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센스톤의 서재입니다.

종말의 경계를 걷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센스톤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1
최근연재일 :
2023.10.04 22:00
연재수 :
278 회
조회수 :
80,817
추천수 :
1,566
글자수 :
1,933,298

작성
23.07.06 20:05
조회
299
추천
5
글자
17쪽

98화. 중앙심부로

DUMMY

제인 누나가 눈에 고인 눈물을 말리는 것처럼 고개를 들어 먼 하늘을 한참 바라보다가 이어 말했다.

“제가 각성을 하고 언니를 따라 다닐 때..다른 오러 마스터들과는 다르게, 언니 혼자 왜 그렇게 화이트홀까지 가기위해서 중앙을 탐사하는지 이해를 못했어요..단지 먼 미래에 파국이 올 것을 대비해 혼자 저렇게 고군분투하고 있구나 하면서 속으로 존경하고 있었죠..

지금도 잘 이해를 못하고 있고.. 지구가 멸망 직전에 온 지금에 와서야, 언니가 해 왔던 일이 실감나지만..언니가 사라질까봐 두려워요..“


제인 누나가 두 손으로 도기 잔을 잡고 그 안에 든 블루티를 보면서 이어 말했다.

“오러 마스터를 떠나서 언니와 저..그리고 여기 있는 준이와는 뭔가 다른 느낌이 항상 있잖아요..그게 언니가 말했었던 이계차원의 기운일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가족보다 더 한 느낌으로 다가와요.. 이제 마지막으로 제게 남은 가족인 언니가 그 곳으로 가버린다고 생각하니..그게 그렇게 가치가 있는 일인가요?”


성령 누나를 따라서 나까지 같이 떠난다는 말까지 한다면, 제인 누나가 얼마나 슬퍼할지를 생각하니, 옆에서 뭐라도 위로해주려던 마음까지 두려워져서 차마 입을 떼지 못했다.


“제인아...내가 화이트홀을 찾아서 네 말처럼 그렇게 고군분투하는 것은 제인이 네 생각처럼 누구를 위한 희생이나 숭고한 마음에서가 아니야...”


성령 누나가 찻잔에서 고개를 들고 바라보는 제인 누나를 바라보며 이어 말했다.

“예전에는 차라리 이런 세상이 싫어서, 차라리 멸망을 하는 것도 감수하고 결판을 짓자는 외골수 같은 마음이었지만, 내게 어떤 변화가 생기고 나서부터는 오로지 나의 구원을 위해서로 바뀐 것이 전부야..그 선택이 결과적으로 세상을 구할 수도 있겠지만, 내 의지에 따른 나의 선택일 뿐이고..반드시 내가 가야할 길이라고 생각될 뿐이지..”


담담하게 말을 하고는 있지만 한 치 흔들림 없는 성령 누나의 푸른 눈동자를 바라보다가, 제인 누나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언니의 그 선택 또한 존중해 줘야겠죠..오러 마스터가 하는 각자의 선택을 존중해 주라는 말이 그래서 생겨났었나 봐요..하하..그런 불문율을 강 대장님이 잘도 만드셨군요..”

제인 누나가 눈물 어린 눈으로 피식 웃으며 강 대장을 소환해서 비꼬았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언니가 가고 나면 이제 나에게 남은 가족 같은 사람은 준이가 유일하겠네..준이도 마찬가지겠지만..“

제인 누나가 한숨을 내쉬며 하는 말에, 나도 속으로 한숨을 쉬며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하늘에 떠오르는 두 개의 달만 무심히 바라보았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제인 누나와 작별하고, 나의 거주지가 되었지만 언제까지 거주 할 지도 모를.. 짓다가 만 절벽의 동굴로 향해서 길을 잡고 떠났다.

제인 누나가 다음에 자기도 그 곳으로 같이 가자고 약속하면서, 아쉬운 눈빛으로 우리를 보내 주었다.


빠르게 길을 잡고 가는 성령 누나의 뒤를 따라서 가면서, 쉬지 않고 기감을 흘려서 주변을 탐색하는 연습만 하다 가다보니, 조금씩 감지능력이 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제인 누나의 거주지를 나선지 열흘이 되는 날 제인 누나의 거주지가 있는 절벽보다 가파르게 솟아 있는 나의 거주지가 나타났다.


