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화, 언더커버 준비
가오리나 빵즈라는 말의 어원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지만, 대한민국이 힘을 얻으면 반드시 내가 해석하는 방식의 가오리 빵즈가 힘을 얻을 거다.
근거가 미약하고 다양한, 여러 가지 설이 있는 것들까지 스스로 비하해서 해석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미국의 네오콘이 힘을 얻는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를 보라.
9,11이 터지고, 이라크 전쟁이 일어났으며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지 않았는가?
명분은, 힘 있는 놈들이 만들고 그게 정의로 살아남게 되는 거다.
힘을 가진 유대인들의 지원을 받는 이스라엘이, 이란과 시리아를 폭격해도 누가 뭐라 하는 곳이 있는가?
주변에서 몇몇이 아우성 쳐봐야 목탁 없이 염불하는 사이비 중놈 꼴을 면치 못한다.
옳고 그름, 좋고 나쁨을 떠나서 일단, 국가는 힘을 가져야 하는 것이 정론이다.
아무리 거창한 명분을 가지고 정의를 부르짖어 봐야, 힘없는 국가는 공허한 메아리만 듣게 되는 법.
실컷 불을 질러놓고 국가안전부 서류를 들이밀었다.
간밤에 치우가 해킹한 자료들이다.
공산당 9,000만 명이라는 방대한 자료 중에서 국가안전부 8국의 명단 일부를 프린트해서 가져온 거다.
결국 놈이 항복했다.
돈맛을 본 놈이라 돈과 후생(後生)까지 제시하자 만세를 부르고 모두 털어놨다.
듣는 동안 몇 번이나 쳐 죽이고 싶었던가.
두 곳의 통나무 조직과 공장까지 정보를 받았다.
다만, 자신이 체포됐기 때문에 한동안 잠적할 것이므로 몇 달 지나서 영업을 개시할 거라는 세세한 정보까지 불어댔다.
나노봇이 새롭게 녹화한 영상을 USB에 다운받아 자술서와 조서를 챙겨서 일어났다.
이 새끼는 가족에 대한 걱정도 없이 자신이 살길만을 위해 모든 정보를 불었다.
산동성에 세컨드만 세 명을 두었고 숨겨놓은 재산도 미화로 3천만 달러가 넘는다.
이건 내가 찾아서 놈에게 주는 것으로 이야기가 되었기 때문에 영상과 조서에는 빠졌다.
과연 그것이 이 새끼에게 전달될지는 미지수지만 말이다.
내가 먼저, 슈킹하지는 않을 거다.
그러나 공산당 암살조가 이놈의 목에 넥타이를 걸고, 자살 당하면 그건 당연히 내 주머니로 들어오겠지.
그 3,000만 달러가 넘는 돈에는 대한민국 국민의 목숨값이 절반 이상이다.
나머지는 불법체류 중인 조선족과 외국인 노동자들의 목숨값이다.
당연히 영상과 조서에는 범죄 사실들만 기록되어 있다.
어찌해도 이놈은 살아나갈 길이 없다.
재판 전에 분명히 자살 당할 거니까.
내가 막아주지도 않을 거다.
자살 당하는 장면만 녹화해서 다시 이슈화 시키면 되는 것 아닌가?
병원에서 나오는데 국정원장으로부터 호출이 왔다.
전화상으로는 보안이 염려되니 들어오라는 거다.
즉시 내곡동으로 출발했다.
***
“오해하지 말고 들어라. 민 회장의 문제가 아니라 아들이 문제니까.”
운을 떼는 걸 보니 아들이 반대하고 나선 모양이다.
오해하고 말고 할 것도 없는 이야기다.
전적으로 회사 입장만 생각하면 반대하고도 남을 일 아닌가.
가족들을 모아놓고 이야기했단다.
이야기가 잘못될 경우를 생각해서 나라는 걸 거론하지 않고, 업무상 어쩔 수 없이 민 회장 서자를 만들자고 운을 떼었고.
승낙하면 그 대상자가 나라는 걸 밝힐 심산이었다고 한다.
결과를 놓고 보면, 나를 밝힌 것보다 옳은 선택이었다.
비밀이 새 나갈 가능성이 큰 것 아니었나.
“그래서 내 서자로 결정해야 할 것 같다.”
“아저씨는 사모님과 문제가 없으시겠습니까?”
“그냥 받아들일 거야. 부끄러운 말이지만,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예전에 이미 포기한 사람이니까. 하하하.”
“이런··· 제가 찾아뵙고 자세한 말씀을 드릴 상황도 안되겠군요.”
