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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깹 님의 서재입니다.

나만의 이세계 건강원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도깹
작품등록일 :
2022.10.28 13:46
최근연재일 :
2023.03.18 11:00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17,211
추천수 :
655
글자수 :
220,857

작성
22.11.29 22:56
조회
93
추천
3
글자
11쪽

10. 뱀파이어와 리플리.

DUMMY

“절벽은 매끈했다. 이런 절벽은 없었다. 영화에서 이런 식으로 내레이션 나오면 욕 먹겠지?”

“판타지 영화라면 욕 안 먹을 거야.”

“현실영화라면.”

“디지게 먹겠지.”

“지금은 현실상황이지?”

“아... 욕 디지게 먹을 상황이구나...”


한강희와 아리는 저 높은 꼭대기가 구름에 가려져 안 보이는 원통형 기둥 형태의 산을 목이 꺾어져라 올려다보며 대화를 하는 중이었다. 원통형 기둥 형태라지만 지름이 대략 1km. 이게 원통형 기둥 형태란 것을 안 것도 아리 덕이었다. 아리의 능력이 그것이었으니까.


“그러니까 기왕이면 저 위에 문이 열리면 얼마나 좋아.”


한강희가 투덜거렸다.


“누구 탓 하지 말아. 문을 여는 건 너니까.”


아리의 뼈 아픈 한 마디였다.


“그래도 보통 절벽이나 산처럼 여기저기 돌덩이라도 튀어나와 있으면 어떻게든 올라갈만 한데...”


그 동안 한강희도 더 강해졌다. 지금의 능력이면 유리 외벽이 아닌 이상 어지간한 빌딩이나 아파트의 창문쯤은 크게 어렵지않게 타고 넘어가 물건을 가지고 나올 수...


“지금 뭔 생각을 하는 거얏!”

“앗! 그렇지. 이런 생각하면 안 됏!”


한강희는 세차게 머리를 흔들고는...


“하아... 하긴 그렇게 거친 상태라도 힘들겠다 올라가다 힘들어 떨어지겠네.”


현실을 자각했다.


“그것만이 아니지.”


아리가 고개를 돌렸다.


“크크루. 크라스.”

“뀌룩. 취익. 취쿡!”


머리 가운데만 머리카락이 있는 모히칸 헤어스타일에 크고 부리부리한 눈. 다만 얼굴이 워낙 커서 돋보이기는커녕 작아보인다. 납작한 코인데 들창코. 큰 입에 큰 이빨. 어떤 놈은 엄니까지... 덩치는 컸다.저 어깨에 저 어깨 근육 실화냐? 소리가 절로 나올 지경. 판타지에서 나오는 오크들이 저러할까? 한강희는 그냥 오크라 부르기로 했다. 그 오크들이 무기를 들고 한강희와 아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어딜 노려봐. 그냥 패줄까?’


물론 속으로만 그랬다. 이제 정령격투술도 익숙해지고 경험도 많으니 몇 놈이라면 가능하겠지만... 딱 봐도 수십 놈. 거기에 한 놈 패면 수백 놈이 몰려올 것이 확실한데 미친 짓은 금물이었다.


“이제 돌아가시오.”


그래도 말이 통하는 놈이 한 놈 있었다.


“저 자가 계약이 가능한 존재에요.”


헤라의 설명이었다. 헤라의 설명대로면 이곳 한강희 세계에서 계약이 가능한 존재를 판별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 이것이었다. 우선 말을 할 줄 아는 존재 중 지구의 말을 할 줄 아는 존재. 물론 한강희가 이 세계를 열었기 때문에 한강희가 할 줄 아는 말. 즉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존재가 바로 계약이 가능한 존재라는 것이었다. 만약 한강희가 미국인이라 영어를 한다면 당연히 영어겠고, 한강희가 외계에서 온 외계인이라면 외계어일 것이다. 문제는...


“저 자는 오빠를 적대시하고 있죠.”

“글치.”


이게 문제였다. 계약은 어디까지나 쌍방 합의에 의해 가능했다. 그런데 저렇게 적대시 해서는 계약이 될 수 없었다. 더욱이 그 계약이란 것이 한강희에게 소속이 되는 것이고 계약을 하려 할 때 그것을 본능적으로 안다고 하니 적대시 하는 상황에서는 더더욱이나 이루어질 리 없었다. 이곳이 한강희 세계라지만 한강희 것은 아니란 것이었다. 게임으로 치면 그저 로그인이 가능한 유저랄까... 그래도 문명을 이루고 사는 존재를 보았다는 것이 성과라면 성과라고는 할 수 있겠는데... 사실 그게 무슨 의미일까? 진짜 중요한 것은...


“하아... 어쩐다...”


트류튶이 저 산꼭대기에 있다는 것이었다. 산 이름은 오크들 말로 크다크 산. 굳이 한국말로 해석하자면... 19금이었다.


“대체 무슨 의민데?”

“어허! 아리 넌 몰라도 돼!”


