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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웰브 님의 서재입니다.

신들 권능 유물 다 내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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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웰브
작품등록일 :
2023.06.20 01:27
최근연재일 :
2023.07.16 10:00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40,933
추천수 :
924
글자수 :
143,453

작성
23.07.13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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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5.

DUMMY

타르타로스의 입구를 나서자, 바로 올림포스의 익숙한 광경이 보였다.

헤카테도 원래는 여신인지라 올림포스에도 무리 없이 따라왔다.


“보여요?”


그녀는 올림포스에 오자마자 내 앞쪽을 가리켰다.

그런데 그녀의 말대로 이제까지와는 다른 상태창이 보였다.

지금까지와의 상태창과는 좀 다른 색과 형태를 지니고 있었다.


<테라의 각인이 새겨진 존재에 대한 성장 일지입니다>


<대지모신 테라는 운명의 흙이 이끄는 대상에게 각인을 새겨, 그 존재에 대한 성장 일지를 기록합니다>

<각인 대상에는 다음과 같은 혜택이 주어집니다>

<현재 ‘인간 종족, 최진혁’에게는 5등급 혜택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5등급 혜택>


<성장 촉진 : 성장 경험치를 원래의 2배를 얻습니다>

<성장 강화 : 특정 레벨이 되었을 시 얻는 능력치들이 강화가 됩니다>

<안타이오스의 힘 : 대지모신 테라의 아들이었던 안타이오스의 힘을 전승받습니다. 땅에 발을 대고 있는 한, 테라의 힘을 끌어다 쓸 수 있습니다. 등급이 올라갈수록 능력치가 더욱 올라갑니다>


엄청난 혜택이 주어져 있었다.

성장 촉진은 레벨업을 극도로 빠르게 해주는 권능이었고, 성장 강화는 아직 겪어보진 않았지만 딱 봐도 비교불가의 강력한 혜택으로 보였다.

그리고 마지막...


‘이건 완전 사긴데?’


안타이오스는 헤라클레스가 힘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거인이다.

대지모신 테라와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아들이라 알려진 존재였고 그 누구도 안타이오스를 힘으로 이길 수 없었다.

그 힘의 비결은 본체의 힘이 워낙 강한 것도 있었지만, 대지의 여신인 테라의 힘을 계속 끌어다 쓸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컸다.

그래서 헤라클레스도 엄청나게 고전하다가, 결국 안타이오스를 공중에 던져 목을 졸라 죽이는 방법으로 간신히 이긴 것이다.

그런데 그 권능이 내게 이어졌다.

땅에 발을 대고 있는 한, 나는 대지의 여신 테라의 힘을 끌어다 쓸 수 있다는 뜻이다.


“테라가 많이 무리 했네요!”


헤카테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했다.

무표정인데도 불구하고 왜 표정이 느껴지는 것일까?


“이게 대단한 거긴 한데, 테라가 무리해서 준 거라는 거야?”


헤카테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몰랐어요? 그 힘을 얻은 안타이오스가 있던 곳의 지력(地力)이 죄다 메말랐다는 거? 그만큼 테라로서도 무리한 일이었어요. 안타이오스가 있던 곳 부근에는 흉년이 이어지고, 메마른 지력이 회복되는데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으니까!”


와...

이건 몰랐다.

하긴 자신의 힘을 아들에게 몰아주었으니, 농사가 됐을 리가 없다.

역시 세상은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버려야 하는 법.

정말 소름돋게도 정확한 등가교환의 인과율이 적용되고 있었다.


“그런데 걱정은 하지 말기! 테라의 힘을 쓰는 동안에만 권능이 발동되는 거니까!”


헤카테의 부연 설명에 나는 그제야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그런데 안타이오스의 주변에 계속 흉년이 이어졌다는 건, 그가 계속 그렇게 힘을 썼다는 건데. 참 무식한 존재가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다행인 것은, 현대 사회는 지력(地力)을 이용한 농사를 누구나 짓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대는 먹을 것이 넘쳐나고 저장기술이 발달되어, 예전만큼 큰 피해를 입지는 않겠지.

즉, 계속 해서 테라의 힘을 끌어다 쓸 수 있다는 뜻이다.

그때, 헤카테의 말이 이어졌다.


“물론! 지력이 약해지면 그 안에 있는 존재들의 생기도 쭉쭉 빨려서 결국 바짝 말라 죽게 되겠지만 괜찮을 거에요!”


“...”


