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별의 이야기

지상 최강 능력자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완결

박별
작품등록일 :
2017.07.31 16:57
최근연재일 :
2017.11.08 19:20
연재수 :
76 회
조회수 :
673,198
추천수 :
9,155
글자수 :
372,734

작성
17.10.11 19:20
조회
4,009
추천
58
글자
10쪽

강림(2)

DUMMY

쿠우우우웅-

“쿨럭. 뭐, 뭐야!”


코와 입으로 들어오는 흙먼지에 목이 아파 기침을 하며 앞을 바라보니 거대한 그림자의 모습이 보였다. 키만 하더라도 족히 2미터는 가뿐히 넘을 정도였는데 바람에 먼지가 흩날리는 순간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존재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엄청난 위압감을 자아냈다.

마치 모든 몬스터들을 합쳐둔 것 같은 모습이라고 해야 하나? 다만, 한 가지 다른 점이라면 그의 존재감만으로도 천지가 개벽할 것 같았다.


“미친. 저건 뭐야?”


새로운 몬스터의 등장인가 싶어 자세를 잡는데 두 다리가 후들거리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많은 몬스터를 봐왔지만 지금 눈앞에 등장한 그의 기세는 내 힘을 압도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찍어 누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신이다. 마신이 강림했다. 도망쳐라! 지금의 주인은 승산이 없다!

‘뭐?! 마신이라고?’


당황스럽기는 에슈도 마찬가지였는지 그의 검신이 “웅웅-”하며 울고 있었다. 그리고 마신의 엄청난 존재감은 내 본능이 위험하다고 도망치라고 경고하고 있었다. 하지만 빌어먹게도 딱딱하게 굳어버린 내 두 다리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지만 말이다.


[린. 많이 늦었구나.]

“하아. 죄송합니다. 주인님. 재료들을 구하는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 누구에게도 복종하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린이 순순히 복종하는 건 나에게 또 다른 충격으로 다가왔다. 어떻게든 이곳에서 도망치고자 발걸음을 움직이지만 애석하게도 힘겹게 한 걸음을 떼는 순간 고개를 돌린 마신과 시선이 마주쳐버리고 말았다.


[호오. 네놈이 신이 선택한 아이군.]

“으으으.”


태산과도 같은 기운에 동작이 일시에 멈추며 가만히 앉아 있으려니 고개를 돌린 마신이 린을 보며 말했다.


[린. 분명 내가 처리하라고 했을 텐데?]

“죄, 죄송합니다. 주인님. 하오나 지금 저 인간의 힘이 저보다 강하여 어떻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황급히 고개를 조아리며 변명을 하는 린은 이 와중에도 아래가 벌써부터 축축하게 젖어들고 있었다.


[변명은 필요 없다.]

“꺄악!”

철푸덕-


다만, 자신의 명령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린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마신은 가볍게 팔을 한 번 휘둘렀고, 그 순간 거대한 광풍이 몰아치며 린의 몸이 공중에 떠올라 벽에 처박혔다. 그 충격이 어찌나 강하던지 사람의 몸이 부딪쳤음에도 불구하고 단단한 시멘트벽이 푹 파이며 균열이 일어날 정도였다.

그리고 정신을 잃은 듯. 축 늘어지는 린. 그것을 잠시 바라보던 마신이 또다시 고개를 돌려 나와 시선을 마주쳤다.


[확실히. 짧은 시간에 빨리 성장했군. 허나. 네놈 정도는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으, 으아아아아아!”


또다시 마신이 팔을 한 번 휘두르자 저항할 수 없을 정도의 거센 풍압이 불어 닥치며 내 몸은 종이비행기처럼 가볍게 날아가 벽에 부딪쳤다. 그 충격으로 인해 벽은 부서졌지만 다행이라면 그 짧은 순간 남아 있던 마나들을 쥐어짜내 몸을 보호해냈다는 점이다.


‘이, 이건 밸런스 파괴라고!’


덕분에 정신이 바짝 든 나는 여기서 있어봤자 좋을 게 없음을 깨달았다. 애초부터 지금의 나와 마신은 하늘과 땅으로 비유될 정도로 차이가 심했으니까. 그리고 이번에 받은 충격 때문인지 딱딱하게 굳어 있던 몸이 제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흐아아압!”


우선 마신을 피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생각에 나는 지면을 박차며 고속이동을 사용했고, 그 짧은 순간 마신의 곁을 지나쳐 공터의 입구로 향할 수 있었다. 아니, 분명 그랬어야 했는데 하늘에 장난인지 마신의 한 마디에 내 몸은 또다시 뒤로 날아가 벽에 처박힐 수밖에 없었다.


[제법이구나. 허나 겨우 그 정도 속도로 내 눈을 피할 수는 없다.]

“쿨럭.”


