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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시킨 병력이 던전을 찢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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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9.06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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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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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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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676

작성
24.09.1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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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01 배달의 소환사

DUMMY

소녀가 살아난다.

서서히 꺼져가던 희망의 불길도 덩달아 살아났다.


‘역시나 먹힐 줄 알았어!’


반신반의하며 소녀에게 마시게 했다.

그때 화장실 사투에서 객기처럼 날뛰던 아저씨의 모습이 아직도 선했다.

그는 볼록하게 튀어나온 뱃살도 잊은 채 거의 날아다니며 싸웠다.

물론 객기에 못 이겨 빠르게 죽긴 했지만.

핏속에 남아있는 그 약효는 아직까지 유효한 모양이었다.


‘만약을 대비해 챙겨온 건데. 이렇게 써먹을 줄이야!’


처음엔 자신이 마시려고 했다.

그러다 소녀를 만나고 생각이 바뀌었다.

여차하면 소녀에게 먹일 생각이었지만 이제까지 참아온 것은 그 효과를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다행이네. 뜻대로 효과가 나타나서.’


화장실 사투에서 어떤 아저씨가 마셨던 것은.

힐링 포션 따위가 아니었다.

그 이상의 무언가였다.

그게 무엇인지는 소녀가 알고 있었다.


“나한테 뭘 먹인 거야?”


엘릭서.

그 효과와 비슷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만신창이가 됐던 자신이 이렇게 살아나는 게 말이 안 됐으니까.


“나도 몰라. 무슨 포션 같은 거였는데...”

“이건 엘릭서잖아?”


범인이 마시게 되면 힘이 장사처럼 세지고 건강해지는 정도겠지만.

그녀처럼 능력자가 마시게 되면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된다.

다 죽어가던 몸도 되살아나고, 잃었던 힘도 되찾게 된다.

엘릭서가 신비의 영약이라 불리는 이유였다.


“엘릭서? 아 이게 그 엘릭서였구나. 어쩐지 그 아저씨 힘이 장사더라고.”


입가에 흘러내리던 피를 손등으로 쓱 닦아내고 놓았던 장검을 다시 잡았다.

지금이라면 가능성이 있었다.

이 던전의 보스를 격파하고 무사생환할 가능성이!

소녀는 순식간에 일어섰다.

상황은 시초를 다투고 있었다.

가장 최전선에서 보스의 모든 딜을 받고 있던 오크 주술사는 이미 한계.

버티고 서 있는 게 용할 정도였다.


‘지금이야.’


소녀의 눈빛이 맹수처럼 강렬해진다.

소녀는 적을 향해 내달렸다.

칼을 고쳐 잡는다.

오크 주술사가 사력으로 만들어놓은 찰나의 틈새를 파고들어.

적의 심장부까지 그대로 질주.

이어 내리긋는다.

이 안의 공포를 벤다.


“좋았어!”


영민의 입에서 육성으로 터져 나오는 환호성이 있었다.

뉴비인 그가 봐도 싸움의 끝이 보인 것이다.

정확하게 사선으로 절단 난 보스의 얼굴 형상이 스르르 무너지며 싸움의 끝을 알렸다.

이어 떠오르는 메시지는 반가운 걸 떠나 흡족할 정도였다.


-레벨이 상승합니다.

-레벨이 상승합니다.

-레벨이 상승합니다.

-스탯이 추가됩니다.

-스탯 추가를 통해 플레이어를 보다 강하게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 Lv. 9 차영민 】

◇속성 : 생체-무장갑

◇스탯 8

신체[H] : 5

감각[S] : 5

정신[M] : 5

마력[A] : 0

◇특전 : [EX]배달의 세계

◇특성 : 無

◇기술

[Q] : 無 [W] : 無 [E] : 無 [R] : 無



뉴비에게 A급 던전의 경험치는 작지 않은 편이었다.

벌써 9까지 오른 레벨이 이를 증명하고 있었으니까.


‘보스를 잡고 레벨이 3이나 더 올랐어.’


세부적으로 보면 기여도 같은 것도 있겠지만.

그것보다 영민은 이 지옥에서 살아남았다는 게 더 기뻤다.


‘살았어. 살아남았다고! 이 지옥에서.’


그 기쁨도 잠시.

던전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그에게 무언가를 더 보상해주려고 하고 있었다.


-3개의 보상 중 하나를 선택하시오.


1. 특성, [A]강철피부


2. 기술, [Q]불굴의 의지


3. 1000 달란트




3개의 선택지가 주어졌다.

하나는 특성, 나머지는 기술과 돈.

특성과 기술은 이름만 봐도 탱커나 가질 법한 것들이었다.


‘특성은 A등급이야. 등급만 보면 크게 나쁘지 않아 보이는데?’



[A]강철피부

강철처럼 질긴 피부는 철갑 아래 또 다른 철갑이라.

*피부가 거칠어지며 방어력이 상승.

*경질화된 피부는 둔한 움직임의 주범. 감각 -1




다 좋은데 감각 스탯이 마이너스 되는 게 걸렸다.


