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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돌돌이 님의 서재입니다.

어느 날 나에게 척준경이 찾아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고돌돌이
그림/삽화
고돌돌이
작품등록일 :
2020.04.10 11:46
최근연재일 :
2020.06.17 19:10
연재수 :
72 회
조회수 :
60,350
추천수 :
1,256
글자수 :
445,473

작성
20.04.30 19:10
조회
977
추천
23
글자
12쪽

4화 시그룬 (4)

DUMMY

내가 도착한 곳은 유명 수입차 브랜드 매장이었다.


"어서 오십시오!"


사방에서 90도로 인사가 날아왔다.

그 모습을 보자 먹고사는 일이 쉬운 게 아니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안녕하세요? 혹시 찾으시는 모델이라도 있으세요?"


20대 중반의 여자 직원이 다가왔다.

보통의 경우 자동차 판매점의 직원은 대부분 남자인데 의외였다.


"제일 최근에 나온 모델이 무엇인가요?"

"이쪽으로 오시겠어요? 요즘 나오는 차량은 터보마력엔진을 탑재한 차량이기 때문에 모두 힘이 좋고 친환경적입니다."


직원은 흰색의 승용차 앞으로 날 데리고 갔다.


"이번 연도에 나온 F클래스 중형급 모델입니다. 디자인도 세련되어 젊은 세대와 중장년 세대 모두에게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횐색을 베이스로, 앞 유리부터, 루프, 뒷 유리까지 검은색으로 일체감을 주어서 고급스러움과 세련됨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었다.

앞, 뒤 범퍼와 바퀴에는 자동차 로고가 새겨져 있어서 누구나 이 차가 유명브랜드 차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었다.


"터보마력엔진 3.0이 탑재되어있어 추진력도 좋고, 승차감도 훌륭합니다. 또한, 오우거 뼈를 혼합하여 뼈대를 구축했기 때문에 충돌에도 안전하고, 전체적으로 마력이 코팅되어있기 때문에 총알이 날아와도 뚫리지 않습니다."


이 정도면 몬스터에게 돌진해도 될 정도였다.


'레아 넌 어떤 게 괜찮은 것 같아?'


대답이 들려오지 않아 고개를 돌려보니 레아는 이미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있었다.


"저기···. 고객님?"

"네?"

"이 차보다 할인이 많이 되거나 좀 더 저렴한 가격의 차가 있는데 안내해드릴까요?"


내가 가만히 있자 가격이 부담되어 고민하는 줄 알았나 보다.

이제 돈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

내 통장에 있는 돈은 집을 사고도 3조 원이 넘게 있었다.

이 중에 반 이상은 보스 게이트 때 마물을 잡고 받은 돈이었다.

그 외에 마수 사체는 팔지 않고 내 아공간 주머니에 잘 모셔두었다. 그편이 더 가치가 있었다.


‘주차장도 넓으니 여기 있는 차 모두 사도 상관없겠지.’


“이거 하나 주세요.”

“네?”


카드를 꺼내 공중에 띄워 천천히 직원한테 보냈다.

검은색 바탕에 황금색 왕관이 새겨져 있어서 멀리서도 눈에 띄었다.


“앗! 헌터다!”


확실히 이능력은 눈에 띄는지 매장 내의 사람이 쳐다보았다.


“헌, 헌터시네요.”


카드를 손에 잡은 직원은 카드를 슬쩍 보고는 화들짝 놀랐다.


“로얄젠트리!! 그것도 크라운!!”

“뭣!”


여기저기서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나는 저게 로얄 뭐시기 인지도 몰랐다.

용병협회에서 보스 게이트 전투가 끝나고 보상과 함께 발급해 준 카드였다.

나는 그저, 할인이 많이 된다고 해서 그냥 생각 없이 받았다.


레아가 있는 쪽으로 가보았다.

빨간색 스포츠카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그냥 감흥 없다는 듯이 보고 있었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이 차가 마음에 들었다는 것을.

차를 보니 2인승 스포츠카였다.

전체적으로 유려한 곡선이 젊은 세대가 딱 좋아할 스타일이었다.

차 문도 위로 열리는 게 간지 폭발이었고.


“저기요.”

