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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엘] 님의 서재입니다.

LSD[Last Sweet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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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엘]
작품등록일 :
2014.07.15 23:28
최근연재일 :
2017.03.03 01:19
연재수 :
4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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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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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글자수 :
176,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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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9.27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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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부 2장 – 격명(搹命)

DUMMY

한 손에 도시락을 든 채, 미엘과 같이 걸어가고 있는 도중 방금 미엘과의 대화 때문인지 계속 어색한 기운만 감돌았다.

미엘에게 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은데 그 슬픈 목소리가 걸려 계속 주춤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엘이 입을 열었다.

“난 그저 평범하게 사는 것이 부러웠어. 남들의 눈치를 보면서 지내는 것이 아닌 남들처럼 서로 얘기하며 웃고, 화내고, 울어보고, 처음 보는 것에 감탄하면서 지내고 싶었어. 하지만 그러한 생활이 독이 되는 세상에서 지내오고 나서부턴 내 얼굴은 서서히 표정을 지워갔지.”

느닷없이 나온 미엘의 말에 난 그저 멍한 느낌과 함께 고개를 숙이며 걸어갔다.

공감이 안 되는 이유는 내가 미엘이 지내온 환경과 다른 환경에서 지내온 것 때문일 것이다.

공감을 해주고 싶어도 마음속에서 이해가 되질 않으니 섣부른 맞장구는 그저 어색함만 더 늘릴 뿐이겠지.

이런 시덥잖은 생각만 하며 걸어가고 있는 와중에도 미엘은 조용히 위를 보며 말했다.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왔지만, 결국 돌아온 것은 피의 바람뿐이었어. 그 피 바람을 피하기 위해 난 조용히 그 세상을 벗어나기로 마음먹었지. 그런데 그 와중...음?”

말을 하고 있는 도중 미엘은 표정을 바꾸며 한 곳을 노려보았다.

노려보았다고 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슬픈 목소리와 같이 보이던 그 표정은 한 순간에 사라지고 냉정함이라는 감정만을 내보내고 있었다.

“숨어서 남의 과거사 들을 생각 하지 말고 얼굴을 보이는 것이 어때? 프키루.”

그러자 미엘이 노려본 곳에서 흰 옷자락이 보였다.

“이야이야~놀랐습니다, 미엘님. 조심한다고 조용히 왔는데도 들켜버리는군요!”

두 손을 위로 들며 등장하는 영국풍의 신사. 저 모습은 내 머릿속에 확실하게 남아있다. 저 사람 때문에 나의 생활이 급변하기 시작했으니...

난 한 곳으로 빠르게 달려가 건물 구석진 곳에서 심장에 영기를 모았다.

육체와 영혼이 분리되는 감각이 지나간 뒤에 난 미엘에게 달려갔다.

“흠, 역시 세라핀은 아무리 봐도 신기하단 말이죠. 이미 사라져버린 종족을 보는 감각은 익숙해지질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당신을 납치하기로 하죠.”

갑자기 등장해놓고 납치하다니? 날 무슨 이유로?

“웃기지마. 내 계약자에게 손대는 순간 넌 죽음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내 계약자를 데려가면서 나와 싸울 수 있을 정도로 내가 우습게 보인 것인가?”

프키루의 말에 미엘은 인상을 쓰며 말했다.

하지만 프키루는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물론 미엘님을 그 상황에서 맡는 건 저의 힘을 넘어서는 일이라서 말입니다. 그래서 저 혼자 안 할 생각입니다.”

말을 끝낸 뒤 박수를 친 프키루의 뒤에 세 개의 그림자가 보였다.

그 중 하나는 내가 아는 모습을 취했다.

꽈악-

그 모습을 본 순간 난 손에 힘을 주며 앞으로 뛰어나갔다.

“넌 그때!”

빠른 속도로 영보를 타고 검을 휘두르는 나를 그 그림자는 한 손으로 막아내며 입을 열었다.

“오랫만이라고 하기엔 아직 하루도 안 지났군. 그 짧은 시간동안 힘이 좀 쎄진걸까? 훗”

그 그림자에 색깔이 입혀지며 한 인물을 드러냈다.

내 앞에서 아이를 터트리던 그 괴력의 소유자. 그 아이를 순간 아리카와 겹쳐보며 구해주려던 날 그대로 날려버리고 힘의 차이를 느끼게 했던 그 존재는 그저 가볍게 나의 칼을 막으며 웃어보였다.

왠지 저 표정이 더 열 받는단 말이지? 난 그 상태로 가만히 있을수는 없어서 그 존재의 가슴을 차며 뒤로 빠졌다.

