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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MULLGOGI 님의 서재입니다.

귀신소녀와 사랑에 빠지다.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MULLGOGI
작품등록일 :
2023.09.29 20:02
최근연재일 :
2023.12.05 23:39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214
추천수 :
18
글자수 :
34,863

작성
23.12.05 00:18
조회
5
추천
0
글자
9쪽

어쩌다 얻은 능력

DUMMY

두 다리가 끊어지도록 나는 달리고 있다.

흩날리는 머리카락과 볼을 스치는 바람.

마치 나는 하늘을 달리는 기분이었다.


"우워어어어어어!"


맞다! 난 하늘을 달리고 있다.

건물과 건물을 가림막 삼아 뛰고

또 뛰어 학교를 향해 정면으로 뛰고 있었다.


"아 좀 닥쳐! 너 발 디딜 때마다

장판 만드는 게 쉬워 보이냐?"


팅~ 팅~


발을 내딜 때마다 울리는 청량한 소리.

하나하나 천천히 들어보면 세상 맑은 소리가 나지만

현실은 처참했다.


띵띵띵띵띵


"우워어어어어어!"


"좀 닥치라고!"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하하, 이미 늦은 거 같은데 전 먼저 자겠습니다."


퀭 해진 눈과 멍해진 머리로

주섬주섬 옷을 다시 벗기 시작했다.


"야야? 너의 꿈과 청춘이 가득한 학교를 포기하겠다고?"


"하, 제 꿈은 학점이 아니에요."


그래. 이렇게 된 거 그냥 하루 빠지자.

해봤자 고등학교처럼 개근상을 주는 것도 아니고

꼬박꼬박 들어봤자 알아주는 사람 한 명도 없다.


"아니아니, 뭐 여친이라든가 친구들이라던가...

아! 선후배 술자리같은 청춘 가득한..."


"없네요."


검은 형체가 내 등에 깔려있다가 흐물거리면서

내 앞으로 일어났다.


"드라마 많이 보나 봐요."


말없이 흐물거리는 형체는 할 말이 없어 보였다.

나같은 사람 처음보나.


나도 처음엔 드라마처럼 로망가득할 줄 알았지

실제로 보니 그냥 전에 다닌 학교들이랑 바뀐 게 없었다.

놀 사람 놀고 갈 사람 간다.


전부터 친구가 없던 사람은 그 뒤에도 친구가 없었다.

맨날 아는 얼굴에 몰려다니는 무리들만 부러운 눈빛으로

쳐다만 보고 난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허."


나도 알아 내가 불쌍한 거.

그러니 잠시 멘탈도 추스를 겸 잠이나 자야겠다.


"그럼 내가 도와줄게!"


"예?"


검은 형체가 주먹을 꽉 쥐더니 흐물거림이 멈췄다.


"도와주긴 뭘 도와줘요."


"내가 너 친구 만들어줄게!"


내가 봤을 때 쟈는 친구가 없었던 거 같다.

말로만 쉽지 그랬음 나도 지금쯤 애들이랑

다같이 강의나 듣고 있었겠지.


어이가 없어 덮었던 이불을 치우고 자리에 앉았다.


"아니 무슨 친구가 뚝딱하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검은 형체가 얼굴 가까이 훅들어왔다.


"내가 봤을 땐 넌 말재주도 없고 재미 없고

안 꾸며서 인기가 없는 거지. 그 절반만 해도

친구들은 많아질 거야!"


허. 가슴에 구멍이 뚫린 기분이다.


"게다가 집에만 틀어 박혀 있었다기엔 군살도 없고

그리고 어제보니까 순발력도 되더만."


검은 형체가 내 주위를 돌며 나를 흝어봤다.


"그건 그냥 우연이에요."


어렸을 때부터 운동신경은 타고 났다.

하지만 그런 운동신경을 쓸 곳은 없었다.


"에이, 날 믿어보라니까. 그러니까 언능 옷 입고."


검은 형체가 나를 감싸더니 회오리가 일고

내가 입던 티셔츠를 던지고 펑퍼짐한 후드와

바지로 갈아입혔다.


