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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6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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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3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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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02 플레이어 협회

DUMMY

“도쿄?”


보스방의 환영이 떠오르지만 이내 무시하기로 했다.


“그건 그렇고. 나도 그 AD Carry라는 거 할 수 있냐?”

“딜러하게?”

“마력이 제로베이스인데 여기서 마법사 딜러를 할 수 없잖아?”


소녀가 퀭한 눈동자로 물어봤다.


“그런데 오크 소환사 아니었어?”


소녀는 영민이 커스텀마이징이 되는 플레이어란 사실을 모르고 있는 상태였다.


“하이브리드 몰라? 니 말대로 Q는 오크 병사 소환이고 궁극기 R은 주술사 소환. 나머지 WE는 비어 있으니 거기다 공력 기반 스킬을 넣으면 되겠지.”

“그런 게 있었어?”

“별의별 플레이어가 있는데 반반 섞인 하이브리드 플레이어가 없을 건 또 뭐야?”


퀭한 눈동자에 의심이 가득 실린다.


“아무튼 나 가능하겠냐?”


소녀가 영민을 가볍게 훑어 내렸다.


“가능이야... 하지. 운만 따라준다면 던전에서 나오는 스킬 보상으로 공력 기반 AD Carry가 되는 게 어렵진 않으니까.”


문제는 앞서 말한 운이었다.


“그런데 그런 운이 따라줄까? 던전을 몇 개나 돌아야할지 감도 안 잡히는데.”

“운이야 강제하면 되는 거지. 그냥 무한정 던전을 돌면 되는 거 아니야? 내가 원하는 스킬이 나올 때까지.”

“던전이 그렇게 자주 나오는 편이 아니잖아?”


영민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건 니가 잘못 알고 있는 거야. 생각보다 던전 출현 횟수는 그렇게 작지 않아. 재난문자가 생각보다 적은 건 그전에 레이드 팀이 출동해서 재난문자가 발송이 안 되는 것뿐이니까.”

“이 아저씨 공부 많이 했네.”

“그때 뉴비로 보면 곤란해. 지금도 봐. 플레이어들이 파업한 이후로 던전에 대한 재난문자가 벌써 6개나 발송됐어. 전에 없던 일이라고.”


영민은 플레이어들이 파업한 이때를 기회로 보고 있었다.


“이 기회만 잘 살린다면 내가 원하는 대로 내 능력을 커스텀마이징 할 수 있지. 아까 말한 공력 기반 AD Carry가 되는 게 가능하다는 소리야.”


가능이야 하겠다만.

여기엔 큰 문제가 존재했다.


“안 될 걸? 협회에서 가만히 있을까? 아저씨처럼 던전 돌고 싶어 하는 플레이어만 한 트럭일 걸? 혼자 던전을 돌 생각이라면 또 모르지만.”


소녀는 그건 힘들다고 봤다.


“알잖아? 레이드 팀 단위가 아니면 던전 도는 게 힘들다는 거.”

“지금 난 플레이어 등록을 하러 왔지. 협회에 등록하러 온 게 아니야.”

“협회에 등록하지 않으면 팀은 어떻게 구할 건데? 협회가 무슨 바보인 줄 알아?”


영민은 자신의 모든 생각을 소녀에게 말할 필요가 없었다.


“그거야 알 거 없고.”

“설마 혼자서 던전을 돌겠다는 그런 미친 소리를 하려는 건 아니지?”


생각해보니 오크 소환사였다.

실력만 있다면 혼자서 던전을 도는 게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알 거 없다니까?”

“소환사 중에서 가장 볼 거 없는 게 오크 소환사 아닌가? 오크들이 무식하고 약하잖아.”


소녀는 말리고 싶어졌다.


“괜히 객기부리다 죽어. 이상한 생각일랑 하지도 마.”


손짓으로 소녀를 물리는 영민은 양식 서류를 작성한 뒤 이를 접수원에게 건넸다.

이를 확인한 접수원이 다시 서류를 영민에게 내밀었다.


“저기 여기 안 적으셨어요.”

