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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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편: 이게 아닌데?>
아이들 덕분에 많은 소재가 쌓였다.
"으아아악!"
"자기야!!!"
살기 위해 먼저 도망친 남친부터
"야 이 개X끼야!!"
"닥쳐! 너가 오자 했잖아!"
없는 귀신 때문에 서로를 잃은 친구들
"으어어어어!"
"으어어어!!! 말라미님!!"
그리고 유튜브각을 찍고 간 유명
유튜버까지 아주 다양한 소재가
나의 양식장에 와 소재가 되주었다.
"음음, 비극적인 로맨스랑...
갈라진 우정이면 배신물이려나?
그리고 하, 마지막은 좀 애매하네."
창작만 아니면 생각이 덜 할거라 생각했는데
세상 만사 쉬울 게 없었다.
글을 써야 하는데 학교도 다녀야 하고
학교를 다님과 동시에 내 생활비까지 벌어야했다.
"졸려..."
그렇게 매일마다 반쯤 송장으로 매일마다
학교를 배회하고 있었다.
분명 드라마로 본 대학은 안 이랬는뒈...
"...너 괜찮냐?"
"그웨에에에"
같이 밥 먹던 철석이가 나한테 소금을 뿌렸다.
"어후 미안, 얼굴부터 행동까지
사람새끼가 아닌거 같아서."
"소금 던지는 자세부터 고급진 게
솔X베를 보는 거 같다 이 부자 새키야"
그렇게 킥킥 대며 다시 밥을 먹었다.
대부분 힘들 땐 얘가 이렇게 밥을 사줬다.
"아 그래서 글 쓰는 건 어떻게 되가냐?"
"뭐 그럭저럭 잘 진행 중이지."
국밥에 숟가락만 휘휘 저으며 말했다.
"이번엔 얼마나 나올거 같냐?"
"응? 어떤거?"
"조회수"
솔직히 전부터 글을 써본다고 취업 준비도 안하고
글 쓴다 하고 유튜브랑 웹소설만 보면서
빈둥 댄 게 전부였다.
그러다 상 한번 얻어 걸려서 부모님도 뭐라곤 안 하시지만
이젠 주변에서 응원 하느라 부담감에 이어가는 정도였다.
"이번 건 대작 느낌 나냐? 너 전부터
글만 깨작깨작 쓰면서 또 대작 또 대작 거렸잖아."
"아이씨 그래서 상 받았잖아, 상금이랑"
이런 식으로 말이다. 차라리 상이라도 못 받아 봤으면
후회 없이 떠났을 거 같다. 하지만 이젠 수상도 못 해보고
미련만 남아 작가를 내 직업으로 삼았을 뿐이다.
주변에선 뭐라 안하지만 이젠 내가 나를 갉아 먹고 있었다.
나랑 다른 남들이랑 비교하면서 스스로 작아졌다.
특히 내 앞에 요놈 때문에.
나도 한 번 제대로 떠서 효도 한 번 화끈하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난 얘랑 다르니까....
"그러니까 이번엔 더 잘 써봐.
난 진심으로 응원하니까."
그래 이런 식으로 말이다.
괜히 그 말 듣고 국이나 더 저어 본다.
"우웩, 넌 남자한테도 그런 말하냐?"
"닥쳐, 나도 후회 중이니까."
둘 다 뻘쭘해진 채 국만 휘휘 젓고 있다가
웃으며 다시 수업을 들으러 갔다.
철석이 말대로 이번엔 진심으로 작품에 임해볼 거다.
수업은 뒷전으로 한 채 노트북에 작품 정리를 시작했다.
어짜피 교양이니까 뭐 날려도 되겠지.
"자 그럼, 이제 조별 과제는 제가 짜준 조대로..."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역시 내가 생각한 대학 생활은 이게 아니다.
"뭔 놈의 조별 과제가 네 개야. 저출산이라면서
조별 과제가 이렇게 많냐."
주변에 쌓인 에너지 드링크와
졸리면서 졸리지 않은 묘한 감각.
몇 번이나 경험했는데도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다.
"흐아암..벌써 뭔 1시냐..."
묘하게 각성된 상태로 멍하게 누워있었다.
모니터링 중인 화면에도 별 다른 건 없었다.
"꼬꼬마 네트워크가 이렇게 약하다니.."
꼬꼬마들이랑 유튜버들이 온 4일 동안은
정말 쉴 틈없이 사람들이 왔었는데
주작이니 뭐니 사람들이 많아서 안 무섭다고 하면서
완전히 식어 버렸다.
"정말이지 다들 왜 이리 식는 게 빨라."
상실감에 누워서 핸드폰만 보고 있는데
갑자기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꺄아아아악!"
'비명?'
급하게 일어나 모니터 앞으로 갔지만
모션 센서와 화면엔 감지된 게 없었다.
"근데 울린 것도 없는데?"
화면엔 여전히 아무 것도 없었다.
그리고 '꺄아악'은 내가 설정한 소리가 아니었다.
뭐지 싶어 화면 가까이 얼굴을 들이민 그때
[이 말대로 따라하(지 말)란 말이야]
화면에 노이즈가 끼고 붉은 글씨가 피처럼
번져가며 써졌다.
[도망가도망가지마도망가도망가지마도망가도망가
지마도망가도망가지마도망가도망가지마도망가도망
가도망가도망가도망가도망가지마도망가도망가도망가]
툭.
NO SIGNAL.
화면이 꺼졌다.
당장 방 안에 있는 모든 불을 켰다.
커튼도 치고 거울도 가렸다.
"이럼 완전 나가린데..."
해가 뜨자마자 부적을 사러가야겠다.
향도, 십자가도, 소금도. 최대한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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