"우와악!"


"그래! 차라리 이렇게라도 걸치니 좀 낫네."


"아야야..."


다 되면 좀 살살 내려 놓지. 그냥 맘에 든답시고

바닥에 내동댕이 쳤다.


"자 30분까지라 그랬지?"


"네..이렇게 얘기 하는 동안 12분 남았는데

어떻게 가시게요."


검은 형체는 턱에 손을 대곤 생각에 잠겼다.


"흠...너 하늘 날아본 적 있어?"


난 그게 장난인 줄 알았지.


"앞에앞에앞에앞에!!"


"위후!"


커다란 전광판에 있는 연예인이랑

키스를 할 뻔했다.

무서워 죽겠는데 다른쪽에선 환호나 지르고 있고.

맘 같아선 포기하고 싶지만 지금 포기하기엔


휘이이이잉


바닥이 안보인다.


"우웨에엑"


내가 어제 뭘 먹었는지 알기 싫었다.


"좀 소리 좀"


누구때문인진 알지만 눈 질끈 감고

지금 시간이 빨리 지나가길 기도 했다.


"우우..."


"이제 좀 상쾌하지?"


가글 좀 하고 간신히 강의실로 들어갔다.

다행히 교수님이 나보다 늦게 들어와

출석엔 문제가 안생겼다.


"자, 그럼 오늘의 이론은...."


그렇게 강의가 시작됐다.


"쟤는 어때."


"별로요."


"쟤는?"


"시끄러워요."


"내가? 아님 쟤가."


묻는 말마다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정말로 그 여자 목소리는 나만 들리는지

여자는 내 머리가 울릴 정도로 말했지만

아무도 날 쳐다보지 않았다.


"둘 다요."


"흠..."


그렇게 잠시동안 조용해졌다가

다시 내 눈을 강제로 돌려 다른 쪽을 보게했다.


"그럼 쟤는?"


하아...

그렇게 두 시간 동안 질문세례를 이어갔다.

남들한텐 내가 혼잣말하는 것처럼 보였는지

나를 흘끗거리며 웅성거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쟤 왜저래?"


"몰라. 쟤가.."


하하, 친구를 늘려주긴 개뿔

없던 친구들도 손절하게 생겼네.


그렇게 강의가 끝나고 나는

재빨리 짐을 챙겨 밖으로 나갔다.


"아니 조용히 해준다메?!"


나는 빠르게 복도를 걸어가며 여자에게 말했다.


"눈에 안띄게 해준다면서 계속 눈앞에 깜짝깜짝

튀어 나오고, 얘는 어때 쟤는 어때 왱알앵알"


"쨌든 안들켰쥬?"


"하."


"틀린말 아니쥬? 반박 못하쥬?

입만 꾹다물고 가만히 있는거밖에 못하쥬?"


주먹이 운다.

아침엔 쳐맞고 점심동안 왱알거리고,

이제와선 잼민이 급식체로 열받게 하고 있다.

극심한 현타가 내 머릿속을 휘젓는다.


"나 안움직일 거야."


"엥? 갑자기?"


"내가 안움직이면 너가 뭘할 수 있는데?"


보통 귀신들은 아침에 활동을 못한다.

그래서 인간들 몸속이나 다른 음침한 곳에

숨어있다가 밤이되면 다시 밖으로 나와 움직인다.


그러니 지금! 해가 가장 높은 곳에 떠있는

정오야 말로 내가 갑에 위치에 있을 절호의 기회!


"왜? 갑자기 상황이 바뀌니까 말문이 막혔어?"


나는 씨익 웃으며 로비 벤치에 앉아있었다.


"야, 쟤 혼자 웃고있어."


"으으, 우리 빨리가자."


남들이 봤을 땐 미X놈에 불과하지만

지금의 나는 매우 상쾌한 미X놈이다.

지금 너희들은 이 기분을 모르겠지.


"그럼 어쩔 수 없지."


"어?"