“여기서 저 절벽을 보니, 저기를 타고 올랐던 그 파충류 마수가 정말 대단한 놈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누나의 칼을 맞고 꼬리가 잘리고.. 저 높은 곳에서 떨어졌는데도 살아서 돌아 간 걸 보면, 거의 불사신에 가까운 놈인 것 같아요..”


“정면으로 마주쳤다면, 강력한 독 때문이라도 힘들었을 거야..”

성령 누나가 저 정도로 말하는 것을 보면 정말 강력한 마수일 것이다.


“만약에 다음에 마주친다면, 무조건 피해야겠어요..이번 차에도 집수리는 못할 것 같네요.

동굴에서 간단하게 하루를 쉬고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탐사를 시작해야겠어요.“

동굴 아래의 절벽가로 걸어가며 살펴보니, 마수의 독으로 누렇게 변색되었던 그 부분이 아직 그대로 있는 것을 보니 그 마수가 가진 독성이 보통 강한 게 아닌 것 같았다.


‘그때 정말 그 마수의 독에 정식으로 쏘였다면, 죽을 수 있었겠어...’

절벽가의 돌을 잡고 오르기 전에 바닥을 보니 바위틈으로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다.

아마 수로로 파놓은 물길이 원래 생각했던 대로 이곳까지 흘러 들어오는 것 같았다.

만약 이곳에 계속 거주지로서 꾸미고 살 수 있다면, 제인 누나의 거주지 앞으로 흐르는 개울처럼 천연의 해자로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동굴입구를 막아 놓은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서, 연결된 통로를 따라서 협곡으로 나가는 출구의 문까지 꼼꼼히 살펴보았지만, 다행히 마수들이 침입한 흔적은 없었다.

처음에 만들어 놓았던, 첫 번째 동굴에 짐을 풀고 식사부터 하기로 했다.

성령 누나가 바닥에 깔린 모포위에 앉아서 과일을 깎으며, 내일은 출발 전에 여기서 식량이나 물도 보급하고 가자고 말했다.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과일을 먹고 있는 나에게 성령 누나가 말했다.

“준아..아무리 지구차원이 위급하다고 해도 중앙 심부의 조건이 안 맞으면 어차피 탐사는 불가능 할 거야..여태까지도 심부의 사막조차도 들어가지 못했으니, 큰 변화가 없는 한 지금까지처럼 십년이상이 걸릴지..어쩌면 지구차원이 사라지게 될 때까지도 그런 기회가 안 올 지도 몰라.“


“도 실장이 상상한 미래처럼.. 일부 각성자들만 살아남은 그런 세상이 되고..우리 같은 오러 마스터들이 이곳 이계차원에서 살아가는 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는 말이군요..”


“그래...어떤 운명의 힘이 특별하게 이끌지 않는 한..그렇게 살아가게 될 거야..”


아마 누나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내가 특별히 이 거주지에 애착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 위로삼아 이야기하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이 거주지에 애착이 있다 한들 누나와 함께 가야 할 그 시간이 오면 눈꼽만치의 미련도 없이 다 버리고 떠날 것이라고 속으로 다짐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주변의 숲에서 물을 보충하고, 비상시에 먹을 과일을 보급한 다음 중앙으로 향하여 길을 나섰다.

여기서 부터는 소형 마수보다는 중형마수들이 빈번하게 나오는 위험한 길이 될 것이다.

마음을 다잡고 긴장한 마음으로 앞에서 길을 잡아가는 누나를 따라서 빠르게 쫒아갔다.


기후대가 초여름 같은 날씨로 서서히 바뀌어 가면서, 나의 거주지에서 길을 나선지 일주일 되는 날..협곡의 개울이 흐르는 울창한 숲속에서 두 번째로 만나는 중급마수를 마주쳤다.

엊그제 마주쳤던 오우거 한 마리는 성령 누나가 기습적으로 공격하며 수월하게 잡을 수 있었다.

이 정도만 들어 왔는데도 비비오크나 랩틸리안이 오히려 보기 힘든 마수가 되어버린 느낌이고 중급 마수 이상이 주종이 된 것 같았다.

미리 누나에게 언질을 받은 참이라 칼을 빼어들고 주변을 경계하며 냇물을 따라 십여 미터 걸어 들어가자 냇가에서 역시 우리의 기척을 파악하고 있던 트롤 세 마리를 볼 수 있었다.


‘트롤이 단독 생활을 하지만, 새끼를 키우는 기간에는 암수가 같이 다닌다고 하더니..’

