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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력 배달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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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9.06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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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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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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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03 A급 던전

DUMMY

#03 A급 던전




“아저씨 여기요!”


영민은 던전오펜스 어플을 통해 몬스터 수송을 위한 민간 트럭을 불러냈다.

대형 트럭이었고 하루 빌리는 데만 300만원이 넘어가는 특수 차량이었다.

하지만 영민에겐 잔고 3억이 넘어가는 통장이 있었다.

대형 트럭에서 내린 기사가 영민과 함께하는 판타지 군단을 두고 한 마디 했다.


“저번엔 아이스 골렘을 수송했던 거 같은데. 이번엔 오크랑 이계 병사네? 그때도 무슨 빙산을 옮기는 줄 알고 고생깨나 했었는데. 그래도 이번이 낫네.”


이번 목포 던전에서 잃은 병력은 은총사 절반이 전부였다.

나머지는 살아남았고, 다음 던전에서 써먹길 원하는 영민이 물리적인 수송을 위해 민간 트럭 기사를 고용한 것이다.

병력들을 트럭에 태운 기사가 영민에게 물었다.


“이거 서울까지 옮겨도 문제없는 겁니까?”

“네, 아무 문제없습니다. 그냥 옮겨주시기만 하면 돼요.”

“저기 탄 몬스터들. 그쪽이 소환한 뭐 그런 겁니까?”


엄밀히 따지자면 소환한 건 아니고 배달시킨 것이지만.

구태여 설명할 필요도 없으니 영민은 대충 넘어가기로 했다.


“전부 제가 소환했습니다.”

“플레이어들은 능력도 참 좋아. 저런 괴물들도 소환하고.”


영민이 가진 배달의 능력에는 환불이란 시스템이 있었다.

주문자의 변심이나 배달된 병력이 현 상황에 불만을 품을 경우 반값에 환불받는 정책이었다.


‘어차피 A급 던전에서 증발될 거 내가 미쳤다고 반값에 환불할 이유는 없지. 다음 던전까지 데려갈 방도가 없는 것도 아니고.’


현실에서 유지비용이라고 해봤자.

구성하고 있는 병력에 따라 다르겠지만.

오크들만 해도 식량 문제만 해결하면 됐다.

은총사들이야 곧 찾아갈 A급 던전에서 알아서 녹을 테니.

영민은 배달한 병력들을 반값에 환불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아저씨 그대로 잠실역까지 갑시다.”

“잠실역이면 지금 몇 주째 던전이 있는 거기를 말하는 겁니까?”

“네, 거기까지 가주시면 됩니다. 자세한 위치는 잠실역 근처에서 제가 알려드릴게요.”


영민은 던전오펜스를 열어 던전화가 된 잠실역을 살폈다.


‘벌써 A등급이야. 성장이 말도 안 되게 빠른데?’


다른 던전과 달리 C등급으로 첫 등장했던 잠실역 던전은 어느새 A등급으로 성장해 있었다.


‘던전마다 성장 속도가 다르고 그 내용도 다르겠지만. 여기 잠실 던전은 진짜 놔두면 큰일날 거 같은데?’


잠실 던전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았다.

다른 던전들과 다르게 성장 속도가 말도 안 되게 빨랐던 것.

영민은 지도에 표시된 30개에 달하는 다른 던전들도 살펴봤다.


‘이야 아직도 합의를 안 본 모양이네. 정부나 협회도 참 대단하다.’


영민은 핸드폰을 통해 지난 뉴스들을 검색해봤다.

전부 시간 순이었다.



[정부 이대로 괜찮은가? 잠실역 던전은 벌써 B등급으로 격상!]


[플레이어 협회, 이 모든 건 정부 탓! 던전 보상금은 전부 비과세에 현행의 열 배까지 요구하는 중]


[국민들, 이기적인 협회 행동에 진절머리가 나. 국민 생명을 가지고 자기 밥그릇 투정이 말이 되나?]


[속보! 정부에서 협상단 요구. 이대로 봉합되나?]


[속보! 협상 결렬. 협회, “플레이어를 노예처럼 부려먹는 정부의 요구, 절대 수용할 수 없다.”]


[정부, “협회 요구를 들어줄 경우, 훗날 국가 재정의 절반이 던전 보상금으로”]


[방치된 던전 희생자 이제 수천 명을 넘어가! 국가 비상사태 현실화 되나?]


[던전 전문가들, 던전 이렇게 방치하면 도쿄 신주쿠 꼴이 날 수도!]


[다수 전문가들, 이번 사태는 과거 의사 파업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정부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3차까지 이어진 최종 협상 결렬. 4차 협상은 없나?]


