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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규 님의 서재입니다.

연기하면 재능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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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규
작품등록일 :
2024.02.28 13:53
최근연재일 :
2024.05.1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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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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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06,707

작성
24.03.12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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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연기하면 재능복사 025-수정

스타로 가는 길을 다시 쓴 글입니다. 제목을 바꾸고 몇 가지 설정을 제외하고는 전부 다시 썼습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감상하시면 감사하겠습니다.




DUMMY


앞으로 어찌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녀 자신 조차도 자기 마음을 100% 알지 못한다.


어떻게 하고 싶다는 계획도 없고.

그러니 닥치면 닥치는 대로 해쳐나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 그녀의 말에 강수도 고개를 끄떡였다.

그라고 달리 뾰족한 수가 있을 리가 없다.


차차 생각해봐야 할 일.

당장은 그저 좋다.


공서은은 강수의 표정만으로도 그걸 알수 있다.

평소엔 약간 무표정한 강수.


그러나 그녀와 함께 있을 땐 내내 희미한 미소를 띄고 있고.


‘그러고 보니 그 미소...기분 좋을 때 짓는 건가? 그때는 좀 다르지 않았나? 그 상황에 빠져든 것일까? 약간 슬프고, 약간 행복한?’


아주 잠깐 이런 생각을 하던 공서은이지만 금방 강수의 말에 반응을 했다.




오늘은 하루 종일 아무 계획이 없는 날.

그래서 전날 그렇게 마음 편하게 밥 먹고 술 마셨던 것.


강수의 방에서 머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강수에 대한 것들, 그의 시골집과 부모님.

강수의 계획.


“오, 그건 좋은 것 같아요. 그러면 대학은?”


“어, 생각은 있는데...여건이...여건이 좋지 않아요.”


“아아, 그러면? 계속 알바?”


강수의 계획을 알고 싶어 한다.




옷 차려 입고 마스크 쓰고 팔짱 낀 채로 집을 나왔다.


오후되면 연극인들 돌아다닐테니 그 전에 갔다오려고 서둘렀다.


대형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간식거리도 구입했다.


공서은으로서는 재미있는 하루다.

그녀가 굳이 대형마트에서 장 볼일도 없다.

밥해먹을 일도 없고.


이렇게 애인 팔짱 끼고 길거리를 걸어다녀 본 적도 없다.


승용차 타고 백화점가서 필요한 것 구입하는 거라면 모를까.


장봐온 것들을 집에 돌아와 정리하고 냉장고에 넣어두고도 시간이 남았다.





“청계천?”


그러고 보니 청계천과도 그리 멀지 않다.


“기사나 뉴스로는 봤죠.”


가봤냐고 강수가 묻길래 그녀는 이리 대답을 했다.


“나도 시골 사람이라서 거기 가 본적 없는데. 어때요? 산책?”


“좋아요.”


동숭동에서 종로를 건너면 금방 청계천이다.


“우와! 여기가 평화시장이로구나. 이름만 들어봤어요.”


복잡한 시장이 너무 신기한 공서은이었다.


강남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녀는 강북이 신기하다.


더구나 부잣집 딸로 태어나 자랐던 그녀라서 이런 시장이 너무 신기한 모양이다.


TV나 영화로만 보던 시장이라고 했다.


광장 시장을 가로질러가면서 좌판과 주전부리 파는 걸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배우가 된 이후로는 더더구나 매니저가 항상 따라 다니니 이런 곳에 올 일 자체가 없었던 것이다.





다음날이 휴일이었고, 사실은 만난 그날도 집에서 하루 종일 뒹굴거렸던 공서은이었다.


당연히 매니저는 없었으니 일이 이렇게 된 것이다.


계획했던 일도 아니다.

그녀도 정말 집 가까운 곳에서 밥만 먹으려 했던 것이다.


평화시장과 광장 시장을 구경하고, 청계천변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마스크를 쓰고 강수의 팔짱을 끼었지만, 그녀는 타고난 배우였다.


키가 아주 크지 않아도 몸매와 신체 비율은 예술 그 자체였다.


전날 동네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 편한 옷차림으로 곧장 나왔었던 그녀였다.


그러니 설마 인기여배우가 대낮에 젊은 남자와 팔짱 끼고 산책할 거란 생각은 못하지만 눈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강수와 그녀가 지나가면 다들 눈이 그 커플을 따라서 돌아간다.


강수도 180대 중반에다 늘 몸 관리를 하는 배우다.


연극 배우였을 때에도 그랬지만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하면서부터 꾸준하게 몸 관리를 해주고 있었다.


