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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아지박이 님의 서재입니다.

애미 애비 없는 회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공포·미스테리

망박
작품등록일 :
2022.05.11 10:06
최근연재일 :
2022.05.19 22:18
연재수 :
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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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수 :
30,700

작성
22.05.18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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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1. Back on the Rocks

DUMMY

[옴- 마니 반메 훔-]


기이한 주언, 기이한 제물, 기이한 시전자.


공간에 위치한 모든 것들이 기이했기 때문일까? 점차 지하실도 기이해졌다.


뱀 머리가 뒤집히고

흑마법사의 손이 발과 합쳐지거나

길버트의 옷이 시옷이 되었다.


[옴- 마니 반메 훔-]


말콤에서 자주 유통한다던 히어로라는 마약을 먹으면 이러할까? 아니면 형체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도플갱어의 내장 속이 이러할까. 어떠한 것으로도 정형화되지 않은 공간 속에서 불길한 주언만이 남아 길버트를 유지시켰다.


그리고, 길버트는 자신의 머리를 도서관의 책자 열 듯이 열어버린 뒤, 천천히 메뉴판을 보며 무언가를 찾아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 소중한 사람들의 존재를 제물로 무한한 영생을 얻은 날의 기억이었다.


길버트는 코끼리 종업원에게 메뉴를 주문했고, 이내 하마의 머리 위에 달린 닭 날개 접시를 사람의 해골로 덮은 요리가 튀어나왔다. 혼돈 속에서 길버트는 파충류 특유의 혀를 길게 내뻗어 주변의 공기를 느꼈다.


기억은 어두웠고, 누군가 진한 짐승 특유의 피 냄새가 진동하는 곳에서 기괴한 주문을 외웠다.


그리고 마침 기이한 지하실에서도 동물 특유의 비린 피 냄새가 진동했고, 기이한 주문을 외웠다.


조금의 차이만 있을 뿐, 그날과 비슷한 환경에서 비슷한 짓을 하려니 그날의 끔찍한 기억이 떠올랐다. 그리고 길버트는 고체로 변한 그날의 기억을 움켜잡고, 저 머나먼 무지개 너머의 유니콘들에게 던졌다.


[옴- 마니 반메 훔-]


주문을 외우자, 길버트의 기억이 과거 속으로 침전했다.



****


머리가 아팠다.


그 날은 평소와 다를 게 없는 날이었다.


평소처럼 더러운 수인족들의 잡내에 짜증을 냈던 날, 평범했던 동굴의 안쪽이 갑자기 짐승의 내장처럼 변했던 날, 항상 승승장구했던 귀족가의 애송이가 큰 실수를 했던 날, 주위의 모두가 나를 살리기 위해 목숨을 바쳤던 날.


그리고 길버트가 어리석은 생각을 했던 날.


머리가 아팠다.


지금으로부터 53년 전, 그리고 15년 뒤, 길버트는 그를 둘러싼 시체들 속에서 그들을 붙잡고 하염없이 울었다.


알든, 그는 길버트가 태어났을 때부터 그를 모신 시종장이었다.

베란돈, 제 주인의 자식을, 명예를 지키기 위해 손톱에 심장을 찔린 기사였다.

멜코티티, 우스꽝스러운 이름의 병사는 집에 귀여운 동생을 네 명이나 두고 이곳에서 죽었다.


마리, 예브게니, 테핀, 알렉스, 벤...


부모님이 죽고 난 뒤 의지할 곳 없던 어린 백작을 지지해준 소중한 이들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죽었다. 길버트는 그 사실을 견딜 수 없었다.


사실을 부정하고, 수인들에게 분노하며, 알 수 없는 누군가에게는 협상을 건넸고, 모두를 지키지도 못한 자신의 손을 보며 우울에 빠졌지만, 아직도 길버트는 그들의 죽음을 수용할 수 없었다.


완벽한 혼자가 된 상황 속에서, 제 머릿속을 쿵쿵 두드리는 심장박동을 견디지 못한 길버트는 자신도 모르게 무언가의 이름을 입 밖으로 꺼냈다.


