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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력 배달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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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9.06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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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8,690

작성
24.09.1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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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02 플레이어 협회

DUMMY

* * *




목포로 향하는 SRT 안.

사람들의 시선이 알게 모르게 영민을 향했다.

정확히는 그가 데리고 있는 고블린 짐꾼에게 향한 것이지만 화들짝 놀라 신고하지 않는 것은 현재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것이리라.


‘목포는 처음인데? 아마 머리털 나고 처음일 거다.’


던전을 공략하기 위해 목포까지 내려오다니.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상상조차 못하던 일이었다.

도착한 목포.

영민은 던전오펜스 어플을 열어 던전 위치를 확인했다.


‘해양대학교라. 여기까지는 택시 타고 가면 되겠네.’


위치는 목포해양대학교.

대학교 안에 던전이 웬말이겠냐만은.

예로부터 던전은 그런 걸 신경 쓰지 않았더랬다.

도착한 해양대학교 정문.

그 앞에는 미리 도착한 군 병력이 민간인의 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있었다.

가볍게 심호흡을 한 영민이 다가서자 소총으로 무장한 병사들이 나섰다.


“학생이십니까? 해양대학교는 던전의 출현으로 금일 13시 이후로 전면 통제되고...”

“플레이어입니다.”


영민은 기다렸다는 듯이 플레이어 자격증을 꺼내 그들에게 보였다.

사실 확인할 필요도 없는 것이 그를 따라다니는 고블린 짐꾼의 존재감 때문이라.

대충 확인한 병사가 영민과 시선을 마주했다.


“아 플레이어셨군요. 그런데 플레이어들은 전부 파업한 거 아닙니까? 상부에서 플레이어 지원은 당분간 없을 거라고...”

“개인플레이입니다. 협회랑 일절 관계없는 제 개인적인 일이죠.”

“아...”


대한민국 아직 죽지 않았다.

플레이어 파업.

분명 그들 밥그릇을 위한 땡깡일 텐데.

그런 멍멍이 새끼들 중에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사명감으로 똘똘 뭉친 이 시대의 진정한 애국자가 있을 줄이야.

대한민국 만세!


“그런데 혼자십니까?”

“네 혼자입니다.”

“예에? 혼자라고요?”


오히려 이상해서 군인들이 반문했다.


“던전 공략은 기본 팀 단위라고...”

“그래서 막을 겁니까?”

“아니 그건 아닌데. 잠시만요.”


병사는 상부와 연락을 취했다.

사실상 플레이어의 출입을 막을 근거가 부족했다.


“상부에선 귀하의 안전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보통 던전 공략은 팀 단위로 권장되는 터라. 거기다 등급도 C등급이시고. 솔플을 하셔도 최소 B등급은 되셔야...”

“그래서 던전을 저렇게 방치할 겁니까? 던전도 성장하는 거 알고 계시죠? 저러다 도쿄 신주쿠처럼 완전 맛이 가버리면 그땐 어떻게 하실 건데요?”

“그거야 그런데. 그래도 팀 단위로 다시 오시는 게.”

“어차피 막을 근거도 없으면서 그냥 비키세요. 던전 공략에 방해됩니다.”


영민이 한 말 그대로였다.

군에서는 던전에 출입하는 플레이어를 막을 명분도 힘도 없었다.

그저 그들이 하는 일이라고는 던전에 출입하는 민간인 통제뿐.

어차피 그들이 통제하지 않아도 던전 출입 자체가 플레이어에 한정되는 터라.

그들이 막고 있는 건 그저 형식적인 조치에 불과했다.

만류하는 군인들을 뿌리치고 별다른 제재 없이 대학교 정문을 넘어선 영민은 저 멀리 보이는 큐브 형태의 던전을 확인했다.


‘던전화가 된 지역을 실물로 보는 건 이번이 두 번째인가 그런 거 같은데.’


반투명한 큐브 안에는 던전화가 된 지역이 자리하고 있었다.

어플로 확인한 던전의 등급은 C등급.

큐브 크기도 대학교의 절반 부지를 집어삼킨 수준이었다.


‘좋아. 들어가자고.’


마지막까지 영민을 쫓아와 회유하려는 군인들이 있었지만.

막무가내로 던전에 출입하려는 영민을 막지는 못했다.

그와 싸워서 막을 것도 아니고, 어차피 플레이어 존재 자체가 던전을 공략하기 위해 존재하지 않았던가?


“하, 그 사람 고집 쎄네. 기어코 들어갔어.”

