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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글렛.J

삼국지 게임에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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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글렛.J
작품등록일 :
2023.05.24 17:19
최근연재일 :
2023.06.01 18:00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886
추천수 :
22
글자수 :
56,086

작성
23.05.25 18:00
조회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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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제 3화

삼국지 게임이라는 가상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등장인물의 이름, 배경만 같을 뿐 실제 삼국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DUMMY

“감히 성주의 자리를 찬탈한 반역자들을 잡으라!!!”


와아아아!!


누군가의 외침과 함께 그 뒤를 따르는 병사들의 함성이 제법 사나웠다.

선두에 선 노장과 그 옆으로 쭉 늘어선 이들을 보면서 담담한 나와 다르게 세 무장의 눈빛은 살벌했다.

“저 죽일 놈들이!! 감히 누구 보고 반역이라는 거야!!”

초강은 정당하게 계승된 성주에게 반역이란 단어를 입에 담는 무리들에게 크게 분노했다.

평소 성격이 좋은 그였지만 한 번 적이라 여기는 이들에겐 가차 없는 모습이 장경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건방진 것들입니다.”

나직한 목소리로 분노하는 신우현의 싸늘한 눈빛이 선두에선 노장과 그 옆의 무장들에게 향했다.

한 때, 그들과 초성을 위해서 전장을 누볐을 신우현의 입장에선 그들의 변심에 마음이 상했을 터.

“예상했던 일이니 놀랄 것도 없지.”

반면, 가장 성격이 지랄 맞은 장경은 의외로 차분했다.

‘아닌가. 더 위험한가.’

세 사람의 안색을 살피며 내가 이 상황에 대해서 물었다.

“너희 생각은 어때?”

내 말에 기다렸다는 듯이 초강이 나섰다.

“이 초강이게 맡겨두시오. 저 놈들 중에서 제법 쓸 만 한 것들이 있수. 다 저 빌어먹을 늙은이 때문에 원치 않는 변절을 했을 터. 내게 시간을 주신다면, 저들의 반은 우리 편으로 만들 수 있수!”

초강의 제안은 병력의 수가 극히 적은 항서의 군영에서 꽤 매력적인 계책이었다.

실제로 상대가 데려온 병사의 수는 무려 3천으로 현재 초성이 모을 수 있는 병력의 반이 저기에 붙었다.

그들 중 반은 억지로 끌려온 이들이었으니, 초강의 계책을 따르면 반란을 진압하고 약 2천의 병사를 얻게 된다.

‘하지만 아쉽단 말이지.’

초강의 계책은 분명 초반 병사 증진에 도움이 되지만, 이를 훈련하고 유지할 상태가 안 됐다.

굳이 저들을 데려와도 밥만 축낼 뿐, 앞으로 있을 전투에 크게 도움이 되진 않았다.

“다른 의견은?”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신우현이 입을 열었다.

“주군, 제게 맡겨주시지요. 어차피 적장만 물리치면 반군은 알아서 흩어질 것입니다. 소장이 직접 놈들과 일기토를 벌일 것이니, 허락하여 주십시오!!”

일기토 귀신이라 부리는 신우현답게 신우현은 제 무력을 바탕으로 계책을 냈다.

일기토는 무장과 무장이 서로의 무력을 겨루는 일대일 대결이었다.

어려운 공성도 일기로 한 방으로 가볍게 제압할 수 있었고, 반대의 경우도 많았다.

반역자들 중에 신우현을 제압할 무장은 없으니, 신우현의 계책을 고르면 아무런 피해도 없이 손쉽게 반군 토벌이 이뤄질 터.

다만, 이 역시 아쉬웠다.

결국 신우현이 나서면 반역에 참가한 모든 무장들이 죽을 테니까.

‘그렇게 되면 3천의 병사들은 짐이야.’

이 게임 안에서 무장은 매우 중요한 전력이었다.

