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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이야기

지상 최강 능력자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완결

박별
작품등록일 :
2017.07.31 16:57
최근연재일 :
2017.11.08 19:20
연재수 :
76 회
조회수 :
672,786
추천수 :
9,155
글자수 :
372,734

작성
17.10.10 19:20
조회
4,288
추천
64
글자
11쪽

강림(1)

DUMMY

노가리를 까며 한 참을 기다린 끝에 마침내 날이 저물었다. 소란스러웠던 주위는 시간이 지나자 조용해졌고, 지붕 위에서 노가리를 까고 있던 나는 몸을 일으켰다. 이제 사람들이 모두 물러갔으니 공터를 뒤질 차례였다.


“그럼 어디 찾아볼까?”

스팟-


한 번의 도약으로 가볍게 공터에 착지한 나는 주위를 둘러봤다. 사위가 어두워서인지 제대로 보이지 않았는데 그나마 근처에 있던 가로등 때문에 사물을 간신히 구별할 수 있었다.


“이래서는 뭘 찾으려고 해도 찾을 수가 없는데.”


가로등 불빛에 의존한 채 주위를 둘러보던 내 얼굴은 결국 찌푸려질 수밖에 없었다. 가까이 가서 주위를 둘러본다지만 좀처럼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혹시나 핸드폰 라이트라면 가능할까 싶어 그것도 사용해보지만 그것만으로는 범위의 한계가 분명히 존재했다.


‘에슈. 보통 소설 같은데서 보면 밝게 해주는 마법 같은 게 있던데. 그런 건 없어?’

-있다.

‘그럼 지금 사용해줘.

-알겠다. 잠시 눈이 아플 테니 그 점은 유의해라.

파파파팟-


말을 끝마치기 무섭게 허공에 태양보다 더 환한 빛을 머금은 구체가 생겨나며 일시적으로 시야를 잃어버렸다.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눈뽕이란건데 군대에 있을 당시 선임들이 후임들을 깨울 때 사용하던 것과 비슷한 효과를 지니고 있는 듯 했다.

빛의 밝기가 강렬해서 그런지 한참을 기다리고 나서야 간신히 시야를 회복할 수 있었다.


“엄청 밝네?”


그래도 다행인 점이라면 마치 환한 대낮처럼 사위가 엄청 밝아졌다는 것이다. 덕분에 사물도 더 제대로 보였고, 나는 본격적으로 흔적을 찾기 시작했다.


*


한편. 결계를 형성하고 마나를 모두 회복시킨 린은 밋밋하게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희박한 마나로 인해 다시 회복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들었는데 그 사이에 민우가 공터에 찾아온 것이다.

그래도 결계 때문에 자신을 찾을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공격을 할 수도 없었다. 애초에 공격을 가하는 순간 결계 자체가 어그러지며 깨져버리기 때문이다.


“지금은 주인님의 강림이 먼저야.”


기습 공격을 펼쳐 성공한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할 수 있겠지만 실패했을 경우를 생각하면 안전한 편이 더욱 좋았기에 린은 황급히 이동마법을 펼쳤다. 다행이 마지막 제물이 있는 곳이 어딘지 알기 때문에 일찌감치 그곳에 이동마법진을 설치해둔 덕분에 눈 한 번 깜빡이는 사이 사위가 변해 있었다.

눈앞에 보이는 삼각형 모양의 거대한 석벽. 피라미드 이 안에 마지막 제물인 성배가 잠들어 있는데 벌써 며칠 째 이곳 안을 탐사하고 있었다.

도대체 갈래 길이 얼마나 많던지 번번이 다른 방에 들어가곤 했다.-물론, 실제로 피라미드는 복잡하지 않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설정입니다.-


“주인님만 강림한다면······.”


잠시 피라미드 안에 발을 들이기전 자신이 모시는 주인인 마신을 생각하자 벌써부터 아래가 축축하게 젖어들기 시작했다. 비록, 자신의 주인은 여자로 보지 않는 것 같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그저, 주인의 품에 안 길 수만 있다면······.

거기까지 생각하던 린은 입가에 흐르는 침을 닦아내며 다시 정신을 차렸다. 지금은 먼저 제물을 찾아야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표시는 해뒀으니까. 이제 남은 건 두 갈래 길인가?”


앞으로 찾아가봐야 할 길은 두 개다. 미로처럼 꼬여 있는 피라미드를 생각하면 오늘 안에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설령, 오늘 찾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하루 정도만 더 고생하면 되었기에 시도해볼 가치는 있었다.

애초부터 결계를 부수지 않는 이상 절대 알아차릴 수 없으니 말이다.