‘특성이란 게 특전하고 좀 다른 개념인 거 같은데?’


마치 하나를 주면 하나를 가져가는 것처럼.

마냥 이득만 주는 건 아닌 것처럼 보였다.


‘일단 패스. 솔직히 좋은지 모르겠어.’


그 다음 스킬에 대해선 살펴보지도 않았다.

영민은 자신이 가야할 길이 탱커가 아님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결국 돈인가?’


돈을 선택해도 나쁘진 않았다.

액수도 컸고, 돈이 곧 힘이 되는 능력을 가졌으니까.


‘1000달란트면 오크 병사가 몇 마리야? 적어도 다음 던전에서 애를 먹을 일은 없겠네.’


보상을 택함과 동시에 영민의 몸이 휘청거렸다.

1000개의 금화가 인벤토리에 추가되니 그 무게에 짓눌린 것이다.


‘왜 금화를 안 가지고 다녔는지 알겠네.’


금화 한두 닢이야 신경 쓸 것도 없겠지만.

그게 1000개가 모인다면 다른 이야기였다.

이 정도면 차라리 금화를 놔두고 다니는 게 나을 지경.


‘그럼 금화를 평생 놔두고 다녀야하는 건가? 그건 곤란한데.’


친절하게도.

그의 시야에 떠오르는 메시지가 있었다.


-신체 스탯은 플레이어의 신체 능력과 회복력을 증가시키고 인벤토리의 용량 또한 크게 증가시킵니다.


맞아.

나 플레이어였지.

영민은 자신이 플레이어임을 자각함과 동시에 신체 스탯에 대해 알게 됐다.


‘게임의 힘 스탯과 비슷한 모양이야.’


그렇다고 지금 당장 힘 스탯에 투자를 하느냐?


‘아니야. 스탯에 대해선 좀 더 생각해봐야겠어. 당장 필요하다고 찍는 건 아닌 거 같아.’


그리고 다소 힘들긴 했지만 완전히 못 움직일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다 이런 생각이 닿았다.


‘잠깐만. 굳이 내가 들고 다닐 필요가 없잖아?’


영민은 자신의 능력을 개방했다.


-오늘도 당신에게 일상의 병력을 제공 중, 배달의 세계.


솔직히 무게 때문이라면 자신이 아니라 힘 좋은 수하를 부려먹으면 되지 않겠는가?

가장 싼 오크 병사만 해도 3 달란트면 부려먹을 수 있는데.

물론 멍청해서 짐꾼으로 써먹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지만.

아무튼 영민은 업체에 등록된 여러 병력 중 짐꾼으로 쓸만한 게 있는지 찾아봤다.

그러다 한 업체가 눈에 들어왔다.



31. 흑색고블린 상단

★3.0(100+) 짐꾼은 고블린이 쵝오! 흥정 역시 최고인 짐꾼!



상세 검색을 해본다.


[흑색고블린 상단]

1. 흑색고블린

가장 기본적인 짐꾼! 체구는 작지만 끈기와 인내는 최고.

가격 : 30 포인트 리뷰 : 87개



리뷰를 살펴본다.


[큰언니] 리뷰 51 * 평균별점 2.7

쓸만해요. 가격 대비 적당히 부려먹기 좋은 짐꾼 같음. 하지만 돈 좀 있다면 좀 무리해서라도 황금고블린이 나을 듯.

┗사장님 : 큰언니님 정말 감사합니다. 더욱 노력하는 고블린 상단이 되겠습니다.



[버럭마녀] 리뷰 501 * 평균별점 1.0

멍청하고 흥정도 못 하고 돈값도 못함. ㅆㄹㄱ

┗사장님 : 버럭마녀님 다른 업체도 별점테러하시고. 블랙리스트 지정하겠습니다.



[황실근위대장] 리뷰 301 * 평균별점 3.4

가성비가 좋다고 해서 배달시켜봤습니다. 나름 급할 때 쓸만합니다. 근데 장기간 데리고 있으면 밥값이 좀 나갑니다. 체구에 비해 먹는 양이 장난이 아니에요.

┗사장님 : 황실근위대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노력하는 고블린 상단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먹는 건... 아이들이 힘들어서 그런 것이니 너그러이 넘어가주세요.



리뷰를 보니 밥값 유지비 빼고는 썩 나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짐꾼 하나를 부르는데 30달란트나 든다는 게 좀 거슬렸지만.

이번 던전 공략으로 1000달란트를 벌었으니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좋아 이 녀석으로.’


더 중요한 건.

배송료가 무료라는 점이다.

곧 포탈이 열리고 조막만한 흑색고블린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당분간 함께 할 영민의 충직한 짐꾼이었다.


“앞으로 잘 부탁한다.”


고블린은 말없이 영민의 금화를 넘겨받았다.

무게가 상당할 텐데 굳건히 버티고 서 있는 걸 보면 힘은 장사인 모양.


‘하긴 30달란트나 하는 녀석인데 돈값은 해야지.’


금화 문제를 해결했으니 이제 이 던전에서 빠져나가는 일만 남았다.