“어떻게 하죠?”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지 혼자 죽겠다고 들어간 건데 우리랑 무슨 상관이야. 어차피 민간인도 아니니 그냥 보고만 하면 그만이지.”

“그런데 C등급 플레이어가 C등급 던전을 혼자서 공략한 사례가 있긴 합니까?”


상급자로 보이는 군인은 팍 인상을 썼다.


“없지. 던전 공략은 무조건 팀 단위야. 저건 지 혼자 자살하려고 들어간 거라고.”




* * *




화창했던 밖과는 다르게 던전 안쪽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사위는 해가 저무는 황혼처럼 어두웠고, 스산한 바람이 낙엽을 날렸다.

당장 귀신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분위기.

실질적으로 건물 사이를 오가는 정체불명의 무언가가 있었다.

이를 본 모양인지 몸을 움츠리는 고블린 짐꾼을 향해 영민이 말을 흘렸다.


“쫄지 마. 어차피 C등급 밖에 안 되니까.”


믿을 건 오직 가랑이 사이 튼실한 제 3의 다리와.

자신의 능력뿐.

영민은 자신의 능력을 개방시켰다.


-오늘도 당신에게 일상의 병력을 제공 중, 배달의 세계.

-현재 배달이 가능한 업체 목록을 갱신합니다.


야탑역 던전보다 두 단계나 낮은 던전이었다.

자신 또한 C등급 플레이어니 이번 던전 공략에 필요한 병력이 어느 정도 감이 잡혔다.


‘사실 이번 던전은 공략보다는 다른 목적이 있지.’


바로 공력을 사용하는 AD Carry의 기반을 다지는 일.


‘명상과 공력 기반 스킬이 나오려면 그 근거가 필요해.’


SRT를 타고 내려오면 줄곧 생각했다.

던전 안에서 그 근거를 마련하려면 대체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떤 미친 짓을 해야 던전에서 높은 확률로 그 보상들을 내줄까?


‘걔가 말했던 것처럼 시작과 동시에 명상을 하면 되겠지.’


하지만 명상만으로는 부족했다.

보다 확실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그보다 더 과한 조치가 필요했다.


‘걘 1시간 정도 멍을 때렸다고 했었나? 그럼 난 하루 정도 각 잡고 명상하면 되겠네. 거기다 정신 스탯도 전부 몰빵한 상태에서.’



【 Lv. 9 차영민 】

◇속성 : 생체-무장갑

◇스탯

신체[H] : 5

감각[S] : 5

정신[M] : 13

마력[A] : 0

◇특전 : [EX]배달의 세계

◇특성 : 無

◇기술

[Q] : 無 [W] : 無 [E] : 無 [R] : 無



하지만 1시간도 아니고 하루 종일 명상하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체력적으로도 힘든 일.


‘비실비실한 체력을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이 녀석들이 꼭 필요하지.’


영민은 예전에 배달시켰던 오크 주술사를 이번엔 5마리나 배달시켰다.

한 마리로 만족하지 않은 것은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기 위함이라.


‘공략할 때 필요하기도 하고 남으면 밖에 가져가면 그만이니까.’


말이 주술사지 사실 멍청한 오크 병사보다 육체적으로 더 강했다.

그 튼실한 팔뚝과 말벅지가 아직도 선했다.

잠시 후.

무료배송 된 오크 주술사가 도착했다.

포탈을 열고 나온 주술사 중 일부는 그 즉시 워울프를 소환했고, 나머지 중 하나는 힐링 와드를 박았다.

여기서 핵심은 힐링 와드였다.


‘저게 필요했다고.’


마치 치유의 불빛처럼 주변을 은은하게 감싸고도는 와드의 불빛이 영민의 허접한 체력을 북돋아주었다.


‘효과가 힐링 포션처럼 즉발로 올라오진 않지만. 아무튼 상처 회복이나 체력 회복에 도움을 줬던 걸로 기억해.’


저 와드만 계속 켜져 있다면.

종일 명상하는 것도 불가능하진 않을 터.


‘시작 전에 하나만 더 찾아볼까?’


영민은 배달의 세계에 등록된 여러 업체 중 이번 명상에 도움이 될만한 무언가를 더 찾아봤다.



22. 오크 영웅의 제단

★4.3 마스크 오브 블레이드! 오크족 B의 전설은 이제 당신과 함께!


23. 우드엘프 세계수점

★3.7 [300년 노하우] 정통 엘프 궁수


24. 정령의 숲 틈새의 땅

★4.2(100+) 정령과 정령왕의 풀케어 서비스.



