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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성 님의 서재입니다.

뱀파이어 헌터, 현대에서 f등급 헌터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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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성
작품등록일 :
2023.03.13 22:49
최근연재일 :
2023.10.13 22:30
연재수 :
9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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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7,723

작성
23.03.3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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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4화

DUMMY

“그래서 이게 누가 한 짓이라고?”

“끄응··· 그러니까 그게, 일각마가 한 짓입니다.”

이현의 엉덩이 밑에 깔려서 인간 의자를 수행 중인 공병철이 대답했다.

“근데 형님. 이제 그만 일어나시면···.”

“의자가 말을 하는군?”

일부러 무게를 싣자, 오른쪽 눈에 커다란 멍이 생긴 공병철의 얼굴이 똥 씹은 표정이 되었다.

“호오. 불만이 있는 얼굴인데.”

“네?! 그럴 리가요! 불만이라뇨? 하루 종일도 할 수 있습니다! 하하하.”

낯빛을 싹 바꾼 공병철이 어색하게 웃었다.

‘젠장! 그냥 연예인 뒤치다꺼리나 하는 평범한 매니저 아니었어? 무거워 뒤지겠네···!’

“아까부터 일각마라고 하는데, 그 일각마에 대해서 설명해 봐.”

“마, 말처럼 생긴 몬스터입니다. 머리에 커다란 뿔이 있고요···!”

“그래서 방책을 부순 게 그놈들 짓이다?”

“네. 그 발정난 말 새끼들 짓입니다.”

“계속해 봐.”

이현은 공별철에게 가하고 있던 하중을 줄였다. 그러자 한결 살겠다는 표정이 된 공병철은 혹시라도 이현의 마음이 바뀔까 봐 냉큼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말입니다. 이 빌어먹을 망아지 놈들이 심심하면 나타나서 마을에 피해를 주고 있습죠. 심한 날은 방벽을 부수고 마을 안까지 들어올 때도 있습니다.”

‘몬스터가 나타나서 마을에 피해를 주는 일이 빈번한 모양이군.’

“알겠다. 그럼, 일해.”

이현은 인간 의자에서 엉덩이를 뗐다.

“네?”

“못 들었나? 일하라고.”

“···저 혼자서요?”

공병철은 일어나면서 은근한 눈빛을 보냈다.

“어.”

“혀, 형님은요?”

“나는 감독을 하지.”

“그, 그렇죠. 관리·감독은 중요하죠. 아하하···.”

본인이 내뱉은 말이 있어서 더 따지지도 못하고 공병철은 연장을 챙겨서 힘없이 걸음을 옮겼다.


“쓸 수 있는 부분은 살려서 재활용하는 건가?”

방책의 부러진 부분을 절단하고 도구를 이용해 매끄럽게 다듬는 걸 본 이현은 고개를 기울였다.

“아, 네. 이렇게 하면 단차가 생기지만, 일단은 구멍 난 부분을 땜빵하는 거죠.”

다듬질에 한창인 공병철이 힐끔힐끔, 이현의 눈치를 보더니, 슬그머니 입을 열었다.

“그런데 그게 진짭니까?”

“뭘 말이지?”

“한은하가 같은 팀 멤버를 후린 게 남자 문제 때문이라던데.”

“누가 그런 소릴 했지?”

“누구긴요. 이미 파다하게 퍼진 얘긴데. 좀 얘기 해주세요. 역시 연예계는 동물의 왕국입니까? 순진한 얼굴로 뒤에서 할 짓, 못 할 짓 다 하는?”

“헛소문이다.”

“그래요? 아님 말고요.”

아니라고 하자, 흥미가 팍 식은 모습이다.

“읏챠, 됐다.”

공병철이 허리를 폈다.

“끝난 건가?”

“이제 이걸 세워서 고정하면 돼요. 그런데 이건 좀 도와주셔야 하는데···.”

공병철은 이현의 눈치를 봤다.

“뭐?”

“아, 아니! 이건 무거워서 혼자 들 수가 없다구요! 진짭니다!”