하지만 이어진 그녀의 말에 나는 입을 다물었다.


“왜 그걸 이제야 얘기하는 거야...?”


헤카테가 살짝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어차피 당신이 그 정도 힘을 쓸 정도면 아마 그 땅은 이미 악기(惡氣)로 물들어 죽어 있는 땅이 되어 있을 거에요.”


“흠...”


그건 그녀의 말이 맞았다.

아무리 봐도, 내가 테라의 힘을 끌어다 써서 마물이나 몬스터들을 사냥할 상황이 온다면...

일단 내 힘으로는 감당이 안되는 존재들을 상대하고 있다는 것이니까.

그건 헌터든, 뭐든 이미 다 죽어나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러니 테라의 힘을 빌려쓰는 패널티는 감수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그래서 내 레벨이 이렇게 빨리 오른거야? 테라의 가호 때문에?”


헤카테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성장 촉진이 발동되면 그렇게 되는게 맞아요.”


“와...이거 그럼 엄청 대단한 거였구나?”


나는 내가 얼마나 큰 기연을 얻었는지 깨달았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크게 아쉬움이 들었다.


“타르타로스가 조금만 버텨줬다면 나는 엄청나게 성장을 했을 수도 있겠네...아쉽다.”


헤카테가 나를 물끄러미 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그랬다간 당신은 망자의 기운에 잡아 먹혔을 수도 있어요. 아니면 탑의 주인들에게 발각되어서 처형되었거나.”


그녀의 말은, 내가 적절한 타이밍에 빠져나왔다는 뜻으로 들렸다.

그런데 그녀의 말이 이어졌다.


“안 보여요? 테라의 성장 일지만 보이는 게 아닐 텐데요.”


“응? 또 뭐가 있어?”


나는 의아한 표정으로 허공을 훑어보았다.

그제야 나는 또 다른 상태창이 떠올라 있는 것을 발견했다.

창이 여러개 떠 있어서 미처 확인하지 못한 창이었다.


<명부의 생사부(生死簿)>


<생사부 : 모든 생명체에 대한 수명이 적힌 장부. 당신도 예외는 아니다>


“뭐야? 생사부? 이거 그거 아냐? 인간의 수명이 적혔다는...”


“응! 당신, 죽음 직전이었어요.”


나는 헤카테의 말을 듣고 창을 내려보았다.

그리고 눈살을 와락 찌푸렸다.


<망자의 기운에 92 퍼센트 잠식 중>

<망자의 기운에 100 퍼센트 잠식되면 망자가 되어 타르타로스에 갇히게 됩니다>

<망자의 기운 소멸 예정 시간 : 102 시간>


와...

이런 게 있었다니!

타르타로스에 있는 동안 이런 안내를 한 번도 받지 못해서 나는 죽음 직전까지 몰렸었던 것을 몰랐었다.

조금만 길게 머물렀어도 나는 죽어서 타르타로스에 갇혔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소름이 돋았다.

오래전 소멸한 신들의 계산이 엄청나게 정확했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내가 만약 아폴론의 의서를 얻지 못하고, 불카누스의 권능을 지나치고, 디오니소스와 대작(對酌)을 하지 못했더라면...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통해 아레스의 무구를 얻지 못했더라면!


‘꼼짝없이 죽었겠구나! 그리고 애초에 신들은 내가 이 모든 것을 완수할 것을 내다보고 계획을 짜둔 거야! 헤카테가 있는 망자의 카타콤에 도착하는 시간까지, 그리고 다시 입구로 돌아나오는 시간까지 정확하게 재서!’


오차가 거의 없었다.

내가 중간에 타르타로스의 다른 곳을 탐험하려 했거나, 사냥에 조금만 더 욕심을 냈다면...


“후...무섭네...”


상상하기도 싫은 끔찍한 일을 떠올린 나는 몸서리를 쳤다.

신들은 이미 소멸했지만, 그들의 의지가 얼마나 무섭고 정확한지 깨달았기에 경외심마저 들 정도.


“하데스가 남겨둔 것도 있을 거에요. 한 번 찾아보세요.”


헤카테의 말에 나는 또 다른 창을 살폈다.

그리고 곧 그녀가 말한 창을 찾을 수 있었다.


<명부의 저울이 활성화되었습니다>


<하데스는 타르타로스의 망자가 많아지길 원합니다. 따라서 당신이 죽인 생명 하나당, 적절한 비율에 의한 신체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하데스의 사념(1)이 남긴 임무였다.

