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따사로운 햇빛처럼.

환수X헌터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모티보
작품등록일 :
2019.04.02 04:48
최근연재일 :
2019.04.05 12:05
연재수 :
6 회
조회수 :
485
추천수 :
6
글자수 :
29,598

작성
19.04.05 12:05
조회
48
추천
1
글자
11쪽

휴가지에서 생긴 일(1)

DUMMY

동대륙에 위치한 국가 아젤룬의 지방 도시 탈루드. 아카데미가 위치한 아룬드로부터 마나모빌(탈 것의 한 종류)을 타고서 약 이틀 가량을 이동해야 닿는 거리에 있으며 지방 도시답게 혹시 모를 몬스터의 침입을 대비해 거대한 성벽이 도시 외곽을 둘러싸고 있었다.


오토모빌이 돌아다닐 수 있도록 잘 정비된 도로는 한산했기에 일행은 여유롭게 탈루드의 시가지를 관람하며 마침내 대저택이 위치한 곳에 다다를 수 있었다. 도시가 한 눈에 내려다보일 정도로 솟아 있는 언덕 위에 지어진 대저택, 헤롤드의 집이자 탈루드의 대지주, 알렉시스 백작 가문이 자리잡고 있는 곳이다.


일행은 대문을 통과해 현관까지 가는 길에 다양한 복장을 갖춘 사람들이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무슨 일 있나? 궁금증을 자아내던 일행이 본 것은 쓰러져 있는 모습이었는데도 그 높이만 2미터에 달하며, 만약 서 있었다면 3미터는 되었을 거대한 괴물의 사체였다. 네발이 달렸고, 주둥이가 길게 튀어나온 것이 포유류의 그것과 닮았는데 딱히 비교할 만한 동물은 없었다. 기존에 알려진 몬스터와 일치하는 특징도 찾기 어려운 것이 처음 발견된 듯 하다. 특징이라면 여기저기 관통당해 몸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피를 흘린 흔적이 거의 없었다. 레이에게는 낯설지 않은 모습이다. 이 모습은 마치.


“상처부위가 모두 얼어 있는 것 같아. 얼음을 다루는 헌터하고 싸웠나봐.”


항상 무언가 접하면 습관적으로 탐지를 시험해보는 루다가 탐지를 통해 확인된 현상을 설명해주었다.


‘설마.’


레이의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지만 일 때문에 출장간다고 했던 사람이 이 곳에 있을리는 없을 것이다. 그나저나 이렇게 깔끔하게 잡은 것을 보면 실력이 좋은 헌터임에는 틀림없어 보였다.

일행이 처음 보는 몬스터의 사체를 구경하고 있자 현장을 지휘하던 인물이 이를 발견하고는 일행에게 다가섰다.


“도련님, 오셨습니까?”


“아, 카일 아저씨 오랜만에 봐요.”


“안그래도 오신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럴게 아니라 안으로 드시지요. 백작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처음 보는 몬스터의 사체에 호기심이 일었지만 일행은 우선 카일의 안내를 따라 저택 안으로 들어섰다. 곧바로 응접실로 안내된 일행은 헤롤드의 아버지, 알렉시스 백작과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이름 있는 귀족 가문의 수장이라 다소 날카로운 이미지를 상상하고 경직되었던 일행은 헤롤드와 닮은 서글서글한 인상과 부드러운 말투로 환영해주자 한결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한참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한 젊은 여성이 응접실로 들어섰다. 은빛 단발 머리를 한 젊은 여성의 얼굴이 일행을 보자 놀랐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어라?”


“이모?”


이 곳은 분명 헤롤드의 집이었다. 그리고 레이 자신은 헤롤드의 가족에게는 굳이 라일라와의 관계를 밝히지 말자고 했었다. 그런데 라일라가 이곳에 있다니.


“망했네.”


“무슨 뜻이냐?”


“아냐. 그보다 무슨일로?”


“의뢰 수행 중에 갑자기 몬스터가 출몰했다고 해서 마침 근처에 있다가 퇴치했지. 그 뒤로는 여기 백작님한테서 초대를 받아서 말야. 너 친구네 간다고 했던게 여기였구나? 그럼 편지에 적었던 동료들이 저 친구들이겠네? 만나서 반가워요. 요녀석 이모인 라일라입니다.“


“세상에, 정말 라일라님이다.”


