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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KaHaL 님의 서재입니다.

극랑전(極狼傳)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KaHaL
작품등록일 :
2023.10.09 20:25
최근연재일 :
2024.06.28 18:00
연재수 :
275 회
조회수 :
123,033
추천수 :
2,432
글자수 :
1,848,181

작성
23.10.27 12:00
조회
565
추천
8
글자
15쪽

13화. 발톱 (6)

DUMMY

쾅!


달구의 주먹이 고무래의 정수리를 찍었지만, 고무래는 여전히 범에게서 눈을 뗄 줄을 몰랐다. 넋을 놓아버린 게 확실했다.


“제길, 이럴 때가 아닌···.”

“온다, 엎드려!”


득구의 급박한 목소리에 달구는 볼 것도 없이 옆으로 몸을 내던졌다. 쿵! 앞으로 자빠지는 바람에 고무래가 좀(?) 깔리고, 좀(?) 부딪힌 것 같았지만 거기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등신아, 거기 아냐!”

“뭐?”


달구는 얼굴을 들었다. 얼굴 위로 뜨거운 입김이 쏟아졌다. 짐승의 지독한 입 냄새까지.


“크헉?”


콰르르릉!


코앞에서 터져 나온 천둥소리에 달구는 잠깐이지만 시야가 새카매지는 것을 느꼈다.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귀 안에서 누군가 징을 두드려대는 소리가 났다. 뒤에서 득구가 뭐라고 소리치는 것 같은데 하나도 안 들렸다.


“뭐라고?”

“···!”


여전히 뭐라는 지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다만, 샛노란 눈 밑으로 샛노란 이빨이 번뜩이는 것이 눈에 들어왔을 뿐.


“이익?!”


달구는 팔로 뒷목을 감싸고 머리를 땅에 처박았다.


빡!


“커헝, 끅! 끄르륵!”


격렬한 타격음과 동시에 격한 숨소리가 들려왔다. 달구는 팔 사이로 머리만 살짝 들고 앞을 보았다. 방금까지 입을 쩍 벌리고 시뻘건 목구멍을 들이대던 범이 끙끙대며 앞발로 제 얼굴을 긁어대는 것이 보였다.


“이 병신들아, 당장 일어나라고!”


득구가 달려와 달구의 뒤통수를 후려치고서야 달구는 호랑이가 왜 저러는지를 깨달았다. 득구 녀석이 돌을 던져 맞춘 것이다.


“이대로 호랑이 밥이 될 셈이냐? 당장 일어나!”

“어, 어. 어, 그렇지. 어.”


달구는 저도 모르게 어벙한 소리를 내며 후다닥, 몸을 일으켰다. 축 늘어진 고무래가 팔에서 흘러내리는 것이 느껴졌다.


“업든가 메든가 해! 넋 나간 놈을 부축해서 뭘 어쩌려고?!”

“그, 그래. 맞다.”


달구가 고무래를 어깨에 들쳐 멨다. 그리고 마치 그걸 기다리기라도 한 듯, 범이 포효했다.


콰르릉!


방금 코앞에서 저 소리를 들은 탓인지 달구는 저도 모르게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허, 허흐···. 제기랄!”


달구는 제 다리를 쥐어박으며 똑바로 서려고 안간힘을 썼다. 무서운 것은 맞지만, 겁이 나서 다리가 풀릴 정도는 아닌데, 저 소리를 들을 때마다 몸이 얼어붙는다. 호랑이의 포효에 담긴 낮은 진동수의 음파 탓이지만, 달구가 그 사실을 알 턱이 없었다.


“쫄지 말고 똑바로 서!”


득구는 이를 부드득, 갈면서 달구의 허벅지를 퍽, 하고 걷어찼다. 달구는 찔끔한 표정으로 한 차례 득구를 노려보았지만 덤벼들지는 않았다.


“도망가긴 튼 것 같으니까···!”



* * *



득구는 잇소리를 내며 미간에 맺힌 식은땀을 닦아냈다. 잠깐 사이에 등 전체가 축축해졌다.


