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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웰브 님의 서재입니다.

신들 권능 유물 다 내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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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웰브
작품등록일 :
2023.06.20 01:27
최근연재일 :
2023.07.16 10:00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40,936
추천수 :
924
글자수 :
143,453

작성
23.06.2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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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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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글자
11쪽

10.

DUMMY

그러니까...

예전에 던전 빅뱅이 벌어졌을 때 우리는 깊은 절망에 빠졌었다.

사방에서 뛰쳐 나오는 몬스터 떼들을 접하는 순간 혼절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그 몬스터 떼들에게 잡아 먹히는 광경에 정신이 나간 사람들도 많았다.

그렇게 우리는 갑작스런 재앙에 속수무책으로 당했었고, 세상은 그대로 멸망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신의 축복일까, 몇몇 사람들에게 ‘각성’이 일어났고 그 각성은 곧 지구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누군가는 S등급으로, 누군가는 B등급으로...

사실 그 때는 그 ‘등급’이 후에 신분을 나누는 계급이 될 것이라는 것은 모르고 다 같이 힘을 합쳐 싸웠었다.

그리고 인간들은 세상 밖으로 풀려난 몬스터 떼들을 다시 던전 안으로 몰아넣는데 성공했고, 던전은 그대로 봉인되어 안에서는 바깥으로 나올 수 없게 되었다.

그 뒤로 몇 년이 흘렀고, 세상은 지금과 같은 안정을 되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오히려 게이트 시대 이전을 그리워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게이트 시대 이후에 세상에는 새로운 신분 질서가 생겨났다.

각성 등급에 따른 서열이었다.

이후부터는 철저하게 각성 등급이 높거나, 아니면 상상을 초월하는 부를 가졌거나, 그도 아니면 국가의 권력을 가진 자들이 가진 기득권이 더욱 공고하게 굳어졌다.

그래서 지금 짐꾼이라는 최하층민이 생기기도 한 것이고.

그런데 사실 신분 질서니 등급이니 하는 게 문제가 아니었다.

만약, 내가 본 환상이 맞는다면...

인류는 최악의 종말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니까.


‘이거, 막아야 해!’


영약을 팔아 돈을 버는 것도 좋다.

아마 엄청나게 도움이 될 거다.

던전에 들어가 몬스터들을 잡아 마석을 챙기는 것도 좋겠지.

그런데 이건 전부 세상이 ‘안정기’에 접어들었을 때의 이야기다.

아마 이제부터는 ‘생존’에 대해서 말하게 될 지도 모르는 일.


“왜 갑자기 프로메테우스의 환영이 보였을까?”


근본적인 질문이 떠올랐다.

왜, 나에게 그 환영이 보였을까?

내가 본 환영이 그냥 보인게 아니라는 것은, 곧 이어 들려온 뉴스를 통해 증명되었다.

혹시 불카노스의 사념(1)처럼 프로메테우스의 사념이 내게 경고를 해온 것은 아닐까?


“확인해보자!”


아마 프로메테우스의 사념이 남아 있는 것이라면, 아마 올림포스에 다시 들어갔을 때 그의 의지가 전해질 것이다.

만약 그의 예언이 내게 전해진다면 나는 미래를 알게 될 것이고, 그것으로 다가올 재앙을 대비할 수 있겠지.

한 번 도전해볼만한 얘기였다.

일단 혹시 모르니 나는 중급 마석을 사서 집에 돌아왔다.

중급 마석은 개당 천만원을 호가하는 비싼 마석이었다.

이걸 올림포스에 가져가서 강화할 생각이었다.

아마 드라크마가 필요할 수도 있으니까.


<디케(dike)의 저울이 활성화됩니다>


역시 새로운 마석을 들고 입장하니까, 디케의 저울이 바로 활성화되네.

하지만 중급 마석을 그냥 그대로 파는 것은 너무 손해다.

일단 중급 마석은 얼마나 쳐줄지 볼까?


<200 드라크마입니다. 환전하시겠습니까?>

<개수 : 2>


200 드라크마.

최하급 마석과는 좀 교환비가 달라졌다.

하긴 같은 비율로 교환이 될 리는 없으니까.

이쪽에서는 이쪽 교환비가 있으니.

아무튼 중급 마석은 대략 천만원에 200드라크마라고 생각하면 될 듯했다.

일단 가격을 확인한 나는 바로 중급 마석을 강화했다.