루다와 탈리시아는 동경의 눈빛을 담아 바라봤다. 전 세계 여성 헌터 뿐 아니라 모든 헌터를 통틀어서도 정점에 이른 존재, 전장에서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 때문에 세간에서 얼음마녀라고 칭하는 존재가 이렇게 살갑게 인사해주다니. 남들은 접하기 힘든 또 다른 모습을 접하는 특혜를 받은 것만 같았다.

헤롤드와 라츠는 그들대로 감격에 겨워하고 있었다. 심지어 라츠는 ‘내가 라일라님의 손을 잡았어. 이 손은 절대 못 씻어.’ 라며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허허, 헤롤드의 친구 중에 라일라님의 조카가 있었다니. 인석아 왜 미리 알려주지 않은게냐?”


“아버지도 참, 내 친구인게 더 중요하잖아요. 저도 라일라님을 이렇게 보게될 줄은 몰랐었고요.”


“하긴 네가 간간이 보내온 소식도 그렇고, 아까 이야기를 나눠봤을 때도 느꼈지만 다들 바른 친구들인 것 같더구나. 그렇지. 누구의 조카나 자녀인지보다는 네 친구들이란게 가장 중요하지. 허허.”


네 덕에 점수좀 딴다. 헤롤드가 알렉시스 백작 몰래 레이에게 윙크를 했다.


“아, 이럴게 아니라 피곤들 할텐데 우선 짐부터 풀고 쉬도록 하렴. 여기 이 아이들에게 방 좀 안내해주게나.”


곧 시녀 한명이 들어와 레이와 일행을 이끌고 사라졌다.


알렉시스 백작의 얼굴에서 인자한 미소가 옅어지며 살짝 굳어버린다. 라일라가 나타난 이유, 이제 그것을 논의 해야할 때였다.


“라일라님 덕분에 별다른 피해 없이 몬스터를 제압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별말씀을요. 마침 근처에 있었기도 하고, 무엇보다 몬스터로부터 시민들을 지키는 것 또한 헌터의 의무이기도 하고요.”


“그리 말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군요. 헌데 여태껏 ······.”


“몬스터가 출몰하는 외곽지역과는 한참이나 동떨어진 곳에 느닷없이 몬스터가 출몰했죠. 그것도 도감에 등재되어 있지 않은 신종이요.”


“마치 대낮에 하늘에서 뚝 떨어진 듯한 느낌입니다.”


“안그래도 헌터관리국에 문의해봤는데 차원결계로부터 이상 현상이 발생한 기록은 없다고 해요. 그렇다면 몇 가지 범위로 추측이 가능하겠죠.”


“누군가의 밀반입이라거나 여기서 만들어졌을 가능성도 있겠군요. 하지만 외성의 입구는 경비 인력이 상주하며 지키고 있거늘.”


“지금으로서는 무엇하나 확신하기는 어렵다고 봐요. 그냥 몰래 들어왔을 수도 있고, 정말로 땅에서 솟았을 가능성도 있고요.”


“혹시 지금 수행 중인 의뢰와의 연관성은 없겠습니까?”


알렉시스 백작의 질문에 라일라도 잠시 고민을 해보았으나 역시나 섣불리 판단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었다.


“글쎄요. 제가 찾고 있는 것과의 직접적인 접점은 없어보이는데 또 모르죠. 아무튼 이 일은 헌터 관리국에 보고해 뒀으니 조만간 조사 인력이 파견 나올거예요.”


“허허 그나마 다행입니다. 참, 라일라님께 개인적으로 부탁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무슨 부탁이죠?”


“아들놈이 말하기를 이번에 이곳에서 수련을 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헌데 이렇듯 몬스터가 출몰한 것을 보니 걱정이 돼서 말입니다. 고용 중인 헌터는 하필 지금 같은 시기에 휴가를 가서는 ······.”


적이 많거나 몬스터의 출몰이 잦은 곳의 귀족들은 복수의 헌터를 고용해서 자신을 포함한 가족들을 지키도록 한다. 하지만 이곳 탈루드는 몬스터의 출몰도 비교적 적었고, 알렉시스 백작 가문은 대지주라곤 해도 세간의 평판도 좋았다. 굳이 헌터를 고용해야할 정도의 적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다보니 저택을 지키는 최소한의 사병들을 제외하고는 단 한 명의 B급 헌터만을 고용한 상태였다. 그런데 하필 그 헌터가 며칠 전에 휴가를 내고 자리를 비운 사이에 일이 터진 것이다.