“그런 건 누가 이야기해도 어려운 거야. 2년 전에 처가가 미국으로 이민 갔어. 친척들이 있거든. 집사람은 작년 말에 미국으로 갔으니까 잡음도 없을 거다.”
“희망교도소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권력 남용이 있을 텐데 야당에서 공격의 빌미를 잡겠군요? 보나 마나 미국에서 공작을 시작할 거고,”
“국정감사까지 시간이 있으니까 버텨야지.”
“아, 그건 여름 이전에 끝나는 일입니다. 어떻게 해서든, 놈들을 털어낼 겁니다.”
앞으로 길어야 3개월이다.
머릿속을 털어내는 거야 하루면 끝나는 일이지만 연결된 놈들까지 모두 긁어내는 시간까지 잡은 거다.
그 이후에 수사해서 잡아들이는 게 일이지 그전은 자유 없는 휴가라고 보면 된다.
그 자유라는 것도 구리 희망교도소라면 문제없는 곳 아닌가.
“그러면 소문만 나다가 끝나겠군. 보도하더라도 언론사들은 헛물만 켤 거고. 결정하자. 넌 언제쯤 움직일 수 있지?”
“저는 준비가 돼 있습니다. 저만 30일간 업무 협조 공문을 본부장에게 보내주시면 됩니다. 이번 사건에 중국 국가안전부 놈들이 엮여있거든요.”
“그래··· 보고 받았다. 마침 잘됐구나. 오늘 바로 보내마.”
역시, 정보사에서 뼈가 굵은 사람답게 바로 이해했다.
사건의 전모야 모르겠지만 상황 자체를 받아들인 거다.
”감사합니다. 하종수 건도 시간이 필요할 뿐, 도중에 놈이 죽지만 않는다면 끝난 거나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알았다. 그것도 오늘 중으로 신분 정리해 놓으마. 시나리오는 메일로 보내면 되겠지? 미국 뉴욕에서 숨어지낸 걸로 서류가 만들어질 거야. 가장 만만한 게 거기 거든.“
”네. 마침 불어, 독어도 할 줄 아니 브로커로 신분 맞춰주십시오.“
”허허, 그건 그냥 못하는 거고 영어로 밀어붙이려고 했는데 잘 됐군. 변호사는 박&정 후배에게 맡길 거니까 내, 망나니 아들로 행세해도 돼.“
”알겠습니다.“
언더커버 문제는 까다로운 게 많다.
더군다나 하종수라는 놈과 강남 통발이 권력자들과 연결되어있는 것만큼 반드시, 뒷조사를 할 거다.
준비가 허술하면 어디서 구멍 날지 모르니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실패하기 십상 아닌가.
”잠시 러시아 이야기 좀 하자.“
”네. 말씀하십시오.“
”엊그제 2, 3일 사이에 갑작스럽게 이야기가 진행됐다. 러시아가 상호 군사협정을 맺자고 한다. 우리 측에서는 매우 긍정적이고.“
”네? 미국은 어떻게 하고요.“
”서서히 정리하는 거지. 러시아와 인도가 방위조약 진행 중이니까 결국은 인도까지 이어진 군사협력이지. 러시아와 방위조약 이전에 경제, 안보 협정부터 시작할 것 같다.“
”잘 됐군요. 이제 미국과 유럽 독주는 끝났으니까요. 미국은 중국을 막지 못합니다.“
이게 국제 외교의 흐름이다.
이미 남미는 러시아와 중국이 나눠 가졌고 아프리카 또한 마찬가지 아닌가.
중동은 중국으로 기울어가는 추세고, 아랍권은 러시아가 대세 아닌가.
미국은 민주당과 네오콘 때문에 망하는 거다.
군산 복합체들이야 애당초 네오콘의 하수인들이고.
딥스테이트가 네오콘과 민주당을 조종하니 미국은 탈출구가 있을 수 없다.
”그래. 정부에서도 비슷한 견해다. 러시아 자원에 더 매력을 느끼고 있지만.“
”북쪽은 어떻게 한답니까?“
”러시아가 자금과 기름을 대주고 통일을 지원할 모양이더라. 결국은 중국을 염두에 둔 포석이겠지.“
”그럴 겁니다. 한반도 통일을 유일하게 반대하지 않는 나라가 러시아니까요. 미국의 정책 기조는 힐러리가 공언했지요? 통일을 반대한다고. 중국이야 빤한 속셈이고.“
”그래. 경제, 안보협력부터 시작하는데 푸락치들은 제거하는 방법으로 한러 공동 미래안보국을 설립하자더라. 너를 미래안보국 책임자로 앉히는 거지.“
”하하하하. 결국은 러시아가 제 쓰임새를 결정했군요.“
스치는 생각으로는 서해 유전 지대를 지키는데 이것보다 좋은 방법이 없다는 거다.