“제길, 대가리를 아예 깨진 못해도 쫄게는 만들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분명 미간에다 돌을 박아 넣을 생각으로 던졌는데, 본능적으로 피한 모양이었다.


호랑이는 찢긴 이마에서 흐른 한 줄기 선혈 탓에 짝짝이 눈이 되어 있었다. 한쪽은 핏빛, 한쪽은 호박을 박아 넣은 듯 형형한 황금빛.


“···오냐, 그래. 네놈도 갈 데까지 가봐야 직성이 풀리는 놈이냐?”


득구가 중얼거리자, 범이 마치 대꾸라도 하듯 낮게 그르르릉! 목을 울렸다. 득구는 입꼬리를 들어 이를 드러냈다.


“이 빌어먹을 짐승 새끼가, 한 번 대차게 물려봐야 정신을 차릴 놈이로구만?”


범의 눈에서 이글이글 타오르는 짜릿한 살기에 득구는 점점 고양감을 느끼고 있었다. 분명, 얼마 전 그 광운이란 작자에게서 이보다 더한 살기를 경험한 탓인지 팔다리가 저리긴 해도 움직이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득구는 반시계 방향으로 천천히 돌기 시작한 범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비켜! 비키든지 그 멍청한 놈을 어디 좀 치워놓든지 해!”

“···제길.”


거치적거리던 달구가 뒤로 물러나자, 득구는 다시 범의 눈에 시선을 고정한 채로 그를 따라 천천히 걸음을 옮겨나갔다. 범이 그 커다란 앞발을 움직여 한 걸음씩 내딛는 그 걸음걸이는 보법을 전개하던 구정삼과도 많이 닮아 있었다.


비틀비틀 어깨를 뒤틀어가면서 좌우로 몸을 흔들어대는 것 같지만, 중심의 대가리는 못으로 고정이라도 해뒀는지 흔들림이 없다. 중심에 담긴 무게를 고스란히 보전하면서 발소리 한 번 들리지도 않을 정도로 조용히 내딛는 걸음이다.


득구는 이전 구정삼을 처음 만났을 때, 그리고 그에게서 기묘한 구결을 듣고 깨달음을 얻었을 때가 떠올랐다. 그 기묘한 성취감. 그리고 뱃속 깊은 곳, 단전에서부터 피어오르는 그 짜릿한 충만함.


“헤, 흐히, 흐헤헤.”

“···뭐, 뭐야. 설마 미친 건 아니지?”

“닥쳐! 집중 안 되니까 닥치고 있어!”

“···제기랄!”


달구를 퇴치한 득구는 범의 움직임을 하나하나 세밀하게 살펴보기 시작했다. 발끝에서 불쑥불쑥 발톱 끝이 비치지만 결코 그것이 튀어나오지는 않는다.


‘공격하는 순간에만, 저 발톱을 뽑아내는 건가?’


득구는 공력을 끌어올려 정명혈에 기를 집중했다. 곧 눈에 닫혀있던 문이 열린 것처럼, 새로운 세계가 시야에 펼쳐졌다.


“제기랄! 이게 매번 되는 게 아니란 말이야···! 꼭 이렇게 뒈지기 직전에 가야지 보이냐?”

“···지, 진짜 미친 거 아니냐? 빌어먹을!”

“아니니까, 닥치고 있으라고!”


득구는 눈에 비치는 흐름을 주목했다. 놀랍게도, 범에게는 사각이 거의 없었다. 무공을 배운 인간도 아닌데, 발톱으로 검역을 형성하고, 동체 주변에 제공권(制空權)을 단단히 쌓아나가는 것이다.


‘짐승인데도···!’


그 순간 득구의 의식이 범의 투로(鬪路)가 아닌, 범의 투기의 흐름을 쫓기 시작했다. 과연, 범에게는 고수들에게서나 볼 수 있는 투기가 가득 넘쳐흐르고 있었다.


“뭘 처먹고 다니면 저렇게 돼?”


