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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 마녀의 서고

에이든은 오늘도 용사를 만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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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마녀
작품등록일 :
2023.05.14 01:16
최근연재일 :
2023.08.20 12:00
연재수 :
10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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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4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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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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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6장. 가우론(8)

DUMMY

·········


얼마 전.


갑작스런 폭발이라고 할지, 전투라고 할지.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 장인의 도시, 상투니아에서 벌어져 버렸다.

거기에다 아나스타시아 라도라와 마리샤의 눈에 신경이 거슬릴 정도로 버젓이 모습을 드러낸 세력은 이 혼란을 틈 타 도시를 공격하기 시작했으니 바로 얼마 전에 보았던 그림자 괴물과 이들을 부리는 교단이었다.


“썅, 저거 저번에 봤던 그 패거리들 맞지?”


“네, 그런 것 같습니다.”


“쯧, 요사스러운 엘프가 있을 때부터 이렇게 될 줄 알았다니까.”


심지어 이런 걸 목격한 순간부터 주변의 건물이며 사람이며 무언가의 공격에 휩쓸려 나가고 있었다.


“······관망하기엔 일이 너무 커졌어. 마리샤, 너는 상투니아 주둔군과 협력해 민간인들을 피신시켜.”


“아샤······, 아니, 부단장님은요?”


사태가 위급하게 변함에 따라 더는 위장이 필요없다 여긴 마리샤는 깍듯하게 아나스타시아의 의중을 물었다.


“······난.”


아나스타시아가 할 일은 언제나 정해져 있었다. 이럴 때마다 그녀는 언제나 같은 길을 태해왔으니 말이다.

영웅으로서 언제나처럼 말이다.


“커진 일에 손을 보태야지.”


위장용 망토를 벗어던진 그녀의 앞엔 어느샌가 벨라라의 성창이 나타나 있었고 그녀는 그걸 손에 쥐었다. 황금빛 머리칼을 나부끼며 아나스타시아는 그 위험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

······

···


“서, 성전 기사단?”


“저, 저 성창······, 설마?”


“아, 아나스타시아 라도라!!?”


대지를 활보하고 건물을 쏜살같이 나르며 위협이 되는 네리우스 교단과 그림자 괴물 솔라를 거침없이 공격하는 모습에 그들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어째서 이곳에 성전 기사단이 있는 거지?”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상대는 벨라라의 파괴자다, 도망쳐!!!”


아나스타시아의 눈이 가늘어졌다.


‘영웅도 아니고 파괴자라······.’


벨라라 내외부에서 영웅으로 추앙받는 그녀를 악당처럼 묘사하는 건 그녀의 적들 밖에 없을 것이다.


“하하, 막상 들으니까 개좆같네.”


아나스타시아는 속으로 앓는 걸 감추지 않으며 적으로 보이는 것들에게 비정하게 창을 휘둘렀다.


“크윽, 우리론 역부족이다. 그래, 솔라다. 저 여자를 향해 솔라를 보내!”


교단원들은 망토 속에서 그림자 괴물들을 소환해내더니 아나스타시아를 공격하도록 만들었다.


‘새, 늑대, 곰, 저건 사자인가······?’


다양한 동물, 맹수들의 모습을 의태한 그림자 괴물은 위협적이긴 했어도 아나스타시아에겐 대수롭지 않은 것들이었다.


“다양하기도 하네.”


심심한 감상과 함께 성창을 한 번 휘두르니 그림자들이 사그라들며 사라졌다.


“이, 이럴 수가?”


“솔라가 저렇게 맥없이?”


교단원들은 경악했다.


“이익, 당황하지 마라. 더 강한 솔라다. 더 강한 솔라를······, 그래, 코카트리스를 의태한 솔라가 있었지?”


“다루긴 어렵다만 그거라면 문제없이 저 여자를 죽일 수 있을 거야. 얼른 우리를 들고 와.”


코카트리스.