그러다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정령의 풀케어 서비스? 잠깐만. 정령이라면 명상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정령의 숲 틈새의 땅]

1. 이프리트

2. 운디네

3. 실프

4. 노움


...

...

...


10. 바드

신비의 발라드로 시간이 멈춘 무아지경의 정거장. 그 속에서 얻는 무한의 평온. 심신이 지친 그대를 위한 천상의 하모니.

가격 : 1000 포인트 리뷰 : 10개



바드라는 게 눈에 들어왔다.

몇 없는 리뷰를 살펴보니 노래를 들으면 피곤한 줄 모른단다.

단 하나 걸리는 게 있다면 가격이었다.


‘1000은 좀 오바아닌가?’


수중에 거의 만에 가까운 달란트가 있지만 천은 여전히 부담되는 가격이 맞았다.


‘질러 말아?’


고민은 잠시.

이 정도 투자는 해줘야 던전에 확실한 근거를 던져줄 것 같았다.


‘정령의 풀케어 서비스까지 받았는데 아무 것도 안 나오면 진짜 눈물 나긴 하겠네.’


그래도 지를 땐 질러야 하는 법.


‘못 먹어도 고다.’


그렇게 바드까지 불러 풀케어 서비스를 완성시킨 영민이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후~


짧게 심호흡을 한다.

누구는 공략부터 한다고 까불겠지만.

그게 목적이 아니니 명상에 들어간다.


“사주 경계해라. 하루 종일 명상할 생각이니까 VIP 경호 확실히 하고.”


말귀도 잘 못 알아먹는 멍청한 오크 병사가 아니니 명령은 이 정도면 충분했다.

눈을 감는다.


“뮤직 큐.”


천상의 하모니가 울려퍼졌다.

무슨 이런 노래가 있는 거지?

사람의 혼과 정신을 쏙 빼먹는.

어찌됐건.

피곤한지 전혀 모르겠다.


뚜르르르~


시간마다 맞춰놨던 핸드폰 알람이 계속 울린다.

한 번 울리고, 또 울리고, 계속 울린다.

한 시간이 이렇게나 짧았었나?

마치 5분마다 울리는 느낌.


‘설마 바드의 노래 때문인가? 아니면 핸드폰이 그냥 고장난 거야?’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영민은 자신의 인내심이 허락한 최대의 한계선에서 더 이상 버티질 못하고 두 눈을 떴다.


‘하... 뭐지?’


뱃가죽이 등짝에 달라붙어 있었다.

고작 몇 시간 명상했을 뿐인데 이게 맞나 싶을 정도.


‘거의 죽기 직전에 명상에서 깬 거 같은데?’


그 모습이 얼마나 안쓰러웠는지.

지 혼자 먹으려고 꼬불쳐놨었던 시큼하고 냄새나는 주먹밥을 영민의 입에 우겨넣는 고블린 짐꾼이 있었다.

앙상하게 마른 몸.

영민은 기아 상태에 다다른 자신의 몸에 의문을 표했다.


‘뭐야? 나 언제 이렇게 된 거지?’


힐링 와드는 아직까지도 작동하고 있었다.

오크 주술사 다섯이 번갈아가며 힐링 와드를 계속 꽂아 넣은 탓이었다.


‘하... 왜이리 힘들어. 뒤질 거 같은데...’


그럴 수밖에.

영민은 핸드폰에 떠있는 날짜를 보고서 제 눈을 의심했다.

반나절 정도 지났거니 생각했건만.

벌써 일주일이나 흘러 있었다.


‘무슨...’


하도 어이가 없어 핸드폰 화면 재차 확인해봤다.


‘이게 말이 돼? 잠깐 눈 감고 떴더니 벌써 1주나 지났어.’


1주 동안 아무 것도 안 먹고 명상만 하며 버티는 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

그대로 나자빠지는 영민이 주변에 있던 부하들을 찾았다.


“부, 부축 좀.”


오크 주술사로부터 부축을 받은 영민은 자리에 서서 근처를 배회하고 있는 이 사건의 원흉을 흘겨봤다.

정령 바드.

녀석은 이상한 소리와 함께 주변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하도 어이가 없어 화도 안 났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명상 관련 스킬이나 무언가가 보상으로 나올 확실한 근거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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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02 플레이어 협회 +1 24.09.12 565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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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01 배달의 소환사 24.09.10 643 15 11쪽
4 #01 배달의 소환사 +1 24.09.09 724 18 12쪽
3 #01 배달의 소환사 +4 24.09.08 789 17 12쪽
2 #01 배달의 소환사 +2 24.09.06 841 1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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