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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 님의 서재입니다.

천지창조 다음에는 이세계 타이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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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livora
작품등록일 :
2023.05.10 10:27
최근연재일 :
2023.06.18 13:41
연재수 :
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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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85,293

작성
23.05.10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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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00화. 프롤로그

DUMMY

"그러니까 매일 이어지는 꿈을 꾸고 있다는 말씀이지요?

1년쯤 전의 꿈에서부터 어젯밤 꿈까지요?"


문답지를 살펴보던 의사의 눈길이 안경 너머로 여자를 살폈다.


"처음 꿈이 시작된 날에 대해 기억나는 대로 이야기해 주시겠어요?"


"그러니까 처음 꿈을 꾼 건 1년쯤 전인가.

1년을 공들인 게임 오픈이 무산되고 저희 팀이 해체됐어요.

아. 저는 게임 원화가인데 <ND게임즈>에 다녔어요.

아시죠? 요번에 신작 발표하고 광고 엄청 나오는 곳이요.

4년이나 성실히 다녔는데 다른 팀에 끼워주는 것도 아니고 TO가 날 때까지 임시 휴직이래요.

너무한 거 아닌가요?

네임드회사 들어오기까지 고생이 얼마나 많았는데 이렇게 떠밀려 퇴사라니.

외주랑 알바를 하며 기다리는데 스트레스로 잠도 안 오고, 입맛이 없어서 살도 쭉쭉 빠지고, 세 달이나 잠을 못 자니까 이러다 죽겠구나 싶어져서 수면제 처방까지 받았네요.

약을 먹고 잠든 첫날 처음 그 꿈을 꿨어요."


"꿈의 내용은 기억나시나요?"


"꿈속에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고, 동식물을 자라게 하고, 인류를 번성하게 했어요."


잠시 말을 멈춘 그녀는 의사와 눈이 마주치자, 아무것도 없는 진료실 모퉁이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눈동자가 흔들리며 잠시도 멈추지 못한다.


"꿈의 내용을 전부 다 말해야 하는 건 아니죠?

혹시 이전에 저 같은 사례를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혹시 말하기 힘든 이유가 있나요?

환자분의 경험은 다른 분들 사례에서 보기 힘들기는 하지만...

상담을 통해 제가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겁니다."


"일단 전부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길어요.

제가 알고 싶은 건 이런 증상이 혹시나 정신질환 같은 건지, 또 치료해야 하는 건지 그런 거예요."


"우리가 꾸는 꿈은 대체로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요.

잠을 자는 동안 우리 뇌는 불필요한 정보를 분류해 지우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분해된 정보의 조각 사이에 찌꺼기처럼 발생하는 게 꿈이에요.

따라서 대부분의 꿈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만.

반복적으로 꾸는 꿈이라면 해석해 볼 필요가 있어요.

꺼내기 어려운 내용이라면 다음에 마음이 편해진 후에 듣도록 하죠."


의사는 상담을 이어가기 위해 여자의 진료기록을 훑어보았다.

이전에 처방받은 수면제는 벤조다이아제핀 계열로 환각과 같은 부작용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꿈을 꾼 이후에 느꼈던 감정이 중요할 수도 있겠네요.

그 이야기를 해봅시다.

꿈을 꾸기 시작한 이후 생활은 어땠나요?"


"첫날 이후로는 수면제 없이도 금방 잠들었으니까··· 좋았다고 해야겠네요."


"그러면 이번에 병원을 찾게 된 건 어떤 계기가 있었기 때문인가요?"


"이상하게 들리시겠지만, 꿈속에서의 시간이 매일 조금씩 길어져요.

집에는 몇 달에 한 번씩 잠시 들리는 것처럼 느껴진 지 오래예요.

오늘 아침에는 바로 어제의 일도 기억하기 힘들었어요.

꿈속에서 열 달도 넘는 시간을 살았으니까요."


"...... 꿈속에서 열 달을 지낸 느낌이라는 거죠?"


다소 황당한 이야기를 안색 하나 바꾸지 않고 마친 그녀는 자못 진지한 태도로 손을 깍지 끼며 테이블에 바짝 다가앉았다..


"중간중간 생략되는 보통의 꿈같은 게 아니에요.

하루하루의 사건들 기억들이 쌓여서 해가 바뀌고 정말로 시간이 흘러가요."


의사는 잠시 굳어있다가 안경을 한번 추켜올리며 질문을 이어갔다.