<중급 마석이 강화가 되었습니다>

<강화 결과, 중급 마석의 등급이 올랐습니다>

<중급 마석이 중급 검은 마석으로 강화되었습니다>

<강화 가능 회수가 0회 남았습니다>

<24시간 후 강화 가능 회수가 회복됩니다>


<강화 스킬 레벨이 오르면 강화 가능 회수가 늘어납니다>


역시 중급 마석을 강화해도 중급 검은 마석으로 변하는구나.

그럼 가치는 얼마나 올랐을까?

디케의 저울이 활성화되고, 가격이 떴다.


<500 드라크마입니다. 환전하시겠습니까?>

<개수 : 2>


“와...! 개당 300 드라크마씩 올랐어? 대단하네!”


불카노스의 강화 스킬은 역시 대단했다.

하지만 여기서 좋아하고만 있을 순 없었다.

만약, 프로메테우스가 내게 의지를 보낸 것이라면 그것을 찾아가야 했다.


<프로메테우스의 사념(1)이 고통스럽게 당신을 바라봅니다>


‘역시!’


입구를 지나, 저번에 두통을 느꼈던 곳에 이르니 프로메테우스의 사념(1)이 나를 바라보고 있다는 말이 떠올랐다.


<사념의 흔적이 발견되었습니다>

<사념을 해제하겠습니까?>

<해제 비용 50 드라크마>


역시 불카노스 때와 같은 가격으로 사념을 해제할 수 있었다.

나는 바로 해제를 했고, 다시 창이 생겨났다.


<프로메테우스의 사념(1)을 해제했습니다>


<프로메테우스의 사념(1)>


<나를, 영원의 샘에 데려다준다면! 신이든 악마든 나를 그곳에 데려가 준다면! 내가 보고 들었던 것을 다 말해줄 수도 있을 텐데!>


‘영원의 샘?’


올림포스 산에 그런 곳이 있었나?

그런데 길게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프로메테우스의 사념(1)이 퀘스트를 부여합니다>


<프로메테우스의 사념(1)을 올림포스 산의 서쪽에 있는 영원의 샘으로 데려가라>

<보상 : 계시록 한 부, 3,000 드라크마>


장소는 정해졌다.

그렇다고는 해도 걸어가면 먼 거리였지만 방향이라도 알았다는 게 어딘가?


<프로메테우스의 사념(1)이 당신에게 스며듭니다>


일단 가보자.

그곳에 혹시 우리의 미래가 달려있을 지도 모르니.

나는 재빨리 달렸다.

마라톤만큼은 자신이 있었던 터라, 최대한 속도를 내기로 한 것이다.

게다가 넥타르까지 챙겨들어서 피로도는 굳이 신경쓰지 않아도 되었다.


“후우, 후우!”


그렇게 얼마나 달렸을까, 어디선가 졸졸 물소리가 났다.

눈을 돌려보니, 작은 시내가 산기슭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방향은 영원의 샘과 일치한 것을 보니 아마 이 시내도 영원의 샘에서 흘러나오는 듯했다.

나는 바로 산기슭을 거슬러 올라갔다.

주변에 흐드러지게 핀 꽃들이 뿜어내는 향기가 정말 사람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그리고 한참을 오르자, 평지가 나왔고 커다란 샘 하나가 보였다.

샘은 작은 옹달샘이 아니었다.

매우 귀해 보이는 바위로 사방이 막힌 곳에 맑은 물이 가득 차 있었고, 시내는 거기서부터 흘러나오고 있었다.


<프로메테우스의 사념(1)이 감격하며 당신에게서 빠져나옵니다>


<오오! 영원의 샘이로다! 내, 장대에 매달려 수도 없이 반복하여 죽어가는 동안 이 샘의 맑고 시원한 물이 얼마나 마시고 싶었던가! 고맙다, 정말 고맙다!>


아, 그런 사연이 있었었구나...

장대에 매달려, 수도 없이 독수리에게 간을 파먹혀 죽어가면서 그는 이 샘의 물을 그리워했던 모양이었다.

그 간절함과 한이 고착화 되어 사념으로 남게 된 것이겠지.


<좋구나! 그대가 악마든, 신이든 관계 없다. 약속한대로 선물을 주도록 하겠다>


크게 어렵지 않은 퀘스트.

하지만 뭔가 어딘가 뿌듯했다.

인류를 위해 불을 훔쳐 주었다가, 영원한 고통에 휩싸였던 신.

그런 그에게 물 한 모금을 줄 수 있다니.


