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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백호 님의 서재입니다.

대한민국 대통령 장진호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은하]백호
작품등록일 :
2023.05.10 10:46
최근연재일 :
2023.06.17 11:01
연재수 :
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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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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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360

작성
23.05.2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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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0. 인간이라는 동물의 감정은···.

DUMMY

20. 인간이라는 동물의 감정은···.




“그동안, 편하게 잘 쉬다가 왔나?”


복귀 신고를 하는데, 대대장은 내가 발가락에 금이 가서 치료받고 온 것까지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태도였다.

말하는 표정이나 말투가 사람을 은근히 자극하고 있었다.


‘참, 나···. 내가 쉬고 싶어서 쉬었나?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내가 그렇게 싫은 건가?’



“아닙니다. 몸은 의무대에 있었지만, 마음은 부대 걱정 때문에 하루도 편하질 않았습니다.”


“그래? 이왕 쉬는 것, 편하게 쉬다가 오지 그랬나?”


“.....”


‘편하게 쉬다 오지 그랬냐는 거야? 아니면 편하게 쉬니까 좋았냐는 거야?’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서 대답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대대장은 다음 주에 야간강하 훈련이 한 번 더 예정돼 있다고 알려줬다.



“다음 주에 야간강하 훈련이 또 예정되어 있으니까, 그때는 다치지 말라고.”


“아···.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대통령 부인께서 우리 부대에 위문 방문을 온다고 하니까, 그것도 알아서 준비를 해놓고.”


“예, 알겠습니다.”


“내가 전에 내무실 검사를 했을 때처럼, 쓸데없는 물건들을 가지고 있지 말고, 전부 치우라고, 그리고 막사 주변도 좀 깨끗하게 정리하고.”


“예, 알겠습니다.”


“그래. 오랜만에 부대도 챙겨야 하고, 병사들도 만나봐야 할 테니까, 인제 그만 나가서, 일 봐.”


“예.”


대대장실에서 기분을 잡치고 나오는데, 대대 집행 장교인 야버러 소령이 담배를 한 가치 내밀었다.



“며칠 쉬다 와서 그런지, 얼굴은 전보다 더 좋아 보이네? 담배 한 대 피우겠나?”


“네, 오랜만에 한 가치 피우고 싶네요.”


야버러 소령은 들고 있던 담배를 나한테 주고, 호주머니에서 럭키스트라이크 담뱃갑을 꺼냈다.

그리고, 한 가치를 빼서 입에 물고는 지퍼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후우···. 던컨 대대장을 이해하게.”


“집행 장교님 이런 말씀 드려도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저도 대대장님을 좋게 생각하고, 이해해보려고는 하는데, 좀 심하신 것 같습니다. 뭐가 그렇게 불만이 많으신 건지···.”


“다 진급 때문이지. 뭐,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겠나?”


“아니, 저하고는 기수 차이나, 계급 차이가 많이 나는데···. 왜, 저를 갈구시는지···.”


“후후, 에디슨 던컨 대대장은 크레인 대위만 경쟁 상대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아마···. 대대에 있는 모든 장교가 경쟁 대상일 거야.”


“예? 아니, 그게 말이 됩니까? 대대장님이 대대의 다른 장교들을 경쟁 대상으로 생각하시다니···.”


“그만큼 던컨 대대장님은 절박하다는 거지.”


야버러 소령하고 이야기하다 보니까, 대대장은 대대의 다른 모든 장교를 경쟁 상대로 여기고 있을 정도로 절박한 심정인데, 야버러 소령은 뭐랄까, 진급 따위는 아예 관심조차도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그의 태도가 이미 진급 따위는 마음에도 없는 사람 같았다.



“집행 장교님은 진급 걱정은 안 하십니까?”


“나? 나하고 크레인 대위는 에디슨 던컨 대대장하고는 입장이 틀리지. 우리는 테스트 소대 출신이잖은가?”


생각해보니까 그렇다.

나도 그렇고, 야버러 소령도 그렇고, 우리는 낙하산 보병이라는 군종을 실험적으로 처음 만들었던 테스트 소대 출신이다.