닭의 머리와 꼬리가 뱀의 머리인 괴물.


“하아, 코카트리스라······. 그거 재밌겠네.”


아나스타시아, 그녀가 12살 때였나?

갈라코스 산에 둥지를 튼 코카트리스를 맨손으로 때려잡은 적이 있었다. 비공식적인 활동했기에 이를 아는 이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하지만 그녀가 코카트리스르 의태한 그림자 괴물을 보게 될 일은 없었다.


우뚝.


“하, 이건 또 뭐냐?”


저들이 말한 것과는 전혀 다른 괴물이 눈앞에 있다면 역시 이런 신선한 반응을 내보일 수밖에 없었다.


“이, 이봐? 코, 코카트리스 솔라는······, 크악!!!”


전혀 가늠이 되지 않는 그림자 괴물이 그곳에 있었다.

아나스타시아는 진격하다가 말고 처음으로 멈추었다.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녀를 멈추게 만들 만큼 거대한 진짜 괴물이 그곳에서 만들어지고 있었으니까.


“어, 어디서 이런 게 튀어나온 거냐!!?”


네리우스 교단도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이 거침없이 건물을 쓸어버렸다.


“휩쓸린다!!!”


그렇게 누군가가 말했다. 건물 몇 채가 그림자에 먹혀들어가기 직전이었다.


“성전의 쇠사슬.”


하지만 그럴 일은 없었다. 당장은 말이다.

그녀의 아티팩트, 성전의 쇠사슬이 괴물의 온몸을 끌어잡았다.


“어이, 시발 괴물.”


걸걸하고 거친 입으로 아나스타시아는 거대한 군체가 된 솔라, 릴리시아의 손에서 벗어나 주변 솔라들을 마구잡이로 먹고 비대해진 솔라인 다무스의 앞에 당당히 섰다.


“널 절대 못 지나가.”


성창을 양손에 소환해내며 아나스타시아는 하늘 높이 호기롭게 던졌다.


휘이이잉!!


바람과 공기를 가르며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날아간 창은 얼마 지나지 않아 빛의 비가 되어 다무스에게로 낙하했다.


“끼에에에에엑!!!?”


거대한 괴물, 다무스는 비명을 지르며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몸부림쳤다. 온몸이 찢기며 내장이 드러나는 듯 보였지만 실상은 그림자였기에 분리된 살점에는 마땅한 실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특징과 같이 쇠사슬의 봉쇄에서 조금씩이었지만 거칠게 빠져나오고 있었다.


“어딜!!”


아나스타시아가 다무스의 머리를 향해 창을 투척했다.

보통 그녀의 힘으로 날린 무기는 대부분의 목표를 뚫거나 터트리고 지나가지 마련이다.

그러나······.


푸욱~!


그런 소리가 났다.


“?!!”


박혔다?


“뭣?”


처음으로 그녀가 당황했다.

다무스의 머리엔 성창이 그대로 박혀 들어갔다. 그것도 모자라 집어삼키고 있었다.

벨라라의 성창 빛으로 만들어진 창이었기에 사실상 실체가 없는 무기에 가까웠다. 아티팩트 소유자인 아나스타시아가 사용하기에 실체화할 수 있는 것이었다.

즉, 그녀의 손을 벗어난 상태로 시간이 지나면 말 그대로 소멸하고 만다. 그런데 지금 그녀가 날린 창은 소멸은커녕 그림자 속에 빨려 들어갔다.

빛을 잃어가면서 말이다.


“이 시발.”


그녀는 욕을 내뱉었다. 왠지 이 다음 전개가 상상하기 싫었지만 상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퉤에엣!!!”


창을 흡수한 다무스의 머리가 꾸물꾸물 일그러지고 변형되더니 기괴한 소리와 함께 검은색 창을 뱉어냈다.


캉!! 투쾅!!


“······.”


아나스타시아는 다무스가 뱉어낸 창을 쳐냈다.


