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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해안 님의 서재입니다.

진화하는 무인도 힐링 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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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해안
작품등록일 :
2023.05.10 11:40
최근연재일 :
2023.05.18 12:20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1,776
추천수 :
86
글자수 :
56,820

작성
23.05.18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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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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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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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배드민턴을 하다.

DUMMY

[빙의 18일차]


희준이 오늘도 상쾌하게 일어났다. 물론 양 옆 푹신 덩어리들의 볼따구를 잡아당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버써 아치이냐, 팽...”


“아프다냥...!”


“푸하하. 미안해. 잡아당겨보고 싶었어.”


치즈처럼 쭉 늘어나는 미로의 볼따구를 더 잡아당기고 싶었지만 아프다니 그만 두었다.


“이리 나와. 아침 먹자.”


희준이 기지개를 한번 피고 냉장고로 곧장 향했다. 그리고 감자와 옥수수를 5개씩 꺼냈다.


“오늘 아침은 감자랑 옥수수 삶아서 먹는걸로 어때?”


“좋다냥.”


“뭐든 좋으니까 빨리 먹고싶다, 팽.”


희준이 피식 웃고는 아침 준비를 했다. 아침 준비라고 해봤자 냄비에 물을 채우고 옥수수를 집어넣은 다음 모닥불에 올리는 것 뿐 이었지만.


“우리 옥수수 삶아지는 거 기다리는 동안 감자나 캐자.”


희준이 나무 괭이를 챙겨 들었다. 아델과 미로가 희준을 따라 쫄래쫄래 감자 밭으로 향했다.


푹.


조심스럽게 감자를 캐는 희준. 미로도 이제는 저번과 같이 폭주하지 않고 침착하게 감자를 캤다. 다 같이 협력해서 캐자 감자 정도는 금방 캤다.


“다 해서 32개다, 팽,”


“오, 이번에는 꽤 많이 자랐네.”


희준이 밭 한 곳에 몰려있는 감자를 만족스럽게 쳐다봤다. 역시 농사는 할 때는 힘들지만 하고나면 보람찼다.


“이제 옥수수 다 된거 아니냥?”


미로가 냄비를 가리키며 말했다.


“어디 보자.”


희준이 냄비를 열어 옥수수를 확인했다. 옥수수는 미로의 말대로 잘 삶아져 있었다.


“다 됐네. 이제 먹자.”


희준이 냄비에 있는 뜨거운 물을 밭에 있는 잡초에 뿌렸다. 잡초를 죽여 작물을 더 잘 자라게 만들기 위함 이었다.


희준이 옥수수가 들어있는 냄비를 들고 오두막 안의 식탁으로 향했다. 얼마만의 식탁과 의자인가. 역시 문명인은 바닥이 아닌 식탁에서 밥을 먹어야 진짜 식사를 하는 느낌이 났다.

식탁에 둘러 앉은 희준 일행.


후- 후-


오두막에는 한 동안 뜨거운 옥수수를 식히기 위해 바람을 부는 소리 밖에 나지 않았다.

뜨거운걸 잘 먹는 왕왕이를 필두로 일행이 옥수수를 먹기 시작했다.


우걱우걱. 냠냠.


“달다.”


역시 언제 먹어도 달고 맛있는 옥수수였다. 희준 일행이 순식간에 옥수수 하나를 끝장냈다.


“나는 거북이 섬한테 삶은 옥수수 바치고 올게. 너희는 감자 삶을 준비하고 있어줘.”


희준이 삶은 옥수수 하나를 들고 제단으로 향했다.


“삶은 옥수수 먹고 싶다고 했지? 자, 여기 있어.”


삶은 옥수수를 제단에 올려두자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리고 나온 상태 메시지.


[거북이 섬이 감동받았다고 말합니다!]

[보상]

[나무 배드민턴 채 4개, 배드민턴 공]


“와! 지루할 때 하면 딱 이겠는데? 고마워!”