“네 고객님!”

“이것도 하나주세요.”

“네?, 넵!”


레아가 사고 싶어 하는 것을 다 구매하기로 했다.


“저것도요. 저것도 주시고요. 저것도 추가해주세요.”

“······.”



*****



박선영은 사회초년생으로 독일 유명 브랜드 자동차 판매점에 입사했다

자동차 영업직이라는 게 몸도 마음도 고된 직업에다가, 남자들이 대부분이니 여자가 하기에는 힘든 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돈이 필요한 선영에게는 그 점은 선택사항이 아니었다.

차 한 대 팔면 자신에게 떨어지는 수익이 크니, 고된 일이지만 이 일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 매장의 여자 직원은 선영 혼자였다.

그래서인지 상사와 동료들은 알게 모르게 선영을 무시했고 따돌렸다.

선영은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었지만, 한창 학교를 다니는 동생들을 생각하며 이를 악물고 버텼다.


선영은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 퇴근 후에도 쉬지 않고 책상에 앉아 공부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그 빛이 조금씩 바랬는지, 여성 고객들을 중심으로 조금씩 판매 실적을 쌓았다.

하지만 아직도 동료들에게 무시당하기 일쑤였고, 일부 고객들은 여자라는 이유로 꺼려했다.

선영은 그럴 때일수록 더 악착같이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선영은 남몰래 한숨을 쉬었다.

오늘도 차 한 대 팔기가 힘들어 보였다.

요즘은 판매실적이 계속 저조하여 눈치를 받는 실정이었다.


“어서 오십시오!”


흰색 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20대 청년이 들어왔다.

겉으로 봤을 때는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처럼 보였다. 이곳은 유명 수입차 브랜드. 어느 정도의 돈이 있어야 구매가 가능한 곳이었다.

대부분 저런 고객이 들어오면 직원들은 잘 상대하지 않았다.

안 사고 구경하고 온 것을 뻔히 알기 때문이다.

지금도 서로 눈치만 보며 일부러 그 고객에게 시선을 떼었다.

그러나 선영의 생각은 저들과 달랐다.

지금 당장은 구매하기 힘들더라도 나중에 어떻게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리고 서비스직은 친절함이 생명이었다.

사람들의 입이 하나둘씩 모이다 보면 언젠가 그 보상을 받게 되어 있었다.

선영은 웃음을 장착하고 고객에게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혹시 찾으시는 모델이라도 있으세요?"

"제일 최근에 나온 모델이 무엇인가요?"


이번 연도에 새로 출시된 F클래스에 대해 소개했다. 이 차 한 대만 해도 1억이었다. 아무래도 사회초년생인 그에게는 무리였다.


그런데.


“이거 하나 주세요.”

“네?”


무슨 장난감 차를 사는 것도 아니고 너무 가볍게 말한다.

선영은 자신에게 날아오는 카드를 받으며 깜짝 놀랐다.

이 남자는 일반적인 사회초년생이 아닌 헌터였고, 카드는 로얄 젠트리! 그것도 크라운이었다.

서비스직에 일하는 사람 중에 로얄 젠트리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헌터들 중에도 최상위 수입을 버는 헌터들에게만 발급되는 카드. 로얄 젠트리.

크라운은 젠트리 중에서도 서열 넘버원으로, 이야기로만 전해오던 전설의 카드였다.

선영도 태양, 검, 달이 새겨진 왕관을 보지 못했다면 알아보지 못했을 것이다.


매장의 사람들도 놀라는 게 눈에 보였다.

특히나 무시했던 남자가 알고 보니 초대박 고객이었다는 것을 안 동료들은 경악에 물들어갔다.

선영은 마음을 가다듬고 고객님에게 다가갔다.

이럴 때일수록 친절함과 부족함 없는 서비스로 다가가야 했다.

고객이 보고 있는 2인용 스포츠카는 이 매장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가격이었다. 당연히 판매량은 저조했다. 아니 아직 한 대도 팔리지 않았다.


“이것도 하나 주세요.”

“네?, 넵!”


딸꾹질이 나올 뻔했다.

저 차가 어디 보통 차인가?

