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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바위89 님의 서재입니다.

기억충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1바위89
작품등록일 :
2022.05.14 21:42
최근연재일 :
2022.06.17 17:16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577
추천수 :
110
글자수 :
142,360

작성
22.06.1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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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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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나비가 되어~~~

DUMMY

척은 다시 지구의 반바퀴를 돌아 루마니아로 향했다.

분명히 녀석은 그 곳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회귀본능!!

반드시 돌아온다.

목표를 달성하면 자신의 아지트로 돌아가는 본능!!

그래야 한다.


찾아야 한다.


검은 성주에게 다 빼앗길 수 없는 것이다.

사냥꾼의 본능. 그것은 먹이를 찾는 것이다.


이전에 있었던 검은 성주의 성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곳에는 작고 허름한 술집이 있었다.

술집의 이름은 '블랙홀'이었다.



벽면에는 낡았지만 이전 성에서 본 문양들이 일정한 패텬을 이루고 있었다.

분명 옛 성주의 집이 분명했다.


문을 열고 들어간 곳에는 오랫동안 영업을 하지 않은 듯 퀘퀘한 냄새가 진동을 했다.


술집의 이곳 저곳을 뒤지기 시작했다.

바닥에도 이전의 성에서 본 듯한 문양이 보였다.


문양을 따라 술집의 뒷쪽으로 들어갔다.

지하로 내려가는 문이 보였다.


조심스럽게 발을 내 디디며 내려가니 또 문이 보였다.

낡은 문이지만 쉽게 열리지 않았다.


척에게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부수어버렸다.


다시 서른계단을 내려가서야 술집의 지하실로 들어갈 수 있었다.


긴 터널같은 것을 통과하고 나서 조금 더 넓은 공간으로 이어졌다.


어둡고 습한 곰팡이 냄새가 났다.


한 참을 들어가서야 조그마한 창고문이 보였다.

다섯개의 창고문을 하나씩 열어 보았다.


마지막 문은 잘 열리지 않았다.

역시 부수어버렸다.


안에서는 검은 거품 같은 것에 감싸인 뭔가가 창고를 가득덮고 있었다.

냄새는 더욱 지독했다.


감히 검은 물체에 손을 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주머니에서 돌맹이 하나를 끄집어 내어 검은 물체에 던져 보았다.


돌맹이는 녹아내렸다.


검은 물체는 무엇이든 녹여버리는 물질인 것 같았다.


척은 등에 차고 온 칼을 빼 들었다.


그 칼은 우주를 떠돌아 다니며 자신을 보호해준 위대한 장군의 마지막 검이었다. 특수 합금으로 이루어진 그 검은 쉽게 녹지 않는다.


검은 물체를 조금씩 칼로 걷어내었다.

칼에서는 연기가 나고 번쩍이는 섬광이 일어났다.


어두운 지하실에서 검은 물체에 가리워진 어떤 형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거대한 번대기 같은 것이었다.


번데기의 한 쪽으로는 용의 발톱같은 것이 약간 삐져나와 있었다.

지독한 냄새와 시체가 썩어가는 냄새들이 역겹게 느껴졌다.


척은 견딜 수가 없었다.

여기서 기억충을 발견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죽었을 것이다.


그리고 칼이 녹아내리기 시작한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이 특수 합금이 녹아내리다니···


척은 검은 물질이 자신의 몸에 닿지 않도록 조심히 빠져 나왔다.

다른 곳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척은 분명히 여기에 기억충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기억충이라면 냄새가 나야 한다. 적어도 척은 느낄 수가 있다. 기억충이 있다면... 저 번데기 안에는 없다!


헛탕이었다.

모든 것이 너무나 허망했다.

마지막 희망이었던 검은 성주도 사라지고, 기억충도 놓쳤다.


다시 우주의 떠돌이 삶이 시작되는 것 같았다.


척은 낡은 술집에서 더 이상 지체하고 싶지 않았다.

자신에게 남은 이 행성을 떠날 마지막 기회. 셔틀을 타야한다.


레오에게 겨우 부탁해서 얻은 것이다.


레오는 척에게 이제 다시는 이 행성으로 오지 말라고 했다.

더 이상 자신을 찾지도 말라고 했다.

한 때는 같이 떠돌이를 했던 사냥꾼 동지였던 레오조차도 척을 멀리할 만큼..