“시발, 이 괴물 새끼.”


괴물은 다시금 꾸물꾸물 몸을 변형시키더니 성창을 날려댔다. 한 개도 아니고 수십개나 되는 검은 성창을 말이다.


캉, 캉, 캉, 캉!!!


“쯧, 내 성창을 복제해내기나 하고······.”


아나스타시아는 검은 성창의 공격을 계속해서 튕겨냈다.


캉!!!


“후우, 시발. 이러다간 끝이 없겠네.”


파앗!


그녀는 발을 박찼다.

튕겨내는 것을 관두고 공격을 위해 진격을 했다. 그녀의 발돋움 한 번에 땅에 금이 가고 먼지를 일으켰다.

가공할 도약력과 함께 다무스의 앞까지 오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다.

곧 그녀는 창의 자루 끝을 잡곤 외쳤다.


“뒈져, 시발!!”


「벨라라 피어스!」


강력한 찌르기 한 방.

다무스의 몸통을 그대로 뚫다 못해 뒤에 건물에 마저 후폭풍을 일으킬 정도의 위력을 가진 공격이었다.


“키에에에에!!!”


“뚦?!!”


하지만 다무스는 평범한 솔라가 아니었던 만큼 아나스타시아의 가공한 물리적인 공격도 견뎌냈다. 되려 비대해진 팔을 휘둘러 그녀를 날려버렸다.

그리고 동시에 성전에 쇠사슬에서 벗어난 다무스는 또다시 도시를 파괴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 시발······. 존나 쪽팔리네.”


상투니아의 상가 건물 5채 이상을 뚫고 벽에 처박히기까지 한 그녀는 피를 뱉어내며 걸어나왔다.


“하아, 안경잽이 새끼. 이것도 상정한 거면 나중에 진짜 죽여버릴 거야.”


각력을 가득 실으면 그녀는 다무스를 노렸다.


「천인의 긍지」


펄럭.


그녀의 머리 위로 천사의 고리가 생겨남과 동시에 등에 날개가 돋아났다.

성전의 쇠사슬, 벨라라의 성창에 이은 벨라라의 오파츠 중 하나인 천인의 긍지를 그녀가 발동했다.


“거기······.”


그녀의 얼굴에 핏발이 선다. 노기 가득한 얼굴로 아나스타시아는 도약했다.


“서!!!!!!!!!!”


그녀가 있던 건물의 지붕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리고 다무스를 덮쳤다.


“크에에에에에에???”


초신성같은 돌격에 다무스와 함께 그녀는 도시를 부수며 나아갔다.


“······.”


한편 이를 바라본 이들이 있었다. 평범한 상투니아의 시민일 수도 있었고 혹은 장인, 군인일 수도 있었다. 때때론 이 도시를 공격한 네리우스 교단원들도 마찬가지로 넋 놓고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광경을 바라본 이들은 모두 하나의 감상을 늘어놓았다.


“파괴자······.”


벨라라의 영웅의 위상의 금이 갔다. 심하게······.


·········



“······.”


내게 최적의 선택지는 어쩌면 릴리시아를 죽이는 것에 있었다.


“······.”


시도는 했다. 망설임없이 말이다. 하지만 개같이 실패해버렸고 이 모양이 나버렸다.


“흠,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거 좋은 그림은 아니란 말이야.”


손이 엉망인 걸 떠나서 상황이 엉망이었다.


“정신 차려보니 도시 절반은 개판 난 것 같은데······?”


멀리서 본 광경이 퍽 끝내줬다.

자세히보니 네리우스 교단도 이곳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다무스는 릴리시아의 손을 벗어난 것 같고······.


‘졸라 커졌네.’


그리고 그 비대해진 괴물을 어떤 성스러운 빛이 추돌했다.


“······.”


아나스타시아다.

생각하기 싫었지만 저 정도로 무지막지한 공격을 할 수 있는 건 아나스타시아 라도라 뿐이다.

