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1)
<1편: 에이, 설마>
'소설 창작'
살면서 글이라곤 써본 적이 없다.
초등학교 때마저 일기는 한 줄.
독후감도 인터넷은 인터넷,
감상문 제출은 한 적도 없다.
해봤자 소설은 클리셰와 복선 덩어리.
다 이해는 해서 끄적이기만 하면
B+정도야 받겠지만...
"그러면 조 짜실 분들은 짜시고
나머지 분들은..."
개망할 조별과제
대체 왜 소설을 조별로 쓰라는 거야?
'진짜 소설은 고독과 싸우며 얻는
창의력의 결정체 아닌가!'
내 안의 지식이 꿈틀댄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싫은 건 저거였다.
"우리 뭐 쓸까?"
"글쎄? 우리 로맨스 같은 거 어때!"
"오오! 가난한 여주랑 꽃미남 남주 어때!"
벌써부터 꺅꺅 거리네.
요오즘 것들은 말이야! 자고로 소설이란
흔해선 안되고 뻔한 스토리는 절대 안읽고
남주와 여주는 참신한 설정을 가진 채
현실에선 일어날 순 없는, 날리 없는
그런 게!
바로 요즘 소설이라고!!
으그그그극
물론 배운적은 없지만
읽은 적은 많다.
그것땜에 여러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댓글로도 많이 알려줬다.
많은 작가들이 내 도움을 받았다 할 수 있지.
"알지도 못하는 것들이."
작게나마 속삭이며 비웃었다.
나중에 내가 뜨면 나한테 다 몰려와서
전부 다 나한테 묻겠지! 그건 바로....
"혹시 조 있으신가요?"
"아하하...이번 조별 과제는 혼자 할거라..."
생각은 저렇게 해도 웃으며 말한다.
사회생활이란 가면을 잘 써야 된다.
속으론 욕해도 겉으로는 웃어야 된다.
"그러니까 넌 시덥잖은 글이나 쓰는 애들이랑은
수준이 안맞아서 팀도 안짜고 그나마 너한테 다가온
사람은 쫓아내서 인맥이란 인맥은 다 버렸다고?"
요놈은 장철석. 내 초등학교 친구이자
지금은 패션 스토어 사장이다.
8시에 일어나 조깅을 하고 학교를 와
애들이랑 어울리다 헤어지기 전에 술한잔.
그리고 집 가기 전에 헬스를 하는
돌아버린 놈이다.
"버린 게 아니라, 안 받은거야."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 물며 말했다.
"인맥은 개뿔, 쟤네들이 무슨 도움이 된다고."
"하아, 무슨 도움을 받을 지 모르니까 그러는 거지."
고등학교 땐 나랑 같이 기록 세우겠다고
피시방에서 18시간 동안 같이 있었지만
대학을 오니 애가 시시해졌다.
"얼씨구, 그럼 넌 뭔 도움이라도 받았냐?"
"저번에 다연이는 저녁 사줬고,
도현이는 32만원짜리 옷 사가고, 현석이는..."
좔좔좔좔좔
괜히 물어봤다.
"그래서 결국엔 돈때문이라는 거 아냐?."
"아니 왤케 꼬였어?"
다 먹고 통을 내려 놨다.
"한 번 더 말하지만 난 안 사귀는 거야.
말도 안 통하는 애들이랑 왜 친구가 되려는 거야."
"에헤이, 참 처음 왔을 땐 나한테...."
"요! 철석이!"
"요! 현석이!"
거대한 무리가 다가온다.
'그래 난 간다.'
한 손을 가볍게 들어 올리고
식당을 빠져나왔다.
낭만을 찾아 대학을 왔지
재미도 없는 사람들이랑 어울리려고 온 게 아니다.
처음엔 대학 왔을 때는 나도 적응하려 했다.
MT도 가고, OT도 가고 동기들도 많이 만났다.
근데 죄다 시시해졌다.
전처럼 사람 만나는데 노력하지 않고
혼자 있는 거에 익숙해져 갔다.
"소설...."
'소설...쓰는...법'
OO: 소설을 쉽게 쓰는 법
XX: 소설을 쓸 때 가장 중요한 법
드르륵 드르륵
"연재는 출근 시간이나 퇴근 시간..."
방구석에 앉아 인터넷을 돌아다닌다.
각종 쓰레기가 널려 있지만 이것도
내 나름대로 다 배치가 있다.
"또 죄다 같은 얘기만 하지."
인터넷을 돌아다니면서 팁들을 모은다.
하지만 따로 적진 않는다.
"대충대충 쓰면 뭐 되겠지~"
라면 쪼가리를 와그작 거렸다.
"어떻게 하는 얘기들이 다 똑같냐?"
플롯, 스토리, 주인공, 생동감
"어짜피 플롯이나 스토리나 똑같은 거 아니야?"
드르르르륵
다 쓸 데 없는 내용 같았다.
명작들은 다 비슷하다잖아
내용 전개도 비슷한데
나도 그냥 쓰면 되는 거 아냐?
당장 메모장을 켜
타닥 타닥...
1. 스토리
그러고 3시간이 지났다.
"ㅋㅋㅋㅋㅋㅋ"
X튜브는 너무 재밌는 게 많다.
이젠 진짜 해야지 하는 마음 가짐도
시작한 지 5분 만에 무뎌졌다.
2시간 뒤
'스토리...쉽게....쓰는 법...."
마우스 휠만 드르륵 굴린다.
전처럼 다 똑같은 얘기다.
??: 직접 겪은 얘기도 좋다!
"호오?"
드디어 마음에 드는 걸 찾았다.
당장 몸을 일으켜 외투를 챙겼다.
'우리 동네 폐가 스팟'
- 작가의말
잘부탁드림다!
Commen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