전에도 한번 전투를 해본 경험이 있지만 공격이 잘 먹히지 않는 까다로운 마수였다.

내 키 정도 되는 새끼트롤이 으르렁거리는 것을 암컷 트롤이 뒤로 물리며 가장 몸집이 큰 숫컷을 따라 우리 앞으로 어슬렁거리며 걸어 나오고 있었다.

숫컷 트롤의 키는 오우거 보다 조금 작았지만 암컷에 비하면 훨씬 크게 보였다.


‘예전에 내가 상대한 놈이 암컷 치고도 좀 작았었나..누나도 돌아가지 않고 이놈들을 처치하고 갈 모양 같은데..’

누나가 숫컷을 상대할 요량인지 좌측 편 앞으로 나서며 칼을 뽑아들었다.


구부정한 모습으로 긴팔을 흔들거리며 느릿하게 걷던 숫컷이 갑자기 폭발적인 속도로 뛰쳐나와 긴팔 끝에 달린 길고 날카로운 쇠스랑 같은 발톱을 누나를 향해 긁어 왔다.

그러자 숫컷을 따라서 느릿하게 따라오던 암컷도 명확하게 나를 노리며 여태까지의 속도와는 비교할 수 없는 속도로 달려오더니 발을 박차고 올라, 위에서 나를 덮치듯이 공격을 해왔다.


누나의 방어와 공격을 볼 시간도 없이 시간차 공격 같은 트롤들의 공격에 바로 위기감을 느끼고 시간이 천천히 흐르기 시작했다.

천천히 흐르는 시간 속에서 누나의 새파란 오러가 숫컷 트롤의 팔을 자르고 뒤로 흘러가는 것을 보며, 동시에 나도 위에서 누르듯이 덮치는 암컷 트롤의 공격권을 우측으로 회전하며 벗어나면서 바닥에 착지하는 암컷의 오른쪽 어깨를 노리고 깊게 베어갔다.


서서히 정상 속도로 되찾아가는 시간 속에서 중심을 잡으며 전장을 살펴보니, 숫컷의 팔을 자르고 뒤쪽으로 돌아선 누나가 발을 박차고 휘두른 오러의 칼날에 숫컷의 머리가 허무하게 날아가고 있었고, 암컷 또한 덜렁거리는 왼쪽 팔을 부여잡으며 소리를 지르려고 입을 벌리고 있었다.


약간의 어지러움과 함께 시간이 정상으로 흐르면서 암컷의 울부짖는 소리가 그제야 내 귀에 들리기 시작했다.

내가 다시 자세를 가다듬으며 그런 암컷에게 두 번째 공격을 하기도 전에, 숫컷의 목을 친 성령 누나의 칼이 연이어 암컷의 머리를 잘라 내는 것이 보였다.

순식간에 제 부모를 잃어버린 트롤 새끼가 처음의 기세와는 다르게 추춤거리며 물러서다 재빠르게 숲속 안으로 도망쳤다.


‘단 삼격 만에 트롤 두 마리를 해 치우다니.. 역시 오러의 힘인가..’


완전히 잘리지 않은 암컷의 어깨 죽지를 보면서 성령 누나가 나에게 말했다.

“시간 지연 효과 중에 베어낸 위력이 이 정도라면, 거의 오러에 필적할 만 하겠구나..트롤의 갈귀 같은 털도 오러가 아니면 자르기 힘들지만.. 어깨 죽지의 두꺼운 뼈를 오러도 없이 이 정도까지 잘라낼 정도라면, 일반적인 오러 마스터의 위력과 비슷할 것 같구나.”


“위력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위기감에 관계없이 능동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게 함정이죠..하하”


“그렇더라도 위기를 넘길 수 있는 한 가지 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어..준이 네가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중앙 심부로 나와 같이 동행 할 수 있는 거니까..정말 위급한 경우에는 네 자신을 살릴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 될 거야.”

성령 누나 말대로 이런 능력이 없었더라면, 나 또한 누나와 동행하겠다는 고집을 피울 수 없었을 것이다.


‘정말 오러만 각성한다면, 누나에게 폐를 주기보다, 오히려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건데..’

여태껏 생각하지 못했던, 오러 각성의 필요성이 새삼 느껴졌다.


트롤을 만나고 나서 일주일 정도 더 나가자 주변의 나무나 식물들이 말 그대로 열대 우림지역 같은 커다란 나무들이 늘어 서있는 식생대로 서서히 변하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은신하기에는 오히려 힘든 환경에 맞춰서, 속도보다는 주변의 경계를 철저히 하며 중앙으로 나아갔다.