신체적인 부분은 조광철이나 유요한도 그랬지만 사당패 노인 역시 매우 뛰어난 사람이었다.


‘재능이 그저 정신적인 부분만이 아니고 육체적인 것도?’


이전부터 알던 것이지만 다시 한 번 느낀 것이다.


조광철 등의 배역을 받으면서 성장이 거의 멈추었던 신체가 다시 자라고 있었다.


근육과 골격도 발달하고 있다.

그 덕에 키도 조금 더 커지고.




모델같은 두 사람에게 시선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도 강수는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배우.


드라마에는 조연이었지만 몇 화 정도만 잠깐 나온 상태.

그 드라마 끝난지도 꽤 되어 이제는 기억에서도 희미할 시간.


공서은은 마스크를 쓰고 강수의 야구 모자를 썼으며 풍성한 점퍼를 입고 있다.




마치 밀월여행 같았던 며칠이 지나고 각자 자기의 삶으로 돌아갔다.


공서은은 강수의 오피스텔에서 이틀을 더 머물렀다.


그녀의 전화기는 불이 날 지경이었다.

하루만, 하루만 더!


공서은은 최대한 미루고 또 미루었지만 결국엔 돌아가야 했다.


강수와 함께, 강수의 차를 타고 그녀와 만났던 식당 근처로 향했다.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는 일.


“가.”


강수의 말이 짧아졌다.


“응. 금요일에.”


“어.”


공서은의 말도 짧아졌다.

둘 사이의 약속.


금요일에 강수의 오피스텔에서 만나자는 약속이었다.




아무 준비없이 집에서 나왔던 공서은은 갈아 입을 옷도 없는 상태.


그래서 대형마트에서 식료품을 구입하면서 그녀의 옷을 따로 구입해야 했다.


속옷부터 겉옷까지.

굳이 그걸 다 가지고 집에 갈 것이 아니었다.


아예 오지 않을 것도 아니니, 강수에 집에 다 두고 간 것.


그래서 그녀는 마치 산책 나왔다 집에 돌아가는 것처럼 가벼운 차림이었다.




공서은을 동네 한쪽에 내려주고 돌아오는 길.

강수는 아직도 약간 얼떨떨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꿈을 꾸고 난 것 같기도 했다.


금방까지 옆 자리에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인기 절정의 여배우가 앉아 있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그녀와 함께 했던 며칠이 진짜 꿈은 아니겠지?

이런 생각을 해보면서.


공서은은 강수가 아주 좋아하던 배우가 아니다.


그가 좋아하던 배우는 아빠가 아버지가 좋아하던 여배우였다.


옛날 미인.

강수는 배우보다는 아이돌 가수를 더 좋아하는 편이었다.


아르바이트하던 호프집 같은 곳에서는 계속 뮤직비디오를 틀어주고 있다.


어느 특정 그룹의 특정 멤버는 잘 모를지라도.

거기에 나오던 아이돌 그룹의 팬이라 할 수 있다.


극단에서 공서은 배우를 처음 볼 때까지는 그저 이름만 알고 광고판에서나 힐끗 본 사람이었다.


그저 저런 여배우가 있다, 배우라서 그런지 이쁘긴 하네, 그렇지만 내 취향은 아니네...


이제와 생각하니 여우의 신 포도 같아서였을 것이다.


질투라거나 시기심이라거나.

하여간 공서은 배우의 팬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는 공서은 배우의 팬이 되었다.

그녀의 미소, 손짓과 표정 하나에 가슴이 두근거리니까.


거리의 전광판이나 광고판에서 그녀를 보아도 가슴이 두근거림을 느낀다.


물론 자랑스러움, 사랑스러움도 느낀다.





공서은 역시 꿈을 꾸는 것 같았고, 현실인지 믿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앞으로 뭘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두었다.


철저하게 감추겠지만, 언젠가는 들통 날 것이다.


당연히 강수와 끝까지 갈 수 있을지도 확신할 수 없다.





지금이야 끝까지 가고 싶다.

사람의 일이라는 건 알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아무리 책과 영화로 연애를 배웠다지만.

그래도 알 건 안다.


‘아이돌이 아니니 연애 한다고 큰 일 날 일은 아니고. 일단은...’


소속사의 사장인 집안 친척 아저씨에게 말해둘 필요가 있었다.


만약에 생각지도 않게 연애 사실이 알려졌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도 계획을 세워두어야 했고.


강수에게도 말해주긴 했다.

강수 역시 연애하는 걸 드러내서 좋을 일은 많지 않다.

