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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마에님의 서재입니다.

라이프 체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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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김마에
작품등록일 :
2018.05.07 13:37
최근연재일 :
2018.05.17 20:00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26,836
추천수 :
66
글자수 :
163,427

작성
18.05.15 10:15
조회
449
추천
2
글자
8쪽

지하실

DUMMY

[라이프 체인지] 41. 지하실


나는 다행히도, 칼에 찔리기 직전 지현의 모습으로 접속할 수 있었다.


“윽.. 윽..”


나는 흑곰이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 내 모습을 하고 있는 그는 거의 미친 사람의 표정 그 자체였다. 흑곰은 피를 뿜으며 헐떡대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그는 의자에 묶인 채로 옆으로 쓰러졌다.


“어차피 죽을 놈이었어.”


그는 피가 묻은 옷을 벗어 던지며 말했다. 사람이 옆에서 죽은 것도 충격적이었지만, 혹시 지현에게도 무슨 짓을 할까봐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여기를 나가야 했다. 나는 잔꾀를 부리기로 했다.


“너.. 사람 잘못 골랐어.”


“무슨 소리야?”


“방금 너가 죽인 사람.. 진짜 흑곰이었어.”


그가 눈을 가느다랗게 떴다.


“진짜 흑곰?”


“그래. 나 실은, 다 알고 있었어. USI부터 프로젝터까지.”


그는 몸을 돌려 나를 정면으로 바라봤다. 뭔가 잔뜩 긴장을 하는 동시에 놀라는 눈치였다.


“너가 그걸 어떻게 알아?”


“성훈이가 그렇게 되고 나서, 나도 좀 알아봤지. 너희들에 대해서, 한경모 선생님에 대해서.”


그는 다시 칼을 집어 들고 나에게 다가왔다. 나는 바짝 긴장했다. 괜히 말했나? 혹시 이걸 안다고 해서 죽이는 건 아니겠지?


“어디까지 아는 거야?”


“거의 다.”


“어디까지 아는 거냐고!”


그는 갑자기 언성을 높였다. 지하실에서 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는 상기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고, 나도 그의 눈을 피하지 않았다. 나는 어느 정도 거짓말이 필요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지금 성훈이는.. 2레벨 까지 간 상태야.”


“2레벨? 2레벨 약은 배준이한테 있을 텐데.”


“맞아. 걔한테서 얻었지. 그리고 지금쯤 아마 3단계로 갈 단계를 찾고 있을 거야.”


“잠깐만 기다려.”


그는 핸드폰을 들고 누군가에게 전화를 거는 것 같았다. 아마도 배준에게 확인을 하려는 모양이다. 그는 내가 들을 수 없도록 문 밖으로 나가서 통화를 하고 돌아왔다.


“거짓말.”


그는 한 치도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들킨 건가?


“뭐?”


“그놈이 3레벨까지 가서 뭐하게? 내가 알기론 그 녀석은 지금 해독제를 찾고 있어야 돼. 내일이 그녀석의 마지막 날이니까.”


“그것 까지는 나도 몰라. 하지만 사과박스 안에 있던 걸 아는 사람은 성훈이 밖에 없지 않아?”


“사과박스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단 말이야?”


“나도 얼마 전에 알았어.”


“성훈이랑 직접 얘기를 하고 있었군.”


“한 1주일 전부터 계속 연락은 하고 있었어.”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했다. 담배를 물고 불을 지폈다.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대충 예상이 갔다. 확실히 죽음이 보장돼있지 않다면, 분명 재미있는 일이라는 점에서는 나도 동의하는 바였다. 아마도 그는 3레벨을 얻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놈이었다.


“3레벨은 어디 있지?”


역시나 그는 3레벨을 원하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이용해 여기서 같이 빠져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쉽게 알려준다면, 그의 비밀을 알고 있는 지현을 그냥 곱게 보내줄 리가 없었다.


“미안한데, 그건 지금 알려줄 수 없어.”


“뭐라고?”


“너 같은 놈한테 내가 3레벨을 넘겨줄 것 같아? 무슨 짓을 할지도 모르는데?”


“넌 이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는 아직 모르고 있어. 이건 단순한 장난이 아니야.”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면, 뭔데?”


“...우리나라의 미래가 달린 일.”


“우리나라의 미래?”


뭔가 뜬금없었다. 사실 이렇게 어마어마한 일이 개인의 장난으로 끝날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뭔가 꺼림칙했다.


“자세한 건 알려줄 수 없어. 하지만 그놈이 3레벨을 간다? 완전히 모든 일을 다 망가트리는 일이야. 그놈은 그게 쓸모가 없어. 그놈은 그저 실험체였을 뿐이었거든. 그놈이 할 수 없으면, 내가 3레벨을 가야하는 게 맞아.”


나는 잠시 고민하는 척 하다가 말했다.


“그럼 이렇게 하자. 나랑 거래해. 내가 3레벨이 있는 곳을 알려줄 테니까, 나에게 해독제를 줘. 어차피 성훈이랑 연락하는 사람은 나 뿐이잖아.”


그는 그 얘기를 듣더니, 한참동안 고민에 빠졌다.


“나도 다 알고 있어. 해독제는 두 개라는 거. 어차피 지금 프로젝터를 주입한 사람은 너랑 성훈이, 둘 뿐이잖아. 물론 너가 누군지는 나도 잘 모르지만.”


“좋아. 그렇게 하지. 해독제를 넘겨줄게. 그 대신, 먼저 3레벨 프로젝터가 있는 곳부터 말해.”


예상대로 일이 진행돼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지현의 안전이 우선이었다.


“이것부터 풀어주면 말할게. 내가 너를 그냥 믿을 수는 없잖아?”