한마디 했을뿐인데, 애처로울 정도로 눈치를 본다.

“비켜.”

공병철을 밀치고 나선 이현은 방책용 통나무를 쑥 들어서 날랐다.

“···요즘 매니저는 3대 500을 쳐야 뽑아요? 아니, 3대 500이 아니라 3대 600도 거뜬하겠는데요?”

“이러면 되나?”

“그대로 있어 주세요! 노끈을 가져와서 고정할 테니!”

던져둔 공구함으로 달려간 공병철은 그 안을 뒤적거려서 노끈을 찾았다.

“찾았습니다!”

바로 그때였다.

이현이 소리쳤다!

“위험!”

“네?”

공병철은 이현이 왜 갑자기 경고하는지 모르겠다는 얼굴이었다.

그 순간.

-푸욱.

공병철은 자신의 가슴을 내려다봤다. 회백색 뿔이 가슴에서 돋아난 것처럼 관통해 있었다.

“어, 어라? 이게 뭐···.”

이해가 안 간다는 듯한 표정으로 가슴을 뚫고 튀어나온 뿔을 바라보던 공병철의 몸이 마치 목에 밧줄을 감아 투석기로 날린 것처럼 허공으로 딸려 올라갔다.

“히히힝!!”

세 마리의 일각마는 창끝에 꿰인 사냥감을 흔들며 수확의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원시 토착민처럼 공병철을 중심으로 투레질을 치면서 원을 그렸다.

-툭.

어디선가 날아온 돌이 공병철을 꿰고 난리 치는 놈의 주둥이를 때렸다.

“축제 중인데 미안하군.”

돌에 맞은 놈은 대가리를 격하게 휘둘러 뿔에 꿰인 공병철을 패대기쳤다. 데굴데굴 굴러와 발치에 부딪힌 육신이 몸을 뒤집더니 텅 빈 눈으로 허공을 응시한다.

“원한은 갚아줄 테니, 편히 잠들어라.”

공병철의 눈을 감긴 이현은 땅에 박힌 톱을 뽑았다.

연장을 손에 쥐자, 흥분한 일각마들이 흉흉한 살기를 내뿜으며 연신 고개를 흔든다.

“기뻐 보이는데. 이게 그렇게 좋으면 주지. 자!”

이현은 들고 있던 톱을 허공에 던졌다.

일각마의 시선이 무심코 톱을 쫓는 그 찰나.

일각마를 향해 뛰어들었다!

뒤늦게 놀란 일각마가 하늘을 향해 치켜든 앞발을 내리찍는다!

살짝 방향을 틀어, 그 공격을 피한 이현은 노출된 놈의 등을 보면서 생각을 바꿨다.

“로데오를 즐겨볼까?!”

그대로 놈의 목을 붙잡고 훌쩍 뛰어올라 그 등에 안착했다.

“히히힝!!!”

불시에 등을 허락한 일각마가 발광하기 시작한다.

그 기세가 어찌나 맹렬한지 발길질하자, 두꺼운 통나무를 엮어 만든 목책이 우지끈 부러지고 주변에 있던 다른 일각마는 그 발에 대가리를 채여서 멀찍이 밀려났다.

“금수 주제에 거칠군!”

올라탄 일각마의 목을 붙잡은 이현은 강제로 꺾었다.

“히히힝.”

날뛰던 놈이 구슬픈 울음을 흘리면서 목이 꺾인 방향으로 선회한다.

“마침 저기 좋은 게 있군. 이럇!”

목줄(?) 컨트롤을 하면서 방향을 리드한 이현은 슬레지해머를 잡아챘다. 그리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일각마를 향해 방향을 잡으면서 돌진력을 고스란히 담아 호쾌한 어퍼스윙을 날린다!

-퍽!

맞은 놈의 대가리가 수류탄 터지듯 문자 그대로 폭발했다!

“이번엔 이쪽으로!”

“히히힝!”

기병 돌진을 시전해서 몸통박치기로 다른 놈의 움직임을 걸어 잠근 이현은 망치로 놈의 머리를 찍었다.

-빡!