“체크된 건 다 적었을 텐데요?”

“그게 아니라. 활동하실 때 쓰일 플레이어 이름을 적어주지 않으셨어요. 가명도 좋고, 본명도 좋고. 뭐든 좋으니 일단 아무 이름이나 적어주세요. 추후에 수정도 가능합니다.”


무슨 이름으로 활동할까?

영민은 여기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었다.


‘던페.’


영민은 던페란 이름을 적고 접수원에게 돌려주었다.

아직도 자리를 떠나지 않은 소녀가 의문을 표했다.


“던페? 그게 무슨 의미야?”

“내 닉네임이다. 앞으론 아저씨 아저씨하지 말고 던페라 불러라.”

“던페? 이상한 이름이네. 하긴 가명도 많이 쓰니까.”


던페.

던전 안 페이커.

그런 이름이었다.


‘대충 그런 이름인데 이름이야 뭐 나중에 수정도 가능하다고 했으니까.’


소녀가 영민을 불렀다.

물론 새로운 이름으로.


“던페 아저씨.”

“아니 자꾸 아저씨래. 그냥 던페로 불러. 그런데 넌 이름이 뭐냐? 싹퉁바가지.”


표정의 변화는 없었지만 소녀 역시 그가 말한 싹퉁바가지는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서아야. 이서아. 본명이고.”

“서아? 아무튼 더블 A라고 했지? 조금만 기다려라. 이 아저씨가 금방 따라잡아줄 테니까.”


무슨 재주로?

그렇게 반문하고 싶었지만 다른 식으로 대꾸했다.


“그럴 일은 없을 걸? 아마 세상이 두 쪽 나도 없을 거 같아.”

“그건 네 생각이고. 그보다 플레이어 접수하면 등급은 곧 나오는 거겠지?”

“특별한 거 안 적었잖아? 금방 나오겠지.”


그렇게 몇 분을 기다리니.

빠르게 그의 등급이 나왔다.


“C? 나 C등급이네."

“그래도 커트라인은 넘었네. 내가 말했지? 무장갑은 귀하다고. 아마 무장갑 때문에 C등급을 준 모양이야. 그게 아니면 C등급이 나올 근거조차 없으니까.”


그래 고맙다.

무진장.

더 이상 협회 건물에 볼 일이 없어진 영민은 플레이어 자격증을 수령한 직후 밖으로 나가려 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소녀를 찾았다.


“하나만 물어보자.”


대꾸 없는 소녀에게 영민은 말을 이었다.


“공력 기반 AD Carry가 되려면 무슨 팁 같은 거 있냐? 그래도 네가 선배잖아.”

“진짜 딜러할 생각인가 보네.”


알려줘야 할까?

괜히 알려줬다가 던전에서 객사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들었지만.

그거야 그의 사정.


“혹시라도 공력 관련된 게 나오면 무조건 잡아. 아마 기회는 그렇게 많지 않을 거야. 아, 그리고 스킬이 나올 근거라도 마련하려면 시작 전에 명상은 필수야. 그게 효과가 있든 없든 무조건 명상을 시작하고 던전을 돌아. 그리고 그 명상은 오래할수록 고급 스킬이 나올 좋은 근거가 될 거야.”

“너만 아는 고급 정보냐? 그런 이야기는 처음 듣는데.”

“내가 줄 수 있는 최대한의 팁이야. 나도 그렇게 시작했거든.”

“넌 얼마나 명상했는데?”

“사실 명상도 아니었는데. 눈 감고 한 시간? 팀원들이 준비하는 동안 눈 감고 가만히 있었거든.”

“한 시간? 그럼 난 하루 정도면 되겠네.”




* * *




플레이어 등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영민은 침대 위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그를 따라다니던 고블린 짐꾼은 도착과 동시에 밥통부터 찾았다.

짐꾼이 제 집의 식량을 전부 축내든 말든.

던전 생각만 가득하던 영민이 소녀가 했던 말을 되새김질했다.


‘스킬이 나올 근거를 마련하려면 시작과 동시에 명상부터 하라고?’


