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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력 배달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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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9.06 05:50
최근연재일 :
2024.09.1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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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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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47
추천수 :
206
글자수 :
78,690

작성
24.09.06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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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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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글자
11쪽

#01 배달의 소환사

DUMMY

‘그렇다면 출입구 쪽으로 나간다 해서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게 아닐 텐데?’


던전화가 진행된 곳은.

해당 던전의 보스를 잡아야만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이 보스를 잡기 위해 필요한 게 바로 플레이어.

애당초 던전 자체를 자유로이 출입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존재가 플레이어였다.


‘플레이어가 있어야 돼. 그게 아니고서는...’


도망칠 길이 없다는 걸 자각한 뒤로.

영민은 인파에 휩쓸려 도망치지 않았다.

역시나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간 출입구 쪽에서도 비명이 들려왔다.

길이 틀렸다는 소리.

출입구 하나가 막히자 사람들은 다른 출입구 쪽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이렇게나 비명이 난무하는 승강장에서 영민은 침착하게 살 길을 모색했다.


‘어떻게 하지? 무슨 좋은 수가.’


영민은 최초로 비명이 시작된 전철칸을 살폈다.

피로 얼룩진 내부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안 봐도 뻔했다.


‘X됐다.’


플레이어로 각성한 이렇게나 운수 좋은 날.

생각지도 못한 최후라니!


‘아니, 이렇게 죽을 수 없어!’


살 길을 모색하는 영민의 시야에 한 소녀가 들어왔다.

사람들이 다 빠져나간 전철 칸에서 유유히 걸어 나온 존재.

앳된 얼굴에 악마의 입이 그려진 마스크.

소녀는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영민을 흘겨봤다.

영혼 없이 퀭한 눈동자가 묘했다.


‘뭐야 저 애는?’


비명과 함께하는 다른 여자들과는 사뭇 달랐다.


‘설마... 플레이어?’


그럴 것이 이런 상황에서 저런 모습을 보일 사람은 세상에 딱 하나 밖에 없었다.

던전과 몬스터가 두렵지 않은 존재.

그런 이야기가 있었다.

재수 없게 던전을 만났지만.

그곳에 운 좋게 있던 플레이어 덕분에 살 수 있었다는 그런 이야기가.

소녀 역시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영민에게 호기심이 동했다.

자신의 촉은 생각보다 좋았다.


“아저씨도 플레이어야?”


아저씨라는 말이 조금 거슬렸다.

영민이 무어라 답하기도 전에 소녀의 시선은 최초의 비명이 터져 나왔던 전철로 향했다.

찌그러진 전철문을 통해 나오는 것은 촉수 달린 뇌수.

굳이 묘사하자면 그런 몬스터였다.


“부양하는 뇌네. 그건 그렇고 왜 던전화가 된 거야. 귀찮게.”


영민은 전철칸에서 나온 몬스터를 쳐다봤다.

촉수에 꿰뚫린 사람들은 마치 몬스터에게 조종이라도 당하듯.

피칠갑이 된 채 영민과 소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저게 몬스터야? 존나 끔찍하게 생겼네.’


꿈에서도 거절할 아주 흉악하게 생긴 몬스터였다.

영민은 급히 소녀 뒤로 도망쳤다.

그녀가 플레이어라면 자신을 포함한 모두를 지켜주리라.

그렇게 생각했고, 그게 당연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이는 크나큰 착각이었다.

소녀는 싸울 맘이 전혀 없어보였다.

대신 귀찮은 건 딱 질색인지 살기만으로 몬스터의 전의를 꺾어버렸다.

몬스터가 주춤하는 사이.

소녀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승강장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았다.

당황한 영민이 소녀를 쫓아갔다.


“이봐요. 플레이어 아니에요? 그런데 지금 여기서 뭐하시는 거예요?”


하도 어이가 없어 물어본다.

영혼 없는 시선이 영민에게 향했지만 대꾸는 없었다.


“아니 플레이어면 가서 싸워야지. 여기서 당신 말고 싸울 사람이 누가 있는데?”


소녀는 앞서 하던 게임이 떠올랐는지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그리곤 짜증과 귀차니즘을 드러냈다.


“어쩔티비? 그런데 아저씨도 플레이어 아니야? 왜 나한테만 그래?”

“아니 난. 각성한지 얼마 안 됐다고. 오늘 각성했어.”

“아~ 그래서 엄청 허접해보였구나? 그런데 그거 알아? 플레이어들 지금 파업 중인 거.”

“파업?”

“이 아저씨는 뉴스도 안 보나보네. 플협에서 지금 파업했잖아. 그래서 플협에서 모든 던전 활동을 금지시켰어.”


무슨 개소리냐며 항변하고 싶지만.

그보다 사는 게 우선이었다.

몬스터도 소녀의 존재를 의식한 듯 잠시 움츠러들었지만.