*


“아 젠장. 아무런 흔적도 없는데?”


거의 한 시간에 걸쳐 공터를 꼼꼼히 살펴본 내 입에선 욕설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주위를 자세하게 살펴봐도 뭐 나오는 게 하나도 없으니 참 답답하기만 했다.


“하아.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았는데 이제 어떻게 찾아야 되는 거지?”


일단 공터에서 아무런 흔적도 찾지 못했으니 이제는 완전히 백지로 돌아갔다고 볼 수밖에 없었다. 이미 박한별에게 걸려 있던 정신 지배도 풀어놨으니 말이다.


“이거 정말 큰일인데.”


마치 망망대해에 버려진 것처럼 답답함 속에서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고 있을 무렵. 에슈의 말이 들려왔다.


-혹시나 싶어 주변에 마나를 흘려봤는데 이 주변만 마나들이 이상하게 움직인다.

‘그게 무슨 소리야?’


의미심장한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물으니 곧 대답이 들려왔다.


-보통의 마나들은 대지에 골고루 퍼져 있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이곳만큼은 마치 뭔가에 가로막힌 듯 마나들이 밀집되어 있다.

‘알기 쉽게 설명해주면 안 될까?’


에슈에게 대답을 들었지만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았기에 다시 한 번 물으니 이번에는 정말 간단히 알아들을 수 있게 설명해줬다.


-결계다. 결계로 인해 마나의 흐름이 방해를 받게 되는 거다.

‘결계? 그럼 여기에 결계가 쳐져 있다는 소리야?’

-그렇다. 이곳을 중심으로 공터 전체에 결계가 쳐져있다.


뜻밖의 말을 들었기 때문일까? 내 표정은 삽시간에 풀어질 수밖에 없었다. 안 그래도 막막해하던 차였는데 에슈가 그것을 해소시켜주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 결계만 소멸시키면 분명, 뭔가 찾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럼 얼른 결계를 없애줘.’

-아쉽지만 그건 불가능하다.

‘어째서?’


보통 이런 일은 에슈에게 부탁하면 다 해주는데 아무래도 결계를 푸는 것은 스스로도 불가능한 듯싶었다. 다만, 지금까지 만능의 능력을 보여준 에슈를 생각하며 이유를 물으니······.


-이 결계는 내가 있던 세계에서 사용하던 방식과 전혀 다르다. 설령, 해제작업을 한다고 해도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

‘흐음. 괜찮으니까 한 번 풀어 봐줄래? 어차피 여기서 결계를 풀지 못하면 린을 찾는 것도 불가능할 것 같으니 말이야.’


막말로 박한별의 얼굴을 이용해 국적을 마음대로 획득하는데 만약 이대로 외국에 나간다면 찾기란 더더욱 요원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차라리 그렇게 될 바엔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이곳의 펼쳐진 결계를 해제하고 단서를 찾는 편이 훨씬 가능성이 높았다.

그런 내 생각을 알았는지 에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알겠다. 그럼 지금부터 결계를 풀겠다.

‘알겠어. 잘 부탁해.’

-단. 결계를 푸는 시간동안 나를 사용하면 안 된다. 이건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오케이!’


설마 결계를 푸는 동안 누가 나타날까 싶었지만 그래도 방심은 금물이었다. 가뜩이나 지금 남아 있는 마나의 양도 얼마 되지 않으니 오롯이 힘으로만 해결해야 했다.


“근데 누군가가 나타나기는 할까?”


물론 마음 한 편으로는 그 생각이 들기도 했다. 누가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은 일반인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린은 현재 도망친 상태고, 나는 그녀의 흔적을 찾고자 이곳에 있는 거니까.

그렇게 한참이 지나도 결계는 좀처럼 풀릴 생각을 하지 않았고, 서서히 졸음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지루한 것도 한 몫 했지만 벌써 5시간이 넘도록 결계를 해제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암. 어차피 아무도 오지 않을 거 같은데. 한 숨 잘까.”


서서히 눈이 감기는 것을 느끼며 이미 나른해질 때로 나른해진 나는 고개를 꾸벅이며 졸았다.


*


“호호호. 드디어 주인님을 직접 뵐 수 있어······.”


만약 이 길 끝에 나있는 방에도 제물이 없었다면 하루를 더 날려버렸을 텐데 다행스럽게도 이번에는 제대로 찾을 수 있었다. 영롱하게 빛나는 성배를 집어 들며 잠시 몽롱한 표정을 짓던 린은 자신의 주인을 상상하며 침을 질질 흘리는가 싶더니 황급히 입구로 달리기 시작했다.


