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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웰브 님의 서재입니다.

신들 권능 유물 다 내꺼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트웰브
작품등록일 :
2023.06.20 01:27
최근연재일 :
2023.07.16 10:00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40,944
추천수 :
924
글자수 :
143,453

작성
23.07.12 10:00
조회
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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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24.

DUMMY

태초의 신, 우라노스가 그의 아내 가이아와 함께 세상을 창조하고 우라노스의 핏줄에서 올림포스의 열두 신이 태어난 후, 하데스가 다스리는 지하 명부에는 수많은 마물들과 악마, 타락한 신들과 인간들이 계속 채워졌다.

그 수는 아마도 어마어마할 것이다.

그래서언지, 망자의 카타콤으로 가는 길에도 그 망할 망령들과 망자들이 계속해서 튀어나왔다.


“크으윽! 이거 베풀어주신 배려에는 너무 감사한데! 당신들 가만 보면 극단적일 때가 있다고요! 이건 많아도 너무 많아!”


맞다.

이놈의 올림포스의 신들은 나를 위해 지극한 배려를 해두었지만, 나에 대해 상당히 과대평가를 한 모양이었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수많은 마물들과 악귀들의 숫자는 어느 순간부터 세는 것을 포기할 정도였으니까.


<시체머리 임프를 처치하여 경험치를 얻었습니다>

<썩은 손 간수를 처치하여 경험치를 얻었습니다>

...


이름도 기억도 안나는 마물들이 죽어가며 들어오는 경험치는 엄청났다.

경험치.

이것은 A등급 이상의 헌터에게만 주어지는 특전이나 다름없었다.

B등급 이하의 헌터는 정해진 등급에서 더 이상 성장을 할 수 없었지만, A등급 이상의 헌터들은 경험치를 쌓아 강해질 수 있었으니까.

그래서 그들을 부를 때 A-99 라는 식의 레벨 시스템을 적용해서 불렀다.

A등급의 99레벨.

다만, A등급에서 S등급으로 올라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기적이라 부를 정도의 기회로 S등급으로 올라가기도 하지만, 본래 S등급과의 성장차는 극단적으로 갈린다.

그런데 나는 어나더 레벨이어서인지 뭔가 레벨링이 된다는 느낌은 없었다.

하지만 신기한 것은, 이상하게 시간이 갈수록 힘이 넘쳐난다는 느낌은 확실하게 왔다.

뭔가 숫자로 표기되는 건 없지만, 강해지는 건 체감이 된달까.


촤앗!


태양의 검으로 마물들을 갈라 버린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내가 있는 곳을 지도에서 보니 욕망의 수렁이라는 곳이었다.

망자의 카타콤으로 가는 과정이 있는 곳.


“후우...”


나는 무심코 빛을 발하는 태양의 검에 묻은 체액과 피를 털어내다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뭐야, 이건?’


아레스가 썼던 검.

그 검의 모양이 바뀌어 있었다.

마치 검이 스스로 성장하듯.

원래도 화려했지만, 지금은 더욱 화려해지고 강력해 보이는 모습.

그런데 올림포스와는 달리 타르타로스에서는 상태창도 매우 기본적인 것만 떠올라서 도대체 이게 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고 보니 헤르메스의 신발도 이상한데?’


신발 역시 뭔가 외양이 달라져 있었다.

날개가 더욱 커졌고, 샌들 역시 매우 고급스럽게 바뀌어 있었던 것이다.

이게 무슨 일일까?

뭔가 괴이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지만, 지금 당장은 알 수가 없었다.

설명창이 없으니 답답했지만 어쨌든 내게 해답이 당장 주어지는 건 아니었으니...

일단 나는 망자의 카타콤으로 향하기로 했다.

애초에 그쪽이 최종 목적지였으니.


“얼른 가자.”


뭐든 그쪽에 가면 다음 정보가 주어지지 않을까?

그리고 그곳에는 도대체 뭐가 있기에 이런 지도에까지 표기가 되어 있는 것일까?

나는 다시 앞을 향해 내달렸다.


*****


안으로 깊숙하게 들어갈수록, 소형 타이탄도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제우스 이전의 신들로, 제우스가 자신의 아버지 크로노스를 무너뜨리고 왕좌에 오른 후 죄다 이곳에 처박아 버린 것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가진 힘이 약한 것은 절대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이상한 경험을 하며 성장이 극대화된 상태.