스포츠카 중에도 최상위 클래스지만 그 만큼 가격이 나가기 때문에 전시용으로만 두지 판매한다는 생각은 없던 차였다.


“저것도요. 저것도 주시고요. 저것도 추가해주세요.”

“······.”


대, 대박이다!

옆을 슬쩍 보니 동료들과 상사들이 떨리는 눈동자로 이쪽을 주시하고 있었다.

선영을 대놓고 무시하던 동료는 아까워 죽겠다는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선영의 입꼬리가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그동안 받았던 서러움이 모두 풀리는 기분이었다.

계약도 일사천리하게 진행됐다.


“언제 출고되나요?”

“구매하신 차가 출고되려면 2주 정도 소요되지만, 최대한 노력해서 하루라도 앞당겨 보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고객님 차는 어디로 가져다드리면 되겠습니까?”

“거기 적힌 주소로 보내주세요.”


계약서에 적힌 주소를 확인하니 헌터주거지역이었다. 역시 로얄 젠트리. 꿈의 지역인 헌터주거지역은 아무나 살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나가는 고객님을 배웅하기 위해 문밖까지 따라 나갔다.

조금 전에 골라두었던 제일 빳빳한 명함을 건넸다.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찾아주시면 성심성의껏 모시겠습니다.”

“네. 안녕히 계세요.”


선영은 고객이 안 보일 때까지 계속 고개를 푹 숙였다.

오늘 총 판매실적 중형 세단 1대. 대형 세단 1대. 스포츠카 2대. SUV 1대.

매장 내의 탑 3를 포함 총 5대의 차량을 팔았다.


당분간 실적은 개나 줘버려야지.



*****



다음은 가전매장으로 향했다.


“레아 갖고 싶은 전자제품 있어?”


(저기 있는 대형 모니터요.)

“대형 모니터?”

(네. 아이튜브 전용방에 어울리는 대형 화면이 필요하거든요.)

“···그래.”


이 정도의 사랑이면 아예 아이튜버로 전향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레아는 일단 미모가 받쳐주니 뭘 해도 좋아요, 구독, 알람설정의 쓰리콤보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어서 오십시오!”


매장 내에 들어가 TV가 있는 것으로 다가갔다.

세끼 손가락보다 얇은 슬림한 판 하나가 엄청난 크기를 자랑했다.


“가격은 얼마나 하려나···.”


5,340만 원.


직장인 1년 치 연봉으로도 사기 힘든 가격이었다.

그러나 나는 전혀 부담이 되지 않았다. 나한테는 로얄 뭐시기가 있으니까.


“레아 이거면 어때?”

(나쁘지 않네요.)

“여기서 이게 제일 좋은 거야. 다른 건 필요한 것 없어.”

(네.)


아예 관심이 없어 보였다.


“저기요.”

“네 고객님!”

“이거 주세요.”

“네? 가격이 5,000만원 넘습니다만.”

“괜찮아요.”


이번에도 카드를 공중에 띄어줬다.


“헉! 로얄 젠트리! 그것도 크라운!!!! 말도 안 돼!!!”


자동차 매장과 똑같은 반응이다.

저 로얄 뭐시기가 생각보다 방귀 좀 뀌나 보다.


“그리고 여기부터 저기까지 제일 비싼 걸로 하나씩 다 주세요. 아! 컴퓨터는 2대로 주시고요.”

“넵! 감사합니다! 고객님!!”


저러다 머리가 땅에 닿겠다.

역시 사람은 돈이 있어야 해.

돈을 써서 그런지 최상급 대우를 받으며 나올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살펴 가십시오!!”


가구 매장에서는 레아의 열렬한 의견을 모두 수용하여 매장을 탈탈 털고 나왔다. 최상급 대우를 받은 것은 덤이고.

그렇게 우린 계획했던 일을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또 다른 목적이 있었다.


(어디 가세요?)

“꼭 가볼 곳이 있어.”


나는 헌터광장에서 서쪽으로 걸어갔다. 이쪽으로 계속 가다 보면 중고장터가 나온다.

중고 장터라는 말 그대로 자신이 쓰던 장비를 교환하거나 판매하는 장소이다.