불길한 존재의 이름을.


기실 길버트가 알고 있는 불길한 존재는 몇 없었다.


동네 아이들도 알 법한 붉은 달의 야수나 잿더미 기사, 숲 속의 마녀와 같이 이야기에 나오는 것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길버트는 한 존재를 알고 있었다.


인간과는 그 본질부터가 다른 수인족들로부터 유래한, 그 이름을 부르기조차 불길한 것을.


수인들의 작명법을 따르자면 그는 ‘모든 나무 위에서 지켜보는 자.’, 혹은 ‘모든 뿌리 밑에서 웃어 넘기는 자.’.


상반된 별명을 가진 이름 때문에 일반적인 수인들은 두 명의 신인줄로만 알지만, 수인족의 족장이나 그 후계자쯤 되는 이들은 그 존재가 두 이름을 가진 한 명의 신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신이 관장하는 것이, 다른 신들처럼 태양이나 번개, 저승과 같은 미적지근한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수인족들은 선대로부터 후대에게의 정보 전달을 만월의 밤이라는 의식을 통해서 하는데, 만월이 뜨는 날을 중심으로 하여 삼일동안 그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생활에 필요한 지식이나 고대의 신화를 물려받는다.


그런 만큼 수인족들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행사였는데, 그들은 만월의 밤을 치르기 전, 항상 어떤 두 신의 형상을 새겨놓고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것이 바로 ‘모든 나무 위에서 지켜보는 자’와 ‘모든 뿌리 밑에서 갉아 먹는 자’의 상징.


그들은 태양을 관장하고 비, 바람, 농사, 전쟁, 저승을 관장하는 신들을 새기기에 앞서 그 두 신의 상징을 먼저 새긴다.


앞선 모든 신들이 수인족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생겨난 신이라면 두 신 같은 한 신은 수인족이 생겨나기도 전에 존재한, 존재하기에 존재하며, 만물이 존재함을 의미하는 신이었으니까.


수인족과 내장과 내장이 얽히고, 피와 칼날이 엮이며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던 벨루갈 백작가의 소백작이었던 길버트도 포로로 잡은 미친 수인족의 무당에게서 그에 관한 전설을 들을 수 있었다.


그 존재의 이름을 내뱉으려 할 때였다.


길버트의 기억은 더 깊은 과거 속으로 스며들었다.



****



그날은 평소와는 특별히 달랐던 날이었다.


아버지가 평소와는 달리 웃으며 술과 고기를 즐겼던 날, 병사들은 팔 다리가 모두 성한 이들이 드물었지만 승리의 기쁨과 펄럭이는 깃발을 안주삼아 모든 고통을 잊었던 날, 호기심 많은 소년은 지하 깊숙한 곳을 탐험했던 날.


그날은 길버트에게 특별했던 날이었다.


거리에는 살아 돌아온 이들이 끝 없이 퍼나르는 기쁨으로 가득했고, 째째했던 집사와 메이드들도 오늘만큼은 맘껏 뛰노는 길버트를 잡지 못했다.


길버트는 분명 저택의 후계자였지만 그는 저택에서 알고 있는 부분보다 모르는 부분이 더 많았다.


두꺼운 귀족 예법의 책은 샅샅이 뒤져보기 싫지만 미지로 가득한 저택은 샅샅히 뒤져보고 싶은 법.


길버트는 저택 곳곳을 쏘아다니다가 가주만이 들어갈 수 있는 서재로 들어갔고, 그곳에서 어떠한 장치를 당긴 길버트는 짐승의 피 냄새와 고통의 잔흔이 가득한 지하실을 찾았고, 그곳으로 발을 뻗었다.


여타 지하실에서 흔하게 느껴지는 쿱쿱한 냄새도 온갖 피 냄새와 끈적한 내장의 냄새에 묻혀 느껴지지 않았다. 어린 길버트는 왜 이런 지하실에서 수인족을 고문해야 하는 지 아직 이해하지 못했다.


