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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바위89 님의 서재입니다.

기억충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1바위89
작품등록일 :
2022.05.14 21:42
최근연재일 :
2022.06.17 17:16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578
추천수 :
110
글자수 :
142,360

작성
22.06.0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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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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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레오~~

DUMMY

거대한 빌딩이 즐비한 거리를 두 명의 남자는 천천히 걸어간다.


이윽고 스타타워라는 이름이 적힌 한 빌딩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모자를 쓴 남성은 먼저 천천히 회전문을 통과하고 안내 데스크를 향했다.


안내를 돕는 도우미의 밝은 표정과 건네는 인사를 듣는 둥 마는 둥 그녀의 앞에 가만히 섰다.


그리고 천천히 손을 올려 놓았다.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친철한 말에 대답은 하지 않고 빙긋이 그녀를 향해 웃었다.

---- 스스스 ---


뭔가 찌릿한 자극이 그녀에게 전해졌다.

여자의 눈빛이 바뀌었다.


전화기를 들고 바쁘게 전화를 걸었다.

“회장님 예약된 손님을 올려 보내 드리겠습니다.”


“이 저녁에 무슨 예약이야!!”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짜증섞인 대답을 들었다.


모자를 쓴 남자는 전화기를 빼앗아 들었다.

안내원은 조금도 불쾌하지 않는듯 가만히 있었다.

“여보세요~~”

---- 스스스 ---

전화기로 전해지는 찌릿한 자극이 전화기 너머로 전해졌다.


“으···윽.”

비서실장은 순간 그 찌릿한 고틍을 느끼며 말하는 것을 주춤했다.


그리고 역시 눈빛이 바뀌었다.

“네. 어서 오십시요.”

비서실장은 전화기 앞에서 가만히 앉았다.


안내원은 직접 테그를 들고 두 남자를 스타타워 44층 꼭대기로 안내했다.

44 층에는 비서실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 들어가시면 됩니다.”

두 남자는 대답대신 빙긋이 웃었다.


회장실 문을 열고 두 남자는 들어갔다.

20 미터가 넘어보이는 긴 테이블이 중앙에 있었고, 그 너머에 회장은 앉아서 두 남자를 맞이했다.


“오. 레오!”

“우주의 방랑자 척~~”

레오는 척을 향해 손을 높이 들며 손가락 세개를 구부렸다.

척 역시 동일한 동작을 취하며 레오를 끌어안았다.

마치 옛적 전우를 다시 만난것 같았다.


“하하. 오랜만이야.”

“여기까지 온걸 보니. 자네도 참. 대단하군.”


“어쩔 수 없잖아. 기억충이 있다는데···”

“음. 그러게. 나도 자네처럼 떠돌이로 지낼때는 두려운것이 없었지.”


“레오. 많이 변한 것 같아.”

“그렇지. 이 행성에 오기전에는 빨리 기억충을 잡고 한 몫 챙기는게 목적이었지.”


“그런데. 왜 이러고 있나?”

“보면 모르나. 이 행성이 좋아진거지. 정착을 한거야.”


“오. 그래. 자네 같은 자가 정착을 한다. 믿을 수가 없는데...”

척의 눈가에는 비열함이 스며 나왔다.


“나도 이런 삶을 살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네.”

레오는 애써 그 눈빛을 피했다.


“그건 알고 있나? 이 행성에서는 이 행성의 시간으로 35년이 지나면 왕복권이 만료된다는거.”

“알지. 셔틀을 타고 오면서 그 정도야 설명을 들었지. 5년 남았지..”


“돌아갈 생각이 없어 보이는데···”

“하하.."

멋적은 듯 레오는 척의 시선을 또 피했다.

그리고 척을 노려보며...


"근데.. 왜 나를 찾아온거야.”


“도움이 필요해서.”


“사냥꾼들 끼리는 서로 협동하지 않는 불문율 그런거 있지 않았나?”


척은 당연히 알고 있는듯이 되받았다.

“하하. 때로는 그것도 깨지기도 하는 거야.”


“기억충이 대단하긴 대단한가봐.”

레오는 다시 척을 향해 의중을 떠 보고 싶었다.


“녀석이 레벨이 많이 올라갔더군.”

“음. 대충은 짐작하지. 내가 처음에 여기 와서 녀석을 찾아 나설때만 해도 애기였을텐데··· 작은 벌레...”