이내 적의가 없다는 걸 간파하고선 다른 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 나 지금 이해가 잘 안 되는데. 당신 플레이어 맞는 거지?”

“맞는데?”

“아니 책임의식이 있어야지. 국민들이 괜히 피 같은 세금으로 당신들한테 보상해주는 줄 알아? 이럴 때 꼭 필요하니까 세금으로 당신들한테 보상해 주는 거잖아?”


소녀가 피식 웃었다.


“저쩔티비? 웃겨. 자기도 플레이어면서 왜 나한테 뭐라 그래. 그리고 아저씨. 자기 목숨은 자기가 챙겨야하는 거 몰라? 이건 더 상식인데.”


불끈 쥔 영민의 주먹이 흔들렸다.

영민은 느꼈다.

이 정신 나간 년과 대화하는 건 시간낭비라고.


‘쓰레기 같은 놈들. 그래 너희들은 사람들이 죽는 것보다 돈이 더 중요하다 이거지?’


영민은 근처에 있던 소화기를 챙겼다.

여차하면 무기로 쓸 생각이었다.

이를 흘겨보던 소녀는 옅게 웃었다.

가소롭다는 표정이었다.

무시하는 영민이 소화기를 들고 위쪽으로 향했다.

승강장에 남아 있다가 몬스터라도 마주치면 그대로 죽음이란 걸 알았기에 위로 향한 것이다.

하지만 위쪽도 지옥이었다.

부양하는 뇌에게 지배당한 사람들이 각종 흉기를 들고 주변 사람들을 학살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수는 하나가 아니었다.

최소 여섯 마리나 되는 몬스터들이 역내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사냥하고 있었다.


‘내 능력이 배달의 세계였나? 병력을 소환할 수 있다고 한 거 같은데?’


능력을 활용하기에 앞서 숨는 게 급해보였다.

영민은 근처에 있던 남자화장실로 숨어들었다.

그곳엔 미리 도망친 사람들이 웅성이고 있었다.


“멈춰! 사람이에요.”


영민을 덮치려던 성인 남자들이 일제히 무기를 내려놓았다.

그들은 놀랍게도 칼과 창, 활 같은 것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그런 건 다 어디서 구한 거예요?”


영민의 물음에 중년 사내가 화답해주었다.


“이거? 그냥 주변 쓰레기통이나 구호용품 보관함을 여니까 나오던데? 마치 게임처럼 나왔어.”

“맞아. 그리고 이런 것도 나왔어.”


그는 붉은 물약이 담긴 병을 꺼내보였다.


“이거 포션이야. 무슨 포션인지 모르겠는데 마셨더니 힘이 아주 불끈불끈해. 지금 이 느낌이면 정찬성도 때려잡을 거 같은데?”

“정찬성은 무슨. 어어, 이 사람 힘이 왜 이래?”

“농담이 아니라니깐요. 힘도 아주 무지막지하게 쎄졌어. 이거 봐. 쇠칼도 그냥 종이 접듯이 접어버리잖아.”


영민은 이곳이 던전이 됐다는 걸 상기시켰다.


‘그럼 달란트 같은 것도 있으려나? 그게 있어야만 내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데.’


역시나 영민의 생각은 적중했다.


“그리고 이런 것도 있더라고. 금화야. 좀 이상하게 생겼는데 진짜 금이라고.”


누군가 펼친 손바닥 안엔 황금빛 찬란한 주화가 있었다.

그것은 달란트라 불리는 이세계의 금화였다.


‘저게 혹시?’


금화를 본 영민의 눈이 휘둥그렇게 떠졌다.

탐욕이 아니었다.

생존의 길을 찾은 것이다.


“그 금화들, 저 주시면 안 돼요?”


뜬금없이 금화를 달란다.

사람들은 그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이걸 왜 줘? 내가 미쳤어? 이거 진짜 금화라고.”


그는 챙긴 금화를 이빨로 깨물었다.

선명한 이빨자국.

금이 맞았다.


“저 플레이어입니다.”

“뭐? 플레이어?”


모두가 웅성거렸다.


“그 금화가 있어야만 제 능력을 활용할 수 있어요. 병력을 소환할 수 있다고요.”

“그걸 어떻게 믿어?”

“절 믿고 한 번 줘보세요. 어차피 여기서 죽으면 금화든 뭐든 뭔 상관이에요? 지옥으로 가져갈 것도 아닌데.”


웅성거림이 더욱 심해졌다.

영민이 설득을 위해 무언가를 더 말하려는 순간.

화장실을 덮치는 사람 무리가 있었다.

머리가 촉수에 꿰뚫린 그들은 손에 각종 병장기를 쥐고 있었다.

영민은 반사적으로 몸을 수그리고 소화기를 뿌렸다.

좁은 화장실 안.

뿌연 연기가 자욱해지고.

악을 내지르는 두 진영이 서로 병장기를 앞세우며 맞붙었다.

창은 서로를 살점을 꿰뚫고, 장검은 상대의 팔과 다리를 잘랐다.

