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부 연재 끝을 자축(?)하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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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마지막 날에 <휘린> 2부의 마지막 편을 올릴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다가 결국에는 10월까지 넘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고 은근히 걱정했었거든요.
사실 저는 완결 후기를 언제고 꼭 써보기를 고대했었습니다. 1부를 완결하고 전자책도 출간하긴 했지만, 그것은 제게 있어서 ‘완결’이라는 느낌을 주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2부는 1부와 이어지면서도 한편으로는 <진명 편>으로 별개로 존재하는 이야기라서인지 제게 “하나를 마쳤다”라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그 핑계로 저도 ‘후기’라는 것을 남겨보아요.
……그런데 막상 후기를 쓰려고 하니 무엇을 써야할지를 몰라서 난감하네요. (이, 이럴 줄 알았어! ㅠ_ㅠ)
사실 2부의 시작은 어떤 장면 하나 때문이었습니다.
<패망하기 직전의 나라, 그 나라의 주인(남자)은 옥좌에 홀로 앉아 있고, 갑옷을 입은 여자는 검을 들고 그를 향해 걸어간다. 단, 남자는 그 여자를 위해 자기 목숨까지 버릴 수 있을 정도로 여자를 열렬히 사랑하고 있을 것. 그리고 여자의 손에서 남자는 죽음을 맞이한다.>
예, 저는 정말 이 장면 하나 때문에 2부의 전체 이야기를 짰었어요. 근데 뜻밖에도 몇몇 캐릭터 때문에 처음의 그 장면이 조금 다르게 실현되었네요.
제가 편의상 여주(은세류), 남주1(신유성), 남주2(진비월)라고 칭하기는 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2부의 남주는 ‘신유성’이에요. 은세류의 진을 정복하는 과정이 기본 뼈대이기는 했지만, 제게 있어 신유성의 변화와 심리도 참 많이 중요했어요. 2부에서 가장 입체적인 인물을 하나 꼽으라면 신유성을 내세우고 싶은데, 그것이 제대로 표현되었는지가 걱정스럽네요. 그리고 신유성을 죽음까지 내몰다보니 자연스레 은세류는 악녀가 되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당연한 평가라고 생각해요.
애당초 2부에서 은세류는 ‘착한 여자’가 아니라 ‘나쁜 여자’였습니다. 여인이라는 개인보다도 국가라는 집단적 이익을 우선시하는 인물. 왕위계승자라는 자각을 가지고 있으면서 자국을 위해서라면 어떤 짓도 서슴지 않고 해낼 수 있는 인물. 물론 은세류도 감정을 가진—무엇보다도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마음’이 무엇인지를 아는 인간이기에, 신유성에 대한 아픔은 완전히 떨쳐내지는 못할 것입니다. 말이 나온 김에 덧붙이자면, 신유성에 대한 은세류의 감정이 정확히 무엇이냐고 꼬집기는 저도 어려워요. 인간적으로 느끼는 연민이거나, 스스로가 느끼는 죄책감 혹은 은세류는 미처 자각하지 못했던 또 하나의 사랑일 수도 있으니까요.
(신유성, 은세류에 관해서 이야기하다보니 진비월이랑 신혜성, 조혜미, 김종찬 등등 다른 인물들에 관해서도 막 떠들고 싶어지네요. 말이 너무 길어질까봐 여기서 과감하게 생략합니다. ^^;;)
‘진명 편’으로 이름붙일 정도로 은세류의 이야기가 중심인 2부의 에필로그에 은세희가 등장해서 놀라신 분도 계시겠지요. 2부로 완결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3부와의 연결선을 무시할 수가 없어서 슬쩍 넣어보았습니다. 다만 1부를 보시지 않으셨던 분들은 2부 <後(후)>의 내용이 좀 뜬금없게 느껴지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로서는 1부의 내용을 참고해주세요, 라는 말씀밖에 못 드리겠네요. 이점에는 미처 배려해드리지 못해서 미안해요. ;ㅁ;
2부 완결을 찍었으니, 이제 저는 2부 편집 작업에 들어가야겠습니다. 2부에 관한 외전을 한 편 정도 머릿속에 그려보고는 있습니다만, 과연 그것을 쓸 수 있을지는 저도 장담 못하겠어요. 섣불리 건들었다가는 그 내용이 3부 내용을 간섭하게 되거든요. 시간의 흐름상 꼬여버리기도 하고요. 설령 쓴다고 해도 연재 게시판에는 공개하지 않습니다.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외전일 듯해서, 그것은 나중에 이북에 살짝 집어넣어보려고요.
3부의 연재 계획은 아직 정확히 잡지 못했습니다. 일단은 11월 초에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제가 아직 3부 줄거리를 정리하지 않았습니다. 대결말만 생각해두고 각 장별로의 줄거리를 체계적으로 잡지 않았어요. 그래서 “2부 편집 작업+3부 줄거리 작성”으로 인해 10월 연재는 쉽니다. 꼭 연재분 준비해서 11월에 찾아올게요.
2부를 이북으로 출간하게 되거나 3부 연재를 시작하게 되면, 그에 관한 공지를 이 게시판에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2부는 “10월 11일(일요일)”까지 열어둡니다. 1부 때도 그랬지만 편집하는 과정에 문장이나 내용을 수정하게 되면, 수정되기 전의 상태가 연재게시판에 공개되도록 내버려두기가 좀 그렇더라고요. 아직 필력이 부족한데다가 소심하기까지 한, 글쟁이가 낯 뜨거워서 그러한다고 여겨주세요.
2부 완결까지 함께해 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다시 뵐 때까지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덧) 3부의 주 배경은 “한”입니다. 2부는 1부를 안 보셔도 내용을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으시지만, 3부는 1부를 아셔야만 보실 수가 있어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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