척은 자신이 우주의 쓰레기가 되어버린 기분이다.


기존에 있었던 티켓들이 우주정보국에 의해서 모두 취소되었다.


이번 셔틀은 지구에 남은 마지막 우주인들을 위해 마련된 임시 티켓이었다.


박춘삼의 삶. 이 행성의 기억들이 모두 허망했다.

기억충을 찾아 일확천금을 노렸던 자신의 꿈이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없다.

도대체 그 기억충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용이 삼킨 그 기억충. 용도 사라지고 기억충도 사라져버렸다.

척은 이제 이 행성에서는 기억충의 냄새를 맡을 수가 없다.

어디에도 기억충의 신호가 나지 않았다.


척은 술집을 나와 어두운 숲속으로 사라졌다.


하늘에서 번쩍이며 우주선이 나타났다.

우주선은 술집의 옆에 내려 앉았다.


우주선에서는 도로시와 마리가 내렸다.

마리박사는 도로시에게 숲을 가리켰다.

“도로시 방금 숲으로 사라진 녀석이 척이 맞아요. 분명해요.”

“그 사냥꾼 말이죠. 빅버그님을 쫓던 그 사냥꾼이죠.”


“네. 맞아요. 분명 이 술집에서 나왔어요.”

“그럼 우리도 같이 저기로 들어가봐요.”

도로시는 먼저 술집으로 들어갔다.

마리도 따라들어갔다.


수색팀 요원과 정보국 요원이 술집의 바깥을 지키고 있었다.

척이 걸아간 자국은 먼지가 가득한 술집에 선명하게 자취를 남기고 있었다.


도로시는 척이 걸어간 지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조금의 두려움도 없었다.


“도로시. 조심해야 해요.”

마리가 오히려 겁을 잔뜩 집어먹고 조용히 속삭였다.


“아니에요. 여기에 빅버그님이 있을 거예요.”

“도로시 어떻게 확신해요?”


“느낌이 와요. 여기에 있어요. 분명히.. 빅버그님이 살아있어요.”

“살아있다구요? 그 때 용에게 삼켜졌는데···”


“마리박사님. 인간에게는 그런 예감!! 직감!! 그런 ... 설명할 수 없는 그런 것이 있어요. 빅버그님은 살아 있어요.”

도로시는 지하로 성큼성큼 내려갔다.


퀘퀘한 냄새. 시체 썩어가는 냄새가 풍겨왔지만 도로시는 계속 내려갔다.


마지막 창고 앞에서 도로시는 멈추었다.

거대한 검은 물체···


그리고 그 안에 있는 무언가···

마리박사는 렌턴을 켰다.


검은 물체 안에는 분명히 거대한 무엇이 있었다.

마리박사는 막대기를 검은 물체에 갖다 대었다.

순식간에 녹아내렸다.


“어마~”

도로시는 깜짝놀라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그 순간 번데기 처럼 생긴 검은 물체 안의 그 무엇이 움찔 거렸다.


“마리 박사님! 보셨죠. 움직이는 거..”

“아. 네. 본 것 같아요. 뭔가 움직이는것 같았어요.”


번데기의 한 쪽에 삐져나온 발톱 모양의 것이 도로시의 목소리에 반응하며 또 움직였다.


그 순간 번데기 모양의 껍질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도로시와 마리는 뒤로 몇 걸은 움직였다.


“번데기 모양이 갈라지기 시작했어요.”

“···.”

도로시의 말에 번데기 모양은 완전히 갈라지고 그 속에서 빅버그가 나타났다.


눈을 뜬 정대충은 도로시를 바라보았다.

깨어진 껍질을 뛰어 나왔다.


“빅버그님!”

도로시는 다시 빅버그를 안았다.


“무사하셨군요.”

“도로시. 괜찮아요?”


“네. 얼마나 찾았다구요. 정말 그 때는 너무 놀라서.. 용이 빅버그님을 삼켰어요.”

빅버그의 오른 손에는 아직도 용의 발톱을 쥐고 있었다.


“아. 그랬죠. 용이 나를 삼켰죠. 그렇지만, 내 몸에서 어떤 물질이 나오면서 번데기가 된 것 같아요. 그리고 그 물질들이 저를 녹이지 못했어요. 오히려 용의 위를 녹여버린 것 같아요.”