'어라, 내 몸이 멋대로'


관절이 몇 번 삐걱거리더니

바닥으로 털썩 쓰러졌다.


"꺄아악!"


"방금 저기 사람이!"


몇몇 사람들이 날 발견하곤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모여들었다.


'하하, 별일 아니에요.'


어? 내 목소리는 또 왜 안나와.


끼릭.


기묘한 소리와 함께

매우 빠른 속도로 제자리에 섰다.

그리곤 고개를 몇 번 휘젓고 입을 열었다.


"저기 식당이 어디죠?"


"네? 아...저기 밑으로."


"네, 감사합니다."


그리곤 살짝 미소 짓고 밑으로 내려갔다.


'내 몸이 왜이래.'


"진정해, 너가 안움직인다길래

내가 잠깐 주도권 좀 뺏은 거야."


'이건 내 몸이잖아?'


"잠깐 빌리는 거야. 걱정마 안망가뜨릴게."


하아. 그냥 포기할까.

남한테 걷는 거 맏기는 거 나쁘진 않은데

그렇게 난 생각하는 걸 포기했다.


의외로 마음속 공간은 넓었다.

소파도 있고 앞에는 넓은 스크린으로

내 몸이 움직이는 게 보였다.


그리 나쁘진 않은 것 같다.


띠링띠링.


학생식당 결제

-4700

-2400


'뭐 그래도 저렴하네.'


눈앞에서 김치찌개가 들어가는데

아무런 느낌도 없다. 맛도 안느껴지고

내 혓바닥을 들어가는 느낌도 들지 않는다.


"오오! 맛있다!"


얘는 맛있게 먹고 있나보다.


드르륵


그때 앞에 다른 사람이 한 명 앉았다.

흘끗 얼굴을 보니 모르는 사람이다.

봤을 때 나이는 좀 많아보이는데

다른 학과 교수님인가?


'야, 다 먹었으면 이제 가자.'


"후아 맛있었다."


"잠깐 학생."


앞에 앉았던 아저씨가 말했다.

목소리는 얼굴과 딱 맞게 굵고 중후한 목소리였다.

머리카락으로 반쯤 가려진 눈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저 아저씨가 부르는데?'


"몰라, 나 아니겠지."


하면서 의자를 뒤로 제치고 일어나

식판을 치우려할 때 아저씨가

다급하게 일어나 우릴 불렀다.


"잠깐! 사람이 부르면 적어도 봐야될거 아니야."


"아, 저 부르는거였어요?"


"그래, 애초에 내 앞에 너 말고 누가 있니."


그러더니 외투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핸드폰을 꺼내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혹시 이 영상에 나온 게 너니?"


CCTV영상이었다.

그 뭣같이 생긴 이매망량이랑 싸웠던

영상이었다.


고개를 들어 아저씨 눈을 보니

살기가 가득했다.


'우리 아니라고 하고 도망가죠.

저 사람 눈빛이...'


"네,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아.


"그래, 혹시 잠시 시간 되니?"


"아뇨, 곧 수업 시작이라."


내 몸은 다시 식판을 반납하러 갔다.


"잠깐이면 된단다, 별 다른 얘기도 아니야.

뭣 좀 물어보려고 그러는 거야."


하지만 내 몸은 아랑곳 하지 않고

식판을 정리하고 문 밖으로 향해 걸어갔다.


"그럼, 나중에 시간 될 때 뵐게요."


'그렇지! 그냥 가요!'


허리를 숙여 인사 한 뒤 후다닥 문 앞으로

가 문고리를 잡았다.


"잠깐."


틱.


뒤에서 그 아저씨의 톤보다 더 낮은 목소리가

우릴 멈춰세웠다. 목소리만 들었는데도

몸에 소름이 돋고 털이 곤두섰다.


"후우, 그래서 왜 부르는 건데."


내 몸이 짜증난 듯 머릿속으로

엄청나게 아파오고 눈 앞이 잠시 흐릿해졌었다.


"이 토깽이 새X가."


문고리를 놓고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2미터쯤 되보이는 커다란 갑옷을 입은

토끼 한 마리가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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