지금부터 만나는 놈들은 최소한 중급마수 이상일 것이고, 재수가 없으면 대형마수를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다행히 누나의 뛰어난 감지능력으로 잘 피해가고는 있지만, 지형상 어쩔 수 없이 못 피하고 만나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성령 누나가 약간 오르막의 구릉지대의 언덕에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어떻게 정할지 주변에 있는 커다란 나무에 손을 대면서 교감하고 있었다.

어느 정도의 거리를 주파하고 나면, 꼭 저렇게 전체적인 지형을 읽으면서 위험도가 얼마나 되는지 판단하는 것 같았다.


‘아마..중앙심부를 탐사할 오러 마스터 팀이 구성되더라도 누나의 저런 능력이 없다면, 아무리 여러 명의 오러 마스터가 간다고 할지라도 실패할 확률이 높겠지..’


“기의 요동이 심상치 않은 것이..상당히 위험한 것이 앞에 있는 느낌이야..이쪽 언덕을 넘어서 평평한 구릉지대로 들어서는 게 빠른 길인데, 그렇지 않고 되돌아서 저쪽 산맥을 넘어서 우회하기엔 거리도 너무 멀고...”

누나가 어떻게 할 지 갈등하는 모습을 보니, 중급마수 이상인 대형 마수급의 위험도를 느낀 것 같았다.


‘누나 혼자라면 이렇게 고민하지도 않았을 건데..괜히 내가 동행하는 바람에..’

그런 자책하는 마음을 숨기고 누나에게 담담하게 말했다.

“어느 정도 시간차가 있다면, 오히려 대형마수인지는 모르지만, 차라리 그 뒤를 따라서 가는 게 오히려 자잘한 위험을 회피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내말에 잠시 생각하던 누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어차피 이곳에서는 속도를 많이 낼 수도 없으니, 준이 네 말대로 위험한 것을 앞세우고 따라가는 게 나을지도 모르지..”


열대 우림이 시작되는 지대로 들어오면서 오히려 잡목림이 줄어드는 반면, 바깥에서 한번 씩 보던 커다란 나무들이 우뚝 우뚝 서있는..그래서 오히려 나무들 사이의 공지가 워낙 넓어서인지 다니기에는 오히려 이곳이 더 편한 지형이었다.

‘이곳 나무들의 생태계도 큰 나무들에게 작은 나무들이 영양분이 뺏겨서 죽어 버리는 환경인가..이정도 공지와 넓이라면 대형마수들이 활동하기에 오히려 더 좋을 수 있겠어..’


“정말 넓은 범위에서 경계를 하지 못하면, 오히려 이곳이 훨씬 위험하겠어요..만일의 경우에는 나무위로 대피한다면 괜찮을까요?”


“만나게 되는 대형마수가 어떤 마수냐에 따라서 틀리겠지..나무 위로 대피했다가 오히려 위험해 질수도 있으니..”


“누나의 오러도 대형마수에게 잘 통하지 않는 것은 아마도..그 크기 때문이겠죠?”


“그렇지..아무래도 한두 번 만에 치명상을 줄 수가 없으니..그 크기 때문에 오러로 베어낸다 하더라도 대형 마수에게는 피륙에 입은 상처밖에 되지 못하니..”


‘정말..사이즈의 문제네..이렇게 커다란 나무들이 그 놈들 한테는 잡목림 정도 밖에 되지 못하니..’

실제로 살아있는 대형마수를 아직까지 직접 본 적은 없었지만, 마수도감의 대형마수를 봤을 때의 생각은 과연 이런 것들이 존재할 수 있을 까하는 느낌이었다.


이 정도 시간이면 충분히 거리를 두었다고 생각했는지, 성령 누나가 출발하자고 말하며, 커다란 나무를 등지고 앉아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작은 집 한 채만한 나무의 밑둥에서 바라본 하늘이 정오임에도 불구하고 푸른 하늘이 잘 보이지 않았다.

아래에까지 빛이 잘 비치지 않는 탓에, 늦저녁 같이 어두침침한 숲속 같지 않은 널따란 공지를 걸어 나갔다.


그렇게 중간에 한 번 더 탐색을 하면서 서너 시간을 걷다가, 앞장서서 걸어가던 누나가 걸음을 멈추면서 내게 말했다.

