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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성 님의 서재입니다.

뱀파이어 헌터, 현대에서 f등급 헌터가 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빈성
작품등록일 :
2023.03.13 22:49
최근연재일 :
2023.10.1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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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07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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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

DUMMY

편의점으로 향하던 이현은 편의점 앞 자전거 보관대 주변에서 어슬렁거리는 양아치 무리를 발견했다.

“어제 그놈들인가.”

그렇게 당했으면 자중할 법도 한데 끈질기기가 바퀴벌레 같다.

이현은 곧장 자전거로 놈들을 들이받았다.

“쿠헥?!”

자전거에 치인 놈이 나뒹굴었다. 그나마 감속해서 땅바닥을 구르는 것으로 끝났지, 아니었으면 지금쯤 저승에서 구르고 있었을 거다.

“뭐, 뭐야?!”

놀란 양아치들이 이현을 알아봤다.

“너···!”

“오늘도 나타났다는 건, 어제 내 교육이 부족했다고 생각해도 되겠지?”

이현이 자전거에서 내리는 걸 본 양아치가 다급하게 외쳤다.

“자, 잠깐! 할 말이 있다!”

“할 말?”

“그, 그래! 그것 때문에 너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내 눈에는 자전거 훔치고 있는 모습으로밖에 안 보이는데.”

“그··· 그건, 그러니까 거기 산이 있으니까 오른다고나 할까?”

명언인 척 얘기하지만, 당연히 범죄다.

“시발! 아무튼, 우리가 편의점 알바생을 납치했다!”

이현은 편의점 쪽을 바라봤다. 창 너머로 카운터에 앉아서 휴대폰 삼매경인 알바가 보인다.

‘범수가 아니군. 블러핑일 확률도 있지만, 그 정도로 머리가 좋아 보이진 않는군.’

머리통 색과 그 안에 든 내용물의 상관관계는 명확하게 밝혀진 건 없지만, 이현은 무려 한 세기 전 사람이다.

머리카락 색으로 상대의 지능지수를 판단하는 건 어찌 보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네놈들이 범수를 납치했다는 건 알겠다. 그런데 왜 태연하게 내 눈앞에 있는 거지?”

“어?”

이현은 앗하는 사이에 양아치들을 전부 때려눕혔다.


“이게 무슨 짓이야! 우리한텐 인질이ㅡ.”

“읏차.”

“켁!”

양아치를 깔고 앉았다.

“분위기 파악 못 하지? 지금부터 묻는 말에 대답하지 않으면···.”

이현은 놈들이 가지고 있던 절단기 쳐다봤다. 시야 안에 눈길을 끄는 무언가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시선이 향하는 법.

그것은 계산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행위에 불과하지만, 양아치들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 모양이다.

‘뭐, 뭐야 대답하지 않으면 그 뒤는 뭔데?!’

‘잘라? 자르는 거냐?’

‘어딜?!’

때론 눈앞에 보이는 현실보다 상상력이 더 무서운 법이다.

“잠깐! 다 말할 게 말할 테니까, 자르지 말아줘!”

완전히 겁을 집어먹은 이들은 매우 우호적인 태도를 취했다.

“범수를 어디로 납치한 거지?”

“D구역! 아지트로 쓰고 있는 폐교가 있는데 거기로 납치했어!”

D구역이면 과거 게이트 사태로 인해 폐허가 된 곳으로 오랜 시간 방치된 끝에 슬럼화가 된 지역이라고 진해솔에게 들은 기억이 있다.

“아지트라. 숫자는 몇 명이지?”

“어··· 한 40명?”

“상당하군. 이 일에 주동자는?”

“민수! 김민수야.”

“어떤 놈이지?”

“어··· 잔혹하고 무자비해.”

“그러고 보니까 조직에 가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일인데 들은 적이 있어. 보스가 각성자라는 걸.”

“나도 비슷한 소문은 들었어! D급 헌터를 이겼다나, 어쨌다나.”

양아치들은 알고 있는 정보를 잘도 나불나불 불었다.

“대충 들을 건 다 들었다.”

“그럼 우리는···?”

성실하게 정보 제공을 했으니 인간적인 처우를 기대할 만하리라.

“미안하지만 떠들고 다니면 곤란하거든. 잠깐 자고 있어라.”

“···안 아프게 해줘.”

운명을 예감한 양아치들은 조신한 새색시처럼 눈을 감았다.




버려진 교실 이곳저곳에 방만하게 널브러져 있던 양아치들이 갑자기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쪽으로 깔아!”

바닥에 매트를 깔고 어디선가 조명 같은 걸 들고 온다.

“꺄악! 싫어!!!”

양아치들이 교복을 입은 여자를 강제로 끌고 왔다.

“제발! 한 번만 봐줘! 응? 시키는 거 다 할 테니까···! 제발···!”

여자는 끌려가지 않기 위해 반항하며, 애원했지만 양옆에서 잡아끄는 힘을 이길 수 없었다.