센스 하나는 끝내주는 거북이 섬이었다. 희준은 섬 생활에 만족하고 있었지만, 가끔 지루할 때가 있었는데, 그럴때면 낮잠을 자는거 밖에 할 수 있는게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애들아, 배드민턴 하자!”


희준이 배드민턴 채를 들고 모닥불 앞으로 돌아왔다. 마침 감자도 아델과 미로가 삶고 있는 중이었다.


“배드민턴? 그게 뭐냐, 팽?”


“그냥 공 주고 받으면 돼, 못받고 떨어뜨리면 지는거야.”


“뚱뚱한 아델한테는 불공평한 게임이다냥.”


미로가 앞발을 핥으며 아델을 도발했다.


“아! 펭귄은 원래 이렇게 생겼다고 말했지 않냐, 팽! 그리고 나도 배드민턴 잘 할 수 있다! 이 쭉쭉 늘어나는 고무 동물!”


맞도발을 하는 아델. 미로와 아델의 사이에서 전기가 흐르듯이 파지직 거렸다.


“하하하. 그럼 너희 둘이 시합한번 해볼래? 내가 심판할게.”


희준이 깔깔 웃으며 심판을 자청했다. 아델과 미로도 희준이 심판을 보는 것에 승낙했다.


“봐주지 않겠다, 팽.”


“냥- 이왕 하는김에 내기하는거 어떠냥?”


“무슨 내기 말이냐, 팽.”


“진 사람이 이긴 사람한테 삶은 감자 주기. 어떠냥?”


“......”


잠시 말이 없어진 아델이었다. 그걸 본 미로가 그 순간의 정적을 가만 두지 않았다.


“역시 자신감 없구-”


“좋다, 내기 하자, 팽!”


도발에 넘어간 아델.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미로한테 절대적으로 유리한거 아닌가...?’


솔직히 희준은 미로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었다. 펭귄은 애초에 바다에서 빠른 동물이지, 육지에서는 느리기 때문이었다. 당장 화내면서도 뒤뚱거리고 있는 아델을 보면 이미 정답은 나와 있었다. 반대로 미로는 민첩한 고양이였고.


'뭐가 됐든 나한텐 상관 없지, 뭐. 보기에 재밌으면 그만이니까.“


희준은 누가 이기든 상관 없었다.


“자, 그럼. 준비 하시고. 서브는 누가 먼저 할래?”


“...서브가 뭐냐, 팽.”


“풉. 먼저 공을 치는걸 말하는거다냥.”


“...바다에서는 배드민턴 안해서 모른다, 팽.”


끊임없이 아델을 도발하는 미로. 아델의 정수리에서 연기가 나는 듯 했다.


“자자, 그만 싸우고. 그래서 서브는 누가 할래.”


“내가 해도 되냥?”


“마음대로 해라, 팽.”


희준이 미로에게 공을 넘겼다. 자신감 있게 공을 건내 받은 미로.


‘대활약을 해서 희준에게 칭찬 받을거다냥.’


미로는 이미 칭찬 받을 생각에 폭주 상태였다. 미로가 공을 띄우고, 배드민턴 채로 강하게 올려 쳤다.


“바로 끝낼거다냥, 뚱뚱한 새!”


슝-


배드민턴 공이 하늘 높이 떠올랐다. 미로의 전력을 담은 스윙이 빛을 발한 것이다.


“이 정돈 아무것도 아니다, 팽!”


아델이 공을 치기위해 뒤뚱뒤뚱 공의 궤적을 따라 뛰는데.


쿵!


“아야!”


아델이 뒤를 안보고 뛰다가 나무에 부딪혔다. 그만 공을 시야에서 놓친 아델. 그리고 몇 초가 지났다.


“이럴수가,,, 내가 진거냐, 팽?”


망연자실한 표정의 아델. 그러나.


“아니, 아델 니가 이겼어.”


희준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반대로 미로는 울상이었다.