심법을 익혀 공력을 수련한 것도 아닐 텐데, 그 투기가 마치 예리한 장검처럼 매끄럽다. 저것이 타고난 본능에 의한 것이라면, 과연 저런 놈들을 두고 맹수(猛獸)라 부를 만하다.


그 순간, 놈의 투기가 일변했다. 긴 호흡으로 천천히 숨을 고르며 이쪽을 면밀하게 살피던 시선이 짧고 간결하게 계산하듯 동공을 좁혀왔다.


찰나였지만, 득구는 확신했다.


“온다!”

“썅!”


득구는 거의 본능적으로 지면을 박차고 튀어 올랐다. 도약력에서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던 탓이다. 그런데 웬걸,


“헉?”


범의 도약은 그 높이가 상상을 초월했다. 득구도 마주 뛰어오를 것을 예상했는지, 놈은 거의 일 장 하고도 반(약 4.5m) 정도를 뛰었다. 이쯤 되면 날아올랐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제길!”


허공에서 방향을 틀 방법이 없으니, 이제는 두들겨 맞는 수밖에 없다. 득구는 두 눈을 부릅떴다. 놈의 움직임을 놓치면 죽을 거라는 확신이 들어서였다.


다행히, 놈은 아가리를 벌리는 대신, 팔을 휘둘렀다. 득구는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몸을 뒤틀었다.


스컥!


“큿!”


직접 두들겨 맞는 것은 피했지만, 마지막 순간 감춰둔 비수처럼 튀어나온 발톱에 긁히는 것까진 피할 수가 없었다. 발이 거의 한 치(약 3cm) 거리에서 스치듯 지나갔으니, 성인 남성의 손가락 크기인 발톱이 더 튀어나온 것을 피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제기랄!”


피부가 찢긴 것이 아니라 거의 뜯겨 나간 왼쪽 어깨에서 울컥, 피가 흘러내렸다. 아마 한동안 왼팔은 쓰기 어려우리라.


“흐, 젠장. 생각보다 훨씬 노련한 놈이야.”


범은 득구가 상처를 입었는데도 당장 달려들지 않았다. 도리어 공중에서 앞발에 직격당하지 않은 것에 매우 놀란 듯, 좀 전보다 훨씬 신중해진 태도로 대가리를 낮추고 핏빛과 황금빛의 두 눈을 태우고 있었다.


득구는 이를 갈며 덜렁덜렁한 왼팔의 소매를 뜯어내어 오른손과 이로 얼른 묶었다. 찢긴 피부에 닿는 거친 옷감에 뒷골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아팠다.


‘수를 다 읽고 덤빈 건데도 내가 맞았다. 아니, 나만 맞았다.’


놈은 앞발을 휘두르는 그 순간, 완벽하게 준비가 끝나 있었다. 마치 이 모든 상황을 예상했다는 듯, 당연히 앞으로 다가온 득구를 향해 아무런 주저도, 의심도 없이 앞발을 휘두른 것이다.


어쩌면 놈은 다른 범과 싸운 경험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범이 아니라, 범들이었을 지도. 그 증거인지, 여태까지는 놈의 줄무늬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수많은 흉터들이 득구의 눈에 비치기 시작했다.


‘저보다 센 놈하고 싸워본 게 나 뿐만은 아니라 이거지? 좋아.’


득구는 이빨을 사리물었다. 그리고 입술을 끌어올려 이를 드러냈다.


“이러면 해볼 맛이 나지. 어물전 나비 새끼랑 뒹굴어봐야 어디 흥이 나겠어?”

“···너 아까부터 불안하게 왜 자꾸 그러냐? 정신이 나갈 것 같으면 내가···!”

“아니라구, 이 등신아! 제발 좀 닥치고 있어! 제발!”


애석하게도 달구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나누는 범과의 교감에 동참할 수 없는 모양이었다.


“···이번엔 갚아준다, 꼭!”