이번에는 마나로 몸을 보호하기도 전에 벽에 부딪쳐서인지 등으로 강렬한 충격이 전해졌다. 그뿐이면 다행이겠지만 내장까지 손상을 입었는지 금방이라도 헛구역질이 나올 정도였다.


‘제, 젠장. 이, 이건 피, 피잖아!’


더욱이 최악의 상황임을 알려주기라도 하듯 입에서부터 흘러내리는 한 줄기의 선혈. 그것은 다름 아닌 피였다. 보통 피가 입가를 타고 흘러내릴 때는 입안이 다쳤거나 내장에 이상이 생겼을 때 역류해서 흘러나오는 것인데 현재 입안이 정상이란 것을 생각하면 분명, 내장에 손상을 입었음이 확실했다.


-주인. 조금만 버텨라.

‘크헉. 무, 무슨 소리야! 그,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은데!’


지금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은 충격이 느껴지는데 여기서 뭘 더 어떻게 버텨야 한다는 말인가. 더욱이. 드래곤 레어에서 구했던 갑옷은 착용하고 있지 않았기에 그것이 너무나 아쉬웠다.

애초부터 이런 상황이 벌어질 것이란 걸 생각하지 못했으니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만약, 여기서 살아남는다면 반드시. 갑옷을 입고 다닐 생각이었다.


-이동마법을 준비하겠다.

‘이동마법? 그런 것도 할 줄 알았으면 진작하지 그랬어!’


뒤늦게 이동마법을 준비한다는 에슈의 말에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지금 조금만 까딱하면 죽을 위기에 처해있는 상태인데 그걸 이제야 사용한다니. 아마 처음부터 이동마법을 사용했다면 내가 이런 꼴을 당하지 않았을 수도······.


-아까부터 준비하고 있었다. 이제 마법이 거의 완성되어가니 조금만 버텨라.

‘어, 얼마나 버텨야 하는데?’

-2분. 2분 정도면 충분하다.


2분. 보통은 담배 한 대 태울 시간이지만 마신이 앞에 강림해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2분은 정말 억겁의 시간과도 같이 느껴졌다. 애초부터 고속이동조차도 느리다고 하는 마신인데 어떻게 버텨야 하나 걱정이 되었다.


“자, 잠깐!”


공격을 당하고도 버티고 있는 내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는지 다음 공격을 준비하는 마신을 보며 양손을 뻗은 채 외쳤다. 순간 잠시지만 공격을 멈추고 나를 바라보더니.


[무슨 수작을 부릴 생각이냐?]


고개를 까딱이며 묻는 마신. 다만, 각종 몬스터들을 합쳐둔 모습으로 고개를 까딱이니 그 존재 자체부터가 남달랐지만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었다. 어떻게 해서든 도망치기 위해선 시간을 끌어야 했다.


“나, 날 살려줘! 그럼 하라는 건 뭐든지 다 할 게!”

[내가 어째서 그 말을 들어줘야 하지?]


일단 급한 대로 아무 말이나 뱉어냈는데 마신의 반응이 영 시큰둥했다. 확실히 마신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나를 살려둘 이유가 하등 없었다. 애초부터 저 정도로 압도적인 힘을 지니고 있다면 혼자서도 세상을 파멸로 몰아넣을 수 있을 테니까.


“그야······나를 이용하면 조금 더 빨리 세상을 파멸시킬 수 있으니까? 애초부터 그게 네 목적이잖아.”

[호. 그러니까 지금 그 말은 내 부하가 되겠다는 뜻인가?]

“마, 맞아! 네 부하! 똘마니! 시키는 건 뭐든지 다 할게!”


내 말이 녀석에게 먹혀드는 것 같아 나는 진심을 담아 외쳤다. 물론, 부하로 받아들여서 시킨다고 해봤자 절대로 그렇게 하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이렇게 함으로써 시간을 끌 수 있으니 어떻게 보면 다행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것도 재미있겠구나. 허나 필요 없다. 고작 그 정도 힘으론 내 부하가 될 수 없으니 말이다.]

“히, 히익! 제, 제발 목숨만은!”


이제는 양손을 싹싹 비비며 목숨을 구걸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에슈가 빨리 이동마법을 완성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지금 이렇게 시간을 끈 것만 해도 벌써 2분이 지났어야 했다.


‘젠장! 무슨 2분이 이렇게나 긴 거야?!’

-다 완성됐다.

‘정말?! 그럼 얼른 이동마법을 사용해! 지금 당장!’


그때 마침 들려온 에슈의 말은 마치 나를 구원해주러 내려온 천사의 목소리 인 것만 같았다. 어떻게든 시간을 끌고자 이렇게 굴욕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마침내 마신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으니 정말 다행이 아닐 수가 없었다.