[협회, “자신들은 목숨을 걸고 국가와 민족을 위해 싸워왔다!” 정부에서 합리적인 보상안을 내놓을 때까지 무기한 투쟁!]


[방치된 던전 희생자 만 명을 돌파! 정부, 국가 비상사태 선포.]


[던전을 막을 수 있는 건 오직 플레이어뿐! 국민들 협회를 상대로 지지부진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정부를 비난하기 시작.]


[결국 협회의 승리로 끝나나? 정부 던전화에 따른 막대한 피해 문제로 골머리. 이럴 거면 차라리 보상금 증액이 낫지 않겠나?]


[결국 백기 투항하나? 정부, 플레이어 협회에 마지막 협상단 요구.]


[정부와 협회, 그 마지막 승자는? 현재 5차 협상이 진행 중.]


[여당 인사, 정부가 협회 요구를 수용할 거 같다. 한시라도 빨리 국가정상화를 해야.]



지나간 뉴스 기사를 읽던 영민이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내 예상대로 협회의 승리인가?’


뭐가 됐든.

영민이 원하는 건 플레이어 파업이 끝나는 것이었다.

그래야 다음 던전 공략에서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


‘야탑역이 골치였던 건 사실 플레이어 파업이 컸지. 플레이어 파업만 아니었어도 그렇게 고생하진 않았을 거야. 결국 찾아온 레이드 팀에 의해 야탑역 던전도 공략됐을 테니까.’


서울까지 가는 길이 심심했는지.

트럭 기사가 영민에게 말을 붙였다.


“그런데 플레이어들은 전부 파업한 줄 알았는데... 목포에서 병력을 수송한다기에 조금 놀랬습니다.”

“아, 협회 소속 플레이어만 파업한 겁니다.”

“협회 소속이요? 플레이어들은 전부 협회 소속이 아닙니까?”

“아니요. 전 플레이어 등록만 하고 협회 소속은 아직 아닙니다.”

“하하 신기하네. 협회에 등록도 안 한 플레이어가 있을 줄이야. 그럼 여기 목포 던전은 플레이어분 혼자서 해결한 겁니까?”

“네, 뭐 그렇죠. 밖에서 대기하던 군인들도 상당히 놀라던데요?”

“우아 이번에 정부 보상금이 올라갈 거 같던데. 땡잡으셨네요?”


트럭 기사도 정부와 협회의 협상이 끝나가는 걸 아는 눈치였다.


“사실 플레이어들이 크게 욕심을 부린 건 맞는데. 목숨을 담보로 싸우는 것치고 보상이 형편없긴 했었죠. 더군다나 요즘 플레이어 자체가 국가 권력이 되는 시대인데, 제 값은 받아야죠.”

“그냥 밥그릇 싸움이죠.”

“그렇긴 한데 전 플레이어 편입니다.”

“그럴 이유가 있나요? 플레이어도 아니면서 플레이어 편을 들 이유가 없을 텐데요?”

“사실 저희도 플레이어 때문에 먹고 사는데. 플레이어의 보상이 좋아지면 저희도 좋아지는 거죠. 솔직히 편도 300만원짜리 트럭 기사를 누가 부른답니까? 플레이어 아니면 아무도 안 불러요.”

“그건 그렇네요.”


영민은 운전석 옆에 있는 비닐봉지를 발견했다.

그 안에는 먹음직스런 사과가 있었다.


“이 사과는 뭐죠?”

“드세요. 오다가 싸길래 몇 개 사왔습니다.”


트럭 기사가 오기 전.

편의점에서 대충 끼니를 때우긴 했지만 그래도 배가 고팠던 영민이 사과를 꺼내들었다.

그리곤 무심결에 힘을 주자 사과가 으스스 깨졌다.


‘뭐야?’


손목을 타고 흘러내리는 과즙과 맞물려 영민은 스스로 놀라 벌린 입을 다물지 못 했다.


“이야 힘 엄청 쎄시네. 역시 플레이어는 다르네요. 저는 그런 거 못합니다.”


못하는 건 영민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힘이 세졌지?’


신체 스탯을 올린 적이 전혀 없었다.

올린 건 정신 스탯이 전부.


‘정신력이 올라갔다고 해서 육체의 힘이 세진 건 아닐 텐데? 둘은 별개잖아?’


그러다 영민은 자신이 이전 던전에서 받은 특성을 떠올릴 수 있었다.


‘수도자의 길. 설마 공력이 작용한 건가?’


영민은 다른 사과를 꺼내 이를 움켜쥐었다.