“흠, 속도는 빨라진거 같은데 힘은 없단 말이지. 어때? 한번 더 해보는건?”

뒤로 물러간 나를 향해 손가락을 까딱까딱하는 그 존재를 보며 이를 갈고 있던 나를 미엘은 손을 내밀며 막았다.

“지금 참아. 프키루의 목적은 너야. 너가 섣불리 나와 떨어지면 어떻게 당할지 몰라.”

그리고 손에 칼과 총을 소환하며 미엘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난 급하게 머리를 회전시키며 계산하기 시작했다.

분명히 저들이 노리는 건 나. 그렇다면 미엘과 시간벌기의 태세를 취해도 쉽게 나를 납치해갈 수 있겠지.

그렇다면 난 너희들이 바라는 대로 미엘과 떨어져주마.

“미엘, 잠시만.”

“음? 사랑의 속삭임입니까? 이거 부럽군요.”

능청스럽게 나랑 미엘을 보며 한 손을 턱에 괴며 말하는 프키루를 무시한 채 난 미엘에게 계속 귓속말을 했다.

물론 그 말을 들은 미엘은 프키루를 째려봤지만 그는 그저 웃으며 어깨를 으쓱했을 뿐이었다.

“이것뿐이야? 좀 더 현실적인 방법을 말할 줄 알았는데.”

“너가 결정한 선택에 책임을 지도록, 하운.”

미엘은 얼굴을 찌푸리며 나에게 말했고, 그 귓속말을 들은 키렌은 엄숙한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걱정 마. 내가 뱉은 말엔 확실하게 책임을 질거야.”

“휴우...”

미엘은 나의 말에 한숨을 쉬며 손가락을 튀겼다.

파아아앗-

봉인진이 펼쳐지는 소리에 맞춰 미엘은 나의 목에 이빨을 넣었다.

아직까지 익숙해지지 않는 꺼림칙한 느낌을 온 몸으로 느끼며 난 그저 칼을 고쳐 잡았을 뿐이다.

슈우우욱-

내 목에서 이빨을 뗀 미엘은 검은 머리와 검은 눈동자를 붉게 물들이며 전방을 주시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세라핀이 된 계기가 이렇게 피를 빨려서였지. 그땐 왕의 피라던가 뭔가가 내 몸 속으로 들어왔었는데, 지금은 그저 피를 빨리는 느낌만 났다.

“그럼 시작할게.”

내가 말하자마자 미엘은 고개를 끄덕이며 앞으로 돌진했다.

나보다 싸우는 법을 더 잘 아는 미엘은 걱정할 필요 없을 것이다.

“그럼 넌 나랑 싸워보자고. 혹시 저번처럼 똑같이 당하는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말이야.”

저런 도발에 넘어가면 솔직히 지는 기분이지만, 난 그 도발에 응해주기로 했다.

“걱정 마! 저번처럼 쉽게 나가떨어지지는 않을테니!”

그 말을 뒤로 난 영입자를 발밑으로 모아 빠른 속도로 그 존재를 향해 날아갔다.

“호오? 빠른 속도로군.”

“칭찬 고마워!”

순수하게 감탄하는 표정을 본 나는 예를 표하며 검을 횡으로 빠르게 휘둘렀다.

하지만 그 검을 가볍게 받은 그 존재는 나머지 한 손을 앞으로 내질렀다.

이 정도 주먹은 가볍게 받을 수 있어!그렇게 생각하며 팔을 재빠르게 교차시켜 막은 나는 뒤로 튕겨나갔다.

콰앙-!

건물의 벽이 등을 강타하며 부서져 내려갔다.

“고작 이 정도로 나가떨어지다니...저번이랑 틀려진게 없잖아?”손을 가볍게 털며 앞으로 걸어오는 그 존재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라도 안하면 너가 기분 나빠하지 않겠어?”

“하하핫! 조금은 성장했다는 허세인가? 그럼 그딴 허세 내가 벗겨주마!”말이 끝남과 동시에 앞으로 주먹을 내질러 오는 그 존재를 보자마자 난 땅을 발로 찍었다.

콰아아앙!

밑의 지면이 부서짐과 동시에 그 존재는 놀란 소리를 냈다.

“뭣? 지면을 부수었다고?”

지면을 부순 건 너의 주먹을 피하기 위한 임시방편이지만 말이지.

난 그 상태로 영입자를 밟으며 위에서 쏟아지는 파편을 피하기 시작했다.

목숨을 건 묘기를 부리는 서커스단에 있다면 이런 느낌을 계속 느낄지도 모르겠다.