미군 최초의 낙하산 보병부대였기 때문에, 우리는 진급에 있어서, 낙하산 보병이라는 군종 안에서는 그 어떤 장교보다 더 유리한 입장이었다.

그리고 나 같은 경우는, 진급에 유리한 편이라는 테스트 소대 출신 장교들보다도, 한 발짝쯤 더 앞서 나가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크레인 대위는 진급이 걱정되나? 미국 육군의 야전교범을 쓸 정도의 실력자가 진급을 걱정하고 있는 거야?”


“그건···. 제임스 가빈 중령님이 저를 야전교범의 공저자로 올려주셨기 때문인 거죠. 야전교범 전체를 제가 혼자 다 쓴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가빈 중령님이 크레인 대위를 아무리 잘 봤다고 해도, 실력도 없는 장교를 야전교범의 공저자로 올리겠나? 다들 크레인 대위의 실력을 인정하니까 그런 거지. 그래서 던컨 대대장님은 크레인 대위한테도 추월당할까 봐서 더 조바심을 내는 거야.”


‘허어···. 참···. 나···. 별놈의 이유가 다 있네. 그냥, 자기한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기다리면 되는 것 아닌가?’


사실, 내가 진급에 목을 매면서도, 또 반대로 진급을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이유가 있었다.

다른 장교들한테는 비밀이지만, 나는 톈진에서부터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메튜 리지웨이 소장의 특별한 지원을 받는 장교다.

그리고 육군사관학교 시절부터 교관으로 항상 나를 옆에서 지켜봤던, 제임스 가빈 중령 역시 나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다.



“그렇군요.”


“그래. 그러니까 던컨 대대장님을 웬만하면 좋은 쪽으로 이해하라고. 알겠지?”


“예, 알겠습니다.”


“그래. 그럼, 수고하라고.”


담배를 다 피운 야버러 소령은 일을 보러 가려는지, 다 피운 담배꽁초를 던져버리고 돌아섰다.



“저, 집행 장교님!”


“응? 왜? 무슨 할 말이라도 있나?”


“아니요. 그게 아니고, 의무대에 누워 있는 동안, 전에 집행 장교님께서 말씀하셨던 우리 공수부대의 보완점을 좀 생각을 해본 것이 있는데···. 그건, 어떻게 할까요?”


“혹시, 패스파인더 양성 문제를 말하는 거야? 그것은 이미 상부에 보고했다.”


“아니요. 패스파인더 양성은 집행 장교님께서도 이미 잘 알고 계신 것 같아서, 다른 보완점을 찾아봤습니다.”


“그래? 그럼, 시간 되는 대로 보고서를 나한테 갖다주게.”


“예, 알겠습니다. 중대에 먼저 들렀다가, 들리겠습니다.”


“그래, 알았어.”


1936년,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하겠다고 결심한 순간부터, 나는 전 세계의 모든 낙하산 보병부대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했다.

6년에 가까운 시간을 낙하산 보병부대 즉, 공수부대를 연구한 나는 다른 장교들보다, 공수부대의 특징이나 장, 단점에 대해서 잘 알기 때문에, 부대의 발전 방안이나 보완 사항을 건의하는데, 있어서도 훨씬 더 유리한 편이었다.



“아···! 크레인 대위!”


발걸음은 들렸던 야버러 소령이 갑자기 무슨 급한 일이라도 생각났는지, 주위의 시선을 경계하는 것처럼 두리번거리면서 내 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조용하게 귓속말로 속삭였다.



“크레인 대위도 이미 알고 있겠지만, 드디어 작전 날짜가 잡혔다. 그러니까 당분간은 부상 당하지 않게 몸조심하라고.”


“아···!?? 예.”


‘이건 뭐지? 혹시, 내가 이미 횃불 작전에 대해서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어! 가만 보니까 그건, 아닌 것 같은데···. 그럼, 굳이 나한테 말해줄 이유가 없잖아?’