마치 케익처럼 뭉개지는 것이 이전과 달라진 자신의 힘을 체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자신의 손바닥에서 일렁이는, 그때 소녀가 칼끝에 보였던 힘이 자신에게도 생겼다는 것을.


‘이게 그 공력이란 건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뭔가가 있어.’


수도자의 길을 선택한 이후.

그에게 생겼던 공력의 구슬이 조금 줄어든 게 보였다.

십중팔구 가지고 있던 공력이 소모된 것이리라.

영민은 자신의 시야에서 확인할 수 있는 공력 구슬을 보았다.


‘이게 내가 가지고 있는 공력의 총량인 모양이야.’


사과를 몇 개 더 건드려보았다.

생각한 그대로 공력의 양을 나타내는 구슬은 좀 더 줄어들어 있었다.


“아니 그걸 먹지도 않고 다 으스러트리시면...”

“이런 힘이 생겼다는 게 조금 신기해서요. 다른 의도는 없으니 오해 안 하셨으면 합니다.”

“네에?”


난감해하는 트럭 기사야 가뿐히 무시해주는 영민은 자신의 상태창을 열었다.



【 Lv. 10 차영민 】

◇속성 : 생체-무장갑

◇스탯

신체[H] : 5

감각[S] : 5

정신[M] : 14

마력[A] : 0

◇특전 : [EX]배달의 세계

◇특성 : [C]수도자의 길

◇기술

[Q] : 無 [W] : 無 [E] : 無 [R] : 無




‘수도자의 길이라... 신기하네.’


그러다 차영민이란 문구가 알게 모르게 거슬리는 게 느껴졌다.


‘이거 수정이 가능한가? 플레이어 활동으로 불릴 이름은 던페인데?’


놀랍게도.

그의 생각대로 상태창이 수정됐다.


【 Lv. 10 던페 】



‘오 그럼 다른 것도 수정이 되나?’


하지만 수정되는 건 레벨 옆에 있는 이름이 전부였다.

나머지는 수정이 불가능했다.


‘이름만 수정되는 모양이야.’


상태창을 닫은 영민은 공력 구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거 안 차오르는 건가? 아까부터 소모한 그대로 있어.’


시간이 지나도 공력 구슬은 그대로였다.

오크 주술사만 해도 마나를 소모한 다음 시간이 지나면 마나가 다시 차올랐었다.

하지만 공력은 그렇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그 꼬맹이한테 물어보면 직빵일 텐데...’


물어보고 싶어도 연락할 수단이 없었다.


‘다음에 만나면 번호라도 따야할 거 같은데? 그래도 선배잖아?’


좋지 못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하던 영민이 이내 던전 안에서 했던 것을 떠올릴 수 있었다.


‘맞아. 무협 같은 거라고 했었지? 그럼 명상 같은 것으로 채울 수 있는 거 아닌가?’


그러고 보니 소녀도 보스방에 출입하기에 앞서 명상 같은 걸 했었다.

옳거니!

그런 거였구나!

무언가를 깨달은 영민이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그의 옆자리로 정령이 찾아왔다.

바드였다.


“얜 뭡니까? 갑자기 벽을 뚫고 나타나다니.”

“정령입니다. 신경 쓰지 마시고 계속 운전해주세요.”


영민은 정령에게 곧바로 명령을 내렸다.


“알지? 저번처럼 잘 부탁한다.”


물론 트럭 기사에게 이 말을 남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잠실까지 안전 운전 잘 부탁드립니다. 잠시 눈 좀 붙일게요.”


핸드폰 알람을 한 시간마다 설정하고 명상에 잠긴다.

역시나 목포 던전처럼.

핸드폰 울림은 한 시간이 아닌 생각보다 짧은 시간마다 울리기 시작했다.

영민은 그 울림이 네 번쯤 됐을 때 눈을 떴다.


‘역시 내 생각이 맞았네.’


공력 구슬은 풀로 차 있었다.

게다가 트럭은 어느새 잠실역 근처로 향하고 있었다.


“깨울까 말까 고민 좀 했습니다. 그래도 제때 일어나셨네요.”

“알람을 맞춰놨거든요.”


영민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이게 바로 공력이란 거구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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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02 플레이어 협회 +1 24.09.12 564 15 12쪽
6 #01 배달의 소환사 +2 24.09.11 610 17 11쪽
5 #01 배달의 소환사 24.09.10 643 15 11쪽
4 #01 배달의 소환사 +1 24.09.09 724 18 12쪽
3 #01 배달의 소환사 +4 24.09.08 789 17 12쪽
2 #01 배달의 소환사 +2 24.09.06 841 1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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