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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디웨니 님의 서재입니다.

지구의 코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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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디웨니
작품등록일 :
2016.06.30 23:21
최근연재일 :
2016.07.14 00:33
연재수 :
6 회
조회수 :
974
추천수 :
0
글자수 :
19,943

작성
16.07.03 16:34
조회
91
추천
0
글자
8쪽

에코와 메아리 양 옆에 신데렐라와 잭과 콩나무

코딜리아는 앤 셜리를 닮아서 예배 드리는 걸 좋아하나봐




DUMMY

있을까 하는 희망은 역시나 하는 아쉬움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파트라슈 와 비슷한 이야기라고 생각해 다시 파트라슈를 읽었다. 에코와 메아리는 잠시 미루기로 하고. 파트라슈를 소리 내서 읽다가 목이 아파서는 소리 없이 읽었다. 책을 다 덮었을 때 기억나는 건 루벤스 그림 앞에서 잠든 네로와 파트라슈를 천사들이 쓰다듬어 주는 부분이었다.


"네로와 파트라슈는 천사가 되어서 천사세상에서 우유를 배달하지 않을까? 천사세상에도 젖소가 있을 거야. 코딜리아 맛있는 우유를 짜서 천사들에게 고소한 우유를 빨리 맛보게 해주는 파트라슈와 네로...나 우유 좀 마시고 올게."


우유가 생각났던 것인지 거실로 가서 엄마에게 우유 한 잔 따라달라고 부탁했다. 주방에는 아빠가 신문을 읽고 계셨고 나는 바로 옆자리에 앉아 엄마가 갖다 주신 유리컵에 입을 갖다 대 우유를 꼴깍꼴깍 마셨다. 반쯤 컵을 비웠을 때 신문 다음 페이지를 넘기는 소리에 아빠를 바라보면서


"아빠도 우유 드실래요?"

"아니 됐다."


아빠와의 오늘 하루 첫 대화를 마쳤다.


"나 왔어 코딜리아. 우유는 참 맛있다니까"


코딜리아는 우유를 많이 마셨을 거다. 앤 셜리는 학교에 갈 때마다 우유병을 하나 들고 학교에 갔는데. 우유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모두가 사랑한다. 파트라슈가 배달하는 우유가 마시고 싶은 사람도 있고. 엄지공주도 키가 크려고 우유를 많이 마셨다고 한다.


"있지 코딜리아 우유를 많이 마셔도 키가 크지 않으면 어떡하지? 그럼 난 평생을 난쟁이로 살아서 학교도 맨 앞자리에 앉고 교복도 짧게 잘라 입고 웨딩드레스도 질질 끌고 다닐지도 몰라 낄낄 웨딩드레스 하니까 말인데. 웨딩드레스는 옷이 아주 길잖아? 그래서 내가 작은 키로 입어도 질질 끌리는 건 똑같을거야 까르르"


코딜리아는 짧은 드레스가 입고싶다고 대답했다고 생각한 나는


"드레스는 다리를 가려야 예쁘다고 생각해. 안 그러면 원피스랑 별 차이 없게 되잖니?"


에코와 메아리는 우유 한잔과 웨딩드레스에 잊혀진 채 혼잣말을 계속했다. 문밖으로 지나가던 엄마가 지구의 혼잣말에 잠시 귀를 기울이곤 방으로 들어가는 발걸음을 마저 했다.


"다들 읽을 책은 가져왔나요? 안 가져온 친구들은 저기 책장에서 읽고 싶은 책 하나 꺼내오세요"


유치원에선 선생님과 꿈 읽는 시간을 가졌다. 선생님은 동화책을 꿈이라고 부르신다. 유치원 책장에는 집에 있는 거랑 똑같은 동화전집이 꽂혀있었다. 동화전집은 빨강 노랑 초록색 이렇게 세 가지인데. 다른 색의 책을 읽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오늘은 흰색인 에코와 메아리 책을 가져왔다. 어제 코딜리아랑 검은색 웨딩드레스는 어떨까 하는 이야기를 나누느라 책을 읽는 걸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오늘 가져온 책은 에코와 메아리. 자동차 안에서 읽으려 한 걸 유치원 의자에 앉아서 읽게 되었다.


"자 다들 재밌는 꿈 읽기 즐겨보아요~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선생님 부르세요~"


선생님은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무슨 책을 읽는지 보고 계셨다. 나는 신데렐라와 잭과 콩나무 사이에서 에코와 메아리를 펼쳤다. 빨간 책 사이에 하얀 책은 선생님의 눈에 크게 띄었다.


"지구야 이건 무슨 책이니?"

"저도 오늘 처음 읽는 거에요"

"그렇구나. 선생님도 처음 보는 책이야~ 읽고 감상 들려줄 거지?"


일단 고개는 끄덕거렸지만, 앞에 나가서 이야기하는 건 조금 부끄럽다고 생각한 나는 얼른 코딜리아에게 읽어주자는 생각으로 책을 작은 소리로 또박또박 읽어나갔다.


"로마의 한 숲 속에서 아주 예쁜 요정이 살고 있었습니다...이름은..에코.. 선생님 에코가 뭐에요?"


한 줄 읽어주고 코딜리아가 듣고 끄덕일 때까지 5초 기다리고


"에코는.. 다른 사람의 말을 따라 하는 저주를 받았어요..너무 조잘대서요. 너무 잔인하다. 그렇지 코딜리아?"