개성 강한 무장들을 적재적소에 잘 활용해야만 천하통일의 대업에 다가갈 수 있을 정도로.

슥.


그때, 가만이 있던 장경이 마지막으로 나섰다.

“굳이 반역자들을 용서할 필요가 있습니까? 다 죽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이미 이럴 경우를 대비하여 놈들이 서 있는 곳에 함정을 파놨습니다. 허락만 하신다면, 바로 제압하겠습니다.”

실로 무서운 장경의 계책이었다.

무려 3천의 병사들을 다 죽여 버리겠다는 계략은 장경이 왜 독사라 불리는지, 여실히 보여줬다.

‘셋 모두 장단점이 있는 선택이야.’

신군주를 플레이할 당시 플레이어들을 찾아오는 어려운 고민들이었지만, 대다수가 초강과 신우현의 계책을 골랐다.

장경의 계책은 후환을 말살하는 장점이 있으나 초성에서 신군주의 평판을 바닥으로 떨어트렸다.

민심이 천심이라 불릴 정도로 중요한 시대에서 한 번 떨어진 민심을 복구하는 건 쉽지 않았다.

특히나 초성에서 내 입지를 생각하면 더욱더.

“고민은 끝나셨습니까?”

장경의 질문과 함께 내 앞에 나타는 투명한 창이 선택을 종용했다.

“그래, 내 선택은······.”

“······!”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세 무장의 표정이 달라졌다.

“진심이십니까?”

“그래, 놈과 대화를 나눌 것이니. 자리를 마련하도록 해.”

플레이어들이 하나 간과한 사실, 그건 신군주의 자유도였다.

반란군의 수뇌와 대화를 통해서 얻는 보상은 세 사람의 계책보다 훨씬 좋았다.


*


“기어이 네 놈이 초성을 먹어버렸구나.”

내 앞에 앉은 노인의 눈빛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노인의 이름은 춘달로, 초성의 전대 성주인 금섭의 의형제라 불릴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

하지만 품고 있는 욕심에 비해서 춘달이 가진 재능은 최악이었다.

무장이라 불리기도 민망한 무재를 가졌고, 지혜 역시 모자랐다.

결국 춘달은 날이 갈수록 금섭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초성에서 영향력도 떨어졌다.

‘안 그래도 속 좁은 인간이 자기 것이라 여긴 초성마저 빼앗겼으니 그 속이 오죽하겠어.’

물론, 춘달의 마음을 이해해도 그의 선택을 이해하는 건 아니었다.

게다가 춘달의 배후가 문제였다.


검은 장막 속의 그림자.


춘달의 뒤에 숨어 있는 그 교활한 놈들은 내 주변 곳곳에 덫을 놨다.

세 무장의 계책을 고르지 않은 가장 큰 이유기도 했다.

“원하는 게 뭐야.”

“그야 자네가 훔쳐간 내 자리일세.”

춘달의 대답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쉽게 입을 열지 않겠다는 춘달의 의지가 엿보였으나 이미 춘달의 배후는 물론이고 이후 벌어질 연계 사건도 알고 있는 내게 통할 리가 없었다.

“정 말로 해서 듣지 않겠다면, 무력을 쓸 수밖에.”

“······.”

내 말에 그제야 표정이 굳어버린 춘달이 황급히 검을 움켜쥐었다.

“그 검, 뽑으면 죽는다?”

“······!”

나직한 경고에 춘달은 섣불리 검을 뽑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무신재림.


서초패왕 항우의 후계자라 불리는 항서였다.

실제 항서의 무력은 초성에 모인 모두가 덤벼도 강력할 만큼 대단했다.

다만, 그 무력을 사용해야할 주체인 내가 과연 그게 가능할까.

‘일단 해보는 거지.’

어차피 춘달의 소심한 성격이 검을 뽑아 내게 달려들 일은 없을 테니, 지금은 적당한 허세로 춘달을 압박하면 됐다.