아무튼 오크들에게는 매우 신성한 산이었고 외부의 존재로서 함부로 가까이 간 한강희와 아리를 적대시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가장 좋은 것은 크다크 산 정상에 차원이 문이 열리는 것인데 하필이면 좀 떨어진 곳에 열렸고. 또 하필이면 열린 문과 크다크 산 사이에 오크의 마을이 있었던 것이었다. 그나마 차원의 문과 크다크 산 가는 길이 아닌 좀 빗겨 간 곳이라 한강희와 아리가 크다크 산에 가까이 갈 수 있었던 것이고...


“일단은 후퇴한다.”


방법은 없었다. 말이 후퇴지 방법이 없어 물러나는 것이었다.


“잘들 가시오. 이것은 우리의 마지막 배려이자 아량이오. 또 한 번 접근하면 그때는 가차 없을 것이외다.”

“가요. 가. 나 참... 사극 찍나? 뭔 말투가 저런다니?”


물러난 한강희는 한숨을 쉬며 멀리 보이는 크다크 산을 바라보았다.


“어쩌냐... 다른 곳에는 그 트류튶이 없을까?”


무슨 딱 한 지역에서만 자생하는 멸종위기종도 아닌데 다른 곳에서는 없을까. 한강희가 아리에게 묻자 아리는 고개를 저었다.


“있겠지. 하지만 저기 밖에 다른 곳은 모르는 걸.”

“에이... 쓸모없네.”

“뭐?”

“계약자 능력있어도 쓸모없다고. 저 인간 아니 오크 저래서야 계약 못 하잖아.”

“하아... 그러네...”


아리가 한숨을 쉬자 한강희도 한숨을 쉬었다. 방금 한강희 삼도천 넘을 뻔했다.


“저...”


한참 크다크 산을 바라 볼 때였다. 문득 헤라가 입을 열었다.


“날아서 가면 어떨까요?”

“날아서? 비행기가 없잖아.”

“알죠. 비행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에요.”

“그럼 어떻게? 아리는 아직 나는 마법 할 줄 모르데. 아리 너 날 줄 알아?”


그러자 아리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애초 내가 할 줄 아는 정령마법술은 공격마법이라 나는 기술이 없어.”

“거봐.”

“제 말은 그게 아니라 와니씨를 타며 어떨까 해서요.”

“와니? 와니... 와니... 와니! 설마 그 와니?”


한강희가 놀라 되물었다.


“예. 그 와니씨요.”

“하, 하지만...”

“한 번 물어는 보셔야죠.”

“그, 그래도...”

“해보기는 해보셔야죠.”


그렇게 강희민은 헤라에게 끌려갔다.


“우주에서 날아온 대괴수 악괴리와 지구용사 힘센맨 주연배우 사인회가 있더라고요. 영화 보고 나온 후 있다고 하던데... 아리 언니에게 말할까요?”


어떻게 안 끌려가겠나...


* * *


와니는 무심한 눈으로 한강희를 바라보며 크릉댔다.


“왜 왔냐고 물으시네요.”


와니가 들고 있는 것을 내밀었다.


“먹겠냐고 하시네요.”


한강희가 바라보니 정체모를 쇳조각이 섞인 돌덩이였다.


“안 먹는다고 전해줘.”


그러자 와니는 그것을 입에 넣고 우물거리며 크릉거렸다.


“이 맛있는 것을 왜 안 먹는 거냐며 놀라워하시네요.”

“어차피 자기도 우리 맛있게 먹는 걸 안 먹으면서...”

“크르크릉?”

“먹으신다는데 몰랐냐고 물으시는데요?”

“뭐? 쟤 광식 아니었어? 그런 것 먹으면 탈 나는 거 아냐?”

“으릉크릉 크르릉?”

“쇠와 돌도 소화시키는데 그런 것 먹고 왜 탈 나냐고 어이없어하시면서 너 바보냐고 물으시네요.”

“큭!”

“크르륵크릉”

“바보란 소리는 안 했다고 통역 똑바로 하라고 하시네요.”

“...”

“...”

“....”

“여기 온 이유를 설명하겠습니다. 멍멍!”

“크르르...”

“뭐래?”

“고소공포증 없냐고 물으시네요.”

“크르르르킁!”

“꽉! 잡으셔야 한다고 합니다!”


* * *


멀리 크다크 산이 보였다. 지름 1km면 결코 좁은 면적이 아니었다. 하지만 멀리서 보니 길다란 것이 마치 쓰러질 것 같아 보였는데...


“하하핫! 지금 우릴 걱정하는 것이오? 그런 염려일랑 붙들어 매시오. 크다크는 보통의 산이 아니외다. 우리가 괜히 신성시하는 줄 아시오? 단지 형태가 저리해서? 물론 형태가 저리하니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산으로 신성시하고 있소이다. 허나 그것만은 아니외다. 비슷한 형태의 다른 산과는 다르기 때문이오. 크다크 산은 그 안에 철심을 품고 있소. 그 철심은 땅 속의 철맥과 이어지고 있소이다. 그리하여 쓰러지지 않는 것이오.”


