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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MULLGOGI 님의 서재입니다.

귀신소녀와 사랑에 빠지다.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MULLGOGI
작품등록일 :
2023.09.29 20:02
최근연재일 :
2023.12.05 23:39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208
추천수 :
18
글자수 :
34,863

작성
23.10.20 07:00
조회
20
추천
3
글자
6쪽

귀신들린 문

DUMMY

"훗, 귀신은 무슨 귀신"


눕자마자 생각난 말이었다.


'세상에 귀신이 어디있다고."


이게 맞다. 세상엔 귀신따윈 없다.

그냥 누군가 천재 작가가 될 나를 시셈해

어디간에 숨겨져 있는 카메라를 찾아

굳이 해킹한 다음 내 소재를 망치기 위해

무서운 장난을 친 것이 분명했다.


짹짹짹


"하하, 정말 짖궃은 장난이네."


눈 뜬 채 밤을 보내고 시간가는 줄 몰랐다.

뻣뻣하게 굳은 고개를 돌려시계를 보니

벌써 7시였다.


편의점에 새로운 삼각김밥이

배달올 시간이었다.


"그래...밥이나 먹자."


주섬주섬 옷을 갈아입고 문 앞에 섰다.

그떄 어젯밤에 아니 오늘 새벽에 겪었던 일이

스쳐지나갔다.


이건 분명 주마등이다.


문에 귀를 대 밖에 무언가 있는지 확인해 보고

인기척이 느껴지는지 문 앞에 한참을 서있어도 보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 문을 조심스레 열면

문 밖에 무언가 있다. 하지만 또 평범하게 연다면

나를 시셈하는 그 못된 놈이 문 뒤에 숨어 있다가

무방비해질 때를 노려 날 찌를 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잡생각을 하다가 날 뒤에서 찌른다면?

인기 천재 작가로서 살아남기 위한 오만가지

계산을 끝냈다.


1. 먼저 핸드폰을 움켜 쥔다.

2. 핸드폰을 쥔 팔을 높이 들어 문을 연다.

3. 문을 열고 괴한을 향해 핸드폰을 내려친다

4. 생존 성공 & 범죄자 포상금!


좋아.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다.

문고리를 힘있게 쥐고 호흡을 한번 가다듬었다.


"일격필살...두 번째는 없다..."


비장한 마음으로 문을 힘차게 열었다!


"으아아아아!"


눈 앞엔 정말 괴한이 있었다.

나랑 똑같은 모습에 똑같이 한 팔을 든 채

눈을 희번뜩 하게 뜨고 소리를 지르면서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렇게 나는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다.


까악까악


"뭐야...분명 참새 소리였는데..."


머리가 깨질 것같은 고통을 참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문 앞엔 어제 치웠던 거울이 굳건하게 서있었다.


"후우..."


평소에 좀 덜 닦아줄걸

오늘따라 거울이 더 반짝해보인다.

힘겹게 거울을 다시 원래 자리로 옮기고

밖으로 향했다.


그래도 뭐 괴한은 없었잖아?

아침부터 운동 좀하고 걷기 시작하니

머리에 아돌핀? 아돌프? 그게 도는지

긍정적인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삑. 삑.


"왜 이리 사람이 많지?"


핸드폰을 보니 12시30분.

많은 양의 학생과 직장인들이

배를 대강 채울만한 걸 찾아

다들 편의점에 모여 있었다.


"아, 삼각김밥은 방금 막 다 나갔어요."


허.

다시 기분이 우중충해졌다.

땀만 빼고 아무것도 얻은 게 없었다.


저번에 꼬마들이 있던 초등학교로 가

천천히 2700원짜리 샌드위치나 우물거리며

그네를 타고 흔들거리고 있었다.


"내일은 한 끼만 먹어야겠네."


벌써 개강한지 4일이 지났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이번엔 정말 알차게 시작한 거 같은데

한 번 제대로 글써보자 하고 무단침입에

카메라까지 설치하고 소재까지 모았는데

어제 일 한 번 겪으니 모든 마음이 싹 사라졌다.


평소엔 별 생각 없었는데 큰 일을 겪고 나니

사람들이 보고 싶어졌다. 잠시동안 지난 2년동안

학교에서 겪었던 일들을 회상해 봤다.


과제에 과제에 과제에 시험


흠......


"종강 안하나"


그래도 학교는 아니었다.

고개만 푹 숙이고 다시 한 입 베어 물었다.

아삭한 양상추가 입 속에서 터졌다.


"300원짜리 한 입."


계산하면서 밥 먹어야 되는 삶도 지겹다.


"그래서 저기 버스 정류장 사거리 알지?

거기 무당 진짜 용하다니까?"


"어머, 진짜? 나도 한 번 가봐야겠네."


신호등을 기다리던 아줌마들이 떠드는 얘기에

귀가 쫑긋해졌다.


"어머어머, 글쎄 이번에 나 무릎 다친 거 있지?

그것도 알려줘서 덜 다쳤다니까. 하마터면

큰 수술 할 뻔 했댜"


"어우 진짜 용하네. 재물운이랑 사주도 봐주나?"


그네에 앉아있다가 슬며시 아줌마들 뒤로 가

관심 없는 척 모래나 휘적거리고 있었다.


"당연히 봐주지, 거기 가면 진짜...

초록불 깜빡인다!"


하곤 아줌마 둘은 순식간 횡단보도를 건넜다.


"안돼! 아직 얘기...다 못들었는데..."


내 외침이 무색하게

점차 멀어져 가는 아주머니들의

실루엣만 보였다.


크윽.

그 사거리가 어딘데. 사거리가 한 둘도 아니고


"두뇌 풀가동!"


머리를 부여잡고 나무 밑에 앉아 필사적으로

생각해 보자.


'일단 거기라 했으면 여기보다는 먼 곳을 얘기하겠지.

그리고 여기서 동서남북에 있는 사거리를 생각해 보면

숫자는 18곳...'


마지막으로 버스 정류장이 없는 곳을 제외한다면

남은 곳은 5곳이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을 기준으로

두 곳은 붙어 있고 나머지 세 곳은 각각 따로따로

떨어져 있다.


시계를 보니 벌써 3시다.

뭘 했다고 2시간이나 지났지.


일단 지체할 시간 없다.

먼저 먼 곳부터 가볼까?


그렇게 4시간이 지났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내가 있던 곳에서

제일 가까운 버스 정류장으로 왔다.


"개망할"


CLOSE


하아...이럴줄 알았으면 여기를 먼저 와볼껄

헛걸음 했다는 생각에 허무함과

깊은 빡침이 몰려오지만 어쩌겠나

발을 돌려 집으로 걷기 시작하자.


끼이익...


닫혀있던 문이 소름 끼치는 소리를 내며

열렸다. 열어준 사람은 보이지 않고

마치 들어오라는 듯 가만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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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신들린 문 +2 23.10.20 21 3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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