폭죽 터트리는 소리가 나면서 대갈통과 망치가 동시에 박살이 났다.

“음?”

갑자기 눈높이가 스르륵 낮아진다.

뭔가 싶어 일각마의 상태를 살피니, 목이 기이한 각도로 부러져 있었다. 아무래도 목줄 컨트롤이 너무 격했던 모양이다.

“제법 괜찮은 승차감이었어. 내세에는 명마로 태어나도록.”

일각마가 들었다면 환장할만한 소릴 하면서 이현은 마을 회관 쪽을 바라봤다.

“일각마가 마을 방향에서 나타난 게 마음에 걸리는군. 서두르는 편이 좋겠어.”

공병철의 시신을 한번 바라본 이현은 마을 회관을 향해 달렸다.




마을 회관 입구에 도착하자 급하게 만든 바리케이드와 한 차례 전투가 벌어진 흔적이 보인다.

“잠깐! 그게 왜 우리가 벌인 짓이에요?!”

“그럼 너네 말고 누가 있어!”

바리케이트를 넘자, 대치 중인 사람들이 보인다.

‘대치 중이라고 하기보단 다수가 핍박하는 그림이군.’

“아무리 봐도 음악에 감격한 관객과의 상호 발전적인 감상을 나누는 상황은 아닌 것 같은데.”

“이현!”

황은비 뒤에서 안절부절못하고 있던 한은하는 이현을 발견하고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뭐야? 당신도 일행이야?”

“그렇다고 할 수 있으니까 좀 지나가지.”

이현을 인파를 헤치고 일행이 있는 곳에 섰다.

“알겠다! 저 사람이 문을 열었다!”

이현은 소리치는 사람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50대 초반쯤으로 보이는 남자 보였다.

“역시!”

“어쩐지!!”

“그러니까 우리가 한 게 아니라고요!”

답답해하는 황은비만큼이나 이현 역시 작금의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누가 알아듣게 설명해주면 좋겠는데.”

“누군가 마을 문을 열어서 몬스터가 쳐들어왔는데 그게 우리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야.”

그렇게 말하는 황은비의 얼굴은 아주 넌더리 난다는 표정이었다. 아무래도 자리를 비운 사이 꽤 시달린 모양이다.

“어째서지?”

“외지인들 말고 누가 그런 짓을 한다는 거냐!”

마을 사람 중 누군가 버럭 외쳤다.

“고작 그 이유뿐인가?”

“시치미 떼지 마! 몬스터가 들이닥쳤을 때 넌 어디서 뭘 했는데!”

이번엔 다른 사람이 따졌다.

“부탁으로 방책 수리를 하기 위해 자리를 비웠을 뿐이다.”

“그 말을 증명할 수 있어?”

“청년회장에게 물어보면 알겠지.”

“청년회장은 지금 여기 없다!”

“그러면 당장은 입증할 방법이 없군.”

“거 봐! 역시 저들 짓이야!”

마을 사람들은 일행의 짓으로 확신하는 분위기다.

“어쩌죠?”

한은하는 우려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자칫 흥분한 사람들이 달려들기라도 하면 인명피해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당신들이 말하는 건 전부 그럴듯하게 끼워 맞춘 정황이군. 이쪽이 했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하나라도 있나?”

“그건···!”

마을 사람들은 서로 쳐다보면서 눈치를 본다.

그때, 누군가 한은하를 지목하면서 소리쳤다.

“저 여자 본 적 있어! 뉴스에서 폭력사태로 물의를 일으켰다고 했었지. 그런 짓을 저지르는 여자니까 이번 일도 분명 저들 짓이 분명해!”

“나쁜 짓을 했으니까 여기서도 나쁜 짓을 했을 거라니.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너무 어처구니가 없는 나머지 황은비는 노골적으로 상대를 힐난했다.

“여러분! 저는 그런 짓 하지 않았어요! 정말이에요! 믿어주세요!”

한은하의 호소도 소용없이, 군중은 이미 그녀를 범인으로 확신한 상태였다.

“발뺌하지 마!”

“제발 제 얘기를 들어주세요!”