수인족은 거리에서 참수하면 되는 것 아닌가?


길버트는 작은 의문을 무릅쓰고 계단을 걸어나갔다.


계단, 꺾이고 구부러진 계단을 걷다보니 순간 보이던 계단이 보이지 않을 때도 있고 계단에서 갑자기 칼날이 튀어나올 때도 있었지만, 길버트의 몸에 흐르는 피를 해칠 수 없었던 계단과 칼날은 스스로 몸을 기울여 길버트를 존중해줬다.


날카로운 칼날이 뛰쳐나오고, 계단이 스스로 구부러져 그를 해치려 했지만, 어린 길버트가 인식하는 세상의 모두가 그렇듯 칼날과 계단은 스스로의 잘못을 깨우치고 회개해 길버트를 안전하게 보호해줬다.


수인족을 뺀 모두가 다 선해질 수 있는 신의 자식들이라는 가르침을 잘 따르던 길버트는 그와 똑같은 의미로 칼날과 계단을 용서하곤 길을 걸어 나갔다.


그리고 셀 수 없이 많은 함정들을 마주치고, 회개하고, 안전하게 나아간 길버트는 마침내 그 지하실의 끝에 다다를 수 있었다.


성인 길버트도 어린 길버트의 뒤를 따라 그 길을 걸으며 회상한 지 53년이나 된 오랜 추억을 회상했다. 이제는 당분간 회상할 수 없을 추억이라 그런지 더 각별했다.


어린 길버트가 문을 끙끙대며 열기 힘들어하자, 성인 길버트가 조금 힘을 보탰다. 사실 힘을 보탤 수는 없었지만 보이지 않는 자신에게 응원을 받아 힘이 났는지, 어린 길버트는 젖 먹던 힘까지 다해 문을 열었다.


그리고, 문 속에는 기괴한 주문을 외우지도 않았건만 108개의 사슬에 666 조각 난 자신의 몸을 매달아둔 불가사리한 불가사리 수인족 무당이 존재했다.


66개의 눈을 가지고 132개의 귀를 가진 무당은 길버트가 오고 있던 것을 길버트의 아버지가 개선식을 할 때부터 알고 있었다. 그는 말했다.


[어린 선지자시여, 오래간만에 뵙습니다.]


하지만 길버트는 그를 본 적이 없었기에 퉁명스레 말했다. 사실 무서움을 감추기 위함이기도 했다.


“나는 당신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소!”


길버트의 말에 무당은 웃으며 대꾸했다.


[그대가 나를 삼 년 전에도, 구백팔십오년 전에도, 일만육천백이십일년 전에도 찾아왔고. 삼억칠천육백오십만... 년, 뒤에도 찾아올 터인데 어찌 반갑다고 인사하지 않을 수 있겠소이외옵니까?]


어린 길버트였지만 자신이 무언가 잘못했음을 깨달았다. 눈 앞의 존재는 심상치 않게 불길한 존재였다.


하지만 무당은 길버트의 긴장 때문에 일어난 식은 땀을 198개나 되는 코로 맡아냈고, 비웃었다.


[아직 자신이 엮이고 이어지고 끊길 운명을 모르는 놈이시여, 당신께서는 네 비천함을 깨달아야 할 게다.]


길버트는 두 개 밖에 되지 않는 팔로 열 개 남짓한 손가락을 흔들며 부정한 존재를 부정했다.


“니놈이 헛소리를 하는구나. 조용히 있으라. 나는 그냥 나가야겠으니.”


[나가시렵니까?]


“조용히 있으라. 만약 아버지께 내가 여기 온 것을 이르면 아버지가 없는 사이 이곳에다 개를 풀 테니까.”


삼일 전, 커다란 개와 놀다가 물린 길버트는 아직 개를 무서워했다.


[53년 만에 뵙는데 아쉽습니다... 그러면 내가 예언자께 선물 하나를 바치어주겠으니 귀 씻고 잘 듣길 바라오.]


