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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디웨니 님의 서재입니다.

지구의 코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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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디웨니
작품등록일 :
2016.06.30 23:21
최근연재일 :
2016.07.14 00:33
연재수 :
6 회
조회수 :
977
추천수 :
0
글자수 :
19,943

작성
16.07.14 00:33
조회
91
추천
0
글자
6쪽

친구가 싸우는데 왜 말리지 않는거니?

코딜리아는 앤 셜리를 닮아서 예배 드리는 걸 좋아하나봐




DUMMY

그럼 내가 잘못했다는 말이니? 먼저 시비를 튼 건 참운이야. 시비가 뭐냐고? 시비는 잘잘못을 따지는 말다툼이랬어. 아니 그게 말이 아니지. 먼저 네 머리를 보고 초록색 괴물이라고 한 건 참운이란 말이야! 초록색이 괴물이면 둘리도 괴물이고 크롱도 괴물인 거니? 아. 그 애들은 공룡이라 괴물에 속하지 참 걔들이 누구냐고? 둘리는 아주 유명한 만화 주인공인데...


"참운이 이제 자리에 들어와요"


코딜리아와 대화를 하다가 말다툼으로 번지면 코딜리아의 질문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잊어버리게 했다. 코딜리아는 궁금한 게 정말 많아서 대답해주느라 크레파스를 떨어뜨렸다.


"참운이는 그림 그리는 시간에 돌아다닐 만큼 그림을 빨리 그렸나 보구나? 일어나서 발표해봐요!"


내가 친구들 얼굴을 세 번이나 그릴 시간에 네 번 그렸나 보지. 어디 얼마나 잘 그렸는지 보여줄..


"참운아 뭘 그린 거니?"

"괴물 명희여!! 괴물 차희여!!"


참운이의 그림을 표현할 단어로는 가관이 적절했다. 아이들의 얼굴에 칠해졌어야 할 살구색은 없고 빨간색 파란색으로 마구 비벼 그린 듯 울그락 푸르락 했다. 명은이와 차희가 보자마자 소리 질렀다. 아무 말도 없이 소리만 질렀다. 다른 선생님이 친구들을 진정시켜주고 선생님은 참운이에게 친구를 괴물로 그리면 안 된다고 타일렀다. 그 장면을 본 코딜리아는 이제야 내 편을 들었다. 내 말이 맞지? 참운이는 나쁜 아이야.


"참운아. 여기 하얀 건 뭐야?"


선생님은 스케치북 구석에 찌그러진 콩밥처럼 그려진 낙서에 대해 물었다. 참운이가 뭔지 말하려는 순간 귀가 따끔하며 주변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코딜리아가 내 귀를 막아버린 것이다. 몇초 정도 있다가 귀를 후벼보니 대답은 이미 끝나있었다. 무슨 말을 했던 걸까 참운이는 내게 손가락질을 하며 끌끌 웃었다. 코딜리아는 무척 화가 나 있었다. 하지만 나도 같이 화를 낼 수는 없었다. 무슨 대답을 한 지는 모르지만 참운이는 마치 내가 기분 나쁜 표정을 짓길 원하고 있는 것 같았다. 명은이와 채희는 이미 얼굴이 빨갛게 물들어 쉬는 시간이 되자마자 참운이를 때렸다.


"나는 왜 때리지 않냐고? 참운이 대답이 뭔지 몰랐거든. 정말로 모른다고? ...정확히 알 수 있었다면 나도 때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겠지만, 엄마는 원수도 때리지 말라고 하셨어. 원수가 뭐냐면.."


코딜리아의 목소리는 화가 났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친구의 화를 풀어주는 게 친구가 할 일이다.