“헉헉. 주인님. 헉헉.”


아래가 축축하게 젖은 것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입가를 타고 흘러내리는 침은 린의 귀여운 얼굴과 전혀 매치가 되지 않았지만 애초부터 이곳은 린 혼자밖에 없었기에 애석하게도 이 기괴한 표정을 볼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드디어. 드디어 주인님을 만날 수 있어.”


이제는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한껏 흥분한 린의 허벅지 사이가 축축이 젖어들기 시작했다. 거기에 점점 가빠지는 심장은 금방이라도 터질 것만 같았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얼른 주인님을······.”


이제 마지막 제물을 얻었으니 마지막 강림 의식만 남은 린은 황급히 이동 마법을 사용해 공터로 향했다. 애초부터 결계 안으로 이동을 했기에 그곳에 나타난 린은 자신의 손에 들린 성배를 비롯한 각종 제물들을 오망성의 끝 부분에 놔둔 뒤 중앙으로 걸어갔다.

이윽고, 중앙에 우뚝 멈춰선 린은 양팔을 하늘 위로 들더니 조용히 눈을 감고 이전보다 더욱 알아듣기 힘든 단어를 뱉어내기 시작했다.


“!@##%$^%!#%!^&!#&#$!#$!!@#”

쓰쓰쓰쓰쓰쓰-


주문이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점점 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하는 오망성. 린의 몸에서도 어느 샌가 짙은 붉은 색의 기운이 넘실거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신비로움을 보이게 만들었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곧 대기가 진동하며 요란한 천둥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콰르르르르릉-


그 뿐 아니었다. 어느 샌가 허공에 만들어진 마법진에서는 사기가 가득 담긴 마나들이 지상으로 흘러들어오기 시작했다. 이 기운은 흡사 린이 지닌 기운과 비슷하면서도 질적으로 다른 느낌이었는데 왠지 좋지 않은 예감을 물씬 풍기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그리고, 숨어서 결계를 풀고 있던 민우 또한 갑작스런 사태에 화들짝 놀라며 모습을 드러냈다.


‘에슈? 방금 이 소리는 뭐야?’

-큰일이다. 아무래도 의식이 시작된 거 같다.

‘의식이 시작되다니?’

-마신의 강림 말이다!

‘헉?’


다급하게 말하는 에슈의 말에 나조차도 헛바람을 집어삼킬 수밖에 없었다.


-얼른 막아라! 막아야 한다!

‘무슨 수로? 아직 결계도······.’

쩌저저적- 쩌저적-


어떻게 막아야 하나 물어보려는 찰나. 말하는 도중에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리고, 정말 놀랍게도 허공이 북 찢어지듯 찢어지며 곧 찬란한 빛을 뿜어내는 오망성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 중앙에 서있는 린의 모습을 발견하는 순간. 더는 생각할 것도 없이 바로 고속이동을 사용했다.

지금이라도 린을 공격해서 죽인다면 막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무슨 하늘의 장난인가.


타탕-

“크윽.”


황당하게도 오망성에 발을 들이려는 순간. 내 몸은 거센 저항에 부딪쳐 튕겨져 나왔고, 졸지에 바닥을 구르다 겨우 자세를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신형을 날리려고 할 때 고개를 돌리는 린.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맺히는 걸 본 순간. 또다시 낙뢰가 치며 거대한 폭발이 일어남과 동시에 자욱한 흙먼지가 피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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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마신과의 전투(4) +2 17.10.20 3,631 50 10쪽
63 마신과의 전투(3) +5 17.10.19 3,629 49 10쪽
62 마신과의 전투(2) +3 17.10.18 3,613 55 10쪽
61 마신과의 전투(1) +3 17.10.16 3,784 55 10쪽
60 강림(4) +4 17.10.13 3,935 59 11쪽
59 강림(3) +1 17.10.12 3,978 55 10쪽
58 강림(2) +1 17.10.11 4,004 58 10쪽
» 강림(1) +2 17.10.10 4,289 64 11쪽
56 마녀를 찾아서(4) 17.10.09 4,417 60 11쪽
55 마녀를 찾아서(3) +1 17.10.06 4,785 70 11쪽
54 마녀를 찾아서(2) 17.10.05 4,593 76 11쪽
53 마녀를 찾아서(1) 17.10.04 4,833 80 11쪽
52 김은영과의 만남(4) +3 17.10.03 5,034 89 11쪽
51 김은영과의 만남(3) +8 17.10.02 5,109 75 10쪽
50 김은영과의 만남(2) +4 17.09.29 5,486 8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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