"그러면 며칠 전의 기억은 아득해서 좀처럼 떠오르지 않겠는걸요?

3~4일 전만 해도 거의 2~3년 전의 기억을 떠올려야 하잖아요"


"다행히 그렇지는 않고, 그냥 눈뜬 직후에 잠시 기억이 희미한 정도려나요?"


"흥미롭네요...."


무언가를 기록하는 기계식 키보드의 달칵 소리가 이어졌다.


"환자분께서는 꿈에 대해 과하게 집착하는 경향이 있네요.

일종의 강박으로 보여요."


"집착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제 꿈은 정말 특별해요.

이 이야기를 다듬어 앞으로 작가로서의 새 인생을 살아볼 거예요.

저는 되도록 지금의 꿈을 지속해서 꾸고 싶어요.

하지만 꿈속 세상이 현실 같고 현실이 꿈같이 느껴지기 시작하니....

내가 정말 미쳐가는 건 아닌가 의구심도 생기고.

어느 날 갑자기 더 이상 꿈을 꾸지 않게 되는 건 아닌가도 두려워요."


여자의 얼굴은 진지하기 그지없었으나 시종일관 눈을 피하는 그녀의 태도는 상담에 집중하기 힘들게 만들었다.


'뭐 간혹 있지.

관심받고 싶은 마음에 허황된 이야기를 꾸미시는 분들.

이X준지의 길어지는 꿈 에피소드라도 읽고 왔나 보군'


의사는 상담 내용 메모를 마치고 몇 가지 검사 항목들을 체크했다.

진지하게 여긴다는 의미로 전문적인 검사를 받게 해주면 만족할 것이다.


"그러면 이렇게 할까요?

지금부터 추가 검사를 하기엔 시간이 많이 지체될 듯하네요.

다음 진료 때 추가 검사부터 하고 다시 상담 진행하죠.

오늘 수고하셨어요.

다음 진료 때 뵙겠습니다."


"아...

네. 그럴게요. 감사합니다."


인사하고 돌아서는 여자의 눈썹이 찌푸려졌다.

진료실을 나서는 그녀의 투덜거림이 작게 이어진다.



“꿈 내용이 그 지경인데 내 입으로 어떻게 다 말해.

아니 그런 황당한 내용을 들어놓고 말하기 힘든지 되묻는 게 더 이상한 거 아닌가?

정신과 의사는 원래 항마력 수치가 만렙인건가···.”





_____________________


위의 내용까지가 프롤로그입니다.

처음 글을 올릴 당시 프롤로그를 올리지 않았더니 지금 추가 할 수가 없네요.

아래 내용을 글자 수 채울 겸 주인공의 꿈이 시작되기 직전의 정신상태?? 에 대한 부분입니다.

읽지 않고 넘어가셔도 됩니다^^



_____________________



"사활을 걸고 있다면서,

조금이라도 튀는 시안은 다 퇴짜야.

결국 고르는 건 늘상 어디서 본 듯한 익숙한 것들이지.

배경도 몬스터도 다른 게임에서 늘 보던 거.


맵마다 색다른 배경 구상하느라 얼마나 고군분투했는데...

한번보면 잊을 수 없는 몬스터는 뚝딱 나오는 줄 아나.


유저 캐릭터도 npc 캐릭터도 다 똑같이 찍어낸 듯한 미형 얼굴만 통과시키면서 경쟁력 찾고 특색을 찾으면 어쩌란 거야.

그러니까 원화파트 선배들 다 나가고 결국 나 혼자 남아 북 치고 장구 치고 배경에 몬스터에 캐릭터까지 일인삼역 하느라 일정 계속 밀린 거 아냐.


캐릭터들 벗기기만 하면 뜬다고 생각하는 꼰대들은 또 어떻고.

아니 벗겨서 이쁘면 몰라 '적당히'를 모르고 다 벗겨놓으면 이쁘지도 않다고.

캐릭터 외형을 어리게 잡지나 말던가.

암만 봐도 중·고딩으로 보이는 얼굴에다 그렇게 헐벗은 옷을 입히겠다고??

너나 입어라 제발 네가 직접 입어.


일은 나 혼자 하나 결원 생기면 메꿔줘야 할 거 아냐.

그것도 아니면 일할 시간 빼앗지나 말던가.

무슨 회의를 일주일 내내 하고 난리냐고.