조선시대 배경 사극과 같은 말투를 쓰던 그 오크가 한강희에게 자랑하듯 했던 말이었다. 멀리서 보니 정말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통로같기도 하고... 구름 위로 뚫고 들어가 있어 더 그렇게 보였다. 다르게 보면 저게 쓰러질까 겁나기도 했고.. 철심지가 박혔다니 안심은 되었지만... 중요한 건 그것이 아니었다. 중요한 건 저 위로 가야 한다는 것! 처음에는 생각을 안 했었다. 아니 생각이 미치지 못 했었다. 그런데 막상...


“등에 올라타라고 하시네요. 예? 안전벨트가 뭐냐고 하시네요. 그냥 알아서 잘 잡으라고 하시네요. 당연히 잡아주는 마법 따위는 없다고 하십니다. 하긴 상식적으로 있는 것이 이상하죠. 저 높이서 떨어지면 당연히 죽는 것 아니냐고 하시네요. 기껏 밥 잘 먹고 있는 와이번 데려와서 뭐 하고 있는 짓이냐고 물으시네요. 닥치고 빨랑 타라고 하십니다.”


한강희는 침을 꿀꺽 삼켰다. 이건 놀이공원 기구 타는 수준이 아니었다. 저 까마득한 높이로 안전장치 하나없는 매끈매끈한 메탈와이번의 등에 타서 올라야 하니...


“아리야. 생명보험은 들어놨니?”

“넌?”

“안 들어놨어.”

“나도.”

“잡소리말고 빨리 타라고 하시네요.”


결국 한강희와 아리는 와니의 등에 올라탔다.


“근데 헤라 넌 왜 안 타?”

“전 여기서 오크들을 막겠습니다.”

“안 돼! 통역 필요해!”


한강희는 홱! 헤라를 안아 들었다.


“어멋! 뭐 하시는 거예욧! 놔요! 내려놔요! 어디서 외간 여자를 안아요! 변태! 치한! 추행범! 내려 갈거야!”

“응 그래도 안 내려놔.”

“악당! 시끄럽다고 하시네요. 나쁜 인간! 출발하신다고 하네요. 헬하운드 납치범!”


와니가 날개를 세차게 저었다. 순간 하늘로 몸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그대로 수직상승!


“우와아아악!”

“꺄아아아악!”

“와아아아알!”


와니의 몸은 한순간에 높이 높이 올라갔다.


“떨어진다! 떨어진다! 떨어진다!”


한강희가 외쳤다.


“할아버지 저 죽어요! 저 부르지 마세요! 저 더 살다 갈게요! 앞이 하얘요. 안 보여요! 저승인가요!”

“구름 속인데 안 보이는 건 당연하다고 하십니다! 악 꽉 잡으세요! 변태 소리 취소할게요. 더 꽉 잡으세요! 변태 소리 취소할게요. 더 꽉 안아주세요!”

“와하하하!”

“아리는 신이 나나 봐! 역시 애들은 놀이기구 좋아해!”

“반실성 상태십니다! 와니씨가 시끄러 죽겠다고 하십니다! 자꾸 떠들면 공중제비 돌겠다고 하십니다!”


조용해졌다. 그리고 한 순간 앞이 환해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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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13. 흑백의 성자. 23.02.13 56 2 12쪽
40 12. 헤라클래스병. 23.01.29 69 3 15쪽
39 12. 헤라클래스병. 23.01.09 67 2 9쪽
38 12. 헤라클래스병. 23.01.01 80 4 12쪽
37 12. 헤라클래스병. 22.12.24 95 6 9쪽
36 11. 아리 학교에 가다. 22.12.16 103 5 16쪽
35 11. 아리 학교에 가다. 22.12.08 103 4 10쪽
34 11. 아리 학교에 가다. 22.12.04 112 5 8쪽
33 10. 뱀파이어와 리플리. 22.12.02 96 5 12쪽
32 10. 뱀파이어와 리플리. 22.11.30 85 3 10쪽
» 10. 뱀파이어와 리플리. 22.11.29 94 3 11쪽
30 10. 뱀파이어와 리플리. 22.11.28 90 4 11쪽
29 10. 뱀파이어와 리플리. 22.11.27 102 5 10쪽
28 9. 쉬는 날. +1 22.11.26 115 6 11쪽
27 9. 쉬는 날. +1 22.11.25 125 7 11쪽
26 8. 새로운 고객들. +1 22.11.24 141 9 13쪽
25 8. 새로운 고객들. 22.11.23 137 5 12쪽
24 8. 새로운 고객들. +2 22.11.22 158 7 9쪽
23 8. 새로운 고객들. +2 22.11.21 173 10 10쪽
22 8. 새로운 고객들. +1 22.11.20 237 8 11쪽
21 8. 새로운 고객들. +1 22.11.19 246 10 10쪽
20 7. 호구 잡기. +1 22.11.18 252 12 13쪽
19 7. 호구 잡기. +1 22.11.17 250 12 9쪽
18 7. 호구 잡기. +1 22.11.16 256 11 10쪽
17 7. 호구 잡기. +1 22.11.15 283 11 10쪽
16 7. 호구 잡기. +3 22.11.14 327 1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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