“생각보다 깐깐한 친구네. 아쉽지만 그건 안 되겠어. 너가 엉뚱한 곳을 알려줄지도 모르잖아.”


“좋아. 그럼 내가 나갈 수 있도록 조치만 취해줘. 나도 너를 믿을 수 없으니까.”


그는 한참을 고민하더니 흑곰의 옷에 칼을 문질러 피를 닦아냈다.


“이거면 어떻게든 밧줄을 풀 수는 있을 거야. 여기에 두고 갈게.”


“...좋아. 레벨3 프로젝터가 있는 곳은.. 흑곰의 집이야. 하지만 나도 어디에 있는지는 정확히 몰라. 대충 그럴 것 같다고 얘기만 들었어.”


“흑곰이라..”


그는 내 손이 닿는 곳에 칼을 두고 지하실을 나갔다. 이제 나머지는 지현에게 맡길 수밖에 없다. 그녀라면 혼자서 어떻게든 이곳을 잘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내 모습을 하고 있는 한경모 선생이 먼저 도착하기 전에 그것을 빼돌려내야 했다. 만약 그가 자물쇠를 먼저 발견한다면, 해독제라는 사실을 쉽게 눈치 챌 것이다. 여기서 나가기보다는, 빨리 그곳에 도착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 지금 생각나는 사람 중에 마땅한 사람은.. 그 집에 가까이 살고 있는 미술선생이었다.

나는 지현을 믿고, 미술선생에게 접속했다.


미술선생은 자신의 집에서 가족들과 식사를 하고 있었다. 나는 스마트폰을 보는 척하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가니?”


그녀의 어머니가 나를 불러세웠다.


“아, 친구가 근처에 왔다고 해서, 금방 올게요!”


“친구 누구?”


“수경이요!”


나는 생각나는 대로 아무 이름이나 갖다붙였다.


“수경이 얼마 전에 미국 간다고 하지 않았니?”


“아, 그 수경이 말고, 다른 수경이에요!”


나는 그녀의 어머니가 또 뭐라고 하는 걸 들었지만, 못 들은척하고 집을 나왔다. 빨리 흑곰의 집으로 가야했다. 다행히 그 둘의 집은 가까워서 집에는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문이 잠겨 있어서 나는 흑곰의 방 창문을 이용해서 들어가야 했다.


“어?”


내가 창문 아래까지 도착했을 때, 낡게 생긴 강아지집이 하나 있었다.


‘강아지 키운다는 얘기는 못 들었는데..’


나는 직감적으로 그 안에 뭔가를 숨겨둘만한 곳이라고 생각했다. 그 안을 들여다봤다.


‘찾았다!’


내가 김민석의 집에서 가지고 나왔던 그 자물쇠다. 흑곰은 어떻게든 이걸 부숴서 열어보려고 어딘가에 마구 찍어냈던 흔적이 보였다. 하지만 도대체 뭘로 만든 것인지, 여기저기 흠집만 남겨져 있는 상태였다.


- 0318.


나는 비밀번호를 돌려서 그 안을 열어보았다.




- 4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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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완결] 에필로그 +4 18.05.17 539 2 7쪽
49 최후 18.05.17 484 2 7쪽
48 정상회담 18.05.16 454 1 7쪽
47 대통령 18.05.16 451 2 7쪽
46 대테러 18.05.16 417 2 7쪽
45 세 번째 프로젝터 18.05.16 422 2 8쪽
44 금고 18.05.15 422 2 8쪽
43 크레이그 18.05.15 438 1 7쪽
42 해독제 18.05.15 430 2 7쪽
» 지하실 18.05.15 450 2 8쪽
40 전화 18.05.15 458 1 8쪽
39 내연녀 18.05.14 452 2 7쪽
38 회식 18.05.14 435 2 8쪽
37 탈출 18.05.14 452 1 7쪽
36 두 번째 프로젝터 18.05.14 488 1 8쪽
35 뜻밖의 멜로 18.05.14 487 1 8쪽
34 식물인간 18.05.13 478 1 7쪽
33 또 다른 프로젝터 18.05.13 482 1 7쪽
32 도주 18.05.13 477 1 7쪽
31 기습 18.05.13 488 1 8쪽
30 단서 18.05.13 503 1 7쪽
29 결백 18.05.13 487 1 8쪽
28 블랙홀 18.05.12 488 1 7쪽
27 용의자 18.05.12 478 1 7쪽
26 유리 18.05.12 473 1 7쪽
25 USB 18.05.12 477 1 7쪽
24 호출 18.05.12 501 1 7쪽
23 분열 18.05.11 502 1 8쪽
22 오해 18.05.11 493 1 7쪽
21 향린이의 과거 18.05.11 503 1 8쪽
20 험난한 아침 18.05.11 516 1 9쪽
19 결투 18.05.11 483 1 8쪽
18 좋은 아이 18.05.10 501 1 8쪽
17 밀회 18.05.10 520 1 8쪽
16 접선 18.05.10 517 1 7쪽
15 실험대상 18.05.10 509 1 7쪽
14 보복 18.05.10 488 1 7쪽
13 1인 1닭 18.05.10 543 1 8쪽
12 조직의 정체 18.05.10 537 1 8쪽
11 USI 18.05.10 544 1 7쪽
10 D-DAY 18.05.09 570 1 7쪽
9 사과박스 18.05.09 573 1 8쪽
8 한경모 18.05.09 634 1 8쪽
7 데이트 18.05.09 670 1 7쪽
6 짝사랑 18.05.09 712 1 8쪽
5 재회 18.05.08 715 2 7쪽
4 흑곰과 배준 18.05.08 797 2 8쪽
3 한남여고 18.05.08 839 1 7쪽
2 신세계 18.05.08 919 3 7쪽
1 프롤로그 18.05.08 1,139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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