“준아..뭔가 조짐이 이상해...마수들이 이곳으로 몰려오는 것 같아..빠져 나가려다 오히려 부딪힐 것 같으니, 일단은 나무위로 피신해서 상황을 봐야겠어..”


오랜만에 누나의 다급한 목소리를 들으니, 지금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누나의 도움으로 주변에 잇는 나무 중 가장 큰 나무를 타면서 계속 위로 올라갔다.

중간의 가지도 워낙 높은 곳에 있는지라, 누나가 중간에 칼집을 내면서 위로 먼저 올라가면 내가 다시 누나가 내려준 로프에 의지해 올라가는 방법으로 높게 걸려있는 커다란 가지위에 어렵게 몸을 안착했다.


몇몇 마수들이 나무 밑으로 지나치며 반대편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보면서, 드디어 내 거주지 정도의 높이만큼 올라서며 건너편을 주시하고 있는 누나에게 말했다.

“올라오면서 보니, 오우거도 지나가고 트롤도 빠져나가던데..도대체 무슨 일이죠?”


“중앙 심부 쪽 방향에서 기의 유동이 흘러넘치는 것이 심상치 않은 것 같아..중급정도의 마수들이 뭔가 쫒기 듯이 밖으로 빠져 나가는 것이 마치 웜홀 팽창이 일어나서 마수들이 빠져나가는 현상과 비슷한 것 같아..우리도 이곳에서 바깥으로 나가야 할 것 같아..준아 괜찮아?”


누나의 말을 듣고 있는데, 플라즈마가 일어났을 때 느꼈었던 몸속의 꿈틀거림이 감지되면서 점차 그 세기가 강해지는 것 같았다.

“이상해요..플라즈마때 느꼈던 것이..점점 더 강해지면서..숨이 막혀서..”


성령 누나가 내 말을 듣자마자 주저앉아 헐떡거리는 나를 로프로 연결한 뒤에, 나를 안고 나무를 타고 급하게 내려갔다.

“중앙의 압력이 여기까지 뻗어 나오고 있어..빨리 나가지 않으면 휩쓸릴 거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종말의 경계를 걷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98화. 중앙심부로 23.07.06 300 5 17쪽
97 97화. 어려운 선택 23.07.06 285 5 15쪽
96 96화. 전달하는 자 23.07.05 299 6 16쪽
95 95화. 평행차원 23.07.05 297 6 14쪽
94 94화. 감지능력 23.07.04 301 5 15쪽
93 93화. 거주지를 만들다. 23.07.04 299 5 15쪽
92 92화. 괴수의 공격을 받다. 23.07.03 293 4 16쪽
91 91화. 거주지를 찾다. 23.07.03 298 4 16쪽
90 90화. 웜홀의 미스터리 23.07.02 305 5 14쪽
89 89화. 계속되는 웜홀팽창 23.07.02 308 6 15쪽
88 88화. 한줌의 흙 23.07.01 299 4 14쪽
87 87화. 관악산 웜홀의 팽창 23.07.01 305 4 14쪽
86 86화. 초각성 23.06.30 315 5 15쪽
85 85화. 다시 관악산으로 23.06.30 301 5 15쪽
84 84화. 오러 마스터에게 가치있는 것 23.06.29 298 4 15쪽
83 83화. 새로운 본스워드 23.06.29 303 6 15쪽
82 82화. 한나를 보내다. 23.06.28 316 4 13쪽
81 81화. 종수의 새로운 다짐 23.06.28 300 5 15쪽
80 80화. 타란튤라 스콜피언 23.06.27 306 4 13쪽
79 79화. 복수의 다짐 23.06.27 300 4 14쪽
78 78화, 랩틸리안의 마핵 23.06.26 303 4 14쪽
77 77화. 오진석 대장 23.06.26 305 4 14쪽
76 76화. 태백산 웜홀 23.06.25 306 4 13쪽
75 75화. 웜홀 탐사 23.06.25 303 4 15쪽
74 74화. 전장의 여신 23.06.24 304 5 14쪽
73 73화. 관악산으로 23.06.24 311 4 13쪽
72 72화. 운명 23.06.23 302 4 12쪽
71 71화. 분노 23.06.23 313 5 14쪽
70 70화. 오러 마스터들의 모임(2) 23.06.22 315 6 14쪽
69 69화. 오러 마스터들의 모임(1) 23.06.22 307 4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