“씨발. 이 년이!”

낑낑거리며 여자를 끌고 온 여자 양아치가 분을 못 이겨 손을 들었다.

“그만! 촬영해야 하니까 때리지 마!”

김민수가 외치자 여자 양아치는 마지 못해 손을 내렸다.

“뭐야? 지금 무슨 짓 하려는 건데?”

멍하니 양아치들이 하는 걸 보고 있던 범수가 놀라서 물었다.

“응? 섹스 테이프 촬영이지. 섹스 몰라? 남자 여자 성기가 뒤엉켜서 앙앙거리는 거?”

김민수는 한손으로 고리를 만들어 다른 손 검지로 고리 안을 왔다갔다해 보였다.

“미친놈아! 누가 그걸 몰라서 물어? 범죄잖아!”

한국에서 성인물, 포르노는 심의가 매우 엄격하다. 상반신 노출만 가능한 탓에 실제 촬영에서 배우들이 하는 척만 하는 케이스도 많다고 한다.

그런데 이놈들은 아무리 봐도 전문 스텝도 아니고 누가 봐도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는 여자를 강제로 범해서 섹스 테이프를 찍을 생각이다!

“무슨 소리야? 당연히 범죄지.”

김민수는 새삼스러운 걸 물어본다는 투로 말했다.

“이게 제법 돈이 되거든? 그리고 딱히 상관없잖아? 저놈 아직 만으로 열두 살 이거든.”

김민수는 남자 역을 맡은 양아치를 가리켰다.

“뭐?”

“촉법소년이란 소리지.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봐준다는데 써먹어야 하지 않겠어? 사람들은 이상하단 말이지. 당장 손안에 있는 문화상품권이 만료되면 아쉬워하면서 이 좋은 특권을 왜 안 쓰려고 하지?”

범수는 그 말을 듣고 경악했다.

한 마디로 걸려도 탈이 없는 놈을 앞세워서 성폭행 비디오를 찍어 팔겠다는데, 제정신인 사람이 할만한 일은 아니다!

“미친놈···!! 니가 그러고도 사람이냐!”

“아, 부러워서 그래? 걱정하지 마. 댁 차례도 있거든? 흠. 생각해 보니 댁이 먼저 하는 게 낫겠네. 야! 기다려 여기부터 먼저 한다!”

“뭐···?”

“왜? 기대되나 보지? 딱 보니까 경험도 없게 생겼구만.”

“큭. 아, 아니다!”

사실이었다. 허나, 그렇다고 해도 뇌수가 정액으로 절여지지 않은 바에야 섹스 테이프를 촬영해서 팔아먹겠다는데 좋아할 리가!

“큭큭, 지연아!”

“네!”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애가 주섬주섬 일어난다.

“자, 잠깐! 촉법소년이라며! 그러기엔 나이가 많아 보이는데?!”

“뭐야 어린애를 기대한 거야? 아무리 나라도 그건 좀···.”

김민수는 경멸 어린 표정을 지었다.

“큭! 그게 아니라 이 개새끼야!!!”

“농담이다. 여자는 경우가 달라서 굳이 촉법소년일 필요 없거든? 쟤가 댁한테 성폭행당했다고 신고하면 누구 말을 믿어줄까?”

“뭐···?”

“웃기는 일이지. 악행에는 남자도, 여자도, 애도, 늙은이도 따로 없다고. 높으신 분들은 그걸 몰라요. 말이 길었네. 이제 준비하자고.”

“큭?! 무슨!”

김민수는 범수를 의자 째로 들어서 카메라 앞에 내려놨다.

“그리고 착각하는 거 같아서 말해주는데 네가 당하는 거야.”

“뭐? 당한다니 그게 무슨?”

당황한 범수가 조금 전 호명된 여자 쪽을 보자, 가랑이에 뭔가 크고 단단한 걸 착용하고 있었다!

“잠깐···?! 저걸 왜···?”

“전문 용어로 수비라고 하지.”

“이런 씨발! 이거 풀어! 풀어 달라고!”

발버둥 치던 범수는 의자와 같이 옆으로 넘어졌다.

“큭큭. 잘해 보라고. 혹시 알아? 새로운 지평을 여는 계기가 될지?”

“미친놈아! 그런 지평 따윈 알고 싶지 않다고!”

“자자! 모두 배우들 열연하게 자리를 비워주자고!”

말은 그렇게 해도 보기 싫었던 모양인지 김민수를 비롯한 대부분 인원이 자리를 비웠다.

“촬영 시작한다!”

폰카를 들이댄 놈이 외치자, 크고 단단한 걸 착용한 여자가 손으로 우람한 걸 붙잡고 상하 운동을 하면서 다가왔다.

“후훗, 조금 아플 거야.”

“···조금 아픈 게 아닐 거 같은데?”

“걱정 마. 처음에만 아프고 나중에는 오빠도 즐기게 될걸?”