“그때 발견했으면 대박인데···”

“그렇겠지. 이제는 성충이 되었을 걸. 그리고 능력치도 높을거고.”


“맞아. 최근에도 사냥꾼이 당했다던데.”

“아. 알지. 짐념의 사냥꾼. 구타르탕. 소식은 들었어.”


“녀석을 과소평가했겠지.”

“아니면 숙주의 능력을 과소 평가 했던가.”


“뭐라고. 숙주. 숙주라면 이 행성에 있는 인간을 말하는 거야!”

“그렇지. 누군지는 모르지만.. 설마 기억충이 동물에게로 갔을거라고 생각하는건 아니겠지..”


“당연히 인간이겠지. 기억충이 교감할 수 있는 지능은 갖추어야 하니.. 어찌됐든지. 숙주까지 능력치가 높아진다고는 생각을 못했거든.”

“그럼. 너도 희생양이 될 뻔 했군!! 하하”


“오. 좋은 정보 고마워. 오길 잘 했네.”


레오는 척을 향해 단호하게 말했다.

“포기해!”


“포기하라구. 이제 여기 왔는데. 뭘 포기해.”


“기억충은 너가 생각하는 그 이상으로 위험해. 너도 그냥 이 행성을 즐기다가 돌아가. 35년의 시간이 있잖아. 여기 꽤 살만해. 너가 필요한 경제적인 필요는 공급해 줄 수 있어.”


“레오. 너 정말..”

“아. 알았다. 나를 찾은 이유를 알겠다.”


“···”

“너희들 인간의 몸이 필요한 거군. 그렇지.”


“역시. 레오.. 아참 미안해 여기 마리라고 같이 기억충을 잡으려고 온 사냥꾼이야.”


“오. 안녕하세요~~ 전 레오라고 합니다. 그래도 한 때는 꽤 유명했죠. 벌레도 많이 잡았었는데... 이젠 옛날 일이지만...”

레오는 혹시 자신의 능력이 감소한 것이 들키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에너지를 품어 내고 있었다.


“네. 알고 있습니다. 레오 잔다르타. 제 3차 우주전쟁에서 발칸 함정을 이끈 함장이셨죠.”


순간 레오는 마리라는 상대가 궁금해졌다.

“오. 저에 대해서 알고 계시다니. 척이 말해 주던가요?”


“아니요. 개인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적어도 이런 업계에 들어온 사냥꾼들이라면 레오라고 한다면 다 알고 있습니다.”

“하하. 그럼 적어도 그 함대랑 연관이 있는 분일 수도 있다는 얘기네요. 그렇죠.”


“아. 네. 극히 개인적인 사정이라. 아무튼 존경합니다. 마지막 전투 이후로 발칸국을 떠나 방랑하시며 우주 사냥꾼으로 살아가셨다고 들었습니다.”


“네. 모두 사정이 있죠. 특히 떠돌이 사냥꾼들에게는 모두 사정이 있죠. 그래서 한탕을 노리고들 있죠. 우주의 쓰레기처럼 살아가다가도 어떻게든 벗어나 보려고···”


“레오. 우리를 도와주게.”

“음. 그렇지만 이거 하나는 자네들이 알아야 할 것이 있다고 봐.”


“뭘 말인가?”

“이 행성에서 살아가는 인간들 말이야. 적어도 그들에게 선택권을 줘야 한다는 거야.”


“선택권?”

“그렇지. 자네들이 어떤 한 인간을 숙주로 살아가겠다면··· 적어도 그들에게 미리 양해를 구해야 한다는 거지.”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그럼. 불행해지는거지. 공생을 하는 동안에.. 그래서 사냥에 실패한 자들도 많다고 생각해. 나도 다 알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는 적응에 실패하고 일부는 나처럼 잘 적응해서 기회를 노리고 있던가 아니면 그냥 이 행성이 좋아서 살던가 그런 것 같다고.”


“그럼 어떻게 공생을 시작해야 하는거지.”

“우선은 10살 정도가 가장 좋아. 가장 순수하고 같이 성장할 수 있으니까.”


“그건 너무 오래걸려.”

“적어도 만 18세가 넘어가면 안돼. 그 정도가 되면 받아 들일 수 없을거야. 그리고 참을 수 없어 할 거야. 특히 이 지구인들이 벌레를 싫어하거든··· 뭔 말이니지 알지. 특히. 바퀴벌레···”


“아니. 그럼 우리를 벌레취급하는거야.”


