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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웰브 님의 서재입니다.

신들 권능 유물 다 내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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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웰브
작품등록일 :
2023.06.20 01:27
최근연재일 :
2023.07.16 10:00
연재수 :
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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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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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3,453

작성
23.07.0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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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6.

DUMMY

오세종 차관이나 오성 그룹과의 협상 시간은 아직 남아 있었다.

내게 주어진 차량도 있겠다, 미팅이 잡히면 바로 나가면 되니까.

그 전에 내게는 할일이 있었다.


‘내게는 힘이 생겼어. 그것도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어나더 레벨.

현존하는 헌터들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등급.

그게 바로 나다.

애초에 당연한 얘기였다.

나는 데미갓의 신체를 얻었고, 그것을 토대로 측정하면 당연히 탈(脫)인간의 데이터가 나올 것은 자명했으니까.

그런데 그래서 문제였다.


“강력한 하드웨어는 생겼는데, 이걸 돌릴 소프트웨어가 없단 말이지.”


제우스의 번개인 아스트라페로는 부족하다.

번개 내성인 적들도 있을테고, 육박전이 필요할 때도 있으니.


“무기가 필요해.”


그래서 나는 올림포스에 들어와 있었다.

내게 어울리는 무기...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내가 바라보고 있는 쪽에 놓인, ‘그’의 유물.


“전쟁의 신, 아레스.”


황금빛 투구와 황금빛 갑옷, 수천의 적을 베어냈다는 그의 검.

하지만 문제는 역시나 가격이다.


‘황금빛 투구는 40,000 드라크마. 황금빛 갑옷은 70,000 드라크마. 검은 120,000 드라크마. 저걸 얻기 전에 다른 걸 구입하면 가격은 비례해서 오르겠지.’


다 합쳐서 330,000 드라크마라는 거금이 들어간다.

하지만 나는 이상하게 아레스의 유물에 끌렸다.

그가 착용하고 수많은 타이탄과 악마를 베었던 전설적인 무구들...


“뭐, 퀘스트 줄 거 없습니까? 좀 싸게 삽시다!”


하지만 별 다른 창은 떠오르지 않았다.

나는 뒷머리를 긁적였다.


“어쩔 수 없지...죽도록 일해서 얻는 수밖에. 그건 그렇고, 영약들 리스트도 업데이트를 해야겠어. 아레스의 무구는 나중에 얻는 걸로 하고.”


바쁘다.

혼자서 모든 일을 처리하려니 아주 죽을 지경.

그것보다 더 문제는 얼른 데이터들을 수집하고 분석해야 탑의 등장에 맞춰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

그런데 올림포스 산은 너무 넓었고, 시간은 없었다.


<님프 올리베이라의 사념(1)이 숨어서 당신을 훔쳐 봅니다>


‘응?’


투덜거리며 산을 헤매던 내게, 뭔가 이상한 창이 떠올랐다.

님프라니?


‘님프(Nymph)면 요정이잖아?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그런데 기분이 묘했다.

내가 매우 늠름하고 호탕해보였던 것일까?

님프가 왜 나를 훔쳐 보는거냐?


“할 말 있어?”


이럴 땐 바로 물어보는게 가장 빠르다는 것을 나는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이곳에서 어떤 존재의 사념이 나를 보고 있다는 것은, 그 한을 풀어달라는 얘기니까.


<님프 올리베이라의 사념(1)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말해 봐! 들어줄 수 있으면 들어줄게!”


<님프 올리베이라의 사념(1)이 수줍게 나와 당신에게 손을 흔들어 보입니다>


아, 보인다!

자그맣고 귀여운 날개가 달린 소녀!

너무 귀엽고 앙증맞아서 나는 절로 미소가 나왔다.


“그래, 반가워! 뭘 해주면 돼?”


<님프 올리베이라의 사념(1)이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시작합니다>


<님프 올리베이라의 사념(1)의 언어를 해석하시겠습니까?>

<해석 비용 : 50 드라크마>


이런 건 바로 해석해줘야겠지.

50 드라크마를 지불하고 해석하자, 님프 올리베이라의 말이 바로 직역되어서 들려왔다.


<우리 언니들과 동생들이 저 곳에 잠들어 있어요. 깨워주신다면 당신을 따를 생각이 있어요>


나를 따른다고?

잠깐, 그러고 보니 님프는 오래전 신화에서도 이 올림포스 산에서 일을 돕던 존재다.