오크 주술사는 이미 죽었으니 영민은 미동조차 없는 소녀에게 찾아갔다.

다행히도 소녀는 숨을 미약하게 내쉬고 있었다.

엘릭서로 급하게 살려냈다지만 약효가 완전하지 않으니 보스만 죽이고 뻗어버린 모양.


‘고생했다.’


물론 이 말도 빼먹지 않았다.


‘싹퉁바가지.’


소녀를 일으켜 세웠다.

그렇게나 잘 싸우던 괴물이 생각보다 가벼웠다.


‘여기서 나가야 돼.’


이 보스방에서 생존자라고 해봐야 자신과 소녀가 전부일 테니.

영민은 다른 이들은 신경 쓰지 않고 밖으로 나가려했다.

그러다 자신을 막아서는 수많은 해골 병사들과 맞닥트리게 됐다.


‘아직 몬스터가 더 남아있었던 거야? X발 조졌다.’


육중한 철제 갑옷으로 중무장한 해골 병사들의 위압감이 상식을 넘어섰다.

단 한 마리도 쓰러트리지 못할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해골 병사들은 적이 아니었다.

도진.

랭킹 1위가 왔다.


“당신은 뭐야? 그리고 서아는 어떻게 된 거고.”


도진만이 아니었다.

그를 따라온 국가권력급 플레이어가 전부 영민을 둘러쌌다.


“여길 당신 혼자서 처리한 거야? 그렇다면 S급이란 소린데... 그런데 처음 보는데?”

“나도 처음 봐. 그래도 이 정도 실력이면 협회에서 얼굴 한 번 봤을 텐데 전혀 기억이 없어.”

“중국이나 일본인가?”

“걔들은 아니야. 걔들 중에 저렇게 생긴 애는 없으니까.”


오해가 더 깊어지기 전에 영민이 자초지종에 대해 설명해줬다.

자신은 뉴비이며 사실상 던전 공략은 여기 뻗어있는 소녀의 작품이라.

그럼 그렇지.

모두의 관심은 다시 소녀에게 향했다.


“대단한데? 딜러 혼자 여길 다 정리했다고? 팀도 없이?”

“도진이가 말한 것처럼 진짜 잠재력이 있는 모양이야. 팀도 없이 혼자서 공략해버리다니.”

“이 정도면 인정. 보통이라면 불가능하잖아? 그런데...”


도진과 함께하던 여성 플레이어가 영민을 흘겨봤다.


‘뉴비라고? 뉴비치고는 운이 너무 좋은 거 아니야?’


그들의 얼굴을.

영민은 어렴풋이 기억해냈다.


‘국가권력급이잖아?’


세상에 국가권력급 플레이어를 하나도 아니고 팀 단위로 마주하는 날이 올 줄이야.

이건 대통령을 독대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었다.

소녀는 그들에게 넘어갔고, 힐러처럼 보이는 여성에게 치료를 받았다.

몸은 빠르게 회복됐으나 피를 너무 많이 흘려 의식은 아직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이때 영민은 랭킹 1위라는 도진에게 관심이 갔다.

그의 아랫도리에 관심이 생긴 건 아니다.

낯이 익었다.


‘어디서 봤는데... 어디서 봤더라?’


랭킹 1위니까 TV나 매체에서 많이 봤겠지.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아 맞다.’


아까 보스방에서 우연히 보았던 환영 속에서.

영민은 고고한 한 여인 앞에 머리를 조아리던 한 남자가 떠올랐다.


‘설마 아니겠지?’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그보다 더 충격적인 사실이 영민을 기다리고 있었다.


-추가 보상이 지급됩니다.

-9000 달란트를 수령했습니다.


‘뭐, 뭐지? 9000달란트? 갑자기 왜?’


-앞선 순위의 플레이어가 보상을 수령하지 않을 경우.

-지급되는 추가 보상입니다.


아... 뻗어버린 싹퉁바가지 때문에 얻게 된 추가 보상이었다.

영민은 속으로 외쳤다.


‘나이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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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시킨 병력이 던전을 찢음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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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03 A급 던전 24.09.17 354 14 12쪽
12 #03 A급 던전 +1 24.09.16 414 13 11쪽
11 #03 A급 던전 +1 24.09.15 496 12 11쪽
10 #02 플레이어 협회 +1 24.09.14 546 18 12쪽
9 #02 플레이어 협회 +2 24.09.13 576 16 11쪽
8 #02 플레이어 협회 +4 24.09.13 605 17 10쪽
7 #02 플레이어 협회 +2 24.09.12 656 18 12쪽
» #01 배달의 소환사 +3 24.09.11 706 21 11쪽
5 #01 배달의 소환사 24.09.10 741 20 11쪽
4 #01 배달의 소환사 +1 24.09.09 820 24 12쪽
3 #01 배달의 소환사 +4 24.09.08 894 22 12쪽
2 #01 배달의 소환사 +3 24.09.06 949 22 11쪽
1 #00 프롤로그 +4 24.09.06 1,174 2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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