그러고 보니 유독 중국계 플레이어 중에 공력 기반 AD Carry가 많단다.

그게 명상의 효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걘 한 시간 정도 명상하고 명상 관련 스킬을 받았다고 했었지?’


현실적으로 팀을 꾸려 던전에 출입한다면 같이 온 팀원 때문이라도 오랜 시간 명상을 하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민폐이기 때문.


‘던전 자체도 성장하니까 오래 명상할수록 공략하는 입장에서는 손해이긴 하겠네.’


던전의 성장 속도가 그렇게 빠르진 않겠지만.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은 최단 시간 안에 던전을 클리어하는 걸 선호하고 있었다.


‘빨리 깰수록 보상도 좋아지니까.’


거기다.

명상을 하고 던전 공략을 시작하면 그와 관련된 스킬이 나올 근거가 마련될 뿐이지.

무조건 명상 관련 스킬이 나온다고 장담할 수 없었다.

순전히 운의 영역인 것이다.


‘하지만 내겐 그 운도 강제할 힘이 있지.’


수중에 1만에 달하는 달란트가 함께하고 있었다.

야탑역에서 생존한 그 대가였다.


‘사실 내 몫은 1천 달란트에 불과했지만 그 꼬맹이가 뻗어버린 바람에 내가 전체 보상을 독식하고 말았지. 1만 달란트라... 나 같은 뉴비에겐 정말 과분한 액수야.’


솔직히 다시 야탑역 던전을 공략하라고 한다면.

영민은 다시 깰 자신이 없었다.


‘죽을 고비도 많이 넘겼어. 이렇게 멀쩡히 살아있는 것도 순전히 그때 운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가능했을 거야.’


어찌됐건.

수중에 돈도 있겠다.

낮은 등급의 던전이라면 솔플로 공략이 가능해보였다.


‘야탑역이 A등급이면 안전하게 C등급에서 시작하면 되겠네. C등급이면 솔플도 충분히 가능할 테니까.’


믿을 건 수중에 있는 1만 달란트와 자신의 병력 배달 능력이었다.


‘사실 배달 능력이 없다면 이건 불가능한 생각이겠지. 옆에서 도와줄 팀원이 있는 것도 아닌데 던전 출입과 동시에 가만히 앉아 명상하는 놈을 누가 가만히 놔두겠어?’


몬스터가 바보라면 가만히 놔둘 것이다.

영민은 핸드폰을 열어 오직 플레이어들만 사용가능하다는 어플을 열었다.

어플의 이름은 ‘던전오펜스’.

지도창을 여니 현재 던전화가 된 지역이 표시되고 있었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잠실역까지 총 7개 던전이 있었는데 그 사이 또 다른 던전이 추가됐어.’


아마 플레이어 파업이 없었다면 이 정도로 많은 던전이 그냥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대부분 레이드 팀에 의해 격파됐을 터.


‘내 생각엔 플레이어 파업이 장기간 지속되진 않을 거야. 던전화 피해가 막대하니 결국 정부에서 백기를 들겠지. 플레이어가 이길 수밖에 없는 싸움이라고.’


영민은 이번 파업이 정부와 국민이 이길 수 없는 싸움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정부가 항복하고 플레이어의 편을 들어준다면 플레이어들은 다시 활동을 재개할 것이고, 지금처럼 공략할 던전이 남아돌지는 않을 것이다.

그때까지가 기회였다.

뉴비인 자신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서둘러야 돼. 던전을 이런 식으로 독식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으니까.’


영민은 군침을 흘리듯.

자신이 범할 수 있는 던전을 살펴보았다.


‘이번에 추가된 던전이 C등급이네. 위치는 목포.’


목포라면 영민이 사는 곳과 제법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수서역 SRT가 있지. 대충 2시간 반이면 도착할 거 같은데?’


당장 출발할까?

아니면 쉬었다 내일 출발할까?

고민할 것도 없었다.

영민은 밥통의 밥이 채 비워지기도 전에 고블린 짐꾼을 데리고 목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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