잠깐 이름이 기사화될 수는 있겠지만.


배우는 연기와 작품으로 말해야한다는 걸 강수도 잘 알고 있었다.

며칠간의 대화로 확인했다.


아무리 냉철하게 생각해 계획을 세워도 연애에 막 빠진 자신이 완전하게 처리하지 못할 것은 당연하다.


마음 같아서야 철저하게 감추고 싶다.

부모님들은 뭐라 할 것이며 형제들은 또 뭐라 할까?


회사에서도 이러쿵저러쿵 말이 나올게 분명하다.

그래도 공인이니 대책을 세울 수 있는 여지는 줘야 한다는 것도 안다.


같은 소속사이고 친한 선후배 사이이니 감추기는 좋겠지만.


마음속이 복잡해도 할 일은 한다.

강수나 공서은이나 프로들이다.


공서은은 드라마 보다는 영화 촬영을 많이 하는 편이다.

강수는 주로 단편 영화, 아니면 드라마.


사실은 대중없다.

배역이 주어지면 그냥 한다는 방식.


아직은 배역을 고를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단역은 벗어난 것 같다.


요즘은 주로 조연을 주로 맡고 있는 편.


‘주연을 맡아보고 싶기는 하지만...’


한국에선 선덴스 영화제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알겠지만.


그래도 해외 유명 영화제에 상을 받게 되었다는 건 좋은 소식이다.


문화계쪽으로 기사가 나고 방송도 몇 번 탔다.

주로 감독과 주연배우들이 출연했다.


강수도 몇 번 언급이 되었는데 국내 개봉 때는 초청을 해줄 것 같았다.


“당연히 불러주지. 무대인사도 하고. 조연 중에서도 주조연인데 안 부르겠어?”


어느새인가 말이 편해진 공서은이었다.

어떻게 해서든지 시간을 낸 모양이다.


약속은 했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금요일 밤에 나타났다.


들어서자마자 일단 내부를 슥 훑어 보았다.


“왜?”


그런 그녀의 태도가 수상해서 물었다.


“아니...혹시 여자 냄새가 나나 싶어서.”


“여자? 아아, 설마 외간 여자 말하는 거예요?”


“흠, 뭐 그건 아니고...”


어색함을 감추려 했다.


“헤헤, 이런 거 해보고 싶었어. 애인 집에 갑자기 슥 들어가서 둘러 보는 거 말이야.”


“연기는 해봤고요?”


“아니. 그런 역할은 없었어.”


“여자 흔적 있기는 하지요.”


“뭐? 아니!”


괜히 화를 내는 척 해보는 공서은이었다.


“옷장 안에 여자 속옷도 들어 있고...”


“야아! 하지 마!”


공서은이 얼굴이 발그레해지면서 소리친다.

자기 속옷 얘기하는 것이라 그렇다.


가기 전에 빨아서 얼른 강수의 옷장 서랍 안에 넣어두었던 것이 떠오른 것이다.


“그거 들춰보지 않았지?”


“에에? 그걸 왜 들춰봐요?”


“으음...수상한데...내내 신경 썼을 것 같은데?”


괜히 장난을 걸어보는 공서은이었다.


“각방 씁시다!”


강수의 강공에 공서은이 항복했다.




아직 마스크를 쓸 수 있을 정도로 추운 날씨는 아니다.


그렇다고 더운 날씨도 아니니 괜히 이상하게 보는 것 같으면 마스크를 쓰고서도 괜히 한 번 콜록거려 본다.


공서은은 이번엔 옷가방을 가져왔다.

가을이나 초겨울에 입을만한 옷들.


집에서 편히 입을 옷들.

속옷들.


그녀가 평소 사용하던 종류의 샴푸, 치솔, 화장품들도 가져왔다.


널널하게 느껴지던 오피스텔이 갑자기 조금 좁게 느껴진다.


‘옷장은 좀 그렇고 서랍장이라도 하나 더 사야하나?’


이런 생각이 팍 들었다.

짐을 정리하고 저녁거리를 사러가자는 핑계로 집을 나섰다.


강수도, 공서은도 배가 고픈 것은 아니다.

둘이 함께 걷고 장을 보고 하는 그런 것들이 마냥 좋을 뿐이다.


“서랍장?”


“어. 겉옷들이야 그냥 써도 되겠지만. 속옷이나 양말 같은 건 따로 두는게 좋지 않아?”


강수의 말에 다시 장난기가 돌은 공서은이 나직하게 말했다.


“역시! 신경이 쓰이는 것이지?”


“아니...”


변명하려다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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