그리고...


<‘명왕의 투구’를 얻었습니다>


<명왕(冥王)의 투구, 퀴네에>


<당신은 퀴네에의 권능으로 모습을 감출 수 있습니다. 단, 등급이 되지 않아 재사용 시간이 설정됩니다>

<퀴네에의 권능 재사용 시간 : 48시간>


<퀴네에가 그림자 화(化)되어 당신에게 귀속됩니다>


“명왕의 투구...퀴네에!”


모습을 감출 수 있는 투구.

하데스라는 이름 자체가 보이지 않는 신이라는 뜻인데, 그게 가능한 것이 바로 퀴네에가 있어서였다. 나는 지금, 그걸 얻은 것이다.


“후...”


이것 역시 내가 타르타로스에 갔다 왔어야 할 신들의 안배.

헤카테는 나를 바라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타르타로스는 다음 안배가 있을 때, 다시 그 입구를 열어줄 거에요. 그때 당신은 더욱 더 성장할 수 있게 될 거고요.”


“그래?”


그때 한가지 의문이 들었다.


“헤카테, 그런데 내가 이번에 가서 그렇게 많은 망자와 마물들을 죽였는데 괜찮을까? 하데스가 원하는 것도 타르타로스를 망자로 가득 채워달라는 거였잖아.”


헤카테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걱정 하지 않아도 돼요. 그곳에 있는 마물들은 끊임없이 되살아나니까. 안 그랬다면 나는 벌써 굶어 죽었겠죠?”


“아...!”


그녀의 말에 나는 무릎을 탁 쳤다.

맞다.

지옥이라는 데가 원래 죽어도 또 살아나서 그 고통을 계속 받아야 했지!

그러니 내가 타르타로스에 가서 마물들을 죽여서 경험치를 얻어도 상관이 없었다.

어차피 놈들은 되살아날테니까.


“흠. 그럼 이제 내게 남은 건 던전이나 탑의 마물들, 몬스터들을 죄다 잡는 일이라는 거네?”


“맞아요. 그리고 마물들을 잡으면 나한테도 좀...배가 고파서요. 헤헤!”


나는 그녀를 보며 피식 웃었다.

차가워만 보이는 인상인줄 알았는데 귀여운 면도 있었다.


“그건 약속하지. 아, 그런데 헤카테! 나하고 같이 나가도 괜찮겠어? 사람들이 너를 이상하게 볼 수도 있는데.”


딱 보면, 정말 집을 잃고 떠돌아다니는 여자 아이의 모습이라 걱정이 되었다.

거기다 머리카락은 보라색, 손톱도 길고 눈동자 색깔도 보랏빛...

거기다 피부는 당연하게도 해를 보고 살지 못해서 너무 창백해서 누가 봐도 내가 헤카테를 데리고 다니면, 나는 바로 아동학대범으로 신고를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아!”


그때, 헤카테가 뭔가를 깨달았다는 듯 웃었다.


파아앗-


그리고 다음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자그맣던 여자 아이는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여신의 미모를 지닌 이십 대의 여성이 서 있었던 것이었다.


“와...!”


그 미모에 나는 놀라서 나도 모르게 탄성을 내질렀다.


“타르타로스에서는 몸이 작아야 탑의 주인들의 시선을 피할 수 있었거든요. 나도 원래 여신이었으니까 이런 모습인 건 당연...”


“아니, 너무 예쁘잖아! 안되겠다! 그냥 꼬마로 살자!”


전 세계의 어떤 미인을 갖다대도 지금의 헤카테에게는 안 될 듯했다.

그만큼 그녀에게서는 역시 여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고귀하고 우아한 미가 가득 풍겨져 나오고 있었다.


“꼬마는 싸움을 못해요.”


“응? 그게 무슨 말이야? 네가 왜 싸움을...?”


헤카테가 싱긋 웃었다.

와, 이 뇌쇄적인 미소!


“명색이 명부의 여왕인데 싸움을 안 하면 되겠어요?”


맞다.

헤카테는 본질적으로 명부의 여왕.

그런데 그녀가 무슨 싸움을 할 수 있다는 거지?

그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와드득- 와드득-


어디선가 땅을 파는 기괴한 소리가 들리더니, 헤카테의 뒤로 수많은 뭔가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것도 이, 올림포스에서.


“말도 안 돼...!”


헤카테의 뒤에서 모습을 드러낸 그것들은 바로...


“네크로맨서였다고?”


온갖 해골들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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