거대한 264개의 입으로 한 마디씩 앞선 말을 반복하자 길버트는 갑자기 머리가 어지러워져 참을 수가 없었다.


“으윽... 나에게 뭘 하려는 것이냐...!”


[당신이 어리석은지, 현명한 지 시험해 보려 하지요. 당신께서도 이를 원하기에 사용할 거다.]


결국, 666개 씩이나 되는 길버트의 귀가 활짝 열렸다.


[피가 넘치는 곳으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곳에서 그를 부르짖으십시오.]


[불길한 이름, 괜시리 등골이 서늘해지고 가슴이 답답해지며, 머리가 경종을 울릴 때, 그를 부르짖으십시오.]


[모든 존재가 당신의 선택을 만류하고, 당신과 가장 친한 이들이 당신을 저주할 때, 무시하고 그를 부르짖으십시오.]


[우리는 그를 ‘모든 나무 위에서 지켜보는 자’, 혹은 ‘모든 뿌리 밑에서 갉아 먹는 자’라고 부르지만 또한 그는 이렇게도 불립니다. 그 무엇도 웃어넘기는 자. 죽음도, 생명도, 삶도, 그 무엇도 웃어 넘기는 자.]


앞서 무당이 말한 모든 단어가 공중에 둥둥 떠다녔다. 그것은 풍선일까? 거품일까? 아니면 한 없이 무거운 무언가일까? 또는 혜성 같아 보이기도, 항성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길버트는 그것이 하나의 알로 보였다.


톡, 알이 터짐과 함께 무당의 입이 열렸다.


[ξδへжщ?#$%]


토토토톡...


앞선 모든 말과는 본질부터가 다른 그것은 다른 말들처럼 공기 중에서 흩어지지 않고 그대로 공기중에 남아 지울 수 없는 낙인처럼 둥둥 떠서는 주위의 온도, 빛, 질량을 빼앗아가며 어두운 동굴 속에서 스스로만 오롯이 빛났다.


낙인과 같은 이름이 길버트의 심장 속을 파고들었다.


[그럼, 안녕히 계시길.]


쾅!


어린 길버트는 고통스러운 심장을 부여잡고 끙끙대다가 정신을 잃었다. 그 다음 날 깨어난 그는 오늘의 모든 일을 기억하지 못했지만, 성인 길버트는 전신에서 끓어오르는 열로 인해 어떠한 말도 할 수 없었다.


그 꼴을 본 무당은 낄낄대며 길버트를 조심히 잡아, 공손히 절을 함과 동시에 허공으로 내던졌다.


그리고, 허공을 날던 성인 길버트는 점차 기억 너머로 분리되었다.



****



[ξδへжщ?#$%]

동굴 속에서 길버트는 이름을 불렀다.

세계 밖에서 길버트는 주문을 외웠다.

저 너머에서 길버트는 외신을 만났다.


그것은 단순히 크기만으로 길버트의 인식을 압도하지 않았다. 그것은 길버트가 인지한 것만으로는 그닥 커다랗지 않았지만 그 존재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기꺼이 구부러지는 개념들이 만들어낸 무지의 베일이 길버트를 압도했다.


길버트에게는 축복이었다. 베일이 아니었다면 길버트는 그 존재를 신앙하고 숭배하고 찬미하는 것만으로는 멈춰설 수 없었다.


그 존재는 길버트의 행동을 보며 웃었고, 베일을 구부려 길버트를 응시했다. 했나? 했을지도. 했을 것이다.


길버트는 그 순간 그 존재의 선행에 기뻐했다. 그는 길버트라는 개념이 흩어지지 않도록 자신이 관찰함으로써 길버트를 실존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길버트는 그제서야 제정신을 차렸다.


[?]


하지만 제 정신을 차렸다고 해서 길버트가 그 존재의 뜻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아직 길버트는 그 존재에게 관찰당함으로써 실존당하고 있었기에 그 존재를 바라보며 뜻을 이해하려 노력할 수 있었다.


그 존재는 지금 길버트에게 묻고 있었다.