그 아수라장 속에서 영민은 땅바닥에 뿌려지는 금화들을 보았다.

정확히는 죽은 사람들이 바닥에 흘린 금화였다.


‘살아야 돼.’


그 생각은 주변 상황이 악화되며 더욱 간절해졌다.

주워든 금화는 곧바로 그의 인벤토리에 저장됐다.

이어지는 메시지가 시야에 투영됐다.


-인벤토리의 달란트를 배달의 세계 포인트로 전환합니다.

-오늘도 당신에게 일상의 병력을 제공 중, 배달의 세계.


무의식이었을까?

아니면 생존에 대한 본능이었을까?

영민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자신의 능력을 활용해 배달 가능한 업체 목록을 불러들였다.


-현재 배달이 가능한 업체 목록을 갱신합니다.



[병력배달]

1. 오크부족 구릉지대점

★3.1(1000+) 총알배송, 싼마이가 강점인 막부려 오크군단


2. 검술학파 빌헬름 제국점

★4.1(100+) [엘리트검병듬뿍] 제국 1군단


3. 와이번둥지 하늘섬점

★5.0(3) [NEW] 하늘의 지배자, 불꽃은행의 메인 간판


4. 드워프군단 강철산맥점

★3.8(50+) [하루 10기 한정판매] 스트롱탱크, [적이 사르르녹는] 헬파이어샤워


5. 카오스에 빠지다. 어둠의 군세

★3.5(100+) 적이든 아군이든 전부 불바다 타나토스 ready!


6. 신성교단 법황청점

★2.8(10+) 은총탄으로 모든 악을 섬멸!


7. 흑해해적단

★1.0(1) [기본배달팁 무료] 1인 군단정식


...

...

...

...

365. 고룡의 둥지

★5.0(3) [너무나 럭셔리한 당신의 선택] 권능의 패왕 아슈말



‘많아. 업체가 많아도 너무 많아서 뭘 골라야할지 모르겠어.’


병력을 제공하는 업체 목록이 무수히 많았다.

어떤 병력을 얼마나 배달시켜야하는지 감도 못 잡는 상황.

영민은 얼떨결에 추천 목록 중 가장 하단에 있는 고룡의 둥지를 검색해봤다.



[고룡의 둥지]

1. [너무나 럭셔리한 당신의 선택] 권능의 패왕 아슈말

가격 : 1,800k 포인트 리뷰 : 0개


2. [너무나 파멸적인 당신의 선택] 파멸의 염왕 파프니르

가격 : 1,300k 포인트 리뷰 : 1개


3. [모두가 벌벌 떨어 오줌지리는] 공포의 명왕 버질마이트

가격 : 1,100k 포인트 리뷰 : 1개



잠깐만.

고룡이라면 한때 재해레벨 S등급의 국가비상사태를 일으켰던 주범이 아니었던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그보다 먼저 신경 쓰이는 것은 바로 가격이었다.

1,100k.

가장 싼 고룡이 110만 포인트였다.

수중에 가지고 있는 포인트라고 해봐야 바닥에 떨어진 달란트 13개를 얻고 충전된 13포인트가 전부.

언감생심 꿈도 못 꿀 배달 병력이었다.


‘그냥 싸고 막부려먹기 좋은!’


등록된 업체가 너무 많아 선택에 에러가 있었지만.

역시나 첫 번째 추천 업체가 눈에 들어왔다.



[오크부족 구릉지대점]

1. 오크 병사

멍청해도 졸라 잘싸워~

가격 : 3 포인트 리뷰 : 4540개


2. 오크 돌격병

더 멍청하고 졸라 잘싸워~

가격 : 6 포인트 리뷰 : 1521개


3. 오크 궁수

조준은 아주 쬐끔~ 못하지만 물량으로!

가격 : 4 포인트 리뷰 : 811개



찾았다.

지금 이 순간 필요한 자신의 배달 병력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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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03 A급 던전 NEW 1시간 전 2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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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03 A급 던전 24.09.17 281 12 12쪽
12 #03 A급 던전 +1 24.09.16 344 11 11쪽
11 #03 A급 던전 24.09.15 416 11 11쪽
10 #02 플레이어 협회 +1 24.09.14 465 15 12쪽
9 #02 플레이어 협회 +2 24.09.13 495 13 11쪽
8 #02 플레이어 협회 +3 24.09.13 522 13 10쪽
7 #02 플레이어 협회 +1 24.09.12 563 15 12쪽
6 #01 배달의 소환사 +2 24.09.11 609 17 11쪽
5 #01 배달의 소환사 24.09.10 641 15 11쪽
4 #01 배달의 소환사 +1 24.09.09 722 18 12쪽
3 #01 배달의 소환사 +4 24.09.08 785 17 12쪽
» #01 배달의 소환사 +2 24.09.06 839 16 11쪽
1 #00 프롤로그 +3 24.09.06 1,033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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