"코딜리아가 누구야?"


옆자리 신데렐라 책이 들었는지 물어본 대답으로


"응 내 친구야."


하곤 마저 책에 집중했다. 신데렐라는 내 대답을 듣는 둥 마는 둥 다시 책에 집중하고 나는 마저 읽었다.


"에코는..말을..하고싶었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나르시스..랑..이야기..하려고"


에코는 예쁜 주인공 나르시스는 에코가 좋아하는 남자. 고개를 다시 끄덕거리고


"나르시스는..친구들이..못생겼다고 놀렸습니다. 외모가지고 놀리는 건 곤충들하고 똑같다. 코딜리아"


이번엔 잭과 콩나무가 코딜리아가 주인공 이름이라고 하자 아니라고 대답하고 다시 한 줄 읽고


"요정들은.. 코딜리아.. 아니. 나르시스를 혼내주기로.. 했습니다 미안 헷갈렸어"


코딜리아에게 들려주다가 말실수를 해버려 그냥 소리 없이 읽어주기로 했다. 마음속으로 읽는 것이다 코딜리아는 옆에서 볼 수 있게 글을 천천히 읽고 천천히 종이를 넘긴다. 에코는 나르시스의 말을 계속 따라 해서 나르시스의 미움을 사고 슬퍼한다. 에코의 친구들은 에코와 자신들을 무시하는 나르시르를 혼내주려고 꾀를 내곤 호숫가로 데려가 물을 마시게 하면서 자신의 얼굴을 비추게 했다. 나르시스는 물에 비친 자신의 얼굴에 첫눈에 반해버려 물속으로 빠지고 말았고 에코는 그런 나르시스가 죽은 게 너무 슬퍼 나르시스가 마지막까지 한 말을 따라 하며 메아리로 변해버렸다. 그래서 산에서 소리를 지르면 메아리가 들려오는 건 에코가 말을 따라 하는 거라고 책 뒤에 쓰여있는 걸 다 보곤 책을 덮었다


"그래서 메아리가 생기는 거래 코딜리아. 정말 굉장하지? 난 산에 올라가 본 적이 없는데."

"지구야 조용히 해줘"

"지구야 조용히 해줘"


잭과 콩나무와 신데렐라가 조용히 하라는 말에 나는 걔들이 책을 다 읽을 때까지 다시 에코와 메아리를 읽었다. 코딜리아는 방금 저 애들이 똑같은 말을 한 게 꼭 메아리 같다고 놀렸다고 생각했다. 어느덧 30분이 지나 고 선생님께서 손뼉을 치셨다.


"다들 꿈 내려놓고~ 무슨 내용이었는지 떠올려보세요~"


에코와 메아리를 읽었어요 선생님.


"누가 먼저 자기가 읽은 책 뭐였는지 얘기해볼까?"


잭과 콩나무를 읽은 차희랑 신데렐라를 읽은 명은이를 포함한 많은 아이가 손을 번쩍 들었다. 나는 그 사이에 손을 다소곳이 내리고 있었다


"지구야~ 아까 지구가 발표한다고 그러지 않았어?"


도리도리


"지구가 읽은 꿈이 뭐였는지 선생님도 궁금한데 들려주면 안 될까?"


선생님은 손이 길어질 때까지 드는 아이들을 못 본채 하는 듯 나를 일어서게 하였다. 코딜리아가 힘내라고 말하는 걸 생각하곤 선생님 앞으로 총총 걸어가선 에코와 메아리 책을 보여주었다.


"코딜리아 아니 제가 읽은 책은 에코와 메아리입니다"

"선생님은 처음 보는 꿈이구나~ 이 꿈의 주인공은 누구예요?"

"이 책의 주인공은 메아리입니다. 에코라고 해요"


친구들은 에코가 왜 메아리냐는 질문에 대답하려는 순간 선생님이 가로채


"영어로 에코가 메아리에요~ e c o 에코!"


아이들은 알파벳을 따라 말하며 에코 하고 말했고 나는 다시 말했다

에코는 숲에 사는 예쁜 요정이고 말을 조잘조잘하는 걸 좋아하는데. 어쩌고저쩌고 그래서 산에서 소리 지르면 메아리가 따라 말하는 건 에코의 목소리입니다. 하고 발표를 끝냈다. 하는 내내 책으로 얼굴을 숨겼지만 코딜리아가 잘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무사히 박수를 밭고 끝낼 수 있었다.


"우리 지구 발표 잘했어요~ 자~ 다음 친구 누가 발표할까?"


이번에는 신데렐라를 읽은 명은이가 밖으로 나가 발표를 했다


"신데렐라는요 어려서 부모님 잃었는데 왕자랑 결혼해서 신발을 신어요!"

"오 신데렐라가 왜 신발을 신었을까?"

"신발을 잃어버려서요!"

"신발을 어디서 잃어버렸어요 신데렐라는?"

"계단에서요!"

"어느 계단에서요?"

"왕자네 집 계단에서요!"


명은이는 발표는 못 하지만 하고 싶었나 보다.




그럼 나도 코딜리아를 본받아서 예배드려야지


작가의말

지구 어린이는 다른아이보다 말하는 능력이 발달된 편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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