<프로메테우스의 사념(1)이 당신에게 고마움을 표시합니다>


<프로메테우스의 사념(1)이 부여한 퀘스트를 완수했습니다>

<보상이 주어집니다>


<보상 : 계시록 한 부. 3,000 드라크마>

<프로메테우스와의 우호도가 6 올라갑니다>


저번 불카노스 때처럼 상태창이 다시 떠올랐다.


<프로메테우스의 계시록 한 부를 얻었습니다>

<해당 신과의 우호도가 낮아, 전문 해석이 불가능합니다>

<해당 신과의 우호도가 높아지면, 단계별로 계시록의 전문이 해석이 가능합니다>

<계시록의 봉인이 풀리며 대상자의 뇌리에 각인됩니다>


파아앗-


놀랍게도, 계시록 역시 아폴론의 의서처럼 내 뇌리에 순간적으로 각인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평범한 느낌이 아니었다.


“끄으으으!”


계시록에 새려진 글자들이 마치 형상화되어 움직이는 듯 수많은 그림과 환영들이 뒤섞여 내 머릿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저번에 프로메테우스의 환영을 봤을 때처럼, 극심한 두통이 느껴졌고 나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커억!”


그리고 한참 후, 두통이 사라졌고 나는 두 눈을 번쩍 떴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내가 어떻게 됐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긴 시간을 누워 있었던 모양이었다. 낮이었던 올림포스에 어느새 밤이 찾아 왔으니.


“후우...”


나는 목이 타는 것을 느끼고 넥타르를 마셨다.

그러자 몸이 쫙 풀리는 것이 느껴졌다.

역시 신들의 음료라 불리는 넥타르다웠다.

그런데, 마음이 편치 않았다.


“말도 안 돼...!”


프로메테우스의 계시록.

그 내용이 내 머릿속에서 마치 영화 필름이 돌아가듯 촤라락 돌아가기 시작했고 나는 그 모든 광경을 보며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마치 내가 직접 겪은 듯한 생생한 장면들...


“도대체...우리가 뭘 잘못했다고! 왜 저런 재앙까지 겪어야 하냐고...한 번이면 되잖아!”


내가 본 미래는 정말 끔찍했다.

프로메테우스와의 우호도가 낮아 먼 미래까진 볼 수 없었지만, 지금 세계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지진파는 탑이 올라오고 있어서 발생하는 게 맞았다.

그 탑들은 곧 세계의 수많은 도시들을 파괴하며 하늘로 솟구칠 것이고, 우리는 또 한 번 대재앙을 맞게 될 것이다.

던전 빅뱅하고는 비교도 되지 않는...

그런 지옥.

아니, 이 탑은 던전 빅뱅을 만들어내는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했다.

프로메테우스는 이 탑을 가리켜 그렇게 말했다.


“신의 침묵.”


탑이 올라올 때쯤, 그 탑에서 고통받는 인간들을 보면서도 프로메테우스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자괴감이 들었던 모양이었다.

이 시대에는 자신들이 소멸해 있었을 것도 그는 미리 알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가 사는 시대에는 신이 소멸해서 침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된 그는 통탄을 금치 못하며 탑의 이름을 ‘신의 침묵’이라 붙인 것이다.


“하지만, 그 뜻...제가 잘 이어받았습니다. 아마 당신도 이걸 원해서 사념을 남겼을 거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근미래에 대한 정보는 알았으니 가서 대처를 해야 할 때였다.

그리고 나는 왜 우리집 뒷방에 올림포스가 열렸는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세상의 모든 것이 그 의미를 잃을 거야. 신의 유산이 세상을 바꿀 수도 있지만 악의 유산이 세상을 태워버리기도 하니까.”


우리가 게이트 시대를 살면서 세웠던 수많은 정보와 기준들이 모조리 사라질 것이다.

나는 그것을 보았고, 올림포스의 새로운 주인으로서 그 모든 것을 막아내야 할 의무가 있었다. 옛 신들이 그랬듯, 내게 주어진 사명은 그것이었다.


“그러니 당신들의 힘 좀 싸게 빌려달라고요. 너무 비싸잖아.”


인과율 때문에 신의 유물들의 가격이 치솟는다는 것은 알것 같았다.

그런데 그 유물을 당장 사용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조금 원망스러운 것은 사실.

하지만 내겐, 우리에겐 언제든지 방법이 있었다.

이제까지 그랬던것처럼, 나는 다시 방법을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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