[?을]


그 존재는 지금 길버트를 바라보고 있었다.


[?을 ?]


길버트는 그 존재를 바라보며 말했다.


“제 곁에 있었던 이들의 죽음을 관찰하지 말아 주십시오.”


자신의 혀가 이렇게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에 감격한 길버트는 자신도 모르게 엎드렸다. 제정신이었지만, 오히려 제정신이었기 때문에 이 존재와 자신과의 격차를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빈민이 왕에게, 신에게 무언가를 구걸한다면 모름지기 그 이마와 손등, 무릎을 땅에 붙이는 것이 정상적인 법도이다.


[?]


존재는 하나만으로 실존하지 않았다. 그 존재의 일부를 관찰할 수 있는 이가 극히도 드물었으며, 그 모두를 관찰할 수 있는 이는 없었기에 그 존재는 항상 겹쳐서 존재했다.


그렇기에 그 존재가 던지는 물음표는 수많은 의미를 담고 있었다.


왜, 무엇을 바치기에, 누구를, 어떤 시간에, 어떤 공간에서, 어떤 물질계에서, 어떤 세계에서...


그 하해와 같은 성심에 길버트는 떨어지지 않는 혓바닥을 움직여 애원했다.


“제가 지키지 못했던 이들에게 다시 기회를 주십시오.”


[?]


그 존재는 자신이 자신을 지칭한 이름을 그나마 유사하게 발음한 길버트에게 마지막 호의로 대답했다.


[자세히.]


하지만 길버트는, 어리석게도 그 호의를 모두 날려먹고는, 멀쩡한 정신으로 바닥에 조아려 벌벌 떨며 구걸했다.


“제가 지키지 못했던 이들을 지킬 기회를 주십시오...”


그 존재가 침묵하자 길버트는 애걸했다.


“무슨 대가든 치르겠습니다. 제가 그들을 지킬 기회를 주십시오...”


[ㅋ]


그 존재는 몇 안 되는 즐거움을 느꼈다. 말랑말랑한 세상에서 올라온 존재를 관찰하면서 느낄 수 있는 몇 안되는 재미. 자신을 앞에 두고 분해되어 흡수당하지 않고 관찰될 수 있는 이들이 자신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한 재미.


그 존재는 어리석은 꼴을 보며 웃었다.


[좋다.]


그 존재가 자신을 튕겼고, 길버트는 그날 우주의 모든 것들이 거품처럼 터지고, 다시 한 번 관찰당하며 재생되는 것을 목도했다.


그리고, 저 먼 곳으로 다시 튕겨나갔다.



그곳은 아가로티 공작가의 첨탑, 길버트의 아버지가 없는 세상이었다.



****


길버트는 이 모든 기억을 떼어냈다. 그러나 기억은 오히려 더 위험한 물질로 변질되기 시작했다. 길버트가 감히 명명하길 관찰자와 관련된 기억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위험했다.


[옴- 마니 반메 훔-]


그리고 길버트는 변질되기 시작한 기억을 가지고 쇠사슬을 만들어냈다. 그것은 저주. 세상의 그 누구도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인지할 수 있는 모두를 옮아맬 수 있는 저주였다.


[옴- 반메.... 훔-]


그것을 제 몸에 묶으려다 주언이 깨져버렸다. 길버트는 주언이 깨지기 전, 간신히 그것을 제 팔에 묶었다.


그리고, 관찰자의 기억이 담긴 쇠사슬이 제 몸을 분해해버리기 전에, 2회차에서 찾아낸 주문을 외웠다.


관찰자와 비슷한 격을 가진 존재, 외신을 불러내는 주문을.


[저주를 먹는 공정한 뱀 신이시여. 당신에게 모든 것을 공양할 비늘뱀이 여기 존재합니다.]


관찰자와 맺은 계약을, 회귀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길버트는 알고 있었다. 그를 막기 위해서 계획을 짜진 않았다.


다만 소중한 사람들만은 지키려는 길버트의 계획이, 절정에 다다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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