“아. 그렇군요.”

마리박사는 이제야 이해가 간다는 듯이 고개를 끄득였다.


“어서 나가요.”

도로시는 빅버그의 손을 잡았다.

마리박사와 도로시와 빅버그는 술집을 나왔다.


“정대충님은 기억충을 만났나요?”

마리 박사는 궁금해서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 네. 저에게는 이제 기억충이 없어요.”


“네? 기억충이 없다구요?”

“기억충은 제 몸에서 번데기 되어 변태를 하고 나비가 되어 우주로 날아갔어요.”

마리박사는 믿기지 않았다.

자신이 연구한 우주벌레들은 성충이 되어 변태를 거쳐서 변하는 것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건 또 하나의 커다란 발견이다.


“네? 기억충이 번데기가 되었다구요.”

“네. 그래서 제가 살아난 것 같아요. 그 물질이 마침 기억충이 번데기가 되는 과정에 나온 물질인 것 같아요.”


“그럼 며칠 동안 변태를 한 건가요?”

“네. 그런 것 같아요. 제 몸도 많이 부풀고 변화가 심했던 것이 변태를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배도 며칠 동안 먹어도 먹어도 계속 고프고.. 변태를 위한 준비를 했던 것 같아요.”


“아니··· 그럴수가?”

“그리고 저의 기억들을 다 되돌려 주었어요.”


“기억들이 다 돌아 왔다구요.”

“네. 어릴 때 기억이랑 최근까지 모든 기억이 돌아왔어요.”


“오. 다행이군요.”

마리 박사는 점점 모든 것들이 명확해 진 것을 느꼈다.

그래서 기억충은 이 행성을 택한 것인가?

자신이 우주의 나비가 되기 위해서 이 곳에서 변태를 하기 위해서 왔던가?

정대충이라면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리고 정말 우주의 나비가 되어서 우주로 날아다니며 또 새로운 기억충들을 날라다 주겠지···


“빅버그님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에요.”


“도로시 당신의 목소리를 듣고 깨어난 것 같아요. 기억충이 가버리고 저는 몸이 굳어버린 것 같았는데··· 당신의 목소리를 듣자 다시금 살아난 것 같아요.”

“빅버그님~~”


둘은 손을 놓지 않았다.


아직도 빅버그의 오른손에는 용의 발톱이 그대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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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비가 되어~~~ 22.06.17 11 1 9쪽
28 기억충을 삼키다니... 용 22.06.17 10 1 12쪽
27 검은 용 인 척! 22.06.16 10 1 9쪽
26 떨리는 척! 22.06.16 13 1 10쪽
25 검은 척!! +1 22.06.15 14 1 11쪽
24 아까운 척!!! 22.06.13 11 1 10쪽
23 함정 22.06.13 13 1 11쪽
22 살아남 은 척!! +1 22.06.12 18 1 11쪽
21 박춘삼 vs 빅버그 22.06.11 20 1 14쪽
20 연변에서 온 썅간나이... 22.06.10 20 1 9쪽
19 기억충과 마리와의 만남 22.06.10 12 1 13쪽
18 당당히 앞으로 22.06.08 12 2 11쪽
17 마리가 도나를 만났을 때 22.06.07 13 2 13쪽
16 곤충학자 마리 돌로마이오 박사 +1 22.06.06 23 2 11쪽
15 드레곤헌터 22.06.06 17 2 9쪽
14 소한 마리 22.06.05 13 3 10쪽
13 선녀와 나무꾼 22.06.05 12 3 10쪽
12 쓰레기 더미에서 살아가는 남자 22.06.04 17 4 12쪽
11 박춘삼 인 척 +1 22.06.04 15 4 9쪽
10 레오~~ +1 22.06.03 15 3 11쪽
9 버그 사냥꾼들 22.06.02 14 2 9쪽
8 방문 22.06.02 11 1 11쪽
7 나는 지난 여름날의 그 일을 알고 있다. 22.06.01 17 3 15쪽
6 기억충을 소개합니다. 22.06.01 23 3 10쪽
5 그들의 이야기 22.05.30 23 5 9쪽
4 세명의 생존자 22.05.30 30 11 10쪽
3 도로시 22.05.29 36 12 10쪽
2 올~리셋 22.05.28 45 15 11쪽
1 Big Bugg +1 22.05.14 79 2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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