“아, 그거라면 그다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그 아이들이라면 몬스터가 나타나도 제 한 몸은 건사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렇지만 ······.”


레이가 같이 있는데 고작 그정도 몬스터 따위가. 굳이 덧붙이지는 않았지만 레이와 같이 있기에 안심하고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자식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을 쉬이 물리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하긴 했다.


“그럼 이렇게 할까요. 저도 조사할 것들이 있어서 한동안 탈루드에 머물러야 하는지라.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아이들이 수련하는 곳 근처를 돌아보도록 할게요.”


“아 그렇게만 해주신다면야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것도 의뢰라면 의뢰, 비용은 어떻게?”


“이번에는 제 조카도 관련되어 있으니까요. 그냥 며칠 여기에서 신세 좀 질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지내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모시겠습니다.”


‘의뢰비는 아쉽지만 아늑한 침실도 구하고, 레이녀석 하는 거 구경도 하고. 이거야말로 이득!’


속마음이야 어찌되었든 라일라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알렉시스 백작과 인사를 나눈 후 응접실을 나섰다.


* * *


탈루드 모처에 위치한 연구시설 안.


하얀 가운을 입은 초로의 남성과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검은색 정장 차림의 젊은 남성이 한 자리에 있었다.

상석에 앉아 있던 초로의 남성이 젊은 남자를 바라보며 물었다.


“탈주한 실험체에 대해 알아봤나?”


“예. 라일라 슈미트가 근처에 있다가 발견 즉시 사살했다고 합니다.”


“그 X급 헌터? 하필 걸려도······.”


헌터의 등급을 나눌 때 일반적으로 S급을 측정 가능한 최대 등급으로 보고 있으나 몇몇 측정 불가의 헌터를 칭하는 칭호가 X급이었다. 즉 X급이라 함은 세상에 존재하는 헌터들의 정점을 의미한다. 하필이면 X급이라니. 이것은 뒤로 넘어졌는데 코가 깨지는 것을 넘어서 안면까지 함몰될 판이지 않은가.


“실험체의 발각 위치는?”


“알렉시스 백작가와 인접한 저수지 일대였다고 합니다.”


“그나마 거리는 벌어졌군. 혹시 라일라가 무슨 일로 와 있는지 알아냈는가?”


“모종의 의뢰를 수행 중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실험체와 조우한 것은 단순한 우연이었다고 합니다. 이곳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시기기 좋지 않아. 이런 때에 실험체를 노출 시킨 것도 모자라 라일라 슈미트와 엮일 줄이야.”


“담당자는 처리했고, 모든 출입구를 외부에서 들어오지 못하도록 봉쇄했습니다.”


상석의 남성은 조치가 마음에 들었는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일말의 불안감을 떨치지 못한 듯 굳어진 표정을 풀지 못했다. 그의 속마음을 읽은 젊은 남성이 한마디를 덧붙였다.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설사 라일라 슈미트에게 연구시설이 노출된다고 하더라도 실험동으로 유인할 수만 있다면 충분히 처리할 수 있습니다.”


“그렇긴 하겠네만, 개인적인 바람으론 이대로 사라져 줬으면 좋겠군. 쓸데없는 기우였으면 좋겠다네.”


“라일라 슈미트의 동향은 계속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젊은 남성은 상석의 남성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물러났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본문 중에서 직접적 또는 상세하게 표현하지는 않은 부분들이 있어 코멘트로 남깁니다.

귀족의 설정은 현대사회와 귀족 신분이 어우러진 형태로 잡고 있습니다.

현대사회처럼 귀족의 혈통은 있되 중세 귀족의 권위는 없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어느정도 과학과 마나가 어우러져 발전한 상태를 상정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환수X헌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다른 글 우선 진행으로 본 글은 잠정 중단합니다. 19.04.06 48 0 -
» 휴가지에서 생긴 일(1) 19.04.05 49 1 11쪽
5 의문스러운 기대주(2) 19.04.04 56 1 15쪽
4 의문스러운 기대주(1) 19.04.04 51 1 13쪽
3 하늘에서 뚝 떨어진 아이(3) 19.04.03 74 1 12쪽
2 하늘에서 뚝 떨어진 아이(2) 19.04.02 90 1 7쪽
1 하늘에서 뚝 떨어진 아이(1) 19.04.02 165 1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