크르르륵, 낮은 목 울림이 해볼 테면 해보라고 비웃는 것만 같았다. 득구는 뒷골을 짜릿하게 지르고 들어와 정수리까지 솟구치는 그 고양감에 치를 떨었다.


‘후려쳐서 어디 하나 꺾어놓기 전엔 절대 주둥이부터 안 들이민다. 목이 완전히 드러나서 이빨만 꽂아 넣으면 숨통을 끊을 거라고 확신한 순간에만 물어뜯을 놈이다. 그렇다면···.’


놈은 신중하기 짝이 없는 놈이고, 아마 공중에서 상대보다 더 높이 뛰어올라 후려치는 것에 아주 익숙한 놈인 것 같았다. 아니, 확실했다. 놈의 도약력은 분명 상상을 초월했고, 그런 도약력을 가진 놈이 그것을 자신의 무기로 사용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예상했다···기보단, 익숙하다고 보는 게 맞을까?’


득구는 방금 공중에서 교환한 일수를 떠올렸다. 피가 들어차 시뻘건 오른쪽 눈을 깜빡이지도 않고 침착하게 발을 휘두르는데, 그 찰나에 놈의 발톱은 득구의 몸에 닿는 순간에야 완전히 뽑혔고, 놈이 내려설 때쯤에는 다시 발 속으로 쏙 들어가 있었다.


‘발톱을 뽑는 순간이··· 미친 듯이 결정적인 놈이야.’


놈이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저 차분함과 신중함 때문일 테다. 이미 꽤 깊은 상처를 입혀놓고도 도리어 대가리를 깊게 숙인 채로 눈을 떼지 않는 놈의 태도가 득구에게 더욱 확신을 줬다.


‘놈에게서 약간이나마 방심을 끌어낼 길은···!’


득구의 눈이 일변했다. 시퍼런 광망(光芒)이 쏟아지고, 일어선 득구는 먼저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 변화에 범은 움찔, 귀를 뒤로 낮추고 낮게 으르렁거리며 득구를 노려보았다.


“이번엔 그 눈깔에서 눈물을 쏙 뽑아줄 테니까 기대해라.”


콰르르릉!


범은 마치 웃기지 말라는 듯, 큰 포효를 내질렀다. 그 울림에 득구의 발이 움찔, 멎었다.


탓!


그걸 기다렸다는 듯이 다시 범이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이번엔 방금만큼 높이 뛰어오르지는 않았다. 득구가 뛰어오르지 못할 것을 미리 알았다는 듯이 말이다.


“새끼야, 내가!”


득구의 발이 세로로 갈지자를 그렸다. 연주행보의 아홉 번째 걸음, 선퇴보(先退步)였다.


부웅!


범의 앞발이 득구의 머리통을 후려치기 직전, 득구의 몸이 그림자처럼 뒤로 빠졌다. 득구의 검지가 비수처럼 벼려졌다.


“그걸 기다렸다!”


그러나 부드럽게 착지한 범이 남아 있던 왼발의 발톱을 다 뽑아 들고 휘두른 것은 득구로서도 예상 밖의 상황이었다. 득구는 초식을 거두고 급히 후퇴보(後退步)로 물러서야 했다.


콰르르릉!


범이 다시 울부짖는데,


텁!


“이, 빌어먹을 짐승 새끼가!”


달구가 범의 꼬리를 움켜쥔 것이다. 그리고 달구는 꼬리를 꽉 틀어쥔 채로 온 힘을 다해 몸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드드득!


범의 발톱에 땅이 갈려 나가고, 범의 몸이 붕, 떠올랐다. 거의 한 장에 달하는 거체가 떠오르는데, 득구도 어안이 벙벙한 눈으로 그것을 쳐다보았다.


“뒈져라아앗!”


달구는 핏대 가득한 관자놀이로 소리치며 놈을 휘돌리기 시작했다. 못해도 80관(약 300kg)은 족히 나가 보이는 놈을 실제로 휘돌리자, 놈도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당황했는지 앞발을 이리저리 휘두르며 캥캥, 괴악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으아아앗!”


으득, 콰지끈!