그것도 하나, 둘이 아닌 수많은...

신들도 사라졌으니 녀석들도 어딘가에서 잠들어 있는 것이 분명하겠지.

님프 올리베이라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니, 산속 깊은 곳이었다.

어차피 안 갔던 곳이라 가볼만은 했다.


“그래, 가보자! 시간은 아직 여유가 있으니.”


지도도 만들 겸, 나는 님프 올리베이라의 사념(1)이 가리키는 곳으로 향했다.

새로운 지역에 진입하니 수많은 레시피와 약재들이 떠올랐다.

역시 움직이면 이득을 본다.

거기다 님프 올리베이라의 사념(1)의 의뢰까지 완수할 수 있으니.


“어?”


그런데 저쪽 멀리서 녹색 빛이 아른거리는 것이 보였다.

님프 올리베이라가 가리킨 방향에서 아른거리는 것으로 보아, 아마 그곳에 님프들이 잠들어 있는 모양이었다.

나는 부지런히 그곳을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어느 순간 발걸음을 우뚝 멈췄다.


“...!”


처음에는 작은 공간인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운동장만한 수풀에 수많은 님프들이 파묻혀 잠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녹색 빛은 그들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이었다.

그 장면은 정말 장관이었다.

너무도 아름답고 황홀하기까지한 장면...

나는 그 광경에 홀리듯 바라보고 있다가 이내 정신을 차렸다.


“그런데 어떻게 깨우면 되지?”


<님프들을 깨우려면 검은 머리 투구꽃의 꿀이 필요합니다>


의문을 떠올리자, 바로 해답이 떠올랐다.


“검은 머리 투구꽃? 그거라면 저기 골짜기 초입에 있잖아? 엄청나게 많이 피어 있던데...”


해답이 정해지자 그 다음 일은 매우 쉬웠다.

나는 바로 검은 머리 투구꽃의 꿀을 모아서 가져왔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사아아-


“꺄응...”


“끼잉...”


꿀의 향기가 퍼져나가자, 깊게 잠들어 있던 님프들이 기지개를 켜며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와...!”


수십, 수백에 달하는 님프들이 초롱초롱한 눈을 뜨며 일어나는 광경은 너무도 사랑스럽고 귀여운 것이었다. 그리고 녀석들은 곰살맞게 내 앞에 와서는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님프 올리베이라가 당신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합니다>


‘아!’


지금까지와는 달랐다.

사념(1)이 아니라, 님프 올리베이라가 직접 내게 감사를 표한 것이다.

그 뜻은...


“너구나? 올리베이라.”


노란 날개를 활짝 펴고 나를 바라보는 귀여운 녀석.

올리베이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녀석도 긴 잠에서 깨어난 것이다.


“잘 잤어?”


님프는 자신들이 종속된 존재가 죽지 않으면 그 수명이 엄청나게 길다.

예를 들어 나무에 종속된 님프라면, 그 나무가 불타거나 썩거나 하지 않는 이상 죽지 않는 것이다.

인간 세상에서는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해서 인간 세상에서는 님프들이 수명이 짧지만 여기는 올림포스 산이다.

이들이 깃든 나무나 바위, 물들이 마르거나 썩을 일이 없으니까.

그래서 신이 소멸해서 이들에게 명령을 내릴 존재가 사라지니 잠에 빠진 모양이었다.

덕분에...

나는 내 눈앞에서 수도 없이 많은 님프들이 허공에서 날아다니는 것을 구경할 수 있었고.

너무 아름다워서 눈을 뗄 수가 없는 그런 광경.


<님프 올리베이라가 당신의 명령을 기다립니다>


하...

신들은 이렇게까지 안배를 해두었구나.

이 수많은 님프들이 나를 도울 수 있도록.

나는 벅찬 가슴을 안고 올리베이라에게 말했다.


“그래, 올리베이라. 부탁 좀 할게. 올림포스 산 곳곳으로 퍼져서 다른 님프들도 깨워주겠어?”


“키잉...”


님프 올리베이라가 귀여운 소리를 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얼른 해줘야 할 게 있어. 이 산의 모든 약초와 꽃, 나무들의 분포도를 그려서 내게 전해줘.”


이번에도 님프 올리베이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부탁해.”


“키잉!”


님프 올리베이라는 뒤에 있던 수많은 님프들에게 소리를 내더니 그들은 사방으로 우수수 흩어졌다.


“대단하네...!”


그 모습 또한 정말 장관이어서 눈에 계속 담아두고 싶을 정도였다.