회의 해서 결론이라도 나오면 몰라.

매번 자기가 왕년에 날렸다. 끝내줬다.

라떼 이스 홀스 하면서 자기 자랑만 하는 게 그게 회의야?

회의록 보면 적을 게 없어서 두세 줄 채우는 것이고 고역이라고.


술 못 먹어 죽은 귀신이 붙었나 회식은 또 왜 그렇게 좋아하는 건데.

매일 야근이라 피곤해 죽겠구먼. 그놈의 한 잔만 타령 지겨워. 지겨워.

한 잔만 마시고 끝낸 적 한 번도 없으면서 왜 한잔만이래.

자기네 집 비싼 양주는 자랑만 하고 까주지도 않더니 우리랑 먹는 건 매일 포장마차 노가리에 맥주.

그나마도 한번을 사는 적이 없지.

친구들 사이에서도 먹자고 권한 사람이 사는 거 국룰 아닌가?

더치페이할 거면 내 의사나 좀 물어보고 메뉴 시키던가.


안주라고 고르는 건 매번 고기, 고기, 고기, 고기.

덕분에 내가 채식자가 될까 심각하게 고민까지 했다는 거 아냐??


왜 나보다 대충 사는 것처럼 보이는 애들도 좋은 직장 잘만 다니는데.

나는 이렇게 고생고생하며 열심히 살았는데 왜 나한테만 이러느냐고...

한번도 한눈판 적 없이 14년을 그림만 그렸으면 이제는 보상받을 때 된 거 아냐?

나는 언제까지 이렇게 갈리고 고생하며 살아야 해?


어떻게 들어간 회산데 자꾸 팀장 바뀔 때부터 이상했어.

그때라도 다른 팀으로 넣어달라 요청해야 했는데.

그놈의 의리가 뭔지 팀원들 챙긴다고 남은 건데 결국 나만 이런 신세잖아.


내가 꿈에서라도 망할 팀장 놈 만나면 머리털을 다 뽑아놓을 거다!!!"




예원은 3달 넘게 기약없는 휴직 상태인것도 모자라 불면증까지 얻어 병원에 다녀온 처지가 너무 억울해 게임이 제작중단된 이유를 곱씹으며 좀처럼 잠들지 못했다.


처방받은 수면제는 시간맞춰 복용했고 얌전히 씻고 아로마 오일까지 바르고 누워있는데 잠이 올것같지 않아 초조해졌다.


양이라도 세어보자 싶어 이백서른인가 이백마흔몇마리인가 까지 세었을 때쯤 까무룩 잠이 들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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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6화. 기다리던 만남 +2 23.06.14 32 3 12쪽
46 45화. 미지와의 조우 +2 23.06.13 33 4 13쪽
45 44화. 전설의 레전드 +2 23.06.12 37 3 13쪽
44 43화. 새로운 사실 +2 23.06.11 36 4 13쪽
43 42화. 위기의 사제단 +3 23.06.10 38 3 12쪽
42 40화. 출동 민간경비대 +4 23.06.09 39 4 12쪽
41 40화. 침략 +6 23.06.08 43 5 13쪽
40 39화. 워프게이트 +3 23.06.07 39 4 12쪽
39 38화. 또다른 사용법 +3 23.06.06 51 4 12쪽
38 37화. 마력 신경망 +2 23.06.05 44 4 12쪽
37 36화. 아나이스의 일탈(2) +4 23.06.04 53 4 12쪽
36 35화. 아나이스의 일탈(1) 23.06.03 46 3 12쪽
35 34화. 네가 왜 거기서나와 +2 23.06.02 47 4 12쪽
34 33화. 포경 금지 23.06.01 49 2 13쪽
33 32화. 크라켄의 공격 +2 23.05.31 50 3 12쪽
32 31화. 1,000년의 피땀눈물 +2 23.05.30 47 4 12쪽
31 30화. 드래곤? +4 23.05.29 51 4 12쪽
30 29화. 보레아스대륙 +2 23.05.28 54 3 12쪽
29 28화. 동상이몽 +2 23.05.27 52 3 12쪽
28 27화. 그녀의 이중생활(3) 23.05.26 58 2 13쪽
27 26화. 그녀의 이중생활(2) 23.05.25 63 3 12쪽
26 25화. 그녀의 이중생활(1) +2 23.05.24 73 3 12쪽
25 24화. wish, want, hope +4 23.05.23 80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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