“마지막 기회를 줄게. 원하는 걸, 말해.”

“······.”

머뭇거리던 춘달이 긴 한숨과 함께 검에 닿은 손을 내려놓고 입을 열었다.

“금자 100냥과 내 식솔들을 데리고 떠날 수 있게 해주게.”

“······.”

다시 들어도 춘달의 요구는 어이가 없다 못해서 화가 났다.

금자 100냥이면,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재산의 5분의 1이었다.

“과하지 않나?”

“대신, 앞으로 그대를 방해할 이들까지 내가 데려가도록 하지. 그 정도면 남는 장사가 아닌가? 반역의 씨앗은 초기에 진압하는 것이 옳은 법.”

춘달의 말도 틀리지 않았다.

이번에 춘달이 데려가는 그의 식솔들과 반군은 무려 삼 천 명.

그들이 계속 초성에 남아 내분의 씨앗이 되는 것보단 이번 기회에 깔끔하게 밖으로 내보내는 게 편했다.

그래야 아무런 방해도 없이 초성을 운영하기 쉬웠다.

‘돈이 아깝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금자 100냥을 선뜻 내줬다간, 지랄 맞은 장경이 가만 있지 않을 터.

그럼에도······.

“좋아, 원하는 걸 줄 테니. 지금 당장 떠나도록 해.”

“······?!”

이번엔 춘달의 눈빛이 흔들렸다.

놀랐겠지.

설마 내가 이렇게 순순히 돈과 병사를 내줄 것이라 예상하진 못했을 테니까.

춘달의 입장에선 식솔들만 무사히 데려가도 성공적인 협상이었을 터.

‘네가 모은 놈은 네가 데리고 가야지.’

귀찮은 짐을 춘달에게 떠넘기는 순간, 춘달이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

“진심인가.”

“당신이 원했잖아? 그간 고생한 것에 비해서 말년이 누추했으니, 이 정도면 섭섭하지 않게 대우해줬다고 생각하는데. 전 성주에게 받은 은혜를 대신 갚는 셈이라고 쳐.”

금섭까지 언급되자 춘달도 더는 할 말이 없었다.

“······반나절 안으로 물러나겠네. 단, 조금이라도 우릴 공격하려는 의도가 보인다면 협상은 결렬일세.”

춘달의 경고에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원하는 돈은 성문 앞에 둘 테니, 나갈 때 챙겨가.”

“······그러지.”

내 의도를 파악하고자 눈치를 살피는 춘달을 향해 웃어주며 축객령을 내렸다.

“준비할 게 많을 텐데, 이만 가보지?”

“······.”

할 말이 없어진 춘달이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춘달이 나간 후 혼자 남게 되자 다시금 심장이 두근거리면서 불안해졌다.

“이게 맞는 거겠지? 아니, 그보다 왜 안 나와? 이러면 짜잔! 하면서 연계 퀘스트가 이어져야 하잖아!”

조용한 방안을 보면서 다시 한 번 게임이 아닌 현실이란 사실이 피부로 와 닿았다.

게임이었다면, 지금 눈앞에 투명한 상태창이 이후 벌어질 일을 알려줄 테니까.

“후!”

한숨을 내쉬며 애써 불안한 마음을 다잡았다.

게임과 똑같이 흘러간다면, 춘달에게 내준 돈보다 훨씬 큰 보상이 찾아올 터.

‘제발 내 생각대로 돼라.’

이 사건의 결과에 따라 앞으로 무언가를 결정할 때, 더 과감하고 자신감을 갖지 않을까.

“아, 그전에 애들 마음부터 달래야겠구나.”

우직한 신우현이나 단순한 초강과 다르게 장경은 금자 100냥을 내준 것을 결코 이해하려 하지 않을 테니.

어느 정도 내가 가진 정보를 공유할 필요가 있었다.


벌컥!!


“주군!!!”