“엥? 어떻게 된거냐, 팽?”


“미로가 공을 너무 세게 친 바람에 저 멀리 날아가서 나무 꼭대기에 걸렸어. 이 정도면 장외로 벗어난거나 마찬가지 아닐까?”


규칙을 잘 모르는 아델은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안됐지만, 이겼다는 사실에 기뻤다.


“예이- 삶은 감자 잘먹겠다, 팽!”


“말도 안된다냥...”


의욕이 너무 넘치면 해가 될 수도 있다는 걸 깨달은 미로였다.


***


재밌게 논 희준 일행이 다시 모닥불로 돌아왔다.


“감자 먹자. 지금쯤이면 딱 됐겠다.”


희준이 냄비에 담긴 뜨거운 물을 잡초에 버렸다.

그리고 냄비 채 들고 식탁으로 향했다.


꼬르륵-


“열심히 운동했더니 배고프다, 팽.”


아델의 배에서 배꼽시계가 울리고.


꼬르륵-


“,,,,,,”


미로의 배에서도 울렸지만 망연자실한 미로는 바닥을 보고 걸을 뿐이었다.


식탁에 둘러 앉은 희준 일행.


“자, 먹자.”


희준이 먼저 감자를 냄비에서 꺼냈다. 감자를 후후 불고 한입 먹었다.


“음- 이 포슬포슬한 식감이 진짜 좋다니까.”


“왕왕!”


왕왕이도 감자를 하나 집더니 한 입에 삼켰다. 그러더니 아델처럼 배를 통통 두드리는 왕왕이. 아이 앞에서는 뭘 할 때 조심해야한다더니, 아기 드래곤한테도 똑같이 적용되는 사실이었다.


“잘 먹겠다, 팽.”


아델이 감자 두 개를 냄비에서 꺼냈다.

그 모습을 미로가 군침을 삼키며 슬픈 눈망울로 지켜 보았다.


“흑...”


“...이거 그냥 너 먹어라, 팽.”


아델이 그런 미로가 안쓰러웠는지, 감자 하나를 그냥 주었다. 깜짝 놀라는 미로.


“정말이냥?”


“그럼 거짓말이겠냐, 팽?”


흥, 하고 감자를 미로 앞에 내려다 놓는 아델. 울상이었던 미로의 표정이 밝게 펴졌다. 그리고는 아델을 꽉 껴안았다.


“정말 고맙다냥! 뚱뚱한 새 최고다냥!”


“아! 고마우면 그냥 아델이라고 불러라, 팽!”


역시 아델과 미로는 티격태격하면서도 사이가 좋았다.


둘이서 소란을 피우는 사이, 희준은.


‘사과 쥬스 만들어서 깜짝 놀래켜 줘야지, 흐흐.’


희준이 침대 밑에서 마법 믹서기를 꺼내들고 냉장고로 향했다. 사과 두 개와 사탕수수를 적당히 꺼내서 밖으로 나온 희준.


“난 잠깐 산책 갔다가 올게, 애들아.”


희준이 믹서기 소리가 들리지 않을 만큼 오두막에서 떨어진 다음, 사탕수수의 껍질을 벗겼다. 그리고 믹서기에 사탕수수를 넣고 돌렸다.


위이잉-


오랜만에 기계의 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묘했다. 희준이 사탕수수가 충분히 갈리자, 믹서기 안에서 질긴 섬유질 덩어리들은 빼내고 즙만을 남겼다. 그리고 사과와 물을 넣은 다음 다시 한번 갈았다. 재료가 충분히 갈리자, 희준이 사과 쥬스를 물병에 옮겨 담았다.


“완성이다!”


희준이 완성된 사과 쥬스를 한 모금 마셨다.


꼴깍-


“와, 엄청 달다!”


사과의 새콤함과 사탕수수의 달콤함이 적절히 어우러져 입안을 황홀하게 적셨다. 한 모금 마시고 난 다음 사과 쥬스를 바라보자 입 안이 군침으로 가득 찼다.