전쟁의 신 아레스의 무구를 가진 내게, 그들의 힘도 크게 통하지 않았다.

수도 없이 떨어지는 검은 마석들을 획득하며 나는 결국 망자의 카타콤에 이르렀다.


“이곳은...?”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카타콤이라 하면 지하 묘지를 가리키는 말이었고, 그 의미대로 매우 음침한 계단이 지하로 쭉 내려가 있는 것이 보였다.

여기서 내가 이상함을 느끼는 것은, 그 모습 때문이 아니었다.


‘왜 생기가 느껴지지?’


망자와 망령, 유령들이 가득한 이곳에서 왜 생기가 느껴지는 것일까?


화르륵!


그때, 망자의 카타콤의 위치에 적힌 지도가 검은 불길에 휩싸여 갑자기 타올라서 사라저 버렸다. 마치 나를 이곳까지 인도하는 것이 자신의 목적이었다는 듯.


“흠...”


생기가 느껴지지 않아야 할 유일한 장소에서 생기가 느껴진다?

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아래로 내려가 보았다.

어차피 망자의 카타콤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내 목적지는 사라지니까.

아래로 내려갈수록 뜨거운 열기가 훅 끼쳐왔다.

하지만 아레스의 갑옷은 화기를 막아주는 권능이 있어서, 뜨거운 열기도 나를 막지는 못했다.

들어갈수록 양옆에 늘어선 수많은 해골들의 모습은 절로 모골을 송연케 하는 것이었다.

다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는.

나야 이보다 더 지독한 광경을 수도 없이 봐왔으니 별 감흥은 없었다.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기이한 광경.


“뭐죠? 당신은.”


작은 여자아이.

녀석은 손에 작은 해골을 들고 있었고, 누더기를 입고 있었다.

보랏빛 머리카락이 꽤 잘 어울리는 녀석은 나를 못마땅한 듯 바라보았다.


“넌 누구야?”


여긴 지옥이다.

그런데 나를 보며 눈을 흘기는 기이한 작은 아이를 보면서 경계심이 없을 수가 없었다.


“난 헤카테에요.”


헤카테.

나는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하지만 그런 이름을 가진 여자 아이는 떠오르지 않았다.


“헤카테, 넌 왜 살아 있는 거지?”


헤카테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살아 있어? 내가요?”


“그래...생기가 느껴지잖아.”


그런데 그녀는 내게 작은 발을 움직여 다가오더니 손가락 하나를 들어 나를 쿡 찔렀다.


“살아 있는 건, 이런 거고. 난 여기에 누워 있는 인간들하고 똑같아요.”


녀석의 말은 나는 살아 있고, 자기는 죽었다는 얘기였다.


“흐응?”


그런데 녀석은 큰 눈을 굴리며 나를 흥미롭다는 듯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그녀는 손가락을 입에 갖다대더니 나를 이리저리 살펴 보았다.


“당신, 신기한 사람이네요?”


“뭐가?”


“이거, 안 보이죠?”


헤카테는 허공을 가리키며 물었다.

시커먼 어둠만이 있을 뿐, 당연히 안 보였다.


“이게 뭔데?”


“테라(Terra). 테라가 당신에 대해서 기록해 놓은 성장 일지? 이게 안 보일 거라 생각했어요.”


“성장 일지? 그게 뭐야? 테라는...아, 가이아 말하는 거야?”


대지의 여신, 가이아.

대지모신이라고도 불리는 땅을 의미하는 여신이었다.

헤카테는 작은 어깨를 으쓱였다.

그것도 모르냐는 표정이었다.


“테라는 아무한테나 이런 거 써주지 않아요. 나무에는 나이테가 생겨나고, 식물에는 뿌리가 자라나죠. 동물의 이로 그 나이를 아는 것처럼, 당신한테도 당신의 성장을 기록하는 성장 일지가 있죠.”


“뭐라고?”


“응, 여기서는 안 보이는게 당연해요. 당신은 이곳의 사람이 아니니까. 이곳의 글자를 읽을 수 없는 게 당연하죠.”


“뭐가 보인다는 거야? 헤카테.”


헤카테는 허공을 가리키며 말했다.


“레...”


레?

이 녀석에게는 뭔가 보인다는 건가?


“벨.”


“레벨?”


아니, 레벨이라니!

그런데 생각해보면 나무의 나이테는 그 나무가 몇살인지 알려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테라는 내게 그런 표식을 달아준 모양이었다.

그런데 그게 레벨이라니...