처음에는 헌터들이 직접 나오거나 사람을 고용하여 판매했지만, 현재에는 시장이 커져서 위탁 판매를 해주는 가게들이 활성화되어 있었다.

저녁노을이 드리워지는 시간이었지만 많은 사람이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내가 향할 목적지는 정해져 있어서 가게들을 지나쳐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가자 가게들 너머로 원통 모양의 건물이 보였다.


[달빛이 저무는 곳]


이름하여 달저곳.

이곳은 다른 중고가게와 달리 특별한 가게였다.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안은 모든 층을 볼 수 있게 중앙이 뚫려 있었고, 층마다 장비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나는 한쪽에 전시된 브로드 소드를 감정했다.


띠링.


[망설임의 검-봉인]

근력 +2.


이번에는 옆에 있는 클레이모어를 감정했다.


[믿음을 닫은 대검-봉인]

근력 -5

민첩 +5


그 옆의 장비들을 하나씩 감정해보았다.


[봉인]

[봉인]

[봉인]

.

.

.


던전에서는 아이템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중에는 대단한 능력을 갖춘 아이템도 나오지만 특이한 아이템도 나왔다.

요컨대 바로 이곳에 전시된 봉인장비처럼 말이다.


고개를 들었다.

1층부터 9층까지 각종 장비가 전시되어 있었다.

모두가 봉인되어 있는 아이템이었다.

무기와 방어구부터 스크롤, 액세서리, 물약, 책 등 그 종류도 다양했다.


이곳 달저곳의 다른 이름은 로또방.


봉인을 해제시킬 수만 있다면 유니크나 레전드 아이템도 얻을 수 있는 곳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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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6화 금늑대의 꿈 (9) +1 20.05.09 792 16 13쪽
42 6화 금늑대의 꿈 (8) +2 20.05.08 810 14 13쪽
41 6화 금늑대의 꿈 (7) +2 20.05.08 817 14 14쪽
40 6화 금늑대의 꿈 (6) 20.05.07 798 16 12쪽
39 6화 금늑대의 꿈 (5) +2 20.05.07 855 19 13쪽
38 6화 금늑대의 꿈 (4) +4 20.05.06 871 20 14쪽
37 6화 금늑대의 꿈 (3) +6 20.05.06 924 16 13쪽
36 6화 금늑대의 꿈 (2) +2 20.05.05 888 20 15쪽
35 6화 금늑대의 꿈 (1) 20.05.05 928 23 13쪽
34 5화 1차 튜토리얼 (3) 20.05.04 934 20 14쪽
33 5화 1차 튜토리얼 (2) +2 20.05.04 939 23 12쪽
32 5화 1차 튜토리얼 (1) 20.05.03 971 19 12쪽
31 4화 시그룬 (7) +1 20.05.02 988 20 14쪽
30 4화 시그룬 (6) +2 20.05.01 986 22 16쪽
29 4화 시그룬 (5) 20.05.01 968 20 12쪽
» 4화 시그룬 (4) +2 20.04.30 978 23 12쪽
27 4화 시그룬 (3) 20.04.30 992 23 13쪽
26 4화 시그룬 (2) +2 20.04.29 1,039 21 14쪽
25 4화 시그룬 (1) +2 20.04.29 1,065 26 14쪽
24 3화 수수께끼 헌터 (14) 20.04.28 1,045 27 15쪽
23 3화 수수께끼 헌터 (13) +2 20.04.27 1,036 21 12쪽
22 3화 수수께끼 헌터 (12) 20.04.26 1,022 23 14쪽
21 3화 수수께끼 헌터 (11) 20.04.26 1,025 23 15쪽
20 3화 수수께끼 헌터 (10) 20.04.25 1,046 21 12쪽
19 3화 수수께끼 헌터 (9) +1 20.04.25 1,047 24 14쪽
18 3화 수수께끼 헌터 (8) 20.04.24 1,057 22 14쪽
17 3화 수수께끼 헌터 (7) 20.04.23 1,053 22 15쪽
16 3화 수수께끼 헌터 (6) 20.04.22 1,084 19 13쪽
15 3화 수수께끼 헌터 (5) 20.04.21 1,118 18 16쪽
14 3화 수수께끼 헌터 (4) 20.04.19 1,111 2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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