잡히지 않을 코딜리아의 손을 대신해 내 손을 쓰다듬었다. 참운이가 명은이랑 싸우고 있었다. 장난감으로 때리고 얼굴을 할퀴고 성난 고양이들의 싸움을 보는 것 같았다. 코딜리아는 가만히 앉은 채 구경하는 나를 이해하지 않았다. 내가 싸우는 것이 아니라서. 지켜보기만 했다. 나는 항상 그래 왔고 선생님은 왜 친구들이 싸우는데 말리지 않냐고 똑같이 물었다. 선생님은 백설공주에 나오는 여왕처럼 누가 제일 예쁘니? 를 묻지는 않지만, 친구들이 싸울 때마다 상관없는 나에게 왜 싸움을 말리지 않니? 하고 물으면 나는 여왕의 거울처럼 참운이는 내 친구가 아니니까요. 하고 선생님에게 말씀드리면 그날은 꼭 엄마에게 혼난다. 어떻게 혼나는 걸까? 선생님이 명은이를 왜 말리지 않는 거니 하고 물었으면 제가 그 생각을 했었겠죠. 하지만 명은이도 생각이 있다면 언젠간 때리는 짓은 하지 않을 거에요. 코딜리아가 내게 너는 참 특별하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참운이 쟤는 진짜 너무 심술 맞고 애들 놀리는 게 놀이인 줄 아나 봐요.."

"그게 잘못된 거라고 가르쳐야 하는데 애가 통 말을 들어야지.."

"순수한 게 무섭다고 그러잖아요? 명은이랑 채희 그렸다고 말했을 때 나 진짜 무서웠어요 걔들입장에선 놀이지만 스케치북에 그린 게 나였으면 진짜 자는 기분이 상했을걸요?"

"어린애니까 그런 거지. 순수한 게 죄야.. 근데 참운이때문에 싸움이 잦아지는 건 문제지"

"여자애들만 괴롭힌다니까요 참훈이? 그림 그릴 때 진짜 명은이 채희 표정이 울기 직전이었는데 겨우 말렸어요"

"걔내 둘만 그래서 다행이지 지구까지 그랬으면 참운이 거기서 안 끝났다"

"근데 지구 이상한 게 명은이랑 단짝 맞죠? 근데 명은이가 참운이 아주 물어뜯고 난리 났는데 왜 가만히 있었대요?"

"참운이는 자기 친구 아니라고 발 빼고 있는 거지. 명은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자기는 신경 안 쓴다고."

"걔 진짜 어린애 맞아요? 친구가 아니더라도 싸우면 말려야지.. 그리고 습관도 생긴 거 같아요 혼잣말을 많이 하던데"

"혼잣말?"

"누구랑 이야기하는 거 같은데 혼자 앉아서 중얼거려요. 코딜리아 뭐라고 하던데"

"새로 나온 동요인가 보지. 아니면 엄마가 가르쳐줬거나 어휴 걔는 우리가 못 해주면 어머님께서 잘 해주실 테니 우린 참운이 어머님 상담을 잡아봐야겠어."

"어머님께서 상담 못하신지 꽤 지나신 거 같은데"

"입학식 때도 안 오셨잖아. 바쁜가 봐 이런 땅에서 바쁘게 살면 힘든데"


선생님들은 선생님만의 이야기를 나누고 나는 어제와 같은 장소에서 내렸다. 이번엔 엄마가 마중 나오지 않으셨다. 간판을 읽으며 코딜리아에게 저 간판은 빵집이라는 걸 알려주면서 집에 도착하니 엄마는 다른 아주머니랑 앉아있었다.


"어머 지구야 엄마가 데리러 가는 걸 잊었네. 위험하게 그냥 걸어왔어?"

"안녕? 네가 지구구나."


엄마랑 같이 있는 사람은 아줌마가 아니라 언니였다.


"인사하렴 지구랑 같이 놀아주실 선생님이란다"

"안녕~ 선생님 이름은 조해정 이야~"


응? 나한테 선생님이 생겼어. 유치원에도 많이 있는데! 엄마가 선생님을 사주셨어! 혹시 한자시험을 잘 본 대가를 미리 받는 건 아니겠지?




그럼 나도 코딜리아를 본받아서 예배드려야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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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친구가 싸우는데 왜 말리지 않는거니? 16.07.14 92 0 6쪽
5 코딜리아의 머리는 초록색이다 16.07.08 358 0 7쪽
4 동화책은 얇고 그 속은 부실하다. 16.07.05 90 0 8쪽
3 에코와 메아리 양 옆에 신데렐라와 잭과 콩나무 16.07.03 92 0 8쪽
2 동화 말고 다른 책을 발견했지만 펼치지 못했다 16.07.01 118 0 8쪽
1 앤 셜리는 코딜리아 라고 불리길 바랬다. 16.06.30 228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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