뭔지 모를 알쏭달쏭한 표정으로, 귓속말하고 돌아서 버린 야버러 소령의 태도가 무슨 의미인지 궁금했지만, 지금은 중대원들 얼굴을 보는 것이 더 급했다.



“다들, 중대장이 없는 동안, 다들 별일 없이 잘들 지냈나?”


“예, 중대장님. 몸은 어떻습니까?”

“예, 잘 지냈습니다.”


“나는 괜찮다. 뭐, 발가락에 금 좀 간 걸, 가지고 너희 중대장은 안 죽는다. 오랜만에 보니까 다들 얼굴들이 좋아 보여서 다행이다. 그리고, 다음 주에는 야간강하 훈련 일정이 잡혀 있으니까 미리 준비들하고, 또 얼마 후에는 대통령 부인께서 우리 부대를 위문 방문한다고 하니까, 전처럼 괜히 트집잡힐만한 이상한 물건들을 사물함에 두지는 마라. 알겠나?”


“예, 중대장님.”

“중대장님! 우리, 또 점프해요?”


“그래. 다음 주에 또 점프한다.”


“중대장님! 훈련은 이젠 진짜로 지겹습니다. 우리는 외박은 언제 보내줍니까? 바깥세상 구경을 좀 하고 싶습니다.”


“기다려봐라. 대통령 부인이 오시면, 내가 한번 건의해 볼게.”


“앗싸! 감사합니다. 중대장님!”

“중대장님! 최곱니다. 사랑합니다. 중대장님.”


“그렇다고 확정된 것은 아니니까, 너무 미리부터 기대하고 있지는 말고. 알겠지?”


“네,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중대장님!”


* * *


야간강하 훈련은 참 지랄 같은 훈련이다.

일단은 실제로 훈련에 들어가기 전까지 대기 시간이 너무 길었다.

그래서, 주간에 하는 강하 훈련보다 두 배 정도는 더 힘들다고 보면 맞다.


밤에 점프하면 일단 아무것도 안 보인다.

뛰어내릴 때, 그냥 어둠 속으로 몸을 던진다고 생각하면 딱 맞는 표현일 것 같다.

그리고 착지하기 바로 전에 보이는 땅을 보면서, 감각적으로 착지해야만 다치지 않는다.



“중대장님. 야간강하 훈련만 하면, 왜 저는 크게 다쳐서, 응급실에 실려 갈 것 같은 느낌이 들까요?”


오늘도 여전히 말이 많은 아칸소 촌놈, 화이트 일병은 입을 잠시도 가만히 두지를 않고 있었다.

더구나, 강하 전에는 절대 금기 사항인 부상 이야기 비슷한 걸 하는 바람에 다른 중대원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었다.



“야간강하든, 주간강하든, 결국 모든 것은 니가 얼마나 집중하냐에 달렸다. 그동안 죽어라 훈련해온 너의 신체를 믿어라. 그럼 된다.”


“아니요. 중대장님. 창밖을 한 번 보십시오. 뭐가 보여야···.”


“그럴수록 몸에 새겨진 훈련의 흔적을 믿어야 한다. 뛰고, 검사하고, 착지하고. 뭐가 문젠가? 하던 대로만 하면 아무 일도 없다.”


“말이야, 쉽죠. 그게 말처럼 그렇게 쉽습니까?”


잠시 투덜거리던 화이트 일병은 창밖으로 보이는 맨체스터 시내의 불빛을 보면서 무언가를 생각하는지 더는 말이 없었다.

그리고, 기내에 정적이 흐르기 시작하자, 내 머릿속에서는 또 이상한 상상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었다.


‘셀린거 중위는 잘 있을까? 지금은 뭘 하고 있을까? 그녀는 왜, 그때 나한테 그런 말을 했을까?’


일을 정신없이 하든지, 아니면 뭔가에 집중할 때를 빼면, 요즘 내 머릿속은 온통 그녀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이것도 병이네. 병이야. 셀린거 중위하고 나하고 무슨 상관이 있다고, 왜? 계속 이러는 건지···.’


혼자서 자책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있을 때, 램프 도어가 열렸다.

그리고, 강하지역에 도착했다고 등이 켜졌다.


