 9시 13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후, 다행히 그렇게 오래 지나지는 않았네.”


새벽에 기절했으니 지금쯤 기사가 보도됐을 가능성이 컸다.

세간에 알려진 바로는 진성 그룹 회장은 긴급 수술에 들어간 상태였다.

한국에서 가장 거대한 기업, 진성 그룹 창시자의 위급 상황에 국민의 귀추가 주목된 상황이었다.


텁-


휴대폰을 꺼내서 뉴스를 찾아봤다.

대부분의 신문사 헤드라인은 회장의 사망 소식으로 가득했다.

원인은 의료 수술 중 사망이었다.

마약성 마나에 관한 글은 어디에도 없었다.

하진은 생각보다 빠르게 퍼진 소식에 당황했다.


“마약 문제는 알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사망 소식은 후계 문제 때문에 조금은 시간을 끌 줄 알았는데 바로 알려졌잖아.”


진성 그룹이 언론을 막지 못했을 리는 없고, 의도적일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의도 따위를 추측할 겨를이 없었다.


하진은 보복의 위험에 놓여진 상태다.

진성 그룹 사유지에서 벌이진 일이라 국가는 개입하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진성 그룹 측에서는 직접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컸다.


“일단 도망칠 경로를 생각해보자.”


가장 먼저 떠오른 방법이 있었다.

사실상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바로 분쟁 지역에서의 순간이동.


현재 한국은 마법 3차 세계대전 이후로 여러 격변을 겪었고,

지금까지도 크고 작은 분쟁이 가득한 상황이다.

하진이 생활하는 구역에서도 분쟁 지역이 몇 개 있었다.

그곳에서 순간이동을 한다면 아무리 진성 그룹이라도 추적이 불가능할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분쟁 지역으로 들어가느냐는 건데······.”


분쟁 지역은 신경이 곤두선 장소다.

그렇기에 타세력의 개입도 힘들지만, 개인이 들어가기도 무척이나 까다로웠다.

여러 단계를 걸쳐서 검증하고, 까다로운 절차를 인내하며 기다려야 승인이 났다.

그 사이에 진성 쪽에서 사람을 보내 하진을 잡아갈 가능성이 높았다.


“그래도 방법은 이것뿐이야, 이미 다른 경로들은 진성이 꽉 잡고 있을 거야.”


뒷골목을 전전하며 분쟁 지역으로 들어갈 방법을 찾기로 마음먹었다.

그나마 진성의 손이 닿지 않고, 행적을 숨길 만한 곳은 뒷골목이 적격이었다.

간단히 짐을 챙기며 마나량을 확인했다.


【마나】 90/90


예상대로 하루가 지나서 마나가 전부 채워졌다.

특성에 따라 회복량이나 회복 속도가 확 달라지지만, 대개 등급이 높을수록 마나를 빠르게 회복한다.


“이 정도 회복 속도면 나쁘지 않네.”


띵동- 띵동-


만족하며 집을 나서려는 순간.

초인종이 두 번 길게 울렸다.

최근 몇 년간 하진을 찾아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벌써 왔다고?”


그렇다면 추측되는 정체는 하나뿐이었다.

바로 진성 그룹.


쾅-! 쾅-!


초인종 소리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자 밖의 반응은 점점 격해졌다.

철문이 부서질 것처럼 격하게 울렸다.


“박하진씨, 안에 있는 거 다 아니까 나오시죠?”


예의 있는 말이지만, 어투는 무척이나 무겁고 살벌하게 느껴졌다.

다급한 현실이 눈앞까지 다가오자 하진의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이대로 있으면 억지로 문을 열고 들어와서 자신을 죽이거나 납치할 게 뻔했다.


“빨리 방법을 찾아야 해.”


하진은 어떻게든 침착함을 유지하며 머리와 눈을 굴렸다.

그러다 창문에 시선이 고정됐다.

천천히 다가선 그는 아래를 쳐다봤다.


높이는 6층이었다.

그대로 떨어지면 바로 즉사할 정도의 위치였다.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고······.”


이제 문밖에서는 말보다는 행동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대화 시도를 멈추고 잠금장치를 해제하기 위해 마법을 사용하는 소리만 들렸다.


하진은 간절히 빌었지만 특성은 발동하지 않았다.

빨리 저번처럼 순간이동 마법이 발동되길 바랐다.


“그때처럼 떨어져야 발동하려나? 그 당시에는 너무 다급해서 몸부터 움직인 건데.”


지금은 좀처럼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마법이 무조건 발동한다는 근거가 없으니, 난간에서 떨어지는 행동은 자살에 가까웠다.


그때 잠금장치가 마지막 단계를 제외하고 전부 해제되는 소리가 들렸다.

이제 30초 안에 그들이 집 안으로 들이닥칠 거다.


“하, 어쩔 수 없다. 일단 살고 봐야지.”


하진의 머릿속에는 문밖에 있는 저들에게서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 찼다.