아니나 다를까.

춘달이 나가기 무섭게 득달 같이 달려오는 세 무장을 보며 절로 한숨이 나왔다.

셋 모두 눈빛이 영 좋지 않은 게, 까닥 잘못 말했다간 며칠은 시달릴 게 분명했다.

“흥분하지 말고 앉아.”

“말이라고 하십니까!!”

“당장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제가 가서 놈들을 쓸어버리겠습니다!”

“이건 아니유!”

장경과 신우현, 초강의 반발에 내가 한숨과 함께 나직한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

“그만, 진정하고 앉아.”

목소리만으로 세 무장을 제압했지만 여전히 불만 가득한 세 사람을 향해 간단하게 앞으로 벌어질 일을 알려줬다.

“······.”

“오호.”

신우현은 내 말에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고, 초강은 놀란 눈빛으로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확실히 두 무장은 내 말을 쉽게 믿어줬지만 장경은 달랐다.

“어찌 확신하십니까?”

“그야······.”

내가 이미 그걸로 초반 위기를 넘기고 천하통일을 완성했단다.

라고 말할 수는 없으니, 적당히 꾸며서 얘기할 필요가 있었다.

“춘달에게 거금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알아서 자중지란이 벌어질 거야. 애초에 놈들의 단합이 얼마나 가겠어?”

춘달과 다른 무장들이 합심하여 반란을 일으켰지만, 그들의 관계가 두텁진 않았다.

서로를 이용하기 위해서 손을 잡았을 뿐, 기회만 되면 언제든 갈라설 준비가 되어 있는 유약한 유대 관계였다.

“확실히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겠습니다만, 그들이 인근의 군주에게 의탁하게 될 경우는 어쩔 생각이십니까?”

당장은 나와 초성을 향한 군주들의 관심은 무관심에 가까울 터.

하지만 성을 떠난 무장들을 영입한 군주들이 인근에 자리만 잡아도 내 행동 반경은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장경은 그 점을 우려했지만, 이 역시 곧 다가올 사건을 떠올리면 큰 상관이 없었다.

“괜찮아, 날 믿어 자세한 건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거야.”

불친절한 내 설명에 장경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충직한 신하는 주군에게 길을 제시할 뿐, 조종하려 들지 않는 법이니. 여기까지 하겠습니다만, 향후 벌어질 일이 제 예상과 같다면. 그땐 주군께서도 제 얘기에 조금 더 귀를 기울여주시길 바랍니다.”

“그래, 걱정하지 말고.”

그렇게 장경까지 설득하자 남은 건 일사천리였다.

반나절 뒤 춘달과 그 일행들이 초성을 나섰다.

멀어지는 춘달과 그 일행들을 보니 그들에게 다가올 일들이 떠올랐다.

‘저들 중 몇이나 살아남으려나.’

곧 다가올 재앙을 떠올리며 안타까운 것도 잠시였다.

첫 날 이후로 나타나지 않는 시스템은 지금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정보.’

내가 원할 때, 내 상태를 알 수 있다는 정도.


[무장특기]

무신불사 : 무신은 전장에서 죽지 않는다.


‘보상은 그대로네.’

안도의 한숨과 함께 적어도 내가 알던 게임과 비슷하게 흘러간다는 사실은 다행이었다.

오직 항서만이 가질 수 있는 사기적인 특기이자 춘달과의 대화를 통해 반란을 해결할 경우에만 얻을 수 있었다.

숨겨진 특기로 수많은 실패 속에 얻은 결과물을 손에 넣었으니, 남은 일도 자신 있게 선택하면 되겠지.

당장 급한 건,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빠르게 수습하면서 초군의 기초를 다지는 일이었다.

그래야, 이후 벌어질 사건들을 능동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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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제 9화 23.05.31 48 1 12쪽
8 제 8화 23.05.30 42 1 12쪽
7 제 7화 23.05.29 56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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