‘정신 차리자. 한눈을 팔다가는 잘못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정신! 정신! 정신 차려라! 지노 크레인.’


훈련 교관들이 기체 문 옆에 서고, 또 다른 훈련 교관이 장비 검사를 지시했다.


“장비 검사!”


“장비 검사. 이상 무!”

“장비 검사. 이상 무!”


“생명줄 걸어!”


“생명줄 걸어.”

“생명줄 걸어.”


“그린라이트다. 뛰어!”


“뛰어! 1만! 2만! 3만! 4만! 산개 검사.”

“뛰어! 1만! 2만! 3만! 4만! 산개 검사.”


병사들이 1초 간격으로 차례대로 뛰어내리고 있을 때, 기체 문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여전히 시커멓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제, 내 차례인가? 이번 훈련에서는 제발 부상자가 나오지 않아야 할 텐데···.’


얼마 남지 않은 작전 시간까지 부상자가 생기지 않기만을 나는 빌고 또 빌었다.



“뛰어!”


“뛰어! 1만! 2만! 3만! 4만! 산개 검사.”


* * *


“중대장님! 중대장님! 큰일 났습니다.”


착지 후, 낙하산과 장비를 점검하고 있는데, 밀러 소위가 사색이 된 얼굴로 뛰어왔다.



“왜? 밀러 소위. 무슨 일인데, 그래?”


“화이트 일병이 양 목장의 철조망 위로 착지하는 바람에 온몸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습니다.”


“뭐라고?! 화이트 일병은 지금 어디 있어?”


“중대장님. 저를 따라오십시오.”


‘시발! 제발, 부상자가 생기지 않게 해달라고 빌었건만···. 이전 훈련 때는, 이지 중대에서 병사 하나가 공동묘지로 떨어지는 바람에 묘비하고 충돌해서 뇌진탕을 당했다고 하더니, 이번에 우리 중대는 목장으로 떨어져서, 철조망에 온몸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한 건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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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9. 나는 그따위 예언을 믿는 여러분들의 행동이 이해가 안 됩니다. +5 23.06.17 314 8 12쪽
38 38. 마이크 아저씨! 그래서, 어떡하자고요? +1 23.06.15 235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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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5.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지. +1 23.06.12 271 6 13쪽
34 34. 내 이럴 줄 알았다. +1 23.06.11 280 10 12쪽
33 33. 지노는 왜 대통령이 되고 싶은데? +1 23.06.10 310 7 16쪽
32 32. 횃불 작전(Operation Torch) 5일 차, +1 23.06.09 332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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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 횃불 작전(Operation Torch) 1일 차, 아침···. +1 23.06.07 305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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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8. 횃불 작전(Operation Torch) 1일 차. +1 23.06.05 378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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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 기나긴 어둠 속으로···. +1 23.06.03 319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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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 이것이 우리들의 최후의 만찬이 아니기를···. 23.06.01 345 9 12쪽
23 23. 인생이 계획대로만 되디? 23.05.31 362 7 12쪽
22 22. 만나야 할 사람은 언젠가 반드시 만나게 된다. 23.05.30 375 8 12쪽
21 21. 그래서, 그랬었구나. 23.05.29 381 7 11쪽
» 20. 인간이라는 동물의 감정은···. +2 23.05.28 426 8 12쪽
19 19. 대위님도 나랑 하고 싶으세요? 23.05.27 460 9 13쪽
18 18. 내 아들, 지노를 잘 부탁합니다. 23.05.26 411 9 12쪽
17 17. 군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지? 23.05.25 467 6 12쪽
16 16. 가만있어 봐. 생각해보니까, 이게 아니네. 23.05.24 485 7 11쪽
15 15. 만약, 이게 모두 사실이라면···. 23.05.23 514 8 11쪽
14 14. 진짜, X 될 뻔했네. 23.05.22 511 8 11쪽
13 13. 앞으로 100일밖에 안 남았는데···. 하필이면···. 23.05.21 541 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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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 내가 돈을 어떻게 번 줄 아세요? 23.05.18 643 12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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