[역시. 수작을 부린 것이군. 하지만 네 녀석이 이동마법을 사용하는 것보다 내 공격이 더 빠르다.]

쏴아아아아-


막 에슈가 이동마법을 발현시켜 내 몸이 번쩍이는 빛에 휩싸일 무렵. 마신의 손에서부터 콩알만 한 구체 한 개가 나를 향해 쇄도해왔다. 그런데 그 속도가 어찌나 빠르던지 육안으로는 확인할 수가 없었고, 시야가 바뀌는 그 찰나의 순간. 마신이 날린 콩알만 한 구체가 내 옆구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정말 운 좋게 정ㅁ면으로 맞지는 않았지만 옆구리에서 느껴지는 고통은 상상이상이었다.


스팟-

[빚나갔군. 허나 지금 여기서 도망친다고 해도 소용없는 짓인 걸 모르다니. 어리석군.]


민우가 사라지고 홀로 남은 마신은 잠시 민우가 사라진 자리를 보더니 독백하듯 혼자 중얼거리더니 이윽고, 아직까지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린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놀랍게도 축 늘어져 있던 린의 몸이 공중으로 떠오르며 빠르게 빨려 들어왔다.


[쓸모없는 계집이군.]


그와 동시에 린의 목을 움켜쥔 마신은 그 잠깐의 시간동안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애초부터 자신이 이곳에 강림한 이상 린은 더 이상 쓸모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자신을 위해 여러 방면으로 뛰어다닌 린이지만 그것도 민우보다 강할 때나 그랬지 그보다 약해진 지금에 와서는 딱히 쓸모가 없었다.


[그간의 공로를 생각해서 특별히 목숨만은 살려주지.]


그렇게 막 손에 힘을 주어 목뼈를 부러뜨리려는 순간. 손에 들어갔던 힘을 풀어냈다. 가만 생각해보니 린이 없었다면 자신이 이렇게 빨리 지구에 강림할 수 없었으니 그것으로 목숨을 한 번 살려줄 생각이었다.

더욱이 지금 당장은 쓸모없어졌다고 하더라도 린은 마녀로 명성을 떨치며 수백 년을 살아온 존재. 그녀가 유용하게 쓰일 때도 있지 않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도중에 쓸모없다고 판단되면 그때 죽이겠다.]


정신을 잃어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린을 향해 가벼운 어조로 말한 마신은 천천히 걸어가며 주변에 보이는 모든 것을 파괴하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지상 최강 능력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공지시항 입니다. +1 17.10.17 1,827 0 -
공지 수정 끝났습니다. +1 17.09.03 1,716 0 -
공지 작품 수정 들어갑니다. +4 17.08.31 8,424 0 -
76 최후의 전투. 그리고(4) +7 17.11.08 2,992 42 4쪽
75 최후의 전투(3) +1 17.11.07 2,274 41 10쪽
74 최후의 전투(2) +1 17.11.06 2,314 32 10쪽
73 최후의 전투(1) +2 17.11.03 2,542 35 10쪽
72 레전드 장비 탄생(4) +4 17.11.01 2,607 27 10쪽
71 레전드 장비 탄생(3) +2 17.10.31 2,543 30 10쪽
70 레전드 장비 탄생(2) 17.10.30 2,718 37 10쪽
69 레전드 장비 탄생(1) +2 17.10.27 2,863 35 10쪽
68 수련의 연장(4) +1 17.10.26 2,862 31 11쪽
67 수련의 연장(3) 17.10.25 2,965 34 10쪽
66 수련의 연장(2) +3 17.10.24 3,175 37 10쪽
65 수련의 연장(1) +2 17.10.23 3,407 40 10쪽
64 마신과의 전투(4) +2 17.10.20 3,635 50 10쪽
63 마신과의 전투(3) +5 17.10.19 3,634 49 10쪽
62 마신과의 전투(2) +3 17.10.18 3,618 55 10쪽
61 마신과의 전투(1) +3 17.10.16 3,789 55 10쪽
60 강림(4) +4 17.10.13 3,939 59 11쪽
59 강림(3) +1 17.10.12 3,983 55 10쪽
» 강림(2) +1 17.10.11 4,010 58 10쪽
57 강림(1) +2 17.10.10 4,294 64 11쪽
56 마녀를 찾아서(4) 17.10.09 4,422 60 11쪽
55 마녀를 찾아서(3) +1 17.10.06 4,790 70 11쪽
54 마녀를 찾아서(2) 17.10.05 4,598 76 11쪽
53 마녀를 찾아서(1) 17.10.04 4,838 80 11쪽
52 김은영과의 만남(4) +3 17.10.03 5,039 89 11쪽
51 김은영과의 만남(3) +8 17.10.02 5,116 75 10쪽
50 김은영과의 만남(2) +4 17.09.29 5,491 8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