내가 구상한 내용의 하나였으니까.
그게 미래안보국이라는 형태를 띠게 될 줄은 몰랐지만, 알맹이만 내 구미에 맞게 갖추면 되는 것 아니겠나.
”교감이 있었던 거냐?“
”그럴 리가요? 러시아가 돈을 주고 여권까지 만들어 주는 추파를 던지기에 생각해 보았던 겁니다.“
”이놈, 이거 정치를 해도 되겠구나? 그 속내를 다 읽어내고.“
”제 문제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겁니다. 아저씨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두말할 필요가 없지. 병들어 있는 미국을 버리는 대신 생생한 러시아와 인도를 얻는 거 아니냐? 더불어서 중국에 칼까지 겨눈 상황이 되는 거지.“
”알겠습니다. 제가 할 일이 있겠군요. 조만간에 러시아의 움직임이 빨라질 겁니다.“
”원 녀석도··· 푸틴이라도 만날 생각이더냐?“
”전화 통화만 할 겁니다. 결과가 나오면 말씀드릴게요.”
“알았다. 우리도 움직이겠지만 국가안전부 애들의 습격을 조심해라.”
“네. 한 놈도 살려 보내지 않을 겁니다.”
국정원을 나와 사무실로 들어갔다.
팀원들에게 양광으로부터 받아낸 진술 내용 중에서 통나무 조직 두 개를 공개했다.
내가 없는 동안 허탕을 치더라도 조사하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으니까.
치우의 도움을 받아 전화상으로 내가 컨트롤하면 되는 거다.
내 일은 30일 이내에 끝내고 교도소를 나올 생각이다.
신분은 3개월 정도 유지하면서 다른 걸로 엮인 놈들을 정리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한 거고.
***
치우가 러시아 대사관으로 전화를 연결했다.
여권을 만들어 준 유리 안드로노프라는 이름으로.
러시아 대사관에서 즉시, 대사를 바꿔줬다.
“보안 회선이니까 염려하지 마십시오.”
대사에게 기본적인 생각을 설명해줬다.
그게 중간에서 일을 정리하는 사람에게 편할 테니 배려해준 거다.
“제가 대통령님과 대화가 필요하다면 통화하겠습니다.”
“아, 태 소령님으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을 줄 몰랐습니다. 대통령께서도 기대하는 사안이므로
바로 추진될 겁니다. 지금 인도에 계시니까 핸드폰으로 직접 통화하십시오.”
“대통령께서는 핸드폰도 없으시고 SNS도 안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해외 업무가 있으니 당연히 위성 전화를 가지고 계십니다.”
대사가 위성 전화번호를 불러줬다.
내가 보안 회선이라고 하니 재차 확인이나 의문을 표하지도 않았다.
절대적인 신뢰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치우가 위성 전화로 연결했다.
반갑다는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대통령님. 내용이 20분 이상 걸릴 겁니다. 통화가 가능하시겠습니까?”
“지금 잠시 휴식 중입니다. 30분 정도는 가능하고요.“
거인족 유산을 밝힐 생각이다.
좀 더 확실하게 일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서해안 방어까지 하려면 시작부터 준비되어야지 나중에 추가하려면 복잡해진다.
그래서 직접적으로 거인족의 유산부터 거론했다.
많이 놀란 게 전화상으로 역력히 느껴졌다.
”이제 내용을 아는 사람은 양국 대통령님과 대한 그룹 회장님이 유일합니다.“
운을 떼 놓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유전 문제와 우라늄을 비롯한 희토류 매장량. 영토의 크기, 거인족 유산, 관광인프라 등등.
”시간은 많지 않고 서로 준비해야 할 게 많군요. 내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
”제가 대사께 전반적인 사항을 적어서 서신으로 전달하겠습니다. 대통령께서 판단하시고 가능한 부분을 말씀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외교행낭이 안전하긴 하지요. 경제, 안보협력 기구는 인도에서 정상회담을 통해 정리할 생각입니다.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내년 봄 이전에 서해의 영토가 물 위로 모습을 드러낼 거다.
안개에 가린 모습으로 누구의 접근도 허락하지 않을 거고.
아마도 서구와 일본, 중국과의 분쟁은 그때부터 시작되지 않을까 한다.
그때가 몹시도 기대된다.
이제까지 대한민국을 우습게 보고 고압적인 자세를 취하던 중국이 어떻게 나올지.
안개를 벗어던지고 나타날, 영토를 생각하며 치우와 교신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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