결국 범의 체중을 이기지 못한 꼬리가 끊어지고, 튕겨 날아간 놈은 굉음을 내며 바닥과 나무 사이에 처박혔다. 그러나 이내 펄쩍 뛰어올라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다.


“크륵, 캥! 쾌애액!”


난생 듣도 보도 못한 소리를 내며 범이 난장을 부리는데, 득구가 갈지자로 땅을 박찼다. 그리고 연주행보의 열두 번째 걸음, 좌상보(左上步)를 딛었다. 좌상보는 연주행보의 마지막 걸음이자, 투로(鬪路)였다.


“작작 하고 뒈져!”


득구의 주먹이 화살처럼 범의 미간에 꽂혀 들어갔다.


콰득!


“캥!”


부서지는 소리, 뭔가가 틀어박히는 소리와 함께, 범은 벼락을 맞은 것처럼 몸을 한 차례 튕겼다. 그리고 몸을 파르르, 떨더니 이내 축 늘어지고 말았다.


“···으, 어어.”


달구는 손에 남은 범의 꼬리를 한 차례 내려다보더니 털썩, 주저앉았다.


“으아아! 이, 씻브으아라아알!”


달구가 뭔지 알아듣지도 못할 소리로 욕설을 마구 내질러대는데, 득구는 흥분 대신 기묘한 정적과 차분함을 느꼈다. 득구의 눈이 자기 주먹을 한 차례 내려다보았다. 조금 전 일격은 분명, 얼마 전 설총이 득구 자신을 상대로 펼쳤던 것과 같은 기술이었다. 경력을 집중한 지르기.


“···됐어.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는데.”


솔직히 일격에 죽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득구는 축 늘어진 범을 자세히 살폈다. 놈의 미간이 전반적으로 함몰되어 있긴 하지만, 그 중앙의 한 점이 특히 깊게 무너져 있었다.


득구는 신기해하며 제 손을 내려다보았다. 어째, 죽을 위기가 닥칠 때면 꼭 이런 것이 된다. 그냥 연습할 때는 아무리 반복해도 실패했는데. 생사의 기로 앞에서 집중력이 올라갔기 때문이라고 보기에는, 그 차이가 심했다.


‘꼭 이런 상황이 되어야만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도 웃기고 말이야.’


득구는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아랫입술을 곱씹었다.


“으아, 내가 씨발, 호랑이를 잡았어! 호랑이를 잡았다구!”

“시끄러, 등신아! 내가 잡았지, 네가 잡았냐?!”

“웃기시네, 나 아녔음, 죽을 뻔했던 주제에! 감사하단 인사는 못 할망정!”

“너야말로 웃기지 마라! 내가 한두 번 구해준···!”


콰르르릉!


그야말로 천지가 뒤집히는 호성(虎聲)이 울려 퍼지자, 득구와 달구는 동시에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왔다.


“하, 한 마리가 더 있어?”

“야, 야! 그놈 그거 가랑이 벌려 봐봐! 얼른!”


득구가 후다닥, 달려가 범의 뒷다리 한 짝을 번쩍 들어 올렸다. 없었다.


“암놈···!”

“썅, 숫놈이 있었···!”


득구는 고무래가 있는 쪽으로 당장 달려갔다. 그리고 고무래를 어깨에 들쳐 메고 자빠져있던 달구에게 달려가 그 위로 고무래를 메쳐버렸다.


“들고 뛰어!”

“으어, 아, 으와아아악!”


두 사람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리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갑자기 선작이 늘어서 깜짝 놀랐는데... 감사하게도 추천글을 써주신 분이 계셨군요! 정말 감사합니다ㅠ 열심히 쓰겠습니다!!


그런 연유로, 오늘은 한 편 더 올려보겠습니다!ㅎㅎ


재미있게 보셨다면, 선작 부탁드립니다! 추천과 댓글은 제게 무척이나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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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13화. 발톱 (4) +1 23.10.26 579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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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13화. 발톱 (2) +1 23.10.25 619 1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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