“레벨 198. 이게 당신의 성장 일지에요. 와, 여기에 들어와서 상당한 경험을 쌓았군요! 그런데.”


헤카테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녀의 회색 눈동자가 나를 관조하듯 내게 향해 있었다.

그녀는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일까?

레벨 198이라는 것도 놀라운 일이었지만, 그 다음 이어진 그녀의 말은 나를 경악케 하는 것이었다.


“흐음? 이걸로는 탑에 대항하기에는 한참 모자란데.”


“...!”


나는 두 눈을 부릅떴다.


“탑...을 알아?”


“응! 당연히 알죠! 그거 때문에 신들이 죄다 소멸했는걸?”


“뭐라고?”


“깊게는 몰라요. 하데스도 그 탑의 잔상을 보고 소멸해버려서...”


놀라운 이야기였다.

하데스의 최후가, 그 탑의 잔상을 본 대가였다니.


“배고프다.”


헤카테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넌 뭘 먹는데?”


녀석은 다시 고개를 들더니 말했다.


“응, 고기 좋아해요. 인간 말고. 저것들.”


그녀가 가리킨 쪽에는 마물들이 있었다.

그러니까, 이 녀석은 마물들을 먹고 산다는 건가?

그때 한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너 혹시...이 해골들...”


헤카테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내가 먹은 거에요! 배고프니까.”


어쩐지.

인간의 해골보다는 마물들의 해골들이 훨씬 많아 보였던 게...


“음. 이상하네?”


“뭐가?”


그런데 갑자기 헤카테는 주변을 살피더니 입을 열었다.


“타르타로스가 당신을 밀어내려 하고 있어요. 아마 당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다 된 것 같아요.”


“뭐라고? 그게 느껴져?”


“응! 나는 하데스와 친했으니까! 타르타로스는 지금 많이 아파요. 당신을 당분간 지켜줄 수 없을 거에요.”


“날 못 지켜준다고?”


“응!”


헤카테는 저 멀리 시선을 던지며 말했다.


“저기 있는 것들이 나오면, 당신은 죽을 테니까.”


“저기에 뭐가 있는데?”


헤카테가 나를 보며 희미하게 웃었다.


“탑을 만든 존재들.”


“뭐라고?”


“걱정 마요. 아직은 타르타로스가 그들을 막아주고 있으니까. 그런데 많이 아파서, 타르타로스는 당신이 나가길 원해요.”


이곳 깊숙한 곳에 들어오면서 상태창이나 정보창이 제대로 뜨지 않아서 상황을 제대로 알 수 없었는데, 헤카테는 뜻밖의 얘기들을 계속 해주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내 팔을 잡아 끌었다.


“같이 나가요. 여기 있다간 정말 위험하니까요!”


타르타로스의 바깥으로 가자는 그녀의 말에 나는 깨달았다.


‘하데스가 나를 이곳으로 보낸 건, 이것 때문이구나! 헤카테를 만나게 하기 위해서.’


신들의 안배는 꼼꼼하고 완벽하다.

올림포스에서부터 이어진 신들의 계획은 결국 여기에까지 이어졌으니...


“헤카테! 기억 났어!”


그런데 갑자기 헤카테라는 이름을 어디서 들어봤는지 생각났다.


“너...설마, 페르세포네의 납치를 목격했던 그 여신 맞지? 페르세포네의 어머니였던 데메테르를 인도한...!”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알고 있네요?”


아...

이래서 나는 이쪽으로 인도받은 것인가!

헤카테를 만나고 나서 지금까지, 나와 나눴던 대화들을 떠올려 보자 확실해졌다.

그녀는 나를 이끌기 위한 존재였던 것이다.

나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고, 보다 세세하고 구체적으로 케어해 주기 위해 안배된 존재.


“어서 가요! 탑의 주인들이 당신을 인식하기 전에.”


“알겠어! 서두르자!”


인도자.

아마 그녀가 부여받은 임무일 것이다.

지하 세계의 여신이라 불렸던 그녀가 마지막으로 신들의 의지를 이어받은.


파앗-


우리는 빠르게 타르타로스의 입구를 향해 움직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99 현자의시간
    작성일
    23.07.12 15:40
    No. 1

    갖혀있는 애들이 탑을 만들었고..
    신들은 그걸 보고 죽었다.

    ??? 그런걸 신의 눈을 피해서 어떻게 만들었고.
    지들 가둔 애들을 보는것만으로 소멸시키니..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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