“윽! 웃기는 소리 하지 마! 누가 그런 걸 즐겨?! 꺼져! 오지 말라고!”

“아, 이거 알아. 남자의 싫어싫어는 사실 좋다는 말이지?”

“무슨 술 취한 아저씨가 젊은 여자 희롱할 때 뱉는 소릴 지껄이고 있어?! 그리고 여기서 싫어는 진짜 싫은 거다!”

범수는 사력을 다해서 발버둥을 쳤다.

그러거나 말거나 여자 양아치는 그런 범수의 뒤를 점했지만.

“등짝! 등짝 좀 볼까?!”

“잠깐···!!!”

범수의 정조가 함락될 위기에 처한 순간!

“이런 내가 좀 일찍 도착한 건가?”

이현이 폐교실 안으로 걸어들어왔다.

“형님!”

범수는 그 어느 때보다 반가운 표정으로 이현을 맞이했다.

“빠, 빨리 이것 좀 풀어주세요!”

범수는 의자에 묶인 채로 바둥거리면서 거리를 벌렸다.

“너 뭐야!”

거사를 방해받은 여자 양아치가 이현을 노려봤다.

“오늘의 초대받은 게스트지.”

“여기까진 어떻게 들어왔지?! 분명 밖에 막는 사람이 있었을 텐데?”

“걸어서?”

그때, 문밖으로 바닥에 쓰러진 팔이 보였다.

“씨발!”

여자 양아치는 품에서 칼을 빼 들더니, 다리 사이에 달린 물건을 격하게 흔들면서 달려들었다!

“···인상적이군. 너무 인상적이어서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야.”

“죽어!”

-턱.

손목을 낚아챈 이현은 축이 되는 발을 걷어찼다.

“컥···!”

옆구리부터 땅에 떨어진 양아치가 꺽꺽거리면서 괴로워한다.

“이, 인정사정없으시네요.”

“글쎄, 흉기를 들고 덤빈 상대로는 온건한 거 같은데.”

이현은 그렇게 말하면서 양아치의 고간에 달린 검고 뭉툭한 것을 가리켰다.

“저것도 흉기라면 흉기인데···.”

이현은 범수의 포박을 풀었다.

“괜찮나?”

“큰일 났어요! 놈들이 여자를 끌고 갔어요! 빨리 구해야 해요!”

그때였다.

-타타탕.

쇠파이프를 땅에 질질 끌면서 나타난 양아치들이 주변을 포위한다.

“어··· 그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데 어쩌죠?”

“여자는 어디로 끌려갔지?”

“저쪽으로 끌고 갔어요.”

벽이 무너져서 커다란 구멍이 뚫린 게 보였다.

“놈들은 내가 상대하지. 그동안 넌 여자를 구해.”

“혼자 괜찮겠어요? 숫자가 많은데···.”

“놈들이 뭔 짓을 할지 모르니 서두르는 게 좋을 텐데?”

“···알았어요. 조심해요!”

범수는 구멍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갔다.

“도망친다!”

“잡아!”

“그렇겐 안되지.”

앞을 막아서자, 알루미늄 배트가 날아왔다.

4번 타자를 방불케 하는 호쾌한 스윙이지만 궤도가 너무 뻔하고 힘이 잔뜩 실린 탓에 다음 행동에 제약이 걸린다!

가볍게 고개를 젖혀 배트를 피하면서 훤히 열린 양아치의 갈비뼈를 걷어찼다.

-으직.

“켁!”

발차기에 맞은 양아치가 주저앉아 끙끙거린다. 피를 토하진 않는 걸 보니 갈비뼈가 부러지진 않은 것 같지만, 꼴을 보니 확실하게 금이 간 모양이다.

“이 시발놈이!”

다른 녀석이 못이 박힌 각목을 휘둘렀다.

각목을 향해 돌려차기를 날렸다.

-딱!

“크아악!!”

각목이 두 동강이 나면서 얼굴에 파편을 뒤집어쓴 양아치는 얼굴이 피투성이가 돼서 쓰러졌다.

차력사나 가라데 수행자가 위력과시를 위해 야구 배트 격파를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정지된 물체를 최대 힘으로 부수는 데몬스트레이션 일 뿐이다.

하지만 상대가 휘두른 각목을 발로 차서 부수다니?

“이, 이 새끼는 뭐야?”

삽시간에 두 명이 쓰러지자 양아치들이 주춤한다.

-딱!

폐드럼통 안에 피운 장작불이 불똥을 튕기자, 불꽃이 일렁거리며 겁먹은 양아치들 얼굴 위로 기이한 음영을 만든다.

“비켜!”

양아치들의 육벽이 쫘악 갈라지며 김민수가 걸어 나왔다.

“그래. 네놈이냐? 우리 애들이 신세를 졌다지. 원래는 적당히 반병신을 만들어주려고 했지만.”

“했지만?”

“생각이 바뀌었다. 너 우리 조직으로 들어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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