위에 내려오는 파편들은 인정사정없이 나와 그 존재를 향해 빠른 속도로 떨어졌고, 나는 피하고 있지만, 그 존재는 파편을 주먹으로 부수면서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흠...역시 아직 부족한가...”

난 지면을 밟고 서자마자 생각하기 시작했다.

지면을 부순 건 좋았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 물론 부서진 지면은 봉인진이 알아서 수복해주겠지.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던 사이, 그 존재도 지면을 밟고 서있었다.

“재밌군. 내 주먹 하나를 피할려고 지면을 부수다니.”

“음? 재밌다는 말을 해주다니. 이건 나름 칭찬인데 말이지?”

그 존재를 향해 최대한 빈정거린 난 칼을 다시 고쳐잡았다.

하지만 그 동작 뒤로 내 머리는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아무런 효과 없는 파괴는 안하느니만 못하다. 그렇다면 계속 붙어있어야겠지만, 상대방은 주먹, 나는 칼.

당연한 얘기지만 내가 들고 있는 칼의 거리는 주먹보다 길다. 그 상태에서 붙어있다는 선택지는 나 자신에게 패널티를 주는 것이다. 하지만 난 그 생각을 뒤로 한 채 그 존재를 향해 다시 돌진했다.

“칼을 들고도 제대로 못 쓰는 놈이 상대라니! 이건 재미없군!”나의 동작을 받기 위해 가드를 취하는 그 존재는 나의 다음 행동에 깜짝 놀랐다.

당연히 칼을 휘두를 거라 생각해서 취했던 가드는 나의 발차기에 의해 옆으로 각도를 바꿨다.

“뭐라고?”“칼을 들고 있다고 해서 칼만 쓰는 건 아니지!”

발차기의 반동을 이용해 재빨리 한 바퀴 돈 나는 칼로 왼쪽 발목을 쳤다. 아쉽게도 반시계 방향으로 돌게 되어 칼등으로 치게 되었지만, 발목에 충격은 주겠지.

“크으윽...”

그 증거로 그 존재는 중심이 살짝 무너지며 아픈 소리를 내고 있었다.

난 그걸 기회로 생각해 뒤로 살짝 물러서며 칼을 내리 그었다.

“흥!”

그러나 그 존재는 코웃음을 치면서 왼손을 위로 들어 내 칼을 막았다.

‘막아줘서 고마워!’

난 그렇게 생각하며 오른발로 그 존재의 턱을 걷어찼다.

“윽!”

신음 소리를 내는 그 존재를 보며 난 웃음을 지었고, 그 존재는 나에게 걷어차인 턱을 빠르게 내리며 옆으로 주먹을 휘둘렀다.

난 칼로 재빠르게 그 주먹을 막으며 그 회전을 이용해 그 존재의 어깨 쪽을 그어내렸다.

그러자 그 베인 틈 사이로 검은 연기가 나왔다.

저 검은 연기가 피인건가?

“크으윽...”

그 존재는 자신의 베인 어깨를 한 손으로 감싸 안으면서 주저앉았다.

“역시 강화되어 있는 건 팔과 주먹뿐인가?”

난 조용히 그 존재를 보며 말했다.

“그렇다. 난 주먹으로 싸우는 스타일이라 나의 행동을 방해하게 하는 어깨의 강화랑은 잘 안 맞거든. 그나저나 고작 두 번 싸워보는 건데 잘도 알아냈군.”그 존재는 베이지 않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고, 난 그저 그 존재를 조용히 보고나서 뒤돌아섰다.

“어쨌든 어깨와 발목을 당했다면 넌 지금 나랑 못 싸워. 저번에는 너가 이겼고, 이번엔 내가 이겼으니, 마지막 승부는 다음에 내보자고.”

난 그 존재의 대답도 듣지 않은 채 재빠르게 미엘이 싸우고 있는 방향으로 달려갔다.


작가의말

죄송합니다ㅠㅠ

일요일에 아프고, 학교에서 제 학적에 문제가 생겨 해결하고 오느라 늦게 올립니다ㅠㅠ

죄송하다는 의미로 내일도 한편 올릴게요...

기대하셨을 독자분들께 죄송하다는 말밖에 안나오네요ㅠㅠ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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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0부 1장 - 인세(印勢) 16.01.07 340 0 8쪽
16 0부 1장 - 인세(印勢) 15.12.19 179 0 11쪽
15 0부 1장 - 인세(印勢) 15.04.14 389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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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0부 1장 - 인세(印勢) 14.09.18 34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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