“시끄러워! 이 범죄자!”

“여러분! 범죄자를 잡아서 무릎 꿇립시다!”

“그럽시다!”

“잡아라!”

-쾅!!

갑자기 터져 나온 폭음이 지축을 흔들었다. 깜짝 놀란 사람들의 이목이 소리의 진원지로 쏠렸다.

“미안하군. 벌레가 있어서. 계속해.”

이현이 발을 들자 바닥에 작은 크레이터가 생겼다.

누군가 마른침을 삼켰다.

지금 입을 열면 벌레와 같은 신세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 너.”

이현은 아까부터 묘한 타이밍에 치고 나오는 남자를 지목했다.

“나 말인가?”

“그녀가 폭력을 사용한 내막을 알아?”

“내막? 그런 거 모른다. 관심도 없고.”

“그런데 왜 무작정 비난하지?”

“그거야 폭력은 올바르지 못한 짓 아닌가?”

“진실을 알려는 노력도 안 하면서 다수가 소수 비난 겁박 행태 역시 옳은 행동처럼 보이지 않는데. 아니면 옳은 일이면 그 수단이 정당치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은 건가.”

“크흠. 그건 아니네만···.”

“자자. 거기까지 하시죠.”

회관 안으로 들어온 청년회장은 사람들을 향해서 말했다.

“마을 문이 뚫린 건 경비 태만으로 밝혀졌습니다.”

“저들이 한 게 아닌겨?”

“네. 아닙니다. 상황종료 됐으니까 다들 돌아가세요.”

“그··· 어쩌지?”

“상황종료래잖아. 가자고 할 일 많으니까.”

인파가 해산하기 시작했다.

“후아, 다행이네요. 한때나마 잘못되는 줄 알고···.”

한은하는 깊은 안도의 한숨을 토했다.

“진짜 벌레가 있었어?”

황은비는 진짜 벌레가 있었는지 그게 궁금한 모양이었다.

“있었다.”

“운이 좋은 놈들이군.”

누군가 다가와 일행을 노려봤다. 계속해서 분위기를 이상하게 몰아가던 50대 초반의 남자였다.

“이번엔 그냥 넘어가지만··· 다음은 없다. 그리고 유창호를 너무 믿지 않는 게 좋을 거다.”

그는 일방적으로 자기 할 말만 내뱉은 채 등을 돌렸다.

“믿지 말라는 게 무슨 뜻일까요?”

“모르겠군.”

“이장님과 대화했군요. 그가 뭐라고 하던가요?”

고개를 돌리자, 청년회장 유창호가 다가왔다.

“그게ㅡ.”

한은하의 어깨를 짚은 황은비가 살짝 앞으로 나섰다.

“대머리. 아니, 저 재수 없는 놈이 마을 이장이라구요?”

“하하하. 어쩔 수 없는 걸 약점 삼아 비난하는 건 별로 좋지 못한 행동이랍니다.”

유창호는 난처한 듯 웃었다.

“재수 없다는 표현에 달리 부정은 안 하는군.”

“이런··· 들켰습니까? 이장과 가까이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겁니다.”

“왜 그러지?”

“기업과 모종의 관계가 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기업?”

“···쓸데없는 말이 길었네요. 잊어주시길. 흠흠.”

그는 분위기를 환기시키려는 듯 몇 차례 헛기침 후에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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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화 23.04.20 118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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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7화 23.04.18 125 1 12쪽
26 26화 23.04.17 139 2 12쪽
25 25화 23.04.14 151 3 12쪽
24 24화 23.04.13 156 2 12쪽
23 23화 23.04.12 167 2 12쪽
22 22화 23.04.11 174 2 11쪽
21 21화 23.04.10 193 2 12쪽
20 20화 23.04.07 197 2 12쪽
19 19화 23.04.06 196 2 12쪽
18 18화 23.04.05 211 2 12쪽
17 17화 23.04.04 210 2 13쪽
16 16화 23.04.03 229 3 12쪽
15 15화 23.03.31 243 2 12쪽
» 14화 23.03.30 319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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