하는 수 없이 발을 난간에 가져가며 마음을 굳히려던 그때.

구원과도 같은 소리가 머릿속에 울렸다.


[기준치 이상의 욕망이 감지됐습니다.]

[보유한 마나가 충분하기에 마법이 발동됩니다.]

[욕망 해소에 필요한 마법을 머릿속에서 탐색합니다.]


쾌재를 외쳤다.

양발을 난간에 올리며 떨어질 준비를 했다.

이제 순간이동 마법만 발동되면 위험에서 안전하게 벗어날 수 있었다.


“그래, 얼른 활성화되라고!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 응?”


다음으로 보이는 메시지 때문에 하진의 표정은 환희에서 절망으로 급변했다.


[활성화 마법 : 쾌속(C+)]

[효율적인 마법사용을 위해 신체 능력이 일시적으로 조정됩니다.]


“이, 이게 뭐야?! 왜 순간이동이 아니냐고!!”


예상과 다른 마법에 너무 당황스러웠다.

이걸로는 창문을 통한 탈출이 불가능했다.

문에서 들리는 잠금해제 소리는 긴박함을 가중시켰다.


“일단 침착하자.”


지금은 당황할 여유 따위는 없었다.

활성화된 마법으로 어떻게든 빠져나가야 했다.


이때까지의 상황을 돌이켜보면 활성화된 마법은 최고의 효율로 발동됐다.

그럼 아무리 C급 마법인 쾌속이더라도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할 것이다.


“주어진 상황을 최대한 이용해야 해.”


밖에 저놈들은 문을 연다고 정신이 없어 보였다.

그렇다면 하진이 먼저 문을 열어서 당황하게 하고,

그 틈에 도망가는 방법이 제일 효율적이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시간인데······.”


복도식 아파트라 문을 열고 2초 안에 복도 끝 오른편으로 이동해서 커브를 돌아야 했다.

그 이상 시간을 지체하면 상대가 마법을 사용해서 붙잡을 가능성이 컸다.

생각 정리를 끝낸 하진은 다리에 힘을 집중시키며 달라진 머리 회전율에 감탄했다.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달라졌을 줄이야.”


쾌속은 사용자의 신체 속도를 비약적으로 올려주는 마법이다.

평소와 다르게 주변의 시간이 빠르게 체감되기 때문에 움직이는 경로도 빠르게 판단해야 하는 마법이다.


'쾌속을 마스터한 마법사는 그만큼 머리 회전이나 상황 판단이 빨라진다고 들었었지.'


하진은 그런 유리한 점을 십분 활용했다.

활성화된 마법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머리를 빠르게 굴렸다.

이제 문이 열리기까지 남은 시간은 6초.

밖에서 들리는 음성을 생각했을 때, 예상되는 인원수는 5명.


“해보자, 이 방법밖에 답이 없어.”


마음은 너무 긴장됐지만, 머리는 무척이나 냉철했다.

다리에 응축된 힘을 폭발시키며 순식간에 문을 향해 다가갔다.

순간 시간이 느리게 흘러갔고, 시야와 머리는 빠르게 상황을 판단하기 시작했다.


문까지 이동하는데 0.5초.

강제로 잠금이 해제되기까지 남은 시간은 3초.

이 정도로 짧은 시간 안에 해제할 수 있는 마법사라면 분명히 시간을 예측하고 있을 터.


‘그렇다면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먼저 문을 열어서 당황하도록 만들어야 해.’


손에 문을 가져가고 문을 밖으로 미는데 0.5초.

몸을 밖으로 빼내고 인원을 파악하는 데까지 총 1.5초가 걸렸다.

인원은 예상보다 한 명 더 많은 6명이었다.


눈알과 머리를 빠르게 굴리며 주변을 면밀히 살폈고, 그 결과 작은 틈을 발견했다.

다리에 집중된 에너지를 있는 힘껏 방출시켜서 저 사이로 도망쳐야 했다.


‘이 정도 속도라면 충분히 가능해.’


하진은 자신감 넘치는 몸짓으로 발을 움직였다.

이대로만 가면 무사히 탈출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욕망에 눈을 뜬 마법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3 계획 실행 (2) 22.11.11 13 0 12쪽
12 계획 실행 (1) 22.11.10 14 0 12쪽
11 심층부 (2) 22.11.09 19 0 13쪽
10 심층부 (1) 22.11.08 21 1 14쪽
9 갑작스러운 등장 (3) 22.11.07 24 1 13쪽
8 갑작스러운 등장 (2) 22.11.06 29 2 12쪽
7 갑작스러운 등장 (1) 22.11.05 32 1 12쪽
6 사전 준비 22.11.04 35 2 12쪽
5 실력 입증 (2) 22.11.03 46 3 12쪽
4 실력 입증 (1) 22.11.02 57 3 13쪽
» 나의 욕망은? (2) 22.11.01 84 14 13쪽
2 나의 욕망은? (1) 22.11.01 101 18 12쪽
1 프롤로그 +1 22.11.01 125 20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