‘이대로 나 혼자 그냥 다 먹어버려...?’


갈등하는 희준. 하지만 맛있는건 나눌수록 더 맛있어지는 법이라고 희준은 생각했다. 희준이 사과 쥬스의 유혹을 참고 오두막으로 돌아왔다.


“애들아! 사과 쥬스 마셔!”


희준이 아델과 미로, 왕왕이를 불렀다. 먹을거 냄새를 맡았는지, 왕왕이가 1등으로 전속력으로 날아왔다.


“왕! 헥헥.”


“알았어, 줄게. 기다려.”


왕왕이의 입 안에 사과 쥬스를 흘려넣어 주었다. 꿀떡꿀떡 잘도 마시는 왕왕이.


“이제 그만, 나머지는 아델이랑 미로한테도 줘야해.”


아쉬운 표정을 짓는 왕왕이. 그래도 예전이었으면 더 달라고 달려들었을텐데, 이제는 절제할 줄도 아는 왕왕이였다.


“그거 뭐냐, 팽?”


“사과 쥬스야. 사실 저번에 거북이 정령님한테 믹서기를 받았거든. 그걸로 만들었어.”


“오, 기대된다, 팽!”


희준이 웃으며 아델에게 사과 쥬스를 넘겨주었다.


꿀꺽꿀꺽-


“어?”


“잠깐, 다 마시지 마라냥!”


미로가 아델의 손에서 사과 쥬스를 떼어내기 위해 발버둥치고.


“꿀꺽, 맛있다, 팽-”


이럴때만큼은 운동신경이 좋아진 아델이 미로를 요리조리 피하며 결국 사과 쥬스를 다 마셔 버렸다.


“냐아앙! 뚱뚱한 새 완전 싫다냥!”


“꺼억- 잘 먹었다, 팽.”


“미로, 내가 또 만들어줄게. 화내지 마.”


멋쩍게 웃는 희준.


또다시 미로와 아델의 우정에 금이 갔다.


***


“허억, 언제 다하냐, 팽...”


“오늘 안에 못 끝내겠다. 내일이랑 내일 모래도 해야겠는데?”


현재 희준 일행은 옥수수를 심고 있었다. 옥수수 씨앗은 800개 가량 되었기에 오래 걸릴 수 밖에 없었다. 감자도 대부분을 씨감자로 심었는데, 먹을거리로 옥수수가 있어 감자에 그만큼 의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이거 다 심고 팔면 우리 부자 될걸? 그럼 마법도 쓸 수 있다고.”


“열심히 하자냥-”


옥수수를 잔뜩 심자 밭도 엄청 넓어졌다. 이제는 콜링 레인이 실패한다면 하루종일 물만 주게 생겼다.


“오늘은 이쯤 심고 물 주자. 왕왕아, 콜링 레인!”


왕왕이의 몸이 푸르게 빛나고. 모두가 긴장하는 순간.


뚝- 뚝-


“됐다! 비 온다!”


“물 안줘도 된다, 팽!”


“그러게, 하하하.”


희준과 일행이 다 같이 웃으며 비를 피하기 위해 오두막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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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드민턴을 하다. +1 23.05.18 93 10 11쪽
10 옥수수를 수확하다. 23.05.17 91 4 12쪽
9 사람을 만나다. +1 23.05.16 113 6 11쪽
8 아델에게 너무해. 23.05.15 120 3 11쪽
7 바비큐 파티를 하다. 23.05.14 138 6 12쪽
6 고양이를 구하다. 23.05.13 157 9 11쪽
5 사탕수수는 달콤해 23.05.12 167 10 11쪽
4 오두막이 생기다. 23.05.11 186 10 11쪽
3 농사를 시작하다. 23.05.10 197 9 11쪽
2 왕왕! 23.05.10 214 9 13쪽
1 살아있는 무인도 23.05.10 300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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