“그렇지. 뭔가 내 머리에서 같이 살아가는데. 그런 기분 아니겠어. 하지만 잘 적응하면 10년 정도 지나면 진짜 서로 하나가 되는거야. 난 그러고도 20년이 더 지났지만..”


“음··· 곤란한데.”


“아. 그리고 꼭 남성보다도 여성이 좋을 수도 있어. 장점이 많아보여.”


“뭐라고. 여성? 이 행성에는 남성. 여성 구분해서 살아가는거야?”


“나도 여기에 와서 놀라웠지. 우린 암컷. 수컷 한 몸인데.. 이 행성은 암컷 수컷을 구분하는 종족이라는 것에 처음에는 아주 신기했어.”


“그럼. 넌 지금 암컷이야 수컷이야?”


“여기서는 암컷은 남자, 수컷은 여자라고 불러. 그리고 난 남자고. 남성과 여성은 생식기를 중심으로 구분을 하더군.”


“그럼 생식기를 보여주고 다니는 거야?”


“아니. 그럼 감옥에 가야할 거야. 겉모습으로 추측하는거지.”


“뭐야. 어떻게?”

“사실 이 행성에 살면서 난 그게 제일 힘들었어. 남성과 여성을 구분한다는 거.”


“왜?”

“음. 가슴이 나왔다거나. 긴 머리라거나. 엉덩이가 좀 더 크거나···”


“그럼 남성이야?”

“아니.. 날 보라고.. 내가 남자야. 남자는 비교적 머리카락이 짧고, 가슴이 이렇게 평평하고··· 엉덩이가 여성에 비해서 좀 작고··· 에고.. 그래도 아직도 난 헷갈려.”


“그럼. 난 여성으로 살레. 남성은 좀 아닌 것 같아.”

“음. 그래. 여성으로 사는 것이 좋을 수도 있어.”


“나도. 그럼 여성으로 살고 싶어요.”

마리도 끼어들었다.


“음. 그런데. 부부로 행세를 하면 편리하고 유리한 부분이 많으니 한 분은 여성. 척은 남성을 찾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그런데. 그럼. 어디서 어떻게 골라야 돼?”


“그러게.. 참.. 운명 같은 건데.. 난. 이 행성을 돌아 다니다가. 이 분을 만난거고.. 나와 비슷하다고 생각했어. 너도 운명처럼 만날 수 있을 거야. 그러길 바래.”


“그러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다고.”


“척. 내가 말 했잖아. 그래서 사냥에 실패한 사람이 많다구. 조급할 수록 더 실패해.”

“맞아. 레오님의 말이 맞는 것 같아. 척. 난. 레오님이 말해 주는 것처럼 선택하고 싶어.”


“됐어. 난. 목적이 달라. 그리고 빨리 이 행성을 빠져 나가야 하고, 인간의 몸을 잠시 빌리면 되는거야. 다 이용하면 버릴거구.”

“척. 그럼 난 도울 수 없어. 너가 알아서 해.”


“레오. 넌. 빚이 있을텐데. 적어도 나에게는 빚진게 있잖아.”

“···”


레오는 침묵했다.

“척. 그만하자. 우리가 알아서 하자.”


“좋아. 뭐.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척은 레오을 향해 강한 에너지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레오. 내가 누군지 알지··· 그리고 우리는 쓰레기 같은 존재야. 너가 아무리 여기에서 이렇게 고상하게 사는 척해도 난 다 알아. 너가 얼마나 쓰레기 같은 사냥꾼이었는지. 그리고 너도. 그렇게 살아야 하는거야.”


“그만해. 척. 가자.”


“남의 몸에 기생하는 주제에 어디 누굴 가르쳐들어.. 조심해 레오.”


다시 척은 레오를 향해 돌아섰다.

“서로 같이 도와 가면서 살자고. 옛날에 그랬잖아.~~”


척은 마리가 끌고 가는데도 계속 소리를 질렀다.


레오는 정신이 아찔했다.

척의 강력한 에너지 때문에 힘들기도 했지만, 이제는 인간의 몸에 너무 적응해 버린 탓인지 그 옛날의 전사가 아니었다.


숙주에게 공생하면서 이젠 거의 인간이 되어버린 사냥꾼 레오.


그는 어쩌면 더 이상 사냥꾼이 아닌지도 모른다.


“···”

레오는 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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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오~~ +1 22.06.03 16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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