이렇게 내 머리를 아프게 했던 문제가 해결되니, 그 다음은 한결 쉬워졌다.

일단 님프들이 나 대신 이 올림포스 산을 뒤지며 약초 분포도를 그려줄 테니 나는 바깥에 나가서 내 할일을 해도 되는 것이다.

님프들이 얼마나 열심히 일을 해줄 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들이 있었으니 과거, 이곳의 신들도 자신들의 일에 집중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띠링! 띠링!


올림포스 산에서 나오자, 문자가 연이어 도착했다.

강철수와 오세종 차관에게서 온 것이었다.


- 형님! 오성 그룹과의 미팅이 잡혔습니다! 내일 오전 열시 경, 오성 그룹 회장실에서 뵙자고 하네요!


- 최진혁씨. 모시고 한 번 대화를 해봤으면 합니다. 모레, 오후 세 시경 어떠십니까?


두 사람의 문자.

나는 바로 둘에게 답을 보냈다.

답 내용은 간단했다.

둘 다, 오케이.

날짜도 어찌 이렇게 이쁘게 잡혔는지.

하지만 아직 할 일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여보세요, 철수야, 동의 제약은?”


- 제안 받아들였습니다. 로열티는 수익의 15퍼센트로 지급하기로 했고 레시피를 공유해주는 개수에 따라 수익 분배율을 조정하기로요. 몸이 아주 달아 있어요.


수익의 15퍼센트를 지급한다는 것은 엄청난 것이다.

아무리 로열티라 해도, 15퍼센트는 대단한 것.


“진행하자. 영약 레시피 리스트는 저번에 보낸대로.”


- 힐링 포션 S, 전투 각성제 S, 활력 격발제 S 일단 이 세 가지 영약의 레시피인데 이것만 보내면 될까요?


“그래. 동의 제약의 생산 능력도 봐야 하니까. 그리고 한솔 제약도 접촉해봐. 대원 제약도.”


- 최대한 생산 라인을 많이 확보해서 영약을 빠르게 제조하겠다는 생각이시군요. 수익은 수익대로 내고.


“응. 시간이 없어.”


- 알겠습니다. 바로 한솔 제약과 대원 제약에도 연락을 해두겠습니다.


나는 동의 제약, 한솔 제약, 대원 제약에 각각 다른 레시피를 보낼 생각이었다.

그래야 기초 영약들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

이건 국내 탑 3이라 불리는 세 회사가 얼마나 빨리 움직여주냐에 달려 있었다.

이 다음은...


‘큐어 포인트, 힐링스 게이트...이 두 거대 제약 회사와 컨택을 해야 돼.’


대한민국만 혜택을 볼수는 없다.

나는 독일의 바이엘의 뒤를 이은 큐어 포잍트 사와 신생 영약 제조업체 힐링스 게이트에 레시피를 공유할 생각이었다.

당연히 값어치도 비싸게 받고.

상황이 급박해도 내가 가진 가치를 똥값으로 받을 생각은 전혀 없으니까.

이것이 CJH 제약 회사의 첫 걸음이 될 것이다.


‘CJH에서 모든 것을 먹게 될 거야. 결국은.’


내 머릿속에서 그려지는 큰 그림의 결말이었다.

이것이 레시피를 가진 자가 보여줄 수 있는 능력.

모든 일은 내 의도대로 흘러갈 것이다.

그럼 오늘은 날이 늦었으니 편안하게 쉬어둘까.

내일부터는 전쟁이 벌어질 것 같으니.


****


다음 날 아침, 강철수가 일찍 나를 찾아왔다.

나는 멀끔한 옷으로 갈아입고 내게 지원된 차량을 타고 오성 그룹의 본사로 향했다.


“기다리겠습니다.”


기사는 내게 깍뜻하게 인사를 했고 나와 강철수는 바로 본사 건물로 들어섰다.


‘이곳이...오성 그룹!’


어마어마하게 크고, 대단한 대한민국 재계 서열 탑순위에 드는 재벌.

그게 오성이었다.


“최진혁님? 오성 그룹 회장 직속 비서실의 비서실장 우현욱입니다. 이제부터 제가 모시겠습니다.”


내가 손에 들고 온 선물이 많이 구미가 당겼나 보다.

비서실장이 직접 나오다니.


뚜벅-


나는 그렇게 오성의 심장부로 향했다.

내 손에 쥔, 거대한 협상카드를 들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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