왜 여기 있는 건지는 모르지만 저건 상당히 화난 상태인 게 분명하다.


‘천인의 긍지까지 꺼낸 걸 보면 다무스가 상당히 강해졌단 소린데······.’


가우론을 의태했을 때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걸 홀몸으로 막고 있다니, 가히 존경스러울 정도다.

다른 쪽은······.


에이실.


근처였다. 상당히······. 곧 둘이 만날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맞닿아 있었다.


‘에이실도 뭔갈 했는데 뭔질 모르겠단 말이야.’


저주 아티팩트를 쓴 것은 분명하나 내가 전혀 모르는 부류였다. 게임에서 용사에게도 쓰지 않을 정도의 기술이면 아주 위험하고 질 나쁜 아티팩트란 소리인데.


“하아, 내가 누굴 걱정할 처지인가?”


거꾸로 본 세상이 어지러운 만큼 내 상황은 어지러웠다.


“흐읍!!!”


정말이다.


“죽어라!”


난 지금 높은 곳에 있다. 아주 높은 곳에서 거꾸로 잡혀있다.

도시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걸 보면 전망대나 핫스팟 같은 곳이 아닐까?


꽈악.


‘······허리 아파.’


어찌나 세게 잡던지 날 죽일 생각인가 보다.


‘아, 원래 죽자고 싸우는 거였지. 위기 속에서도 가벼운 분위기를 잃지 말자.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렇게 심각하게 굴어왔던 건지······하하.’


“······.”


아무튼 난 지금 좆됐다.


“우, 우아아아아아!!!!!?”


가우론에게 ‘툼스톤 파일 드라이버’를 당하고 있으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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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든은 오늘도 용사를 만나지 않는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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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6장. 가우론(7) 23.06.07 30 0 13쪽
40 6장. 가우론(6) 23.06.07 28 0 11쪽
39 6장. 가우론(5) 23.06.04 31 0 15쪽
38 6장. 가우론(4) 23.06.04 29 0 12쪽
37 6장. 가우론(3) 23.06.03 32 0 10쪽
36 6장. 가우론(2) 23.06.03 32 0 12쪽
35 6장. 가우론(1) 23.06.02 31 0 10쪽
34 5장. 릴리시아(11) 23.06.02 32 0 11쪽
33 5장. 릴리시아(10) 23.06.01 31 0 11쪽
32 5장. 릴리시아(9) 23.06.01 31 0 14쪽
31 5장. 릴리시아(8) 23.05.31 33 0 13쪽
30 5장. 릴리시아(7) 23.05.31 32 0 10쪽
29 5장. 릴리시아(6) 23.05.28 33 0 10쪽
28 5장. 릴리시아(5) 23.05.28 34 0 11쪽
27 5장. 릴리시아(4) 23.05.27 33 0 10쪽
26 5장. 릴리시아(3) 23.05.27 35 0 14쪽
25 5장. 릴리시아(2) 23.05.26 37 0 13쪽
24 5장. 릴리시아(1) +1 23.05.26 45 1 12쪽
23 4장. 옐라(5) 23.05.25 43 0 10쪽
22 4장. 옐라(4) 23.05.25 41 0 14쪽
21 4장. 옐라(3) +1 23.05.24 42 1 16쪽
20 4장. 옐라(2) 23.05.24 45 1 16쪽
19 4장. 옐라(1) +4 23.05.21 57 3 12쪽
18 3장. 네리우스 교단(9) 23.05.21 50 1 20쪽
17 3장. 네리우스 교단(8) 23.05.20 49 1 17쪽
16 3장. 네리우스 교단(7) 23.05.19 49 1 15쪽
15 3장. 네리우스 교단(6) +1 23.05.19 54 1 16쪽
14 3장. 네리우스 교단(5) +1 23.05.18 